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라고 대범하게 받아친다. 야당 국회의원이 "검찰 수사가 왜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느냐"고 묻자 "저도 궁금하기 짝이없다, 아주 쉬운 수사를"이라고 빈정거린다. 검찰은 '아주 쉬운 수사' 하나 제대로 할 줄을 몰라 장관을 이렇게 곤란하게 만든다.
곧바로 이어지는 말에서는 검찰이 '아주 쉬운 수사'를 더디게 하는 이유에 대한 추 장관의 생각이 나온다. 바로 '검언유착' 때문이며 장관인 자신을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의심한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 :아들 탈영 의혹 수사가 왜 이렇게 지연되느냐.
추미애 장관 :(왜 수사결과가 안 나오는지)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아주 쉬운 수사를. 이게 검언유착이 아닌가. 장관 흔들기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
조수진 의원: 참고인이 조사를 받고 어떤 말을 했다는 게 검언유착과 무슨 관계냐.
추미애 장관 :답변을 해야 하느냐. 정말 너무한다. 수사 중 사건으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회의 때마다 한 번이라도 이 주제를 질문하지 않은 적이 있느냐.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은 곧 추 장관을 흔들기 위한 '검언유착'이고 이는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가 만들어 낸 거짓 의혹이라는 게 추 장관이 주장하고픈 메시지다. 문제는 검찰을 지휘통솔하는 법무부 장관인 추 장관이 '아주 쉬운 수사'라고 못박았다는 데 있다. 추 장관에겐 아들의 결백이 명약관화한, 그래서 수사 역시 쾌도난마로 손쉽게 결론내릴 수 있는 사건인 거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아래 복무하는 검찰들에게는 어떨까. 결국 무혐의 처분하라는 수사 가이드라인과 다름없다.
검사장을 지낸 한 법조계 인사는 "'아주 쉬운 수사'가 장관 아들을 기소하라는 것은 아닐 것 아니냐"며 "왜 아직도 내 아들을 무혐의하지 않았느냐고 압박으로 들릴만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추 장관 아들 사건을 담당하던 검찰 중간 간부는 얼마 전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사람'도 아닌데다가 동기들 중 단연 에이스로 꼽혀 검사장 승진 1순위로 점쳐졌으나 이달 초 고위 간부 인사에서 물을 먹은 직후였다. 이 간부가 사의를 표명하기 전에 수사팀은 추 장관의 아들과 함께 군에서 근무하던 동료들을 소환해 조사를 했더랬다.
이들은 검찰 조사를 마치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추 장관 아들의 의혹을 직접 밝히기도 했는데 추 장관은 이를 두고 '검언유착'이라며 격분했다. '검(檢)'과 '언(言)'이 각각 조사하고 보도한 것을 그 대상이 동일하다는 이유로 '유착'이라고 부르겠다고 마음대로 결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사를 담당했던 책임자는 옷을 벗었고 더이상 '검언유착'으로 '아주 쉬운 수사'를 더디게 진행할 방해물도 사라진 듯하다.

수사를 압박하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도 추 장관은 "검찰이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를 하세요"라며 떳떳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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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혜 미래통합당 의원 :군대 미복귀 시점인 2017년 6월25일 이전 병가 기록이 전혀 없다. 청문회 때 장관이 위증을 한 건가, 아니면 병무청과 국방부가 자료를 은폐한 것인가.
추미애 장관 :아마 의원님이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자료를 구할 수 없어 외곽을 통해 추정하는 것 같다. 검찰이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를 하세요.
전주혜 의원 :수사를 하라. 이것도 마찬가지로 지휘권 발동을 하라.
추미애 장관 :수사를 하면 밝혀질 일 아니냐.
추 장관은 이달 초 인사에서 해당 사건이 배당된 서울동부지검장에 김관정(사법연수원 26기) 검사장을 보냈다.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국면마다 추 장관 쪽에 섰던 이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대검 부장 중 가장 극렬하게 윤 총장에 맞섰다. 여권 정치인들과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사자이자 인사권자인 법무부 장관의 '수사 가이드라인' 발언, 수사 책임자의 석연치 않은 사의 표명, 그리고 친(親)정권 인사의 수사지휘부 임명. 추 장관이 언급한 '아주 쉬운 수사'의 3박자는 갖춰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