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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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법안 협상을 할 때다. 양보하며 주고 받으면서 협상이 마무리됐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자유당)이 막판 사인을 못하겠다고 하는 거다. 마냥 버티더라. 추가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 승인이 안 떨어진 게 이유였으니 협상을 할 수도 없었던 거지….” 최근 기자와 만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한 말이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당 지도부 역할을 했을 당시 새누리당과의 협상 과정에 대해 30분 넘게 불만을 표했다. 협상 과정 내내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하고 청와대가 승인을 내지 않으면 결국 새누리당이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전했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12월2일 예산안이 자동처리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법안 처리를 안 해주면 내년 예산안을 정부 원안대로 처리하겠다"며 여당이 으름장을 놨던 협상 뒷얘기도 늘어놨다. 결국 19대 국회는 '헌정 사상 최악 국회' '식물 국회' 등 온갖 오명을 썼다. '세월호특별법'과 '선거구획정' 등 여야가 첨예하게
“적폐청산도 좋지만 어느 정부 정책이나 잘한 것과 못한 것이 있다. 전 정권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폐기처분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정책입안을 해 온 입장에서 정권 교체기마다 단지 전 정권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버리는’ 일을 반복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새로 정권을 잡은 쪽에서는 기존 정권과 차별화를 위해 전 정권의 핵심정책은 이어받지 않는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과 대통령 파면사태로 인해 박근혜정부의 정책은 그 어느 정권의 정책보다 더 사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관료들은 전 정권 것이라 해서 모두 적폐로 치부하는 것이야말로 구시대적 사고라며 옥석을 가려 계승할 건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전 정권의 색채를 지우려다 보니 국가적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 플랜까지 묻힌 게 한 두번이 아니어서다. 대표적으로 참여정부 당시 ‘비전 2030’이 거론된다. 당시 비전 2030은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 해결을 위한 중
“교사에 대한 예우나 존경심은 바라지도 않아요. 수업이나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대해 학생·학부모의 항의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선 중학교 한 교사의 자조 섞인 말이다. 이 교사는 오는 15일 ‘스승의 날’도 차라리 없애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고 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맞는가 하면 집단폭행을 당하고 여교사가 학생들에게 성희롱까지 당했다는 보도는 신문 사회면 사건·사고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섬마을에서 일어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아무리 교권이 무너졌다고 해도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에게 몹쓸 짓을 한 이들의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해마다 심화하는 교권·공교육 붕괴의 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고교·대학 입시를 꼽는다. 이른바 ‘좋은 고교·대학’ 진학이 최고의 목표가 된 현실에서 아이들은 초·중·고교 12년 내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다. 게다가 2000년대에 접어들어 학생·학부모의 권리가 신장
"후보자 A는 좋은데 A의 선거캠프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대통령선거 기간 중 심심찮게 들었던 말이다. 뒤이어 "대통령만 보고 투표하면 안된다"는 말이 보통 덧붙여진다.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주변 사람들이 새로 출범할 정부에서도 많은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우려다. 당선을 도운 캠프 사람들은 새 정부에 '지분'이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지분' 있는 사람들은 직접 입각하거나 청와대에 들어갔다. 혹은 지인을 추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사람들은 사장이나 부사장, 감사, 이사 등의 자리를 받았다. 자리는 정부가 직접 인사하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정부 '지분'이 없는 곳이나 정부가 세금 한 푼 지원하지 않는 곳까지 가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 정부에서 이같은 일들이 되풀이된 만큼 새 정부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집권당이 바뀌는 정권교체의 경우 정도가 심했던 만큼 새 정부도 과거 정부와 비교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란
"솔직히 업황이 너무 좋아서 고민될 정도네요. 시간이 안 흘렀으면 좋겠어요" 전자업계가 대호황을 맞았다. 밀려드는 시장 수요에 힘입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전자기업들은 최근 역대급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삼성전자는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부문에서만 사상 최대 규모인 6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체 영업이익을 시간으로 환산해보면 1분에 1억1000만원씩 벌었다는 계산이다. 이밖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국내 대표 전자기업들도 일제히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전자업계의 표정은 어두웠다. 2015년 말 D램 가격은 1년 전보다 50%가량 급락했고, 디스플레이 패널도 중국 업체들이 새로운 라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주요 제품 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떨어졌다. 스마트폰 등 주력 세트 제품 역시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둡던 업황을 반전시킨 것은 시장의 '새로운 수요'였다. 어려운 시기를 견
“4차 산업혁명 육성을 외치면서 통신요금은 낮추라니,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하나요.” ‘장미대선’으로 불리는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이제 딱 5일 남았다. 각 당 대선 주자들은 유세활동에 열을 올리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선거 때 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통신비 인하 공약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휴대폰이 전국민의 필수품이 되면서 통신비 인하는 민생정책이라는 명목으로 후보자들이 내놓는 단골 공약 중 하나가 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월 1만1000원 상당의 기본료 폐지, 무료로 쓰는 공공와이파이 설치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공공와이파이 5만개 이상 확대, 취업준비생에게 일정 데이터를 공짜로 제공하는 방안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후보별로 내용에 차이는 있지만 통신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공약들이다. 문 후보의 기본료 폐지 공약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일괄적으로 1만1000원씩 할인해주겠다니 굳이 마다할
