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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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원짜리 아파트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엔 2조9000억원의 전세가 있고, 전 주인은 자신의 지분을 포기했습니다. 새 매수자는 이 아파트의 부동산을 담보로 2조원을 빌려 전세 일부를 갚고 남은 일부만 현금으로 메운다면, 1조원 미만으로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 최근 홈플러스가 언론에 보낸 자료 말미에 적힌 문구다.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회사를 '전세 낀 아파트'에 빗댄 것도 모자라 "7조원짜리 회사를 현금 1조원 미만으로 살 수 있다"며 은근슬쩍 '갭투자'까지 권유한 것이다. 비유 자체도 황당했지만, 비정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자료를 보낸 직원에게 "이런 표현을 회사 경영진이 승인한 게 맞냐"고 되물었다. 답변을 망설였던 그는 "회사 사정이 워낙 급박한 것 같다"고 답했다. "청산 전에 빨리 팔아야 한다"는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강박감'이 느껴졌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벼랑 끝에 몰렸다. 법원이 승인한 '회생 인가 전 M&A(인수합병)' 로드맵에 따라 2~3개월 이내에 새로운 인수자를 찾으면 극적으로 재기할 기회가 생기지만,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하면 회사가 공중분해 돼 2만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기업에 좋은 정책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 지난달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만난 기업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새 정부 경제정책에 큰 기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9일 만에 재계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들었고 이 자리에서 '규제 합리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새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신속하게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고, 이 가운데 13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민생 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21일 시작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상의 회장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2%가 새 정부 출범 후 경제 성과에 "기대된다"고 답했는데 이런 새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 추진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발단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사내이사인 감사위원뿐 아니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도 선출 시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취임 6개월간 외신으로 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전연승'을 거두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전세계를 향해 기본 관세를 통보했고, 5월과 6월 미국의 관세수입이 전년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두 달 동안 거둔 수입만 약 514억달러(7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국가별 추가 관세 수위를 두고 트럼프는 협상 기한을 연거푸 미루면서까지 각국의 정상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농수산물 시장 개방 압박, 국방비 부담 등 여러가지 미국 우위 조건을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올릴 기세다. 협상이 제대로 안 풀리면 화끈하게 때린다는 점도 전세계에 알렸다. 그는 이란과의 핵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란 본토의 핵 관련 시설 3곳을 폭격하고 생방송으로 대국민 승리 선언까지 했다. 자신의 공약이었던 교육부 해체 및 직원 대규모 해고 결정에 대해 연방 법원이 사실상 허용한다는 판단을 내려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좀 더 의기양양해졌다. 이민자 추방 지침은 지난달 전국적인 반대 집회까지 번지기도 했
사직 전공의들이 오는 9월 의료현장에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이 복귀하면 지난해 2월 수련병원을 떠난 지 1년6개월여만에 의료공백이 메꿔진다. 그런데 누구보다 애타게 그들을 복귀를 기다려온 환자들이 이들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청진기'보다 '계산기'부터 집어 든 전공의들에 대한 충격과 실망감 때문일까.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대전협 비대위)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9일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대정부 요구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선(先) 복귀, 후(後) 협상'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은 "의료현장에 일단 복귀할 테니 정부는 우리에게 '당근'을 제공하라"는 후불제 방식의 대정부 협상 카드를 준비하는 듯하다. 그중에서도 유력한 대정부 요구안으로 거론되는 게 '시험 특혜'다. 오는 9월 레지던트 3·4년 차로 복귀할 전공의들이 수련 공백 1년을 채우는 시점인 내년 8월, 전문의 자격시험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밴쿠버의 '핫 플레이스'를 꼽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낙후된 공장 밀집 지대를 현지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언뜻 서울 성수동이나 문래동과 비슷하다. 특히 펄스 강에 정박한 수십 여대의 요트와 함께 어우러진 스카이라인(대부분 콘도)은 야경 명소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지난 2019년 이곳을 찾았을 때 만난 지인은 "화려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빈집이 꽤 될 것"이라면서 "공실 아닌 공실"이라고 했다. 인제 와서 보면 당시 밴쿠버는 외국인 부동산 투기가 정점을 찍은 직후였다. 내셔널 뱅크 오브 캐나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주택 구입자의 3분1이 중국인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콘도 아파트 등 각종 주택을 사들이고 사실상 빈집 상태로 방치한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밴쿠버시는 이를 겨냥해 공시지가의 3%에 달하는 '빈집세'(EHT
지난달 26∼28일 이탈리아의 세계적 관광도시 베네치아가 들썩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연인 로런 산체스의 결혼식 때문이었다.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오프라 윈프리, 비욘세, 킴 카다시안, 이방카 트럼프 부부 등 유명인들이 하객으로 베네치아를 찾았다. 뉴스위크는 베이조스가 사흘간 결혼식 비용으로만 최대 5600만달러(770억달러)를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환영했지만, 주민들은 그의 사치가 베네치아를 훼손한다며 '베이조스의 공간은 없다' '돈은 세금으로 내라'는 플래카드를 걸었...
