송정열의 Echo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총 98 건
“녹음테이프, 연방수사국(FBI), 해임, 특별검사, 탄핵….”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정치 영화나 드라마속 대사에 나올 법한 단어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연의 2017년 현실 미국 정치를 다루는 미국 주요 언론의 최근 1면을 장식하는 단어들이다. 발단은 지난 9일 트럼프가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전격적으로 해임한 일이다. 트럼프는 ‘일을 잘 못하는 무능한 사람’을 잘랐다고 주장한다. 물론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그럴 권한을 갖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FBI는 현재 민주당 전국위원회 등에 대한 러시아 해킹, 트럼프대선캠프와 러시아간 내통여부 등 러시아 대선개입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FBI 수장의 갑작스런 해임은 뭔가 석연찮고,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해임 카드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민주당에선 러시아 스캔들을 전담할 특별검사 요구를 넘어 탄핵론이 슬슬 고개를 들고
“우리는 함께 엄청난 ‘케미스트리’(Chemistry)를 가졌다. 우리는 서로를 좋아한다. 나는 그를 많이 좋아한다.” 이 정도면 누군가의 뜨거운 사랑고백처럼 들린다. 과연 등장인물들은 누굴까. 고백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 대상은 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트럼프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직접 털어놓은 말들이다. 아무리 트럼프가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 해도 이런 변신은 놀랍다. 중국은 트럼프가 대선기간 동안 ‘미국 우선주의’의 최대 적으로 꼽아 '융단폭언'(?)을 퍼부은 대상이다. 불과 100일 전만 해도 그에게 중국은 환율조작의 꼼수까지 동원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돈을 빼내가는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24시간도 안되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시진핑과의 브로맨스를 발전시키며 중국에 대한 시각까지 180도 바꿨다. 왜일까.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로 이동하는 등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한 줄의 선고로 지난 6개월간 대한민국을 사상 초유의 혼란과 혼돈에 빠뜨렸던 ‘2016 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은 일단락됐다. 파면된 대통령은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아리송한 말을 남기며 청와대를 떠났다. 주말마다 찬바람을 맞아가면서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도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할 때“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동안 탄핵사건으로 표출된 세대 간 갈등과 이념적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 방치했던 우리 주변을 정비해야할 때다. 무엇보다 발등의 불은 그동안 멈춰 섰던 한국경제의 엔진을 다시 돌리는 일이다. 탄핵 이후 한국경제는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경제전쟁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주요 기업들은 총수와 주요 경영진이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받느라 제대로 업무를 진행할 수가 없었다. 창조경제 등 요란 법석하던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들도 올 스톱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체제의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다 만들어놓고 못챙겨온 신발만 수십억원어치다. 제품은커녕 내 옷도 다 못챙겨 나왔다. 당장 내일부터 막막하다.”(개성공단 신발제조업체 관계자) 지난 2월 11일 오후 9시 55분.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CIQ)로 차량들이 진입하기 시작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우리 인력 280명 전원을 태운 귀환차량의 행렬이었다. 전날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회사당 한 대씩 허용된 차량에 챙겨올 수 있는 물건의 양은 뻔했다. 피땀으로 일군 공장을 허겁지겁 빠져나오면서, 또 그 곳에 남겨놓은 원부자재와 제품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기업인들은 눈물을 쏟아야했다. 그렇게 12년간 남북을 이어주던 개성공단의 문이 굳게 닫혔다. 벌써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123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국회를 찾아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거리에서 피해보상과 가동재개를 외치기도 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
"정권 바뀌면 다 문닫을 것이다.” 2014년 9월 대구를 시작으로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국 주요거점에 일사천리로 들어서던 당시 일부 벤처 및 산업계 인사들은 이같이 단언했다. 마치 최순실 게이트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뭇매를 맞으며 문을 닫을 위기에 내몰린 작금의 현실을 미리 본 것처럼 말이다. 당시 이같은 발언에 대한 대다수의 반응은 ‘설마’였다. 임기 2년차에 접어든 정부는 힘이 넘쳤고,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에 대한 추진의지도 강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이 손잡고 창업열기를 전국방방곡곡으로 확산할 거점을 마련, 이를 통해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명분에 대놓고 토를 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구나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우울한 시대상을 감안하면 반대의 목소리는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등 그동안 정부 주요정책들의 얄궂은 운명을 지켜본 이들의 경험칙은 이같은 용감한 예언으로 이어졌다. 그럴듯한 명
#2010년 2월24일 미국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 청문회장. 세계 1위 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일본 억양이 섞인 영어로 “모든 것은 제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미국에서 발생한 토요타자동차의 브레이크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와 이에 따른 리콜사태로 그는 태평양 건너에서 열린 청문회에 불려 나왔다. 토요타 창업주의 손자인 그는 8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 미국 의원들에게 "예스(Yes)냐, 노(No)냐"는 다그침을 받는 등 혹독한 수모를 겪었다. 이런 장면들은 고스란히 일본 열도에도 생중계됐다.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제조업엔 ‘치욕의 날’로 기억됐다.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 '모노즈쿠리'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굴욕과 수모로 사태가 마무리된 건 아니다. 값비싼 대가도 치러야 했다. 토요타는 당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1200만대 이상 리콜했다. 연간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였다. 리콜비용으로만 24억달러가 들
