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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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98%’, 문재인 대통령은 순간 잘못 봤나 눈을 비벼봤을 것이다.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매년 5만개 넘는 정부 R&D(연구·개발) 과제 성공률이 98%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받아들었다. 문장 옆에 추가된 ‘선진국 기초과학 연구 성공률은 20%’ 라는 문구를 보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내 연구자는 당장 예산을 따고 실적을 내야 다음 연구과제를 받을 수 있다. 실패하면 연구비를 몽땅 토해내야 한다. 그러니 결과가 뻔하고 비교적 쉬운 연구만 하려한다. 연구 품질을 평가하는 잣대인 ‘연구논문 1편당 평균 피인용 횟수’를 보자. 논문 수 상위 50개 국가 중 우리나라는 33위이다. 순위 바닥권을 헤맨다. 혈세로 ‘혼논’(혼자 쓰고 혼자만 읽는 논문)만 양산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한국 5위’, 참가비만 내면 심사를 받지 않아도 엉터리 논문을 실어주고, 학술발표까지 시켜주는 부실학술단체 ‘와셋’(WASET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통화긴축)적 발언이 금리인상의 시그널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지난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지켜보던 한 채권시장의 관계자가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날 이 총재는 기재위 업무보고에서 "잠재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가 목표 수준인 2.0%에 수렴하면 금리를 조정(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하반기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총재의 발언 직후 원화도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 반전, 전날보다 1.2원 내린 1118.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후인 29일. 한은은 "정부가 규제하는 품목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2%를 넘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정부의 역할을 빼면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조건 하나가 충족됐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7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낮췄지만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가 잠재성장률인
무대 왼쪽에 ‘숙의’, 오른쪽에 ‘경청’이라는 큼지막한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공론화위원회가 모집한 시민참여단 토론회장의 풍경이다. 시민참여단은 이달 29일 2박 3일간의 합숙토론과 2차 숙의 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8월 3일 최종 설문조사에 따른 결과 발표만이 남았다. 결과에 따라 또 다시 대입 개편안을 둘러싼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사회에서 입시는 풀기 어려운 난제 중의 난제다. 학벌이 한 사람의 미래와 직결된다는 믿음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탓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자신의 처지에 따라 입시정책의 호불호가 갈리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의 정책 지향점도 제각각이다. 수십년동안 입시제도를 변경했지만 ‘구멍’은 생겼고, 그 틈을 파고든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의 싸움은 지속됐다. ‘학종(학생부종합전형)’처럼 답이 명확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미다. 물론 교육부의 일방적 정책 발표가 아닌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시도는
더워도 너무 덥다. 연일 한낮 기온이 35도를 훌쩍 넘으니, 비장의 무기로 마련한 휴대용 선풍기도 무용지물이다. 평소 '에어컨 무용론'을 외쳤던 사람들도 결국 백기를 들 정도다. 불볕더위에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보통 8월을 눈앞에 둔 시점에 에어컨 판매량은 이미 정점을 찍은 후 하향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나, 최근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연일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에어컨 바람을 싫어한다' '우리 집은 시원하다' '더위를 안 탄다'며 에어컨을 멀리 했던 사람들조차 전자 매장을 찾아 "무조건 빨리 달아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가전업체들은 이 같은 '특수'가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다. 고객 주문 후 설치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업체 제품의 경우 에어컨을 주문하면 설치까지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린다. 폭염이 심한 남부 지방의 경우 대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푹푹 찌는 한여름의 더위를 생각하면,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시간이
강북구 삼양동 2층 옥탑방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63세 남자다. 인구의 14.3%에 달하는 고령층(65세 이상)엔 살짝 못 미치는 나이다. 임대 기간이 한 달이니 '깔세'라 하기도 뭐하다. 집주인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세입자다. 서울특별시장만 아니라면 말이다. 박원순 시장의 특별한 옥탑방 세살이가 시작됐다. 한강 이남과 이북의 격차를 줄이고 대안주거모델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운동화를 신고 배낭을 맨 차림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분쟁 현장에 '현장 시장실'을 운영했던 행보를 보면 파격적이라 할 수도 없다. 오히려 박 시장의 '한 달 살기' 미션에 노령층 주거정책이 거론되지 않은 게 의아하다. 강북구는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노인인구비율이 16.5%로 가장 높다. 송파구(10.9%)와 강남구(11.1%), 서초구(11.5%) 등 강남 3구는 노인인구비율이 가장 낮은 자치구다. 14세 이하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뜻하는 노령화지수는 자치구별로 차이가 더 크다. 강북
얼마 전 한 해외 시장조사업체가 유럽에서 신라젠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 매출 전망을 내놓은 사실을 보도했다. 간암만으로 약 70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는 내용이었다. 신라젠 주주들로부터 몇 개 이메일을 받았다. 그 중에는 왜 국내 증권사 등은 이런 보고서를 만들지 않느냐는 불만 섞인 것도 있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보고서가 간헐적으로 나오긴 했으나 의미를 두기엔 부족한 게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은 신라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바이오 기업 다수에 두루 걸쳐 있다. 투자자들의 본질적인 불만은 따로 있다. 국민연금 같은 큰 손 연기금들이 바이오 기업을 거들떠 보지 않는 현실이다. 테마섹이 셀트리온에서 천문학적인 투자이익을 거두는 걸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연금 고갈을 걱정하는 것 치고는 한가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산을 불확실성이 큰 바이오 기업에 베팅할 순 없지 않느냐는 건 틀린 말이 아니다. 더욱이 바이오 기업 주가가 너무 비
지난 19일 오전 11시께 보합 흐름을 이어가던 신라젠 주가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오후 12시15분쯤 전일 대비 13% 넘게 떨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5위권인 신라젠 주가가 요동치자 코스닥 지수도 순식간에 하락, 결국 800선을 내줬다. 신라젠의 급락은 임상실험 실패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소문 때문이었다. 회사 측은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급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신라젠은 지난 1월과 3월에도 프랑스 병용투여 발표 연기 루머와 해외 특허 출원 실패 루머 등으로 주가가 출렁인 적 있다. 암세포를 잡겠다는 신라젠을 실체없는 루머가 잡은 셈이다. 지난 5월29일에는 코스닥 시총 10위권인 에이치엘비가 15.37% 급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역시 ‘임상실험이 실패했다’ ‘대주주가 주식을 대거 팔았다’는 루머가 화근이 됐다. 바이오 대장주들이 이러니 증권 업계에서는 ‘유리 멘탈’에 빗대 ‘유리 바이오’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바이오주가 루머에 약한 건 왜일까?
