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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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방역이 뭔가요?"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COVID-19) 대응에 대해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과학방역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지 약 3달. 그 사이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아직 과학방역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단 의견이 적지 않다. 우리가 과학방역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재유행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 만한 별다른 조치가 눈에 띄지 않는다. 60세 이상에 권고하는 4차 예방접종을 50대까지 확대한 정도다. 하지만 감염 예방 효과가 탁월하지 않은데다 부작용 위험이 있단 생각에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아직도 백신 타령이냐"는 토로가 나온다. 반면 코로나19에 대한 관리와 지원은 줄었다. 확진돼 격리하더라도 월급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확진자 역학조사도 사실상 손을 놓았다. 집 근처 임시검사소는 문을 닫았다. 생활지원금도 없기 때문에 사정상 아파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
얼마 전 한 언론에서 겉과 속이 다른 정치권의 대표적인 발언으로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를 꼽았다. 법조계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으면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를 들 수 있겠다. 법이 일일이 주위 눈치를 봐선 곤란하지만 '법' 또한 민심의 바다 위에 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않는 수사가 순항하기 어렵다는 건 검찰이 가장 잘 안다. '수사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법조 격언도 민심의 이런 존재감을 담은 말로 통한다. 검사 출신으로 법조계 경력 20년차의 한 인사는 "국정농단 특검 역시 민심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성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최근 검찰의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 수사가 주목 받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검찰은 지난 31일 검찰청별로 흩어져있던 문 정부 공직자 관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무더기 이송했다. 사건의 성격과 수사의 전문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하지만 전 정권 인사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에 아
# '8. 1(월)~5(금) 국정운영 구상'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공지되는 주간 일정에 이렇게 적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휴가다. 지난해 6월 정치선언 이후부터 그야말로 쉼 없이 달려왔다. 휴가라고 해도 온전히 내려놓지는 못한다. 보고체계는 가동된다. 필수적인 보고는 상시 받고 비상 상황에는 평일과 다름없이 대응하도록 준비돼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가장 신경 쓰는 지적은 '한가해 보일까봐'다. 시국이 어려운데 대통령이 휴가나 간다는 인식은 늘 부담이다. 역대 대통령의 휴가 수난사가 다 그랬다. 경제 때문에 수해 때문에 전염병 때문에, 각종 이유로 재임 기간 휴가를 매년 챙긴 대통령이 없을 정도다. 주요 선진국 정상들이 길게는 보름씩 훌쩍 휴가를 떠나는(심지어 타국 휴양지로) 게 여전히 낯설다. # 대통령 휴가의 다른 말 '국정운영 구상'은 빈말이 아니다. 얽히고설킨 최고지도자의 머릿속은 리셋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스타일도 한몫한다. 윤 대통령은 알려진 대로 청년 시절부터 다독가였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2000년 이후 정권마다 제2 경제도약을 이끌겠다고 금융지원 사업을 해왔다. 김대중 정부가 IMF 외환위기를 디지털·IT 경제 육성으로 극복하면서부터다. 좌측 깜박이를 켰던 노무현 정부도 경제에선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타결했다. 이명박은 녹색금융으로, 박근혜는 창조경제로, 문재인은 뉴딜로 포장했다. 경제정책을 해당 정부의 고유명사로 각인하기 위해 명칭을 달리했지만 본질은 같다. 혈세로 이뤄진 알토란 같은 자금을 성장기업에 주입해 벤처를 유니콘으로 키워내는 전략이다. 덕분에 '네카라쿠배당토직야(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직방 야놀자)'가 탄생했다. 젊고 유능한 인재가 몰리고, 새 조직문화와 창의적 시장혁신이 이뤄졌다. 이런 벤처토양의 젖줄기는 크게 2개 상류에서 비롯된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의 한국벤처투자가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자금을 방류한다. 십수명이 모여 만들어진 스타트업이 이 물을 먹고 백명 단위기업으로 성장한다. 두번째 급수는 금융위원회가 맡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골치 아픈 문제를 푸는 이론적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원인 파악이다. 원인만 알아도 이미 문제의 절반은 해결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얽히고 설킨 매듭을 어떻게 푸느냐다. 발단이 된 원인 제공자끼리 협력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 수도 있고, 가위로 매듭을 끊어내듯 힘이 센 어느 한 쪽이 찍어 눌러 해결을 볼 수도 있다. 방법론과 난이도의 영역이다. 이달 초 생명보험업계 빅3중 하나인 교보생명의 IPO(기업공개) 추진 일정이 무산됐다. 나름 '진정성'을 갖고 상장을 추진했다고 강조하는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결과였을 터다. 교보생명의 상장 추진이 무산된 건 1대 주주 신창재 회장과 2대주주인 FI(재무적투자자)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 간 분쟁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도 주주 분쟁 리스크가 미승인 이유라고 언급했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어피니티가 매입하면서 악연은 시작됐다. 양측 계약에는 2015년 9월
"물건을 팔 때 일단 높은 가격을 불러라. 상대방이 거절하면 그보다 살짝 낮은 가격을 다시 제안하라. 그러면 상대방의 마음이 쉽사리 움직인다." 닻내림 효과, 소위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에 대한 얘기다. 어떤 제안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에게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수위로 제안하면 쉽게 설득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착시효과를 노린 꼼수인 셈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시 공시강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상장심사 강화 △물적분할 반대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 우선배정 등 네 가지의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주주보호 방안'을 밝혔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SK온 등 일부 대기업의 핵심성장 사업부문 물적 분할 및 '쪼개기 상장' 논란이 불거졌고 윤석열 정부도 '물적분할 관련 주주보호'를 110대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금융위가 나선 것이다. 