태국 남성이 생후 11개월된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잔인한 모습이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돼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길 가던 노인을 무참히 살해하는 생중계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된 지 불과 열흘 만이다. 페이스북은 문제의 영상을 태국정부가 통보하기 전까지 24시간이나 방치했고 그 사이 영상은 무려 4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의 늦장 대응은 처음이 아니다. 올 1월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흑인남성들이 장애인을 고문하는 모습을 생중계해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지난달 16일에는 클리블랜드에서 길 가던 노인을 총으로 살해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페북 라이브로 살인예고까지 한 상태여서 페북의 뒤늦은 대응에 질타가 이어졌다. 페북은 지난 3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자살방지 대책을 강화했다. 이 대책은 이용자가 죽고싶다는 게시물을 페북 라이브에 올리면 AI가 자살위험 신호로 판단해 '그 즉시' 주변에 이용자의 인적사항을 전달하고, 누군가 신고하면 '그 즉시' 해당 동
'벌써 4시간째다. 목이 마르고 화장실도 급하지만 자리를 뜰 수가 없다. 제품을 사겠다고 아우성치는 손님들의 대기줄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 1인당 구매가능한 갯수가 제한돼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놨지만 막무가내다. 어느새 온 몸이 땀 범벅이다. 매장 냉방 시스템이 하루종일 가동되지만 소용이 없다. 사계절 내내 여름 유니폼을 챙겨 입는 동료도 있다. 근무시간 중간에 짬짬이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발길을 끊기 전 '설화수', '후' 등 서울 시내면세점의 인기 'K뷰티' 브랜드 매장 직원들의 하루다. 같은 면세점·백화점 매장 직원들 사이에서도 '극한 직업'으로 통했던 이들의 근무여건이 최근 완전히 달라졌다. 직원 5~6명이 전열을 갖추고 서 있지만 정작 손님이 없어 매장이 썰렁하다. 1년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 났다. 단체관광객이 몰려 제품을 박스째 쌓아놓고 팔던 시
“이번에 걸린 위반 건수 중 몇 가지는 언제 일어난 일인지 알 수 없다.” 지난 2월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의 방사성폐기물(방폐물) 무단 폐기와 관련한 중간결과를 발표한 뒤 또다시 추가로 24건의 원자력안전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법 위반 사항이 총 36건에 달한다.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원자력연 관계자의 해명에 말문이 막힌다. 도대체 법·제도 위반의 서막은 언제부터란 말인가. 어느 곳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곳, 원자력연의 사태 후 대처방식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 20일 원안위에 따르면 원자력연은 직경 15~20cm 연구용 원자로 콘크리트 벽 덩어리 4~5개를 창고에 박아 두는가 하면 실험하다 남은 방폐물 1.3톤(t)을 연구원 내 그대로 방치했다. 원안위가 조사를 시작하자 연구원 측은 “정리하려고 잠깐 놔둔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무단 폐기한 방폐물이 총 13건에 달한다. 원자력연 연구자들의 안전관리 의식
유명 포털사이트 '최다 추천뉴스'에 낯선 기사가 오른 적이 있다. 어떤 행사가 있었다는 내용의 이른바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미담을 풀었다거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아니었다. 특징이라면 한 종교단체의 행사라는 것. 새삼 종교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종교는 민감할 수 있는 소재여서 기자들도 다루기 조심스러워한다. 뿐만 아니라 친한 사이라도 쉽게 얘기하면 안될 이야깃거리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데 종교보다 더 얘기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정치다. "어떤 종교 믿으세요?"는 비교적 가능한 질문인데, "어느 정당(혹은 후보) 지지하세요"라는 말은 꺼내기 어렵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정치 얘기가 싫어서 게시판을 옮겼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정치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빠'라는 편가르기와 비아냥이 난무하는 게 불편해 분위기가 차분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샤이' 누리꾼이 적지 않다. 아예 정치 얘기를 금지시킨 인터넷 커뮤니티들도 있다. 인터넷 밖에선 심각
“탄핵 관련 증시 영향이요? 아 제가 말씀드리기 곤란한데. 위에서 지침이 내려와서요… 지금 이 전화 녹음 중인 것 아시죠? 죄송합니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정치적 문제에는 끼지 않으려는 증권사 차원의 정책적 판단으로만 생각했다. 통상 증권사들은 고객으로부터 주문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전화 내용을 일정 기간 녹음, 보관, 유지한다.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한창 시끄러울 때의 일이다. 한국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 관심이 높을 수 밖 에 없었다. 하지만 정작 분석을 업으로 하는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잠잠했다. 그때의 궁금증이 최근에서야 풀렸다. 한 애널리스트의 입을 통해서다. "오늘도 저쪽(금융감독원)에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탄핵에 이어 2명의 유력 대선 후보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교하지 말라고 하더니, 정치 테마주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말라고 하네요.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
제네릭(복제약)을 만들 때 거쳐야 하는 과정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라는 게 있다. 오리지널 약과 약효가 같은지를 비교하는 과정이다. 시험 방식은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쪽은 오리지널 약을, 나머지 한쪽은 제네릭을 투약한다. 투약 후 일정 기간이 지나 환자 혈액을 뽑아 혈액 내 약물이 얼마나 있는지, 약물이 얼마나 지속하는지 등을 비교해 따진다. 제약사들은 그래서 제네릭을 쌍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름만 가리면 뭘 복용해도 약효가 똑같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약을 개발한 제약사는 특허가 만료되면 여러 방법으로 특허연장을 시도한다. 주로 성분 중 일부나 약을 만드는 방법, 투약 방법 등을 살짝 바꾼다. 이어 별도 특허를 낸다. 쌍둥이(제네릭)들이 시장에 쏟아졌을 때에 대비해 또 다른 차별성을 두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이다. 오늘날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둘러싼 논란은 에버그리닝 전략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노바티스는 불법 리베이트로 글리벡 보험급여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