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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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점점 길어지는 이유를 아세요?” 얼마전 만난 20여년 경력의 한 애널리스트가 이렇게 물었다. 실제로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제공하는 증권사 보고서 중에서 연간이나 반기 투자전략이나 업종 전망 등을 제시하는 보고서 외 개별 종목 보고서 중에서도 50쪽이 넘는 장문의 보고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략 관련 보고서 중에서는 400쪽에 이르는 보고서도 있었고 삼성물산 관련해서는 80쪽이 넘는 보고서도 있었다. 왜 이렇게 긴 보고서가 즐비한 걸까. 20년 경력의 이 애널리스트는 증시의 판이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펴는 액티브펀드에서 지수를 추종하며 소극적으로 운용하는 패시브펀드로 바뀐 것을 보고서가 길어지는 이유라고 봤다. 패시브펀드 전성시대가 되면서 단편적이기 보다는 전체를 아우르는 ‘맥락 있는’ 보고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외국인 기관의 입김이 커지면서 이들의 눈길을 끌만한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거의 논문급의 보고서가 작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초창기
"당시 '엔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기능성화장품업체 파이온텍 김태곤 대표는 창업 초기를 돌아보면 지금도 아찔하기만 하다. 공학도인 그는 다국적 회사에서 소위 잘 나가는 엔지니어로 일했다. 하지만 우연찮은 계기로 2001년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창업에 도전, 이듬해 첫 제품인 공기청정기를 출시할 수 있었다. 해당 분야에 선도적으로 진입한 결과 회사는 급성장을 이어갔다.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는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한 파트너를 만났다. 하지만 이것이 화근이었다. 파트너가 회사 자금을 모두 빼돌려 달아난 것. 김 대표는 이후 금융권과 함께 외주생산업체, 부품협력업체 등 사방에서 자금 압박에 시달려야만 했다. 빚더미에 앉은 김 대표는 이후 채권자들을 피해 찜질방을 전전해야 했다. 심지어 한강에서 자살까지 시도했다. 이런 김 대표에게 손을 내민 이는 한국 벤처 1세대 기업가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황 회장은 2006년 파이온텍 주식
스타트업들로부터 투자금액 이상의 지분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번 선고를 통해 호 대표는 '기술창업지원 비리 벤처 1세대'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단지 개인의 오명을 씻어낸 것을 넘어 창업벤처업계가 비리의 온상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점에서 나름 반가운 소식이다. 호 대표의 선고결과가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것은 그만큼 창업이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음을 말해준다. 한 순간에 직장을 잃거나, 대학생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 지면서 창업은 대세가 되고 있다. 여기에 젊은 나이에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성공을 이룬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소개되면서 창업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창업 열풍은 최근 한 공중파TV에서 방영된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무려 6000여명이 예심에 참가했다.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각자의 아이템들을 선보인 후, 멘토의 도움을 받
국가 R&D(연구·개발) 정책이 바뀌고 있다. 기업의 애로 및 실용화 지원 중심에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세계적인 ‘기초·공공·대형·복합 연구’로 방향타를 돌리고 있는 것. 기업부설연구소가 3만 5000개로 늘면서 이제 기업이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은 기업 스스로 맡기자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부도 사회문제 해결, 삶의 질 향상 등과 연계된 기초·공공·대형·복합연구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R&D 지원체계 체질 전환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일선 연구자들이 느끼는 체감률도 그리 크지 않다. 먼저 연구자 또는 분야별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획일적·단기적 지원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상선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는 “부분적인 땜질식 제도개선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전반적이고 근원적인 지원체계로의 변환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선진국에 비해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경험이란 참 무섭다. 댓글, 답글, 덧글 등으로 혼용될 만큼 말도 생소하던 그 시절, 기사에 달린 첫 댓글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기사 평인지 기자 평인지 평정심을 잃은 이후 몇 년 동안은 무시, 외면, 그리고 침묵했다. 자연스레 다른 기사 댓글도 보지 않게 됐다. 칭찬까지는 아니더라고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욕을 먹고 싶진 않았다. 글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한번쯤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최근 인터넷 뉴스의 발달은 상호작용성 기제인 댓글의 양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는 이용자들의 활발한 의견개진을 통한 역할 변화는 물론 사람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이로써 댓글은 여론공간으로서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이용자 역할의 중요성까지 논의되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 동영상과 함께 '대화형 저널리즘'이 화두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기사 댓글을 관리하고 이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코럴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6월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23회 세계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제국의 미래'에서 유럽은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봤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성공할 수 있는 열린 사회인 반면 유럽은 외부에 폐쇄된 사회라는 게 이유였다. 외부에서 유입된 우수한 인재들이 과학·기술 혁명을 이끌고 이것이 경제적·군사적 부가가치로 이어지는 사회냐, 아니냐를 핵심으로 본 것이다. 한국이 제국 후보군의 하나라면 모를까, '누가 미래 세계를 제패할 것이냐'에 우리가 큰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인구 유지 또는 확대다. 미국과 유럽의 열린 사회, 폐쇄적 사회는 의도와 관계없이 인구 정책과 연결돼 있다. 성공을 꿈꾸며 미국으로 향하는 행렬은 끊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만 봐도 단지 자녀에게 미국 국적을 선물하기 위한 원정출산이 줄을 잇는다. 유럽이 고령화로 몸살이라지만 '복지'는 여전히 자체 인구 증가의 원동력이다. 강대국의 최우선 조건은 인구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따르면서도 복지에서는 유럽 모델을
