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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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50주년을 맞은 오늘(6일), 삼성전자는 축하 대신 이례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45년 만에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의 등 정치적 혼란 때문이 아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한 임원은 이날 "여느 금요일과 다르지 않다"며 "그동안 삼성 반도체에 대한 다양한 지적과 요구가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 내부에서 반도체진출 50주년에 대한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삼성 반도체의 시작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모토롤라 출신의 반도체 엔지니어 강기동 박사가 한국 최초의 3인치 반도체 전공정(패브리케이션) 공장을 세우기 위해 '한국반도체주식회사'를 설립했고, 이듬해 10월 4일 경기도 부천에 첫 공장을 준공하면서 한국 반도체 제조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해 12월 6일, 한국반도체의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 광화문본점이 대출 만기 연장을 거부하
인사(人事)는 기업의 방향성과 철학을 가장 명확히 드러내는 메시지다. 변화냐 안정이냐, 혁신이냐 균형이냐를 판가름하는 기업의 의지를 잘 드러내는 창이다. 누구를 어떤 자리에 앉히느냐가 세상에 전하는 그 기업의 의지다. 최근 대한민국 주요 대기업들의 인사 발표는 각 그룹의 미래 전략과 조직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특히 4대 그룹(SK그룹은 지난해 기준)의 사례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축으로서 이들이 어떤 길을 택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올해 현대자동차 그룹의 인사는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외국인인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 것은 현대차의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현대차는 과거 '현대맨' 중심의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의 일원으로서 폭넓은 관점과 다양성을 수용하고 있음을 인사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회사의 청산가치 밑으로 떨어졌다. 청산가치는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금액으로 회사가 해산될 때 주주들이 나눠 가질 수 있는 돈이다.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이었다면 청산하라는 말이 나왔을 법한 주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순자산(자본총계)은 약 383조 5266억 원이다. 반면 13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보통주(302조원)와 우선주(35조원)를 합쳐 337조 원으로 순자산가치보다 약 13.7% 낮다. 주당순자산배율(PBR)은 0.88이다. 이는 현 기업가치가 청산가치의 0.88배라는 의미다. 최근 20년간 삼성전자의 PBR이 1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는 주가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그 시발점은 고대역메모리반도체(HBM)였지만 총체적인 시장의 신뢰하락은 '미래 비전'에 대한 불투명한 메시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회사로부터 미래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다는 얘기다. 확신이 사라진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제 반도체 산업에서의 패권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기조는 이전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국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미국은 이 반도체 패권을 통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두뇌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이자 운영체제(OS)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미국이 만들어낸 글로벌 자본주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반도체가 활용됐다. 금융·기술·산업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시스템은 반도체 위에서 미국의 자산과 정책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한국은 이 시스템과 연계해 빠르게 정보를 전송하고 연산 작업을 보조하는 '메모리'와 같은 위치에 있다. 글로벌 시스템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하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해 나가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1기 때는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장비 금수조치를 하면서 한국을 추격하던 중국의 발목을 잡았고, 이로 인해 한국은 어부지리의 이득을 취한 면이 없
회장 취임 2주년을 하루 넘긴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어김없이 2주만에 열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을 위해 서울고등법원 제417호 대법정에 섰다. 이날 재판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목적과 위법성에 대해 다퉜다. 검찰은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 아래 이재용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목적을 숨기고, 합병시너지를 과장해 무리한 합병을 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은 이미 1심에서 배척된 공소사실을 검찰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검찰의 주장과 달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전략실과 양사가 협의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방은 일부 공소사실 변경내용이 있긴 했지만 지난 3년 5개월 동안 진행된 1심 내용의 도돌이표와 같은 것으로 보였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공방보다는 오히려 이 재판을 주재하는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의 진행방식이 더 눈길을 끌었다. 재판
#1. 4년전 일요일(10월 25일) 아침 8시쯤 지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가보셔야겠다." 그 순간 그 말에는 기자와 수화기 너머의 지인 사이에는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메시지가 있었다. VIP 병동에 누워있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타계'를 알리는 말이었다. 삼성의 공식사망 발표 2시간 전의 일이다. 재계의 큰별이던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타계한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생전 이 선대회장은 '초일류' 기업의 '초격차' 기술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이 선대 회장이 당시 끊임없이 위기를 말했지만 그가 말한 위기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위기'였다. 항상 CEO들에게는 "5년 후나 10년 후 먹거리가 뭐냐"고 물었고, 그 답을 가져오지 못하는 CEO들에게 "미래를 예측하기 참 힘들다. 나도 모르는데 누가 미래를 알겠냐"며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만이 답이라고 "인재를 찾아오라"고 CEO들을 다그쳤다. 이 선대 회장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기술적 반등에 기대서 삼성전자를 살지 모르지만, 우리처럼 장기투자를 하는 외국인들은 지금이 이 종목을 계속 들고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외국계 증권사 아시아헤드인 A 임원이 약 한달 전에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1주일 정도 지속될 즈음에 한 말이다. 