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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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팔 때 일단 높은 가격을 불러라. 상대방이 거절하면 그보다 살짝 낮은 가격을 다시 제안하라. 그러면 상대방의 마음이 쉽사리 움직인다." 닻내림 효과, 소위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에 대한 얘기다. 어떤 제안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에게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수위로 제안하면 쉽게 설득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착시효과를 노린 꼼수인 셈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시 공시강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상장심사 강화 △물적분할 반대주주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 우선배정 등 네 가지의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주주보호 방안'을 밝혔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SK온 등 일부 대기업의 핵심성장 사업부문 물적 분할 및 '쪼개기 상장' 논란이 불거졌고 윤석열 정부도 '물적분할 관련 주주보호'를 110대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금융위가 나선 것이다. 이 중 신주 우선배정안은 추후 검토해서 도입 여부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4개월 넘게 혼돈에 빠져 있다. 의원들이 토론회와 세미나를 열고 대선과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원인을 찾고 비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그동안 민주당이 주최한 의원들 모임만 50회 가까이 된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나온게 '오만한 민주당'이다. 170석의 거대 의석을 무기로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당과 협치를 내팽개치고 독주·폭주했다는 점이 많이 거론됐다. 원인은 '기득권 정치'다. 민주당은 지난 5년간 대통령 권력과 국회 권력, 지방 권력 할 것 없이 이긴 세력이 독주하는 '승자독식'에 빠졌다. 민주당이 추구한다는 '민주주의'는 독식이 아니라 공존과 공화를 위한 제도다. 국민들이 '민주' 없는 민주당이란 비판을 하는 이유다. 대선과 지선에서 이긴 국민의힘은 요즘 내부 권력투쟁으로 시끄럽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중심으로 차기 당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
지난달 16일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예고 없이 나타났다. '육아 전문가'를 넘어 '국민 멘토'로 불리는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가 진행하는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 : 요즘, 우리'에 참석한 것이다. 이날 콘서트는 800명 넘는 직원들이 참석했고 미리 받은 약 1300건의 사연 중 대표 질문을 뽑아 소개했다. 정 회장은 토크 콘서트가 끝난 후 진행자의 요청에 따라 마지막 질문자로 나섰다. 정 회장은 '직장 내 구성원 간 바람직한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에 오 박사는 정 회장에게 "반대 의견과 불편한 감정일수록 좋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약 한 달 뒤인 지난 14일, 오 박사는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 직원들을 만났다. 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정 핵심가치와 미래도시 서울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진행하는 '미래서울 아침특강'에 '육아가 행복한 매력 특별시 서울'을 주제로 강연
"결국은 인건비죠." 지난달 27일 광양항 관리부두에서 만난 유창청소업체 관계자에게 해양플라스틱 업사이클 현장의 애로사항을 묻자 한치 망설임 없이 '돈'을 지목했다. 이날은 원료부두에 철광석을 공급한 20만톤급 화물선 'SM라이언호'에서 내린 생활 폐기물의 분리 수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배에서 내린 톤백(물 1톤을 담을 수 있는 대형포대)을 열으니 화장지와 비닐, 깡통 등 구분없이 섞인 생활 쓰레기가 한가득이었다. 매번 같은 일을 반복하는 작업자조차 얼굴이 찌푸려질 정도로 한달 가량 항해에서 묵힌 악취가 마스크를 넘어 들어왔다. 배에서 내린 선박폐기물을 처리하는 유창청소업체가 톤백 하나당 선사에게서 받는 처리비용은 15만원이다. 업체들은 해양플라스틱 자원순환 사업 이전에는 폐기물 가운데 값어치가 있는 전자제품, 고철 따위만 간단히 추린 후 소각 혹은 매립했다고 한다. 소각·매립 비용을 쓰고 남은 돈과 재활용품을 매각한 돈이 유창청소업체의 몫이다. 지금은 배에서 내린 생활쓰레기를 뒤
유통업계가 광주 복합쇼핑몰을 향한 경쟁 레이스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광주'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롯데, 신세계도 "수년째 부지를 물색하고 복합쇼핑몰 사업을 검토해 왔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미래형 문화복합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우며 "'더현대광주'를 호남지역 최고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동산개발기업인 휴먼스홀딩스제1차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대규모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 중 하나로 해당 부지에는 더현대광주 외에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 호텔, 영화관, 역사문화공원 등의 시설을 유치한다는 개발 구상도 내놨다. 반면 경쟁사들은 "현대백화점이 먼저 발표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제 시작단계"라고 견제했다. 유통 3사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되는 모양새다.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은 상권 분석이나 여론, 인허가 등의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할
르노코리아 노조가 파업권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다년 합의'를 놓고 협상을 벌이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에 이번 임금단체협상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4년에 신차가 나오는 만큼 그때까지는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노동조합이 행사할 수 있는 노동3권을 없애고자 한다"며 거부했다. 한국GM도 2020년 노조에 비슷한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한국GM은 노조에 2년 주기 임금협상을 제안하면서 "매년 교섭 진행에 따른 노사관계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생산성 증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노조를 설득했다. 그러나 노조는 "2년 주기 임금협상은 금속노조의 방침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노조가 다년합의를 거절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가장 크다고 본다. 