1. 최근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인기다. 앞부분을 소리 나는 대로 쓴 것이 특이한데 역시나 우리말 파괴라는 지적도 들린다. 그래도 4년 전 드라마 '차칸남자'처럼 이름을 뜯는 일은 없었다. '한글 맞춤법'(1988년 만듦) 제 1항에는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이라고 돼 있고 14항에는 '체언은 조사와 구별하여 적는다'고 돼 있다. '구름이'를 '구르미'로 쓰지 말자는 얘기다. 소리대로 쓰면 원래 모양이 비틀어져 이해하는 데 불편할 것이다. 2. 지난 8월29일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 중에 '바퀴살→바큇살'이 있다. 사이시옷이 들어갔다. 대중들이 [바퀴쌀]로 발음한다고 판단해 이를 반영한 것이다. 사이시옷은 '소리대로' 쓰면서 '원형'을 어느 정도 지키는 방법이다. '바퀴쌀'보다는 바큇살이 낫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사이시옷은 띄어쓰기만큼이나 사람 골치 아프게 한다. 장맛비, 막냇동생, 맥줏집…. 볼 때마다 낯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다. 글쓰는 사람들이라고 예외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공통점이 많다. 두 사람은 월급쟁이에서 시작해 굴지의 기업 총수의 자리에 올랐다. 자신들이 일군 회사를 바이오업계와 증권업계 1위로 만들었다. 재산도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샐러리맨 성공신화로 부족함이 없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 꽃 길 이었을 리 없다. 성공하기 까지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고 주변의 질시를 견뎌냈을 터다. 서 회장이 "사업초기에는 하루하루 살기위해 몸부림쳐야 했다"고 회고했을 정도다. 하지만 맨손으로 태어난 '흙수저'들도 '노오력(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쓰려고 이들의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다. 두 사람의 성공스토리와 관련된 기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박 회장은 10년 전 쯤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와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최근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생겼다. 미래에셋대우가 셀트리온의 관계사인 셀트리온지
소비자들은 생산과정에 하자가 있더라도 비슷한 효용을 준다면 값이 싼 제품을 선호한다.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도 지금 당장 이익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전력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기준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주요 발전원 단가는 원자력 5원, 석탄 35원, LNG(액화천연가스) 75원이고, 원전과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덕에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싼 가격에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이 밀집해 있는 경북에 진도 5도 이상의 강진과 수백 차례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원전 사고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안전을 비롯해 방사능 폐기물 처리, 송전망 건설 등의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경우 원전이 결코 저렴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란 인식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1978년 4월 고리발전소 1호기에서 출발한 국내 원전은 현재 연간 전력생산량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원전으로 생산된 값싼 전기는 기업과 가정 살림에 보탬을 줬고, 관련
'묻지마 청약', 요즘 아파트 청약시장을 대변하는 말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아파트 청약시장의 열기가 꺽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강남구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청약 경쟁률은 100대 1을 넘겨 올해 분양한 서울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아파트 청약시장에 뛰어들면서 강남권 인기 분양단지의 당첨가점 평균은 60~70점(최고 84점)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청약과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최근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당첨자 명단에는 3살짜리 어린아이가 버젓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주택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연령은 만 19세 이상이지만 '부양 가족이 있는 세대주'라면 미성년자라도 접수가 가능하다는 예외조항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해당 건설사는 부적격 사실을 통보하고 당첨을 취소했지만 구멍 뚫린 청약제도의 단면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지금의 청약제도는
지난 4월 극우단체인 어버이연합에 뒷돈을 준 게 드러나 홍역을 치렀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한 대기업 모금 의혹 과정에서다. 청와대의 지시로 '모금책'을 했다는 거다. "시대 흐름에 맞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설립을 주도했다"고 해명하지만, 두 재단의 설립 시기와 자금 모금 경위 등의 의혹이 명쾌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과도한 의혹 부풀리기 인지, 후진적인 정경유착의 민낯이 드러난 게이트 인지는 추후 밝혀질 일이다. 문제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서 그것도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대에 아직도 이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이 오히려 재계 전체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반기업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는 꼴이다. '역린'(逆鱗).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로 신하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한다. 용도 매우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비늘이 있기 마련이다. 그 비늘을 만져 왕의 분노를 사 죽임을 당
2004년 11월 무렵으로 기억한다. 성매매특별법 발효 6개월에 맞춰 집창촌을 점검하라는 취재지시가 떨어졌다. 사건팀 후배들과 지역을 나눈 뒤 찬바람을 뚫고 밤거리로 나섰다. 택시를 탔다. "588 가주세요". 국내 최대 성매매집결지인 '청량리 588'(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 일대)을 가자는 요구에 흘끔 옆자리를 쳐다보던 택시 기사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간 큰 친구네…'라는 표정이 온몸 구석구석을 파고 들었다. "요즘도 588에서 영업해요?" 어색함을 지우기 위해 말을 걸었다. "그럼요, 요즘엔 불 꺼놓고 쥐죽은 듯 있어도 다 하던데요,뭘". 어차피 '목적지' 정해놓고 가자는 승객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택시기사는 답했다. 택시에서 내려 골목 초입에 들어서자 불꺼진 창을 열고 여성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홍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바뀐 것은 없었다. 달려드는 '이모'들이 팔다리를 붙잡고 좀처럼 놔주지 않아 식은 땀이 흘렀다. 취재차 몇 가지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