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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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중학교 동창 모임에서 난데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신분의 도덕적 의무) 얘기가 나왔다. 힘 있는 자나 가진 자의 갑질, 성추행에 막말과 마약까지 이르는 ‘도덕 프리’에 허탈하다는 게 이들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롤 모델’이 없다는 결론에 다다를 때 즈음, 한 친구가 “꼭 그렇지는 않다”며 긴 얘기를 꺼냈다. 휘문고를 다닌 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2학년과 3학년 2년 내내 함께 지냈다고 한다. “당시 휘문고 다닌 학생 중 졸부 아들들이 많았는데, 한번은 호텔 사장 아들이 벤츠를 타고 등교해서 학교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지만) 그런데 (정 회장)은 단 한 번도 그런 티를 낸 적이 없었다.” 점심시간에 정 회장은 뒤로 돌아앉아 그 친구와 도시락을 까먹었다. 친구는 “맨날 도시락을 같이 먹는데도, (정 회장 도시락에) 특이한 반찬 하나 없었다”며 “내 도시락 반찬이 부실할 땐 더 열심히 먹었던 친구”라고 기억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주눅 들어 다녔는데 여러분을 보니 세상 바꿀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선배들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를 활용해 꿈을 펼치시길 바랍니다.” “우리 때 느끼지 못한 자유분방함에 놀랐습니다.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데 또 놀랐습니다. 의사집단은 매우 단조롭죠. 의사가 되고, 교수가 되거나 개업하는 게 일반적이죠. 최근 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걸어 성공한 선배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러분 나이 때 사업화는 몰랐던 게 사실입니다.” 지난 2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대 의대와 디캠프가 공동 개최한 스타트업데모데이 ‘디데이’ 심사평 시간에 서울대 의대 선배들은 이같이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로 소감을 이어갔다. 토요일 오후라 디데이에 참여한 5개 창업팀과 관계자 외에는 참석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현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행사장 좌석이 거의 가
나이를 잊고 지내다가도 새삼 체감하는 때가 세밑 즈음이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기업 임원 인사 명단을 보면 자연스레 나이가 떠올라서다. 올해도 단연 나이가 화제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LG그룹이 발표한 30대 임원은 '파격 인사'로 회자됐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이 깜짝 발탁한 심미진·임이란 두 여성 상무는 올해 각각 34살, 38살이다. LG그룹은 40대 총수(구광모 회장)가 이끌고 있다. 최근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들도 앉자마자 이 얘기부터 꺼냈다. 대기업에 몸담고 있지만 승진의 꿈을 버린 40대 중반 '아재'들이다. 지난해엔 나이 어린 팀장을 모시고 있는 갑갑함을, 올해는 퇴직하고 나가는 선배들의 쓸쓸함을 안주로 삼았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을 지난지 꽤 오래됐지만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40대 가장들'은 신문 헤드라인에 걸린 '세대교체·물갈이'란 말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실 40대의 불안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더라도 새로운 비급여가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풍선효과 때문에 비급여가 팽창해 보장성을 계속 떨어뜨린다. 결국 보장성 개선을 위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필요하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 시행 후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문 케어 시행으로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하면 새로운 비급여가 성행해 ‘풍선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데 대한 반박이다. 