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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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보면, 소크라테스는 청년을 선동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죽기 전 그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다”였다. 병을 고쳐 준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감사의 예물로 닭을 바치는 행위는 고통으로부터 완전한 해방과 치유를 암시하는 상징이었다. 아니, 무지와 편견이라는 병을 이겨내라고 대중에게 던지는 강력한 처방이었을지도 모른다. 후대 사람들은 잘못된 판결에도 희생과 감사, 배려의 가치를 잊지 않은 소크라테스를 성인(聖人)으로 받들며 그 사상을 오랫동안 간직했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의 서석구 변호사가 박 대통령을 군중재판의 희생양이라며 예수와 소크라테스 등에 비유했다. 최순실이라는 평범한 강남 아줌마를 위해 비정상적으로 국정 운영이 이뤄졌다는 각종 정황과 증거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변호인단은 ‘성인’이라는 상황에 맞지 않는 이상한 비유까지 들먹이며 반격에 나섰다. 박 대통령과 ‘의식과 경제 공
"아파트 복도에까지 마트 카트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사고 위험도 있어요. 카트를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벌해 주세요." 법제처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법제처 홈페이지(http://www.moleg.go.kr/child)에 지난해 한 어린이 법제관이 제안한 법안의 내용이다. "그런 사람이 정말 있을까?"는 반응도 나오지만 마트 카트를 끌고 집까지 가는 경우가 희귀한 일은 아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 A아파트, 길 한쪽에 대형마트 카트 2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모양을 보니 길 건너 마트에서 갖고 온 것으로 보인다. B아파트에선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서 카트가 발견됐다. 100원 또는 500원의 예치금을 받는 카트, 이들은 얼마나 넓은 곳을 굴러다닐까. 마트 주변에 아파트가 많다면 '가출'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주변 길이 하필 평지라면 그 확률이 더 올라간다. 매끈한 마트 바닥에 비하면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길은 험난하지만 그래도 가출자는 생긴다. ㄱ마트의 카트
제약·바이오 분야 세계 최대 투자 컨퍼런스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올해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이 분야 국내 대표 기업들은 올해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상장에 성공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스를 키우는 것으로 달라진 위상을 뽐내기도 했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몇 개 신약 후보들이 축소 재계약 되거나 해지되면서 행사에 대한 기대는 한풀 꺾인 뒤였다. 언론은 비교적 차분하게 관련 소식을 전했다. 눈길을 끈 뉴스는 한미약품이 이중항체 플랫폼인 펜탐바디를 공개한 것과 셀트리온이 TNF-알파 억제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내용 정도였다. 제약·바이오가 잘 나갈 때 여러 정부 부처는 '오늘날 성공은 자신의 공덕'이라며 숟가락 얹기에 바빴다. 규제 완화에서부터 세제 지원까지 원하면 다 들어주겠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정부 태도가 바뀌는 데는 반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초 보건복지부는 제약산업 육성·지원 시행계획을 발표할
오랜만에 만난 A병원장은 무척 건강해보였다. 얼굴혈색은 맑았고 적당한 붉은 빛을 띠었다. 군살이 제법 줄어들어 몸매가 탄탄해진 느낌이었다. A원장의 나이는 올해 66세다. 6개월 전부터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였지만 A원장은 그리 건강하지 못했다. 선천적으로 지병이 있었고, 진료를 하고 병원을 경영하느라 정작 자기 몸은 챙기지 못한 탓이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사는 게 달라졌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왜 진작 운동을 하지 않았나 싶어."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윗몸일으키기 몇 개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1시간 운동하는 것도 가뿐하다고 했다. "트레이너가 6개월 정도 열심히 운동해서 빨래판 복근 만들재. 다음에는 복근 보여줄게." 농담 섞인 그의 말에 자신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A원장이 운동을 결심한 것은 선배의사를 보고 깨달은 바가 있어서였다. 선배의사 B원장은 올해 85세다. B씨는 75
"어떤 주식이 좋나요? 자금을 넣어야 할까요?" 중견기업에 다니는 40대 후반 회사원 A씨가 지난해부터 기자에게 던지는 단골 질문이다. 매번 미안한 내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간절한 마음에 같은 질문을 되풀이 한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딸을 둔 평범한 외벌이 가장인 A씨는 돈 들어오는 건 월급 밖에 없는데 자녀 교육비에 생활비 등 돈 나갈 곳은 너무 많다. 빠듯한 살림에도 용돈벌이라도 해보려고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한 상태다. 당장 내년부터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은 더 커질 텐데, 투자종목 주가가 곤두박질 쳐 쌈짓돈마저 날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식시장에서 발을 뺏다. 그는 "뉴스에서 새로운 주식시장 변동성 얘기가 나올 때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며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털어놨다. A씨처럼 한푼이 아쉬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탈출
정유년이 밝은지도 벌써 열흘, 기업들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는 혁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불안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과거의 낡은 문화와 방식을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내 상황이 여의치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세계정세 변화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돼 과거 어느 때보다 대응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조직들은 젊은 인사들을 최고 책임자로 선임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움직임들이 분주하다. 420년 전인 1597년 정유년, 우리 민족은 임진왜란(1592년)을 도발한 왜에게 또 다시 침입을 당하며 치욕을 당했다. 당시 선조는 조선 왕조 사상 직계가 아닌 방계에서 처음으로 왕이 된 인물이다. 선조는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 준 종친과 신하들에게 휘둘렸고, 신하들은 국력을 키우는데 기울여야 할 에너지를 정권 다툼에만 쏟아 나라를 위기 속에 몰아넣었다. 조선의 당파싸움도 이
