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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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계의 리더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업승계의 성격이 강한 국내 재계의 리더십 변화는 형제간, 혹은 부자간 경영승계로 이어지는데,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창업 120년이 된 두산 그룹은 한국 재계에선 사실상 처음으로 창업주 4세대의 경영자가 탄생했다. 박용만 회장이 장조카인 박정원 회장에게 그룹 회장의 바통을 넘겼다. 흔치 않은 경영 승계다. 일각에선 이런 경영권 승계의 과정이 공개된 기업의 사유화로 보고, 좋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선관주의의무'를 강조해온 박용만 회장의 성향으로 볼 때 박 회장이 박정원 회장에게 물려준 것은 '기업 두산'이 아니라 이 기업의 '선량한 관리자'의 역할을 넘긴 것으로 추정한다. 두산 그룹 외에도 창업주의 2~3세대에서 3~4세대로 넘어가는 길목에 서 있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SK 그룹은 아직 멀었지만 삼성은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승계를 한 상태이고, LG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과 그 이후 대처를 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기업의 미래가 어떨지 등에 대한 것이다. 자유경제론자인 시카고 학파의 거두 밀튼 프리디먼은 "기업의 본업은 사업이며, 주주에 대한 책임만이 본질이다"라고 주장해 기업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봤다. 그는 사회윤리적 책임이나 기부와 같은 사회공헌도 부당한 지출이라고 주장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프레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 경제 이외의 영역에 기업의 위험한 사적 권력을 확대시켜 자유기업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냈다. 반면 기업이 이윤추구의 집단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와 함께 성장해간다는 입장에 선 쪽은 계몽주의 철학자인 장 자크 루소나 경험론 철학자인 존 로크 등 사회계약론자들의 사상을 이은 경제학자들이다. 국가의 성립도 사회구성원 전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믿습니다.(We believe security shouldn’t come at the expense of individual privacy." 미국 IT 기업 애플이 자사 홈페이지 '개인정보' 코너 중 '정부기관의 정보요청'이라는 항목에 올려놓은 헤드라인이다. 지난해 12월2일 캘리포니아 주 동부 샌버너디노에서 14명이 살해된 총기테러 사건의 범인인 사예드 파룩과 타시핀 말리크 부부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법원 명령에 대한 애플의 입장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 셰리 핌 판사는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5c에 담긴 암호화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애플이 수사 당국에 합리적인 기술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헤드라인과 같이 애플은 이를 거부했고, 미국 내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 논란에서 핵심은 두 개의 선(善)의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가치가 더 우
2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약칭: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 개정안 중에는 김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미등기 임원 연봉 공개안도 포함돼 있다. 경제계는 미등기 임원 중 연봉 5억 이상이면서 기업별 상위 5위 이내에 포함되는 사람의 연봉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개인 사생활 비밀보호라는 헌법적 이유(헌법 제 17조)와 우수 인재영입 난항이라는 사업적 이유에서다. 이 시점에서 2002년 커트 위머가 감독하고,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영화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평정)으로 이야기를 풀까 한다. 이퀼리브리엄은 모든 감정이 통제되는 미래도시의 얘기다. 21세기 첫해에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난 후 지구는 '프로지움'이라는 약물에 의해 통제된다. 이 약물은 사랑, 증오, 분노 등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영화는 인간의 감정을 없애 세계 4차 대전을 막겠다는 '총사령관'의 독재 통치를 그리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퍼지고 있는 소위 '삼성의 금융지주 회사' 설립 가능성에 대해 말들이 많다. 여기저기서 뉴스로 쏟아지고, 일부에서는 사설 등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그 중에 '편법을 쓰면 안된다'는 훈수가 유독 눈길을 끈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은 삼성이 이렇게 중요한 일을 추진하면서 주주와 투자자에게 아무런 사전 설명조차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6개월 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의 논란까지 끄집어내며 '주주와 고객을 무시'하고 합병을 밀어붙였고,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을 믿었다가 주가가 30% 이상 떨어져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삼성이 '위기성' 협박성 논리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밀어 붙일 거라는 예언까지 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변화와 같은 중요한 사안은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려야 하는 것이 경영진의 의무라고 꼬집었다. 설득력이 있는 논리일까. 전세계 어디에서 기업이 인수합병 전에 특정 기업을 거론하며 '이 회사는 이렇게 인수하고, 이것은 저렇게 합병할 것'이라고 계획을
파견법 등 노동개혁 5법의 국회 통과를 놓고 여야가 한치의 양보 없이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여야의 꼬일 대로 꼬인 쟁점들은 사실 '누가 파도치는 바다 위의 배(船)에서 내릴 것인가'하는 선택과 분배의 문제다. 지난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서 여야정이나 산학연할 것 없이 문제의 심각성에는 인식을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지금의 경제체질로는 선진경제의 도약의 길에 오르기 어렵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여야는 분배와 책임의 문제에 있어서는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여당은 노동개혁법의 조속한 통과와 '귀족노조' 문제를, 야당은 포용적 노사문화나 일부 재벌의 문제를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이 상시화돼 있는 지금, 기업은 파도치는 대양 위의 배와 같다. 큰 배일수록 큰 바다에 나갈 수 있고, 파도에도 견디는 힘이 강하다. 