#‘명량’(2014년 1761만명), ‘국제시장’(2014년 1426만명), ‘베테랑’(2015년 1341만명), ‘암살’(2015년 1270만명), ‘부산행’(2016년 1156만명). 최근 3년간 누적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한 한국영화들이다. 바야흐로 한국영화의 중흥기다. 2014년 2편, 2015년 2편에 이어 올해도 ‘부산행'이 1000만명을 너끈히 넘어섰다. 1000만명은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꼴로 봐야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최초로 1000만명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2003년 ‘실미도’다. 이전까지 한국영화산업에 1000만명 관객은 말그대로 ‘꿈의 고지’였다.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미국 헐리우드 영화의 공세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과 10년여만에 한국영화산업은 1000만 영화를 연간 한 두편씩 꾸준히 탄생시키고 있다. 심지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볼리우드를 보유한 인도와 함께 전세계에서 유이하게 헐리우드와 ‘맞짱’을 뜨는 영화시장이라는 평가를
#수신제가(修身齊家).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통령'(중소기업계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권위주의 시절이었다면 불경죄에 해당하리라. 감히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별칭으로 불린다는 이유만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곤욕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중기중앙회장 자리가 갖는 무게감을 고려하면 중통령이라는 별칭이 그리 무리수도 아니다. 중기중앙회장은 경제 5단체장 중 한 명으로 전국 354만개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을 대표한다. 또 산하 20개 단체와 950여개 협동조합을 이끌며, 노란우산공제를 비롯해 수조원대의 자산 관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 행사에선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다. 지난해 2월 중기중앙회장 선거에서 박성택 현 중기중앙회장은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으로 출사표를 던진 박 회장은 중기중앙회의 비주류였다. 전임 중기중앙회장, 현임 부회장 등 주류출신의 쟁쟁한 경쟁자들과 맞붙었다.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성촌놈’(박 회장이
#증강현실(AR) 모바일게임인 ‘포켓몬 고(GO)’의 전 세계적인 열풍 소식을 접하고 처음 머릿속에 떠오른 건 생뚱맞게 5년전 카카오(당시 카카오톡)의 굴욕(?)이었다. 2010년 11월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정부와 머니투데이가 손잡고 그해 첫 제정한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시상식이 열렸다. 당연히 최대 관심사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대상의 영광을 차지할지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력한 대상 후보였던 카카오가 2등인 우수상을 받는 이변이 연출됐다. 국내 모바일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학계, 업계, 사용자모임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까막눈이었을까. 오늘날 3800만명의 사용자와 시가총액 6조원대를 자랑하는 최고의 모바일 기업으로 성장할 그런 ‘떡잎’을 알아보지 못했다니 말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성공요소를 두루 갖췄지만 일반 메신저앱이었던 카카오보다는 무명의 스타트업이 만든 앱이 보여준 기술성과 독창성에 더 후한 점수를 줬다. 미완의 대기들이 보여주는
#1948년 윈스턴 처칠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수세기 동안 전쟁으로 황폐화된 유럽의 미래를 생각하며 나름대로의 ‘유러피언 드림’을 제시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나라 국민들이 자신이 조국에 소속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을 유럽인으로 생각하고, 이 넓은 대륙에서 어디를 가든 ‘편안하다’고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유럽’을 만듭시다.”(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 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끈 불세출의 정치인이 내뱉은 이 말은 당시 만해도 말 그대로 꿈이었다. 유럽은 87개의 언어와 방언을 사용하는 100개 민족이 오랫동안 서로 으르렁대며 살던 땅이었다. 당시 이 복마전 같은 지역을 하나로 묶는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꿈인지는 만일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이 어떤 이유에서건 하나의 연합 국가체제로 통합한다는 가정만 해봐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유럽’은 꿈에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됐다. 유럽 국가들은 대륙을 휩쓴 전쟁의
#오래된 우스갯소리 하나. 여성들이 데이트할 때 가장 싫어하는 남성들의 이야기 주제는? 3위는 군대 이야기다. 2위는 축구 이야기다. 그렇다면 1위는? 바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한다. 술자리의 단골 소재인 군대 이야기를 대한민국의 정치사회구조 방정식에 대입하면 가장 폭발성있고 민감한 이슈로 바뀐다. 자칫 싱거울 것 같았던 1997년과 2002년 대통령선거. 그 판도를 드라마틱하게 뒤흔든 것은 병역비리 의혹 ‘한방’이었다. 여론조사에서 50%를 훌쩍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대세론까지 형성했던 유력후보 이회창은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넘지 못하고 두차례나 눈물을 흘려야했다. 그 경험칙상 ‘병력비리 의혹’이라는 유령은 선거시즌마다 정치권을 배회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에 따라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지며, 남성은 누구나 평등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해야한다(물론 여성도 자원자에 한해 병역의무를 질 수 있다). 군입대의 숙명을 타고난 그 남성은 누군가의 자
#“언제까지 ‘대마불사’(큰 말은 죽지 않는다)의 신화에 매달릴 것인가. 최근에야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는 조선과 해운업의 위기가 어디 하루이틀된 문제인가. 더 이상 몇 개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로는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강소기업들을 키워내야 한다. 거기에 답이 있다.” 얼마전 저녁 자리에서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평소의 그답지 않게 격하게 토로한 말이다. 그는 조만간 지난 3년간 맡았던 산업통상자원부 R&D(연구개발)전략기획단장 자리를 내려놓는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 교수이자 캠퍼스창업을 통해 코스닥상장사 에스엔유프리시젼을 키워낸 기업인, 여기에 국가 CTO(최고기술책임자)로 한국산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R&D전략기획단장까지 ‘1인 3역’ 속에서도 늘 웃음과 여유가 넘쳤던 그였다. 그는 국내 중소기업, 더 나아가 산업의 현실을 가장 정확히 꿰뚫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쓴 소주잔을 앞에 놓고 이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