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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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어슬렁거리는 짐승이 있다. 석양이 질 무렵 태양마저 등지고 다가온다.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칠 늑대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거리까지 다가온 짐승이 늑대라면? 손도 못 쓰고 위험에 처할 것이다. 실체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개와 늑대의 시간’처럼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 관련 금융규제 방안이 투기세력을 잡기 위한 것인지, 서민과 중산층을 더 힘들게 할 정책인지 구분이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투기세력이 과도하게 보유한 주택을 팔도록 유도하고 부채를 소득과 자산에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발상은 올바르다. 하지만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은 6억원이 넘는다. 집값이 수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출한도가 줄면 내집 마련이 쉽지 않다. 대출한도의 갑작스러운 축소 등 금융규제 강화는 서민과 중산층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기세력을 목표로 한 규제는 부동산시장과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자금운용 능력을 인정받으려면 최소 5~6년은 필요합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임기는 길어야 3년입니다. 제가 맡을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최고의 가치투자자로 인정받는 A부사장은 "국민연금 CIO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는 말을 건네자 손사래부터 쳤다.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상관이 없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그는 "솔직히 임기 1~2년도 보장받지 못하는 자리에서 일을 잘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602조원의 기금 운용을 책임질 8대 CIO를 뽑고 있다. 지난 7월 강면욱 전 CIO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강 본부장은 결국 2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도 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 등의 문제로 임기 대부분을 여기저기 불려다녔다. 이 와중에도 국민연금이 벤치마크를 넘는 수익률을 냈지만 중도사임의 고려요소는 아니었다. 강
“소는 누가 키웁니까." 최근 만난 금융전공 한 교수가 초대형IB(투자은행) 제도와 관련해 한 말이다. 과거 한 개그맨의 유행어를 빗대 지금처럼 제도가 계속 미뤄져 규제 일변도로 흐르면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도입 취지를 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처럼 소리만 요란한 찻잔 속 태풍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 3분기 시행 예정인 초대형IB 제도는 최근 인가 작업이 계속 표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에서 규제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증권사의 초대형IB 제도 인가 예정시기를 다음 달 이후로 다시 연기했다. 당초 올 2분기에서 3분기로 연기한 후 계속 미루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국정감사를 계기로 초대형IB가 은행권과 규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인가가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정치권에선 초대형IB가 대형 증권사에 사실상 은행의 고유업무인 기업대출을 전면 허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를 놓고 벌인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결국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됐다.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전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고 한다. 사실상 대형 건설사 대부분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정비사업을 둘러싼 ‘비리 사슬’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비사업 관련 비위 사건은 방산비리나 지역 토착비리 등과 함께 검찰의 대규모 ‘기획수사’에서 단골 메뉴였다.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오는 조합 임원 등의 금품로비 사건은 건설사들의 이른바 ‘클린 선언’을 무색하게 한다. 사업성이 좋은 곳일수록 잡음이 더 많은데 지난 2015년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조합장이 사업자 선정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16년에는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조합장이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단일 아파트 단지로는 최대·최고 규모라는 수식어가 붙는 곳들이다. 이번 경찰 수사는 반포주공 1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A씨는 졸업을 미루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인턴으로 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래대로 6월 졸업을 결심한 A씨는 MS에 메일을 보낸다. 졸업을 하게 됐으니 인턴이 아니라 정직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MS의 답변은 오케이였다. 어차피 인턴을 마친 후 입사를 원하면 90% 이상 채용하는 데다 인턴과 정직원의 급여 차이도 거의 없기 때문에 입사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답변이었다. 국내 대기업은 어떨까. 인턴을 채용하고 있지만 근무기간 동안 하는 일은 단순업무 또는 보조역할이다. 일을 한다기보다는 눈치를 보고 분위기를 익히는 수준이다. 당연히 급여는 적다. 인턴제를 잘 활용하는 롯데그룹의 경우 내년 1~2월에 8주 정도 근무할 인턴을 오는 11월3일부터 400명 규모로 모집한다. 롯데그룹은 한 해에 800명 정도 뽑는 인턴 채용과정이 신입 공채와 비슷해 정직원 전환율이 70%에 이른다. 다만 급여는 월 150만원 수준이다. MS와 국내 대기업의 인