'2*2=5-1’ 유럽의 전설적인 주식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자신의 주식 투자철학을 난센스 퀴즈 같은 수학공식으로 정리했다. 주식 전문가들이 자주 인용하는 이 공식은 투자 결과는 단기적으론 예상과 다를 수 있지만 마이너스(-)1이 반영돼 예상했던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 주식의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잦은 거래를 자제해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 그만큼 예상했던 투자 결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가를 움직이는 투자심리는 비정상적인 경우가 많은 만큼 주식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것”이라며 “투자심리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되새겨 볼만한 투자철학”이라고 말했다. 이런 투자철학이 자주 회자되는 건 그만큼 현실에서 지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선 투자 주식의 잦은 거래로 변동성을 키워 손실을 보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가 급등락 속에서 싸게 사
최근 이동통신시장 이슈의 중심엔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가 있다. 무제한 데이터요금 경쟁, 화웨이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선정 논란, 넷플릭스 서비스 도입 논의 등 업계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 모두 LG유플러스에서 시작된 이슈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목되는 점은 LG유플러스가 촉발한 각 사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 우선 무제한 데이터 요금 경쟁을 보면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무제한 데이터요금을 출시한 이후 KT가 5월 신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놨고 SK텔레콤 역시 새로운 요금제에 대한 정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등 상품 경쟁을 통한 요금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데이터 정액 요금제로 인한 데이터 소비 왜곡을 지적하기도 한다. 과거 3G(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10% 헤비유저들이 90% 이상의 데이터를 소비하는 상황이었고 이같은 부작용 탓에 4G에서는 종량제가 정착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도 비슷
해상무역이 활발했던 17세기 전후를 '대항해시대'라고 부른다. 유럽 국가들은 아시아에서 도자기나 향료 따위를 가져다 팔아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 그런데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아시아까지 가는 길이 험난했다. 폭풍우와 해적의 공격을 극복해야 했다.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리지만 배가 침몰하면 모든 것을 잃을 위험이 있는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사업이었다. 1602년 세워진 동인도주식회사는 최초의 주식회사다. 2~3년 걸리는 항해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고, 동인도주식회사는 이 자금을 대는 역할을 했다. 이 회사는 주식을 여러 투자자에게 팔았다. 투자의 성공과 실패를 분담한 것이다. 수많은 무역선이 아시아로 향하던 바탕에는 모험자본이 자리잡고 있다. 동인도주식회사는 오늘날로 치면 벤처캐피탈로 볼 수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라는 무역선이 중간에 난파할 수 있지만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벤처캐피탈 투자가 없다면 항해가 이뤄질 수 없다.
군 검찰이 국군기무사령의 '위수령·계엄령'문건 작성과 관련해 16일부터 공식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국방장관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로 진행되는데 지난해 3월 촛불집회 당시 기무사가 작성한 위수령 및 계엄령 문건과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이 대상이다. 위수령·계엄령 문건 수사의 본질은 간단하다. 누구 지시로 작성됐고 어느 선까지 보고됐으며 실행까지 검토했는지 여부다. 대규모 압수수색이나 회계장부 분석, 계좌추적 등 시간을 요하는 사건이 아니란 얘기다. 관련자 진술과 이들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추가 문건 또는 정황을 확보하면 어렵지 않게 전모를 밝혀낼 수 있는 사안이다. 살아있는 권력이 아닌 과거 정권 인사들이 주요 타깃이 되는 만큼 대상자 조사에서도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수사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성공한 수사'로 기록될 수 있을까. 경찰이나 검찰 등 민간 수사기관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수사 가운데 하
“인간은 나를 먹여 주고 지켜 주고 사랑해 준다.” 이 문구에 대한 개의 화답은 이렇다. “인간은 신이 분명하다.” 같은 명제에 대한 고양이의 생각은 확연히 다르다. “인간에게 나는 신이 분명하다.” 인간을 집사로 여기는 고양이의 뻔뻔한(?)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근 소설 ‘고양이’에선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간이 이식한 USB를 달고 인류의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을 꿰고 있는 수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나기 전까지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자존과 권위로 무장한 흔한 ‘냐옹이’일 뿐이다. 피타고라스의 방대한 지식을 접하고 바스테트는 ‘각성’하기 시작한다. 지식이 확장될수록 한 집에 같이 머물게 된 수고양이 펠릭스를 보는 눈도 달라진다. “똥돼지로 변한 그를 보고 있으면 오만 가지 생각이 든다. 고양이라는 종은 인간과 어울리면서 노력할 필요를 못 느끼게 됐어. 두려움에 떨 일도, 부지런히 사냥할 일도 없어졌지. 모험을 꿈꾸지도 않게 됐어.” 소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