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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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4월30일 K택소노미(K-Taxonomy), 즉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8개월에 걸친 각계 논의를 거쳐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최종안이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정부안 자체가 '그린워싱'(Green Washing, 위장 친환경)이라고 비판한다. 28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 3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포함한 K택소노미는 그 자체가 그린워싱"이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곧 발표할 최종안에 LNG 발전이 녹색활동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알려지기도 했다. 4월 최초 초안이 나온 이후 8개월에 걸쳐 K택소노미가 우리 산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형태로 상당 부분 개정됐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0월에 배포된 4번째 버전의 'K택소노미 및 적용가이드(안)'은 "현 단계에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으로 구성된 '전환부문'을 함께 담았다"는 점을 명시했다. 상당 내용의 가감이 있을지라도 과도기적인 상황을 반영한 내용이 최종안에 담길 것이라는 관
서울대와 예일대에서 수학한 이동걸은 김대중정부가 1998년부터 청와대 참모로 쓰기 시작했다. 외환위기로 경제가 파탄난 때다. 그는 부실화한 기아자동차를 현대차그룹에 넘겨 살려냈고 대우그룹 해체문제를 처리했다. 이를 눈여겨본 노무현정부도 그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앉혀 막후 거사를 지휘하게 했다. 탄탄한 이론에 구조조정 정책의 실무경험으로 엘리트 커리어를 쌓아온 것 같지만 막상 당시에는 행복하지 않았다 한다. 자칫 실수하면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해 민생이 파괴되고 스스로도 언제 실책한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갈지 모른다는 염려가 컸다는 것이다. 야근을 마친 귀갓길에는 청사 뒤편에서 구역질이 심해 먹은 걸 이유 없이 게워낸 때가 부지기수였다. 얼마나 눌렸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일화다. 정치색과 무관한 학자였지만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뒤 그는 금융연구원을 스스로 박차고 나왔다. 임기를 1년반이나 남겨두고 이동걸은 "연구원을 정부의 싱크탱크가 아니라 마우스탱크 정도로 본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해답은 고객." 다분히 복고적이고 밋밋한 이 단어를 40대 젊은 총수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첫 신년사에서 발견했을 때 적잖게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구 회장이 2018년 6월 취임한 뒤 이듬해 처음 내놓은 신년사였다. 구 회장 취임 이후 반년 동안 주요 경영진 외부수혈을 비롯해 전대(前代)의 LG에서 보기 힘들었던 파격 행보가 이어졌던 터라 난데없이 등장한 1980년대풍의 '손님은 왕' 구호가 더 당혹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MZ세대 총수에게 기대했던 혁신이나 새로움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세간의 이런 입방아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 회장은 그 뒤로도 '고객론'을 끈기있게 읊었다. "고객 가치 실천을 위한 LG만의 생각과 행동을 더욱 다듬고 발전시켜가야 합니다."(2020년) "고객과 더 공감하고 고객을 열광시키는 한 해를 만듭시다."(2021년) 2022년 새해를 열흘여 앞두고 구 회장이 앞당겨 발표한 임인년 신년사에도 '고객'이 키워드로 들어갔다.
국내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사례가 2010년 '신한 사태'와 2014년 'KB 사태'다. 결은 달랐지만 본질은 금융회사 최고위 경영진간 암투와 권력투쟁이었다. 두 사건 모두 국내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허상과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신한 사태로 주인없는 금융회사에서 지배주주처럼 군림하는 '대리인(경영진)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고, KB 사태에선 관치의 폐해가 노정됐다. 문재인 정부 5년은 어땠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저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권 채용비리와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사건 등을 기화로 최고경영자(CEO) 문책이 이어졌고, 소송전으로 확산했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기마다 크고 작은 소란도 일었다. 일부 은행장 인사에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정황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과 사적 인연으로 얽힌 '4대 천황'(4대 금융지주 회장)과 박근혜 정부 당시의 '서금회'(서강대 금융인회)처럼 정치권력의 노골적인 인
"중환자의 병상가동률 등 의료대응 체계 여력을 고려해 비상계획 발동 요건을 정할 계획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10월29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행계획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정부는 11월 1일부터 시행하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비상계획 검토 조건으로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혹은 하루 평균 확진자 3500~4000명을 들었다. 위드 코로나로 접어든 지 열흘여가 지난 11월11일 서울의 중환자 병상가동률이 75%를 돌파했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모인 서울은 다른 지역보다 전염병 확산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이같은 경고에도 정부는 "전국 중환자실 가동률은 50%대로 아직 여유가 있다"며 비상계획 검토를 머뭇거렸다. 같은달 22일 첫 코로나 위험도 평가에서 위험도 '높음' 평가가 나올 때도 이 입장을 유지했다. 11월28일 전국 중환자 병상 1154개 중 866개가 차며 병상가동률이 75%를 넘어섰다. 이튿날 대통령 주재로 열린
법무부와, 검찰 그리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성윤 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진상조사, 수사로 사건을 키웠던 이들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며 세 기관의 수장들이 부담을 지게 됐다. 이 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사건은 지난 5월로 거슬러올라간다. 수원지검 형사3부는 이 고검장을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하는데, 기소 직후 이 고검장의 공소장을 인용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상기 당시 법무부장관도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보도 직후 박 장관은 곧바로 대검은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대검은 곧바로 한동수 감찰부장을 앞세워 조사에 나섰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이후 법무부가 훈령을 통해 수사 정보를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했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사 대상은 사실상 수원지검 수사팀이었다. 당시 이 고검장 기소를 강행하고 조 전 장관 등의 이름을 적시한