노조 집행부의 임기는 보통 2년으로, 임단협을 수년에 한번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04~2007년 금융감독위원장 재직 당시 "시중은행을 금융기관으로 칭하는 건 잘못"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정부 지분이 없는 시중은행은 '금융회사'로 부르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퇴임을 앞두고 은행장들과 만나선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회사로 인식을 바꿔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공적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에 머무르지 말고 '금융의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돈을 버는 세계적인 기업이 돼라는 얘기였다. 금융 선진화 구호를 내건 이명박 전 대통령도 "금융기관이란 말에서 관치금융 시대 느낌이 난다"며 "금융회사로 용어를 바꾸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월가의 탐욕'에 대한 반작용에 은행의 공적 역할론이 잠시 소환됐으나 시중은행은 '금융회사'로, 국책은행과 금융 공기업은 '금융기관'으로 부르는 게 오랜 기간 일종의 '국룰'로 작용했다. 금융 공공성 논쟁이 재점화한 건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다. 금융의 산업적 측면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지난 12일 시행됐다. 디폴트옵션 도입을 위해 논의가 진행된지 8년만이다. 디폴트옵션은 1~2%대에 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 11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2.00%로 집계됐다. 최근 5년과 10년으로 기간을 넓혀도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1.96%, 2.39%를 기록하며 2% 안팎에 그친다. 이는 지난해 물가상승률(2.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해외 선진국가들은 이미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7~8%대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매년 6~8%의 수익을 거둬 미국처럼 '연금 백만장자'가 탄생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디폴트옵션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사업자(금융기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퇴직연
"이제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 됐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여건이 조성됐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방역대응 방안'을 발표한 13일, 방역당국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과학방역' 기조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년 7개월간 코로나19의 유행 특성과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 등 방역 데이터가 충분히 쌓였고 이것을 활용한 정책 결정이 과학방역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는 새 정부가 내세운 '과학방역'이 구체적으로 정의된 첫 사례다. 새 정부의 과학방역 기조는 이전 정부의 방역을 실책으로 규정하며 출발했다. 단적인 사례가 새 정부 출범 직전이던 5월 2일 시행된 실외 노마스크 논쟁이었다. 당시 정부는 "방역 위험이 내려갔기에 벗는게 과학적"이라고 주장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위험이 여전하기에 재고하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맞섰다. 인수위 시각이 좀 더 보수적이고 신중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3월에는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거리두기를 오히려 수차례 완화한 이전 정부의
요즘 예능 방송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누굴까. BTS(방탄소년단), 에스파 같은 아이돌은 아니지만 '오은영'을 빼놓을 수 없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틀면 나온다'고 할 만큼 지상파-종합편성채널을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채널A에서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와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를 동시에 진행한다. MBC '오은영 리포트 시즌2 : 결혼 지옥'에 출연중이다. SBS '써클 하우스', TV조선 '미친 사랑. X'는 최근 종영했고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선 게스트로 출연했다. 12일 KBS 새 프로그램 '오케이? 오케이!'가 선보였다. ━위로가 필요해━"비슷비슷한 형식이 반복된다"는 피로감, "자극적인 소재 묘사에 치중한다" 등 비판도 일리 있지만 '오은영 전성시대'는 분명 이유가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욕망과 욕구를 포착한다. 오은영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많은 건 그런 콘텐츠가 통하기 때문. 실제로 '상담 예능'이 요즘 대세다. 서장훈 이수근의
"가을학기부터 2학점짜리 MR·VR(혼합·가살현실) 과목을 개설합니다." 지난 6일, 포스텍(옛 포항공대) LG연구동 1층에 마련된 혼합현실 스마트랩에서 만난 김욱성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밝혔다. 포스텍이 올 하반기부터 국내 대학 중에선 처음으로 '가상교실수업'을 정규교과로 편성한다. 교수와 실험 조교, 학생이 원격지에 있어도 마치 모두가 한곳에 있는 것처럼 강의할 수 있고 실험실습 진행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원격 강의 콘텐츠를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다. 조교가 기자 머리에 MR기기를 씌우더니 "뒤를 한번 보시라"고 했다. 바로 뒷자리엔 원격 접속 중인 2명의 학생 아바타가 칠판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간단한 일반 물리실험 참관부터 반도체 회로도를 그려넣거나 수정하는 실습 등이 손쉽게 이뤄졌다. '가상 수술실'은 이날 체험의 하이라이트였다. 누워 있는 가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개복수술을 실습할 수 있는 수술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내년 의과학
국민연금은 1988년 출발부터 불완전한 제도였다. 국민연금은 도입 초기 '적게 내고 많이 받도록' 설계됐다. 제도를 안착하기 위해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개혁을 전제로 했다. 불완전한 제도의 연속성을 위해선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첫번째 개혁이 이뤄진 게 1998년이다. 그때 도입된 게 재정수지 계산이다. 법에서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수지를 계산하도록 규정했다. 재정수지를 토대로 개혁안을 만들도록 했다. 그렇게 2003년, 2008년, 2013년, 2018년 등 4번의 국민연금 재정수지 계산이 이뤄졌다. 국민연금기금이 언제 소진되는지 거론되는게 이 규정에 따른 것이다. 가장 최근의 '5년마다'였던 2018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정부는 법대로라면 2018년 3월까지 국민연금 재정수지를 공개해야 했지만, 발표시기를 그해 8월로 미뤘다. 급속한 저출산 기조에 맞춰 통계청이 특별인구추계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5개월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