풍선효과를 막으려면 문 케어를 시행해야 한다는 취지겠지만 당시 김 이사장의 발언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하나는 비급여를 없애 풍선효과를 막으려면 모든 비급여를 한 번에 급여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된 비급여 항목은 현재 1만8000개가 넘고 여기에 더해 매년 새로운 의료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기한도, 성공 여부도 알 수 없이 비급여 전환이 이뤄지는 사이 풍선효과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두 번째는 순차적인 전환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배민이 아니고 요기요가?”, “5조?”, “치킨값 오르는 거야?”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는 깜짝 빅딜 소식에 배달업계는 물론 음식 자영업자, 소비자들까지 한마디씩 얹기 바쁘다. 2등 서비스 운영사가 과점 사업자를 인수하는 경우인 데다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라는 몸값(인수가격)에 우선 놀란다. 국내 인터넷 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배달 수수료가 오를 것”이라는 가맹점주들의 걱정, “더 비싼 치킨을 먹어야 하냐”는 소비자들의 현실적 고민도 들린다. DH는 ‘요기요’에 이어 3위 서비스 ‘배달통’도 소유하고 있다. 이번 딜이 마무리되면 국내 배달 앱 시장은 특정기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실상 독점 시장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지 조차 미지수다. 다양한 논란과 분석 속에 가장 주목할 것은 서로 으르렁대던 어제의 적들이 손
지난 7월 '천막에서 숲으로 바뀐 광화문광장, 이 기회에…'란 제목의 '우보세' 칼럼을 통해 광화문 광장 일부에 시민을 위한 숲이나 공원을 조성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서울시와 우리공화당 간 천막 설치를 놓고 갈등이 고조되던 때였다.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시위를 이어가자 서울시가 나무를 심은 대형 화분들을 촘촘히 배치해 천막을 설치할 수 없도록 광장을 메워버린 게 계기가 됐다. 천막 설치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지만 광화문광장이 대형 나무 화분으로 뒤덮이자 마치 광화문 숲이나 광화문 공원처럼 보이는 부수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뙤약볕 밖에 없던 광화문광장에 푸른색이 돌고 기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도 커지자 이왕 예산을 들여 광화문광장을 조성한다면 모든 구간을 거대한 광장으로 만들기보단 일부 구간을 숲이나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게 어떨 까란 제안을 글을 통해 하게 됐다. 광화문 앞쪽으로 탁 트인 광장을 계획대로 조성해 광장의 순기능도
"직급단계(hierachy)를 줄여 직책(role)에 충실하게 만든다." "처음엔 부사장 호칭이 어색했지만, 특히 대외에서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상무여서 부사장 앞에서 내가 아는 노하우를 말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지길 기대한다." 지난주 정기 임원인사에서 직급 단순화의 여파를 체감하게 된 SK그룹 계열사 '부사장들'의 전언이다. SK의 경우 올해 7월 단행한 '인사실험'으로 기존 상무·전무가 모두 부사장이 됐다. 외국계 회사에서 임원이 되면 '브이피(VP·vice president)'로 부르는데 같은 느낌이다. '어소시에이트 VP'가 시간이 지나 직급이 올라가면 'VP', '시니어 VP', '이그제큐티브 VP'가 되는데 여기서 착안한게 맞다고 한다. '임원직급 파괴'로 얻는 효과는 무엇일까. 우선 직책 우선주의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직급보다 직책이 우선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솔루션인지는 직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재현 CJ 회장이 지난 3월 배당 받은 신형우선주 약 1200억원 어치(184만주)를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와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증여했다. 신형우선주는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로 CJ 승계 작업에 이용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시점이 지금일 줄은 몰랐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선호 씨의 마약 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이서다. 이 씨는 지난 9월 미국에서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사 측이 항소했고 이 씨도 맞항소를 한 상태다. 오너가의 도덕성 논란이 가시기 전에 승계 작업에 나선 것에 곱지않은 시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의 건강 등을 감안할 때 경영권 승계가 그만큼 급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선호 씨의 CJ 지분은 2.8%에 불과하다.