올해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거래량 감소와 가격 하락 등 주택시장 중심의 부동산경기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다. 근거는 금융규제와 공급과잉 두 가지로 요약된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줄이 내놓은 부동산 규제로 대출이 제한되고 올해와 내년에 공급될 주택 물량이 예년에 비해 과다하다는 것이다. 들끓던 아파트 청약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시행된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시장의 냉기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도 집값 보합 또는 하락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은행(IB) 중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주택가격은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급물량 증대로 인해 하락 압력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도 2013년 중반부터 시작된 주택경기 회복세가 일단락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 등 국내 주요 부동산 연구기관들도 올해 집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부
덴마크 은신처에 있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를 찾아내 경찰에 신고하고 체포되는 과정을 보도한 JTBC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정유라는 체포되어야 마땅하지만, '기자는 사건을 보도만 할 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겼다는 거다. 시민의 역할과 기자의 역할은 다르다는 이른바 '언론인의 직업윤리'에 대한 지적이다. 기자가 시민으로서 신고하기로 했다면 보도를 포기했어야 하고, 반대로 보도하려 했다면 신고하지 않고 관찰자로 남았어야 했다는 거다. 쉽게 말해 언론인들이 보도를 위해 일부러 사건을 만들어선 안된다는 의미다. 예컨대 야생의 자연 다큐멘터리 촬영자들은 유유자적 풀을 뜯고 있는 영양을 향해 맹렬히 달려는 치타의 위험을 알려주지 않는다. 딱한 장면이지만 개입하는 순간 세랭게티의 생태계가 무너지는 만큼 관찰자로서 기자의 윤리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각 언론사가 전대미문의 사건 기사가 해를 넘겨서도 매일 쏟아내고 있다. 끝없이 넘치는 기사에 눌려 신년 4일이 아닌
'을해년 7월 초파일 진시, 임금이 성정각에 머물렀다'(정조 3년 음력 7월8일 오전 7시). '을유년 10월 초육일 유시, 임금이 수원행궁에 있었다'(정조 13년 10월6일 오후 6시).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승정원일기'(국보 303호)는 글자 수만 2억 4250만자(3243책)다. 임진왜란 등을 거치면서 광해군 시절까지 일기는 소실돼 인조 원년(1623년)부터 순종 4년(1910년)까지 288년 어치 기록만 남아있다. 그래도 세계 최대의 기록유산이다. 일기가 사라지지 않고 조선왕조(518년) 기간만큼 남아 있었다면 최소 5억자는 넘을 것으로 학계는 추산한다. 2001년 시작된 한자 원문의 데이터베이스(DB) 작업은 15년이 흐른 2015년 말에야 끝났다. 한글 번역은 현재 전체의 20% 가량 진행됐는데 전체 번역이 완성되려면 최소 5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승정원일기는 지금으로 치면 청와대 비서실 격인 승정원에서 날마다 왕의 일거수 일투족을 남긴
"화웨이의 인력풀이 삼성전자만 못하지 않아요. 누가 우위라고 말할 상황이 아닙니다." 모 외국계 IT기업 CEO의 얘기다. 해마다 매출이 30%씩 늘어나는 기업, 세계에서 가장 특허 출원을 많이 신청하는 기업,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1위, 글로벌 스마트폰 3위…. 화웨이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한두 개가 아니다. 화웨이가 새해 벽두부터 삼성에 이어 애플을 제치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위청둥 화웨이 CEO는 최근 “지난해 1억4000만대 판매 목표는 모두 달성했다”며 “올해는 하이엔드 제품군에서 애플과 본격 경쟁해 2018년 애플을 추월하겠다”고 공언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5년 출하량 1억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40%나 급증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1억7000만대. 지금의 성장 속도라면 내년엔 정말 애플(내년 2억대 추정)을 추월할 지도 모른다. 화웨이가 다른 중국업체들과 다른 점은 주력사업인 통신장비 및 네트워크 부문과의 시너지가 크다는 것이다. P9 시리즈가 지난해 10
촛불로 기억될 2016년이 지나고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정치부에서 보낸 6년 중 지난 1년은 잊지 못할 한해다. 국가를 뒤흔든 ‘최순실 스캔들’, 그리고 그 혼란을 정리해낸 민심의 힘을 보면서 분노와 감동, 절망과 희망을 넘나들었다. 민심은 이미 지난해 4월 존재를 드러냈다. ‘1여다야’로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예상을 깨고 참패했다. 공천 과정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무리하게 ‘물갈이’에 나섰던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제대로 된 물갈이야 필요한 것이지만 기준이 문제였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당시 공천기준이었다.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 ‘진박 감별사’ 등 우스꽝스러운 단어까지 등장했다. 비박(비 박근혜)계인 김무성 전 대표가 직인을 찍지 않고 버텼지만 당 내부 갈등과 비박의 무능함만을 부각시킬 뿐이었다. 민심을 이반한 폭주는 16년만의 ‘여소야대 국회’를 낳았다. 새누리당은 과반수 의석은 커녕 더불어민주당에 1당 자리까지 내줬다. 여당은 그래도 민심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인이 아닌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면서 유명해진 책이 있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가 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얘기다. 당시 안 전 대표는 '어려울 때 해야 할 일'을 언급하면서 이 책에 나온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를 인용했다. 제임스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 때 하노이 포로수용소에 8년간 수감됐던 미국의 최고위 장교였다. 곧 풀려날 것이라고 낙관만하던 포로들은 상실감에 먼저 죽고, 전쟁이 끝날 것이란 희망을 품되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더 큰 위험에 대비하던 포로들은 수용소에서 나갈 때까지 살아남았다는 그의 경험담에서 나온 말이 '스톡데일 패러독스'다. 이를 두고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선 위대한 기업의 특징을 '스톡데일 패러독스'로 요약했다. 궁극적으론 성공할 것이란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눈앞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