이 중 신주 우선배정안은 추후 검토해서 도입 여부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4개월 넘게 혼돈에 빠져 있다. 의원들이 토론회와 세미나를 열고 대선과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원인을 찾고 비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그동안 민주당이 주최한 의원들 모임만 50회 가까이 된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나온게 '오만한 민주당'이다. 170석의 거대 의석을 무기로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당과 협치를 내팽개치고 독주·폭주했다는 점이 많이 거론됐다. 원인은 '기득권 정치'다. 민주당은 지난 5년간 대통령 권력과 국회 권력, 지방 권력 할 것 없이 이긴 세력이 독주하는 '승자독식'에 빠졌다. 민주당이 추구한다는 '민주주의'는 독식이 아니라 공존과 공화를 위한 제도다. 국민들이 '민주' 없는 민주당이란 비판을 하는 이유다. 대선과 지선에서 이긴 국민의힘은 요즘 내부 권력투쟁으로 시끄럽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중심으로 차기 당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
지난달 16일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예고 없이 나타났다. '육아 전문가'를 넘어 '국민 멘토'로 불리는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가 진행하는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 : 요즘, 우리'에 참석한 것이다. 이날 콘서트는 800명 넘는 직원들이 참석했고 미리 받은 약 1300건의 사연 중 대표 질문을 뽑아 소개했다. 정 회장은 토크 콘서트가 끝난 후 진행자의 요청에 따라 마지막 질문자로 나섰다. 정 회장은 '직장 내 구성원 간 바람직한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에 오 박사는 정 회장에게 "반대 의견과 불편한 감정일수록 좋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약 한 달 뒤인 지난 14일, 오 박사는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 직원들을 만났다. 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정 핵심가치와 미래도시 서울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진행하는 '미래서울 아침특강'에 '육아가 행복한 매력 특별시 서울'을 주제로 강연
"결국은 인건비죠." 지난달 27일 광양항 관리부두에서 만난 유창청소업체 관계자에게 해양플라스틱 업사이클 현장의 애로사항을 묻자 한치 망설임 없이 '돈'을 지목했다. 이날은 원료부두에 철광석을 공급한 20만톤급 화물선 'SM라이언호'에서 내린 생활 폐기물의 분리 수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배에서 내린 톤백(물 1톤을 담을 수 있는 대형포대)을 열으니 화장지와 비닐, 깡통 등 구분없이 섞인 생활 쓰레기가 한가득이었다. 매번 같은 일을 반복하는 작업자조차 얼굴이 찌푸려질 정도로 한달 가량 항해에서 묵힌 악취가 마스크를 넘어 들어왔다. 배에서 내린 선박폐기물을 처리하는 유창청소업체가 톤백 하나당 선사에게서 받는 처리비용은 15만원이다. 업체들은 해양플라스틱 자원순환 사업 이전에는 폐기물 가운데 값어치가 있는 전자제품, 고철 따위만 간단히 추린 후 소각 혹은 매립했다고 한다. 소각·매립 비용을 쓰고 남은 돈과 재활용품을 매각한 돈이 유창청소업체의 몫이다. 지금은 배에서 내린 생활쓰레기를 뒤
유통업계가 광주 복합쇼핑몰을 향한 경쟁 레이스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광주'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롯데, 신세계도 "수년째 부지를 물색하고 복합쇼핑몰 사업을 검토해 왔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미래형 문화복합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우며 "'더현대광주'를 호남지역 최고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동산개발기업인 휴먼스홀딩스제1차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대규모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 중 하나로 해당 부지에는 더현대광주 외에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 호텔, 영화관, 역사문화공원 등의 시설을 유치한다는 개발 구상도 내놨다. 반면 경쟁사들은 "현대백화점이 먼저 발표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제 시작단계"라고 견제했다. 유통 3사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되는 모양새다.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은 상권 분석이나 여론, 인허가 등의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할
르노코리아 노조가 파업권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다년 합의'를 놓고 협상을 벌이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에 이번 임금단체협상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4년에 신차가 나오는 만큼 그때까지는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노동조합이 행사할 수 있는 노동3권을 없애고자 한다"며 거부했다. 한국GM도 2020년 노조에 비슷한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한국GM은 노조에 2년 주기 임금협상을 제안하면서 "매년 교섭 진행에 따른 노사관계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생산성 증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노조를 설득했다. 그러나 노조는 "2년 주기 임금협상은 금속노조의 방침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노조가 다년합의를 거절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가장 크다고 본다. 노조 집행부의 임기는 보통 2년으로, 임단협을 수년에 한번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04~2007년 금융감독위원장 재직 당시 "시중은행을 금융기관으로 칭하는 건 잘못"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정부 지분이 없는 시중은행은 '금융회사'로 부르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퇴임을 앞두고 은행장들과 만나선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회사로 인식을 바꿔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공적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에 머무르지 말고 '금융의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돈을 버는 세계적인 기업이 돼라는 얘기였다. 금융 선진화 구호를 내건 이명박 전 대통령도 "금융기관이란 말에서 관치금융 시대 느낌이 난다"며 "금융회사로 용어를 바꾸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월가의 탐욕'에 대한 반작용에 은행의 공적 역할론이 잠시 소환됐으나 시중은행은 '금융회사'로, 국책은행과 금융 공기업은 '금융기관'으로 부르는 게 오랜 기간 일종의 '국룰'로 작용했다. 금융 공공성 논쟁이 재점화한 건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다. 금융의 산업적 측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