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지난 8월 신형우선주가 상장된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여온 것도 증여 시점을 앞당긴 이유로 보인다. 신형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낮지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1989년 출간된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에세이집 제목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을 상징하는 수사(修辭)로 읽힌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들, 샐리리맨들에게도 유효한 글귀다. 해외 여행도 귀했던 시절 김 회장의 '세계 경영'은 미지에 영역에 대한 강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이 실제 가능하다는 것도 몸소 보여줬다. 서울역 맞은 편의 '대우빌딩'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목, 그 자체였다. 그룹 해체는 됐지만 대우건설을 비롯한 미래에셋대우, 대우조선해양, 한국GM, 위니아대우는 여전히 '대우 DNA' 인자를 각인해 각 분야를 이끌고 있다. 물론 빛과 함께 짙은 그림자도 공존한다. 분식회계와 부실경영 논란은 그가 끝까지 안고 가야 할 멍에다. 김 회장이 지난 9일 영면하면서 "이봐, 해봤어?"라는 실존적 경영 철학을 남긴 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 '반도체 신화'의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함께 해방 이후 재계 거
10년 전, 그러니까 결혼 직후 가사일 분담을 두고 아내와 기싸움 하던 시절이었다. 아내가 이것만큼은 못하겠노라고 선언했던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음식물쓰레기 배출이다. 못 이기는 척 이걸 받고 덩치 큰 가사 두어개를 아내에게 떠넘겼다. 꽤 괜찮은 협상이었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보니 이게 만만치 않았다. 걸핏하면 오수가 줄줄 새서 온 동네를 청소해야 할 때도 있었고, 버리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옷에 튀기도 했다. 놔두자니 냄새가 진동했지만 냉동실에 얼렸다가 모아 버리는 방식은 찝찝해서 그만뒀다. 특히 요즘같이 날이 쌀쌀해지면 음식물 분리배출만큼 번거로운 일이 없다. 집안에서 입던 옷에 점퍼 하나 뒤집어쓰고 나갔다가 칼바람에 후회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쯤 되면 음식물처리기를 사야겠다는 충동이 솟구쳐오른다.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충동은 검토단계로 들어선다. 쇼핑 호스트는 디스포저 방식의 분쇄형 제품을 소개하면서 음식물을 싱크대 배수구에 쑤셔 넣기만 하면 주방일이 끝난다고 선
은성수 위원장이 ‘피해자인 척 하지 마라’고 일갈한 후 잠잠해졌지만 DLF(파생결합펀드) 대책에 대한 금융권의 불만이 여전하다. 특히 타격이 큰 은행권은 ‘일부 은행의 잘못을 가지고 모든 은행의 문제로 확대했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가 터지면 아예 금지’해버리는 대책은 문제가 있다. 규제는 풀되 제재를 강화해 자율적으로 사고를 예방하도록 하는 게 시장원리에 맞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의 문제인데 연대 책임을 물었다고 지적한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떤 은행은 대비를 잘해서 지난해 11월에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금리 움직임에 대비한 상품을 팔아서 고객에게 이익을 남겨준 은행도 있었다”며 일괄 판매 금지를 비판했다. 최 의원이 지적한대로 미리 DLF 판매를 중단한 은행(신한)도 있고 금리 움직임에 대비한 상품을 팔아서 고객에게 이익을 준 은행(KB국민)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이번 DLF 사태만 놓고 한 얘기다. 문제는 예대마진을 늘리지 못하면서 ‘상품의 위험성과 고객의
운송서비스 타다는 택시와 붙은 전쟁에서 비교적 쉽게 승리하는 듯 했다. 주된 공격은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뒤집어썼다. 운행 대수도 시장에 위협적이지 않았다. 세그먼트는 기존 택시를 미묘하게 비켜갔다. 요금체계가 모범택시 수준이던 터라 개인이 아닌 법인 결제자 시장을 노릴 수 있었다. 고급화 전략이 자리를 잡았다. 한데 승리에 도취한 것일까. 오너이자 대표는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쏟아냈다. 생업을 지키려 몸을 버린 이들은 물론이고 시장을 조율하려던 부총리까지 비꼬았다. 여론은 바뀌기 시작했다. 기존 택시 기사들에게 불쾌했던 기억을 떠올리던 시민들이 이젠 혁신 사업자의 실체를 따지기 시작했다. 모바일 플랫폼이 생업의 상부구조로 쳐들어오는 걸 변화와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감내하던 터다. 한 번 자리 잡은 플랫폼은 기존의 유통, 제조업에 종사하던 이들을 금세 하청으로 전락시켜왔다. 결정적인 계기는 서비스 1년 만에 밝힌 1만대 증차 계획이었다. 논란을 딛고 타다는 자신들의 승리를 대규모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