하지만 쓰러지면 그 타격은 더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차 그룹이 지난해 계열사간 합병과정에서 순환출자의 고리가 강해졌다며, 지분의 강제매각 조치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제철(존속기업)과 현대하이스코(소멸기업)의 합병으로 인해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현대제철의 지분 4000여억어치를 지난 1일까지 팔라는 것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5000여억원어치를 3월1일까지 매각하라는 게 개정된 공정거래법의 내용이다. 우선 강제매각을 규정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의 목적이 상황과 시대에 맞느냐를 따져볼 일이다. 공정거래법은 공정한 시장경쟁을 유도하고, 우월한 독점 지위를 이용해 공정경쟁을 방해하는 것을 규제하는 게 목적이다. 기존 순환출자 고리에서 현대차나 기아차가 현대제철의 지분을 더 가지게 된 것이, 삼성SDI가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진 것이 어떤 불공정 경쟁 요소를 만드는 지가 명확하지 않다. 이미 상법 등을 통해 순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사람들은 항상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잘 알려진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일화)의 새로운 해석으로 한 해를 시작해볼까 한다. 우리가 일화를 통해 알고 있는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교육을 위해 소위 ‘강남 8학군’으로 이사 가는 어머니로 묘사돼 있지만 기원전 372년경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맹자의 어머니 뜻을 누가 알겠는가. 세기적 사상가인 맹자를 기른 그 어머니가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기 위해 더 큰 뜻을 품었다면 후대의 맹모삼천지교 해석은 달라진다. 지금까지 스토리는 ‘열녀전’에 소개된 대로 어린 아들의 교육을 위해 공동묘지와 시장터, 서당 근처로 세 번 이사한 후 서당 근처에 정착했다는 것이다. 어릴 때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주변 교육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를 재해석하는 쪽은 생각이 다르다. 맹자의 어머니를 ‘강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로 온나라가 시끄럽다. 한 나라의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정신적 뿌리다. 후손들에게는 그 나라의 정체성(正體性)을 설명하는 핵심 정수이기도 때문이다. 이런 이슈에서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를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민주적 사회는 항상 논쟁 속에 성장하기 때문이다. 논쟁 속에 서로 다른 견해를 어떻게 하나로 모을 것인가의 해답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기애가 강한 인간이라는 존재의 특성상 논쟁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밖에 없다.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논쟁이 일고, 그 가운데서 어느 것이 더 정의로운가를 가려 그 길로 가는 것이 공동체가 살아 나가는 방식이다. 그래야 국가라는 공동체가 흩어지지 않고 올바르게 유지·영속될 수 있다. 역사 교육의 중요성은 2500여년전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화두였던 모양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자신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대화
교통사고가 일어난다고 자동차 회사를 없애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최대한 예방하고 피해를 최대한 복구해 위로하는 게 최선이고 순리다. 그런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장 질환 의심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삼성 등 3자가 대화를 통해 사고예방과 피해보상에 대해 논의해 온 것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진일보가 최근 사단법인 설립문제를 놓고, 암초를 만났다. 1000억원 중 300억원 가량을 노동시민운동가가 중심인 반올림 주도로 설립되는 공익재단에 쓰는 것에 상호 합의하지 못하면서 삼성과 가족대책위원회가 별도로 ‘보상위원회’를 발족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조정위의 ‘사회적 합의’를 깼다고 비난하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공동성명이나, 자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친구라는 폴 조뱅 프랑스 디드로대 동아시아학과 교수의 공개서한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 파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반올림이 주장하는 사회적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아래 조정위)가 논의 6개월 만에 내놓은 조정권고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권고안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기부해 공익법인(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이 주체가 돼 해결책을 실행하라는 내용이다. 이 내용만 놓고 보면 당초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협의를 진행할 당시의 초기 목적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에 있어서 논란거리를 안고 있다. 6개월간 3차례만 만나 논의를 한 '과정의 허술함'은 차치하더라도 보상의 범위나 보상금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보상안이 없다는 점과, 유족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 등등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게다가 질병의 인과관계를 감안하지 않는 문제 등 조정안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 중에서도 가장 큰 논란거리는 사단법인의 구성과 모호성이다. 제도라는 것은 이 제도
삼성물산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합병 관련 표 대결을 보면서 주주자본주의에서 창업가 자본과 투기자본의 가치 부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진다. 1938년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에서 출발해 77년을 이어온 삼성가의 주식과 지난 2월부터 삼성물산의 합병여부에 관심을 갖게 된 6개월 주주 엘리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표 대결의 중심이 되는 주식의 출발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됐다. 자영업 중심에서 대규모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기업가들은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외부로부터의 자본을 끌어들여 사업을 확장했다. 그 과정에서 기업에 투자한 자금이 묶이는 것을 막고, 주식의 유동화를 위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증시가 생겼고, 오늘에 이르렀다. 은행 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자본이 증시로 몰리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자본은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통한 수익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