그는 단타가 아닌 수십년간 하나의 우량종목에 투자하는 외국인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미래성장성이 불투명한 삼성전자를 더 보유해야 할지를 판단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그후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공세는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월 3일부터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10월 8일까지 21거래일(휴일 제외)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총 발행주식의 약 2.6%인 1억 5440여만주를 내다팔았다. 10조원 어치를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던진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75년 동업의 운명을 가를 날이 다가오고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관계가 경영권 분쟁으로 흔들리고 있다. 황해도 사리원 출신의 '최기호'와 '장병희'가 월남해 영풍기업사를 함께 세운 1949년 이후 최대 위기다. 초기에 절반씩 투자한 두 공동 창업자는 30년 이상 훌륭한 파트너로 사업을 키웠다. 발동기 장사를 하던 최 창업자가 외상으로 기계류를 광산에 대주면서 광업에 발을 내디딘 게 시작이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사장을 맡으면 다른 사람은 회장을 맡는 식으로 영풍상사와 영풍광업의 사장과 회장을 번갈아 나눠 맡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두 사람이 국내 고액납세자 상위 10위권에 들어가기도 했다. 일제시대 개발된 연화광산을 뿌리로 아연광 수출에서 아연제련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1974년 정부가 중화학공업화 6대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비철금속공업 육성 계획을 추진한 게 고려아연의 시작이다. 석포제련소에 이어 영풍상사가 온산비철금속 단지 내 온산아연제련소를 건설한 게 시발점이다. 이
한달여만에 다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지난 8월 올림픽 공식후원사로서 파리올림픽에 참가하고 구글 캠프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 리더들과 만난 후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던 그날, 이 회장의 얼굴에는 오랜만의 해외 일정에서 얻은 성취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엿보였다. 실적으로 보여주겠다던 그 자신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9월 30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서 마주한 그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굳게 입을 다문 표정에선 재판의 중압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기자와의 짧은 인사에서도 긴장감이 묻어났다. 새로운 항소심이 시작됐고, 재판부는 내년 1월 선고를 목표로 일정표를 제시했지만 그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명확했다. 검찰이 2100여 개의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고 공소장까지 변경하며 긴 싸움의 서막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지난 1심 재판만 해도 3년 5개월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이 회장은 매주 재판에 출석해 100회 가량을 채웠고 그로 인해 회사의 미래를 위한 많은 시간을 잃
26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20층 채임버라운지에서 열린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두 국회의원의 모두 발언이 기업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윤 위원장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강민국 정무위 간사는 모두 발언에서 "어릴 때부터 저를 관통하고 있는 철학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된다는 것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삼성·LG·GS·효성·넥센의 뿌리가 있는 기업의 산실인 진주를 지역구로 뒀다며 기업이 곧 국가경쟁력임을 강조했다. 강 간사는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것도 모자란데 우리 기업들이 국내 여러 문제에 발목이 잡혀 굉장히 안타깝다"며 "규제의 완화 정도가 아니고 규제를 파괴까지 해야 된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이 규제개혁을 바라는 마음에 대해 국회가 이 정도로 강한 의지로 움직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게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인들의 생각이었다. 뒤이어 권성동 정무위 위원도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국민
"기술 발전 속도로 보면 (무어의 법칙은) 근본적인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향후 10~20년까지 기술발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년 전인 2005년 4월 반도체 산업의 성장공식인 '무어의 법칙(Moore's Law)' 발표 40주년을 맞아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 명예회장(하와이)과 기자가 진행한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나온 얘기다. 그는 "미세회로 공정이 원자 단위로 가면 회로의 축소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무어의 법칙'(매 18개월마다 회로의 집적도가 2배씩 증가)의 종말을 예고했다. 그의 예언처럼 무어의 법칙은 이제 사실상 종말을 고했고, 이와 함께 그가 일궜던 기업 인텔도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일 퀄컴이 최악의 위기에 빠진 인텔의 인수를 타진했다는 외신보도는 전세계 IT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한 때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었던 인텔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퀄컴은 1996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이동통신 기술을 상용화하면서 급성
지난 7일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 총수들이 약 25분 간격으로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면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5시 10분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파리 등지에서 올림픽 공식파트너사로서의 활동과 글로벌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끝내고 전세기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대한양궁협회 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으로서 파리올림픽을 참관한 후 전용기로 각각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했다. 이날 눈에 띈 점은 두 회장의 평소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우선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공항 출입국 과정에서 거의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무응답으로 일관해왔다. 공항을 드나들때 걸음을 멈추지 않고 이동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는 "고생 많으십니다"라는 정도나 "이제 봄이 왔네요"라는 질문과는 무관한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작은 얘기도 확대해석될 수 있는 '이 회장 발언의 무게'를 감안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언론대응 매뉴얼에 따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