# A씨는 지난 주말 신도림 휴대전화 집단상가 내 한 매장에서 최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20만원대에 구입했다. 이달부터 지원금 상한제도가 사라졌지만 그 폰에 실린 보조금은 20만원대로 이전과 같다. 판매점 등이 추가로 지원하는 보조금을 감안하더라도 출고가 90만원대의 이 폰을 20만원에 샀다면 4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받은 셈이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 가장 ‘핫’한 이슈가 단연 단말기 완전자급제다. 국회에선 여야 할 것 없이 완전자급제 관련 법안을 내놓고 있고 국내 최대 이통사인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 완전자급제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밝히며 도입 움직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완전자급제는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A씨 경우처럼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시장이 혼탁해지는 이유가 이통사들이 단말기와 서비스를 묶어 함께 판매하는 현재 단말기 유통구조 때문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완전자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이통사 대
배우 마동석은 우락부락한 생김새 때문인지 ‘악의 역할’로 소환되기 일쑤였다. 상처를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큼직한 팔뚝과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 하나로 존재력을 과시하는 그는 요즘 충무로가 가장 탐내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존재만으로 모든 선과 악을 한 번에 제압한다. 합리적인 선의 논리나 추악한 범죄 모두 그 앞에서는 백기를 들어야 할 만큼 전능(全能)적이다. 그이 연기는 대개 이렇다. 힘을 앞세우는 ‘부정적’인 행동인데도, 상황을 말끔히 정리하는 ‘긍정적’ 해결 능력이 어느 작품에서나 한결같이 드러난다. “아, 됐고. 빨리 치워” 같은 그의 단답식 멘트는 때론 시원하다 못해 통쾌하다. 그가 ‘신스틸러’(주목받는 조연)의 입지를 강화한 것이 스릴러 ‘이웃사람’이었다. 이 영화에서 조폭으로 출연한 그는 다들 두려워하는 이웃 살인자를 장난감 다루듯 무시하고 두들겨 패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태생적 ‘악의 역할’로 나와 모든 관객의 찬사를 받는 ‘악의 역설’을 펼친 셈이다
지난 7월 볼보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화제가 된 흥미로운 선언(?)을 내놨다. 완성차업체 최초로 2019년부터 가솔린과 디젤엔진 등 순수 내연기관차는 출시하지 않고 대신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만 생산하겠다고 한 것. "사업의 핵심을 전기차로 옮겼다"며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호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의 언급이 뒤따라 왔다. 물론 뒤늦게 볼보코리아가 "2019년 이후 내연기관차 신차종을 내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그간 출시해온 디젤과 가솔린 엔진모델은 계속 생산과 판매가 이뤄진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업계의 트렌드가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블룸버그 뉴스 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전기차는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54%를 차지하고, 글로벌 차종의 33%를 점유할 전망이다. 이런 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기자실이 있는 건물에선 백화점 옥외주차장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이 옥외주차장은 대형차량을 우선 주차하는 공간이어서 단체 관광객이 타고 온 관광버스가 얼마나 들고 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작년 이맘 때 만해도 이 곳엔 관광버스가 가득했다. 단순히 주차장을 메운 정도가 아니라 롯데백화점·면세점 본점 주변 도로가 불법주차한 관광버스 때문에 늘 혼잡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바어체계) 갈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지만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행렬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유커를 가득 싣고 도심 쇼핑시설로 몰렸던 그 많던 관광버스는 올 3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을 비롯해 한국 단체관광 금지 등 사드 보복 조치를 본격화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덕분에 도심의 교통 상황은 나아졌지만 유통기업들은 비상에 걸렸다. 중국인 관광객이 증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황금알을
#17년째 KB국민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월급계좌도, 신용카드도, 마이너스통장도, 적립식펀드 계좌도 KB다. 최근 마이너스통장을 갈아탈까 고민 중이다.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나오고 나서다. 대출금리가 최저 2.98%(지금은 최저 금리가 3.04%로 올랐다)라는 말에 카뱅에 계좌를 트고 마이너스대출 한도와 금리를 조회했더니 한도는 국민은행보다 작았지만 금리는 확실히 더 낮았다. '이자를 아낄 수 있겠구나'라는 기쁨과 '17년 거래한 은행이, 생전 처음 거래를 신청하려는 은행보다 나를 더 대우해주지 않는다'는 실망이 교차했다. 얼마전 얘기를 나눈 금융당국의 임원도 카뱅 출범 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의 발전은 내게 이자절감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광주에 살고 계신 어머니는 얼마전 수십년간 거래해 왔던 광주은행을 버렸다. 나처럼 광주은행에 실망해서? 아니다. "큰 길 옆에 있던 광주은행 지점이 없어져부렀어야." 어머니가 광주은행을 버린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혁신'이라는 말은 금기어였다. 혁신이 참여정부의 키워드였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위원회와 청와대 참여혁신수석비서관을 신설하는 등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해 '혁신도시'라고 이름 붙였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한 일은 '혁신'을 지우는 일이었다. 정부혁신관을 폐관하고 과학기술혁신본부를 폐지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혁신'이 부활했다.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이 신설되고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재건됐다. 참여정부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경제 정책에도 '혁신'이 키워드로 쓰인다는 것이다. 최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현장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는 '혁신성장' 얘기다. 경제학에서 '혁신'의 상표권자는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다. 그는 '이론경제학의 본질과 주요 내용', '경제발전의 이론' 등의 저서에서 '신결합' 또는 '혁신'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혁신은 새로운 상품의 창출이나 새로운
일본 쓰레기장에서 우리 돈으로 수천만~수억 원이나 되는 현금 뭉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전역에서 습득물로 경찰에 신고된 현금만 177억 엔(약 1800억 원)에 이른다. 1990년대 초 일본 경제 호황 이후 최대 규모다. 이 중 3분의 1인 53억 엔이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주인 잃은 현금은 대개 독거 노인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일본 도쿄도 내에서 고독사한 65세 이상 노인은 3175명으로 2004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고독사가 흔해진 일본에서는 혼자 살다가 숨진 노인들의 유품을 정리해주는 사업이 유망업종으로 부상했을 정도다. 세 들어 살던 노인의 고독사로 인한 집주인의 손실을 메워주는 ‘고독사 보험’도 등장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주 ‘경로의 날’을 맞아 발표한 고령자 통계는 일본에 드리운 ‘초고령화’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총인구가 21만 명 감소한 지난 1년 동안 65세 이상 고령자는 57만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