지난달 방문한 뉴욕 맨해튼에선 실내에서 노트북을 켜고 앉을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익숙한 스타벅스부터 가보지만 매장 자체가 좁고, 앉을 공간이 없던 곳도 있다. 스타벅스가 아닌 다른 곳들도 테이블이 작거나 한 방향 좌석이라 불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런 맨해튼에서 넓은 공간에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캐피탈원 카페다. 맨해튼에선 드물게 노트북을 펼치거나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데 놀랍게도 이곳은 은행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체이스, 씨티, 웰스파고 같은 메이저은행은 아니지만 맨해튼...
최근 글로벌 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약가 인하를 압박하는 '최혜국대우(MFN) 약가 정책' 행정명령에 지난 5월 서명했다. 이어 이달 수입 의약품에 최대 20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많은 제약·바이오 산업 종사자 역시 이 같은 우려에 공감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렇게 반문했다. "그런데 '법차손'은요?" 법차손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유리창 하나가 깨진 채 방치되면 건물 전체가 빠르게 황폐해진다. 작은 무질서를 그대로 둔다는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결국 더 큰 혼란으로 번지게 된다. 사회심리학적 접근인 '깨진 유리창 이론'이 주는 메시지다. 이 논리는 주식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고질적인 저평가를 나타내는 용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과거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었다. 최근엔 부실한 기업 체력(펀더멘탈), 대주주 중심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무분별한 기업 분할과 상장 ...
SK텔레콤(SKT)의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봐도 그렇다. 지난 4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휴대전화 가입회선 수는 2292만4260명으로 국내 총 가입회선 수(약 5719만명)의 40.08%다. 해킹사태 이후 신규 가입자 유치영업이 중단된 5, 6월 기간에 이탈한 순감고객(감소분-증가분) 수만 52만여명에 이른다. 이 숫자를 반영하면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39%대가 된다. 20%대에 머무는 KT와 최근 처음으로 점유율 20%대 등극을 앞둔 LG유플러스와의 격차가 크기는 하지만 1위 이통사의 위상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번 해킹사태에 대한 민관 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나오자마자 SK텔레콤도 즉각 대규모 고객보상안을 내놨다. 다른 이통사로 갈아탄 고객들에게 부과한 위약금을 전부 면제(환급)하고 이와 별도로 기존 고객들에게 8월 한 달 통신료 50% 할인, 연말까지 5개월간 매월 5
우리나라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 제도는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 제정으로 도입됐다.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을 거치게 하고 이를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인사청문 제도는 국민이 공직 후보의 업무 수행 능력과 도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인사청문회는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권의 국정운영이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최우선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국무총리를 비롯해 내각을 구성해야 하는 정권 초기, 잇따른 인사청문회는 곧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이 걸린 첫 '시험대'가 된다. 그런데 정권을 거듭할수록 인사청문 보고서 미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인사청문 대상이 모든 국무위원으로 확대된 건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이다. 국회입법조사처와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에선 81명 중 5명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돼 인사청문 보고서 미채택률이 6%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올해 대기업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는 정년연장이다. 현대차, 기아, 한국GM,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에 일제히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매년 반복되던 것이긴 하지만 재계는 올해 노조가 회사를 압박하는 강도가 예전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했던 것이 정년연장이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현행법상 정년 60세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의 불일치 등 고령자 일자리의 필요성은 기업들도 공감한다. 다만 문제는 정년연장으로 인해 커지는 부담감이다. 대다수의 기업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을 연장하게 되면 임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 경영상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직원 해고가 어렵기 때문에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이 더 까다로워 진다. 세대 문제의 관점에서 정년연장으로 인한 부작용은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