백신에 죄가 없지 않다. 맞으면 감염과 사망 확률을 떨어뜨린다는 확인된 연구결과가 있었다. 10월 말 전 국민 70%가 접종을 마친 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백신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였다. 그런데 백신이 배신을 했다. 지난 달 17일, 접종후 3개월만에 체내 항체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국내에서도 나왔다.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된 확진자가 속출했고 일상이 다시 멈췄다. 백신 만의 잘못일까. 접종 후 시간에 따라 예방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접종, 미접종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올해 4~10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비접종자 감염률은 접종자 보다 5배 높았다. 사망률은 14배 컸다. 효능 반감이 생각보다 빨랐다는 한계를 노출했지만 '백신무용론' 역시 어불성설이다. 백신은 여전히 코로나19에 맞설 최선의 무기다. 사실 접종 후 예방효과가 갈수록 떨어져 추가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은 올해 초 접종 시작국면부터 국내
"몇 년 전만 해도 경쟁사로 보지도 않았는데… 신세계 출신을 백화점 수장에 앉히다뇨.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나 임원들 중 백화점 출신이 상당수여서 그룹 전체가 충격이었죠." 얼마전 인사에서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등 그룹 핵심 계열사에 외부 출신 CEO(최고경영자)가 선임된 것에 대한 롯데그룹 내부의 반응들이다.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 주도권을 내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 빠르게 바뀌는 유통업계 트렌드에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기업문화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으며 변화를 위한 수많은 시도를 해왔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0대 CEO 선임하고 직급을 단축하는 등 여러 차례 파격 인사와 조직개편, 혁신을 강조하는 메시지 등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신 회장은 올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기업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며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 권위적인 문화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해주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디폴트옵션 제도를 추진한지 7년여 만이고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내놓은지는 11개월 만이다. 연내 국회 통과로 이듬해 6월부터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디폴트옵션 제도는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1~2%대에 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디폴트옵션 도입 필요성이 수년동안 제기돼 왔다. 이 과정에서 업계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는 '숨은 주역'이라 할 수 있다. 금투협은 디폴트옵션 도입이 더이상 미뤄져선 안된다는 판단 아래 연내 통과를 위해 '4가지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첫째 전략은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기 이전에 디폴트옵션을 먼저 추진했다는 점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란 한 회사 단독으로, 또는 여러 회사가 연합해 설립한 수탁법인이 퇴직연금 제도 운영 및 관리를 전담하는 제도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사진을 바꿨다. 서울시의 새 슬로건인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을 내걸었다.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은 지난 4월 오 시장 취임 후 발족한 '서울비전2030위원회'가 지난 9월 제시한 미래상이다. 오 시장은 당시 2030년까지 향후 10년 시정 밑그림을 제시하겠다며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꾸려 '서울비전2030'을 만들었다. 오 시장의 시정 철학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은 공정도시를 향해 뛰어가는 서울의 활력을 시각적 이미지 서체로 구현했다. 캘리그래피 서체로 역동감과 리듬감을 강조하고 빨간색 및 파란색의 조합으로 힘 있고 올곧은 도시의 모습을 표현했다. 슬로건인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은 서울시 공식 브랜드인 '아이서울유'(I·SEOUL·U)'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다. 서울시 정책 홍보 포스터나 현수막, 전광판 영상부터 직원 명함, 공문서, 보도자료, 공사장 가림막, 인터넷 배너,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지역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 주관으로 진행된 직원들의 노동조합(노조) 결성 찬반투표에서 찬성 19표, 반대 8표가 나오며 50년간 고수해온 스타벅스의 무노조 경영이 깨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NLRB가 이 투표 결과를 최종 승인하면 스타벅스에선 1971년 설립 이후 첫 노조가 탄생하게 된다. 이를 두고 현지에선 2030이 주축이 된 MZ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이 자신들의 권리(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를 지키기 위한 연대를 통해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슷한 움직임은 한국에서도 나타났다. 노조가 없는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이 검은 전광판이 장착된 흰색 트럭을 활용해 한국 진출 22년만에 처음으로 단체행동(시위)에 나선 것.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을 기념해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
과거 전투식량이라고 하면 조리가 간편하고 2~3년간 상온에서 썩지 않는 특수포장 기술로 제작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군인들이 주둔지에 설치된 3D(3차원) 프린터로 필요한 영양분이 듬뿍 들어간 식사를 출력해 먹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시계와 피부에 부착된 센서는 땀의 생화학적 성분 등을 분석해 개별 병사의 상세한 생체데이터를 얻고 국방부에선 병사들의 건강상태와 면역력에 관한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영양제를 넣은 3D프린터용 음식반죽을 드론(무인기)으로 공수한다. 이는 미군 식품혁신연구소가 진행 중인 R&D(연구·개발) 사례다. 알약 하나만 먹으면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그런 '미래음식'에 대한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터. 그런 꿈이 이젠 현실에서 더 절실해지고 있다. 전세계 인구가 80억명에 육박하고 기후변화에 코로나19(COVID-19)까지 겹치면서 식품값이 폭등하고 일부 제3국은 식량난에 허덕인다. 지구상 모든 국가가 "식량공급이 지속가능할까"라는 물음을 본격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