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잠실 땅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짓고 싶어 했다. 임원들 대부분이 공사비가 비싸 수익성이 떨어지는 초고층 개발사업에 반대했지만 신 총괄회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차라리 주상복합 타운으로 만들어 단번에 수익을 챙기자는 제안에는 크게 역정을 냈다. "내가 돈을 더 벌어서 무엇하겠나. 언제까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고궁만 보여줄 것인가."
지상 123층, 높이 555m. 3일 공식 개장한 세계 5번째이자 아시아 3번째 고층빌딩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사업 추진 과정은 쉽지 않았다. 부지 매입부터 개장까지 꼬박 30년이 걸렸다.
롯데그룹은 1987년 시유지였던 롯데월드타워 부지를 매입했다. 1990년대 중반 초고층 개발사업 계획을 세웠지만 성남 서울공항 항공기 이착륙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허가를 받는데 20년 넘게 걸렸다.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한 것은 2010년이 끝날 무렵이었다.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사업비는 4조원, 연인원은 500만명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밀어붙인 것은 신 총괄회장이지만 복잡한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고 구체적인 개발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아버지가 시작한 사업을 아들이 대를 이어 30년 만에 마무리한 것이다.
'유통 대부'의 30년 꿈이 이뤄진 감격스러운 순간은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의 개장이라는 점에서 국가적인 경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외 복잡한 정치·경제 여건이 겹치면서 롯데월드타워 개장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구속 등으로 국내 정세가 혼란스러운데다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뚝 끊긴 것도 롯데월드타워 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신 총괄회장이 개장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그룹 내부 사정도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는 취업유발인원 2만1000명, 경제효과 연 10조원에 이르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23층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오해도 있지만 보다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롯데가 월드타워에서 수익을 내려면 30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고 한다. 만약 직원들 반대에 부딪혀, 인허가에 막혀 사업을 포기했다면 2017년 한국에는 '123층 랜드마크'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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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도 건축 초기 프랑스인들에게 '쓸모없고 흉측한 탑'으로 불릴 정도로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세워진 지 100년이 넘어서면서 한 해 80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는 한해 1000만명이 방문해 국내총생산의 5%를 벌어들이는 어마어마한 경제효과를 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