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시장
'법과 시장' 칼럼은 각종 송사 현장을 누비는 변호사들의 눈으로 경제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경제 관련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적인 명쾌한 해석과 분석으로 독자들의 안목을 넓혀줄 것입니다. 또 시장에서 요구되고, 통용되는 법 논리와 경제 논리 간의 충돌점과 접점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하는 길라잡이 기능도 합니다. '법과 시장' 칼럼은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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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은행은 여수신업무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여신은 은행이 이용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이고 수신은 반대로 돈을 받는 행위. 은행은 자기 돈은 조금만 갖고(은행이 굴리는 자금의 총액 대비 자본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후 그 이자 차액으로 돈을 번다. 땅 짚고 헤엄치기, 누워서 떡 먹기다. 은행업은 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 사업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은행과 달리 이용할 수 있는 사람에 제한을 두고 유사한 돈벌이 구조를 갖고 있는 게 신용협동조합이나 새마을금고 등이다. 손쉽게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니 법이나 정부로부터 많은 규제를 받고 감시·감독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여기에서 규제를 벗어나 마음대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대표적 사례가 '유사수신행위'다. 금융업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받지 않고 이뤄지는 수신행위를 일컫는 말
대다수 남성 특히 장년층 이상의 남성들에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최근 우리사회는 신(新)모계사회로 이행한 듯하다. 2030세대 여성들과 이혼상담을 하면서 이들은 확실히 전 세대와는 다르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를 들어보자. #1. 31세의 여성 K씨는 결혼 2년차로 5개월 된 아들이 있다. 결혼 준비 때부터 비용을 놓고 깐깐히 따지는 남편 및 시댁과 갈등이 컸다. 장보러 갈 때 차로 데려다 달라고 하면 남편은 '내가 기사냐'며 싫어하고 맞벌이인데도 가사분담을 거부했다. 결혼 후 남편 명의로 집을 사서 K씨의 월급으로 대출을 갚고 있는데, 남편은 월급날만 되면 K씨에게 빨리 월급을 보내라고 심하게 독촉한다. 시간이 지나도 남편의 이기적인 성격이 바뀔 것 같지 않아 최근 이혼을 결심했다. #2. 35세의 여성 L씨는 결혼 5년차로 15개월 된 딸이 있다. 남편이 집에 와도 말을 하지 않고 혼자 방에서 컴퓨터 게임만 해서 결혼 초부터 다툼이 잦았다. 아이를 낳으면 달라질
우리나라 헌법의 명칭이 무엇일까? '아니 헌법이 헌법이지 무슨 명칭이 있나, 거 참 이상한 질문을 하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법전을 보면 '대한민국헌법'이라고 돼 있다. 그냥 헌법이라고 해도 될 텐데 굳이 앞에 대한민국을 붙인 것은 순전히 추측이지만 1948년에 나라를 건국한다는 차원에서, 이제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이름을 만들었으니 자랑삼아 새로운 국호를 헌법 앞에 붙인 것이 아닐까 한다. 어쨌든 대한민국헌법 제11조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돼 있고, 이어서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경제·사회·문화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친절하게 부연 설명이 돼 있다. 이를 흔히 '법 앞에 평등'이라고 부르는데 헌법재판소는 이미 이 의미에 대해 '정부나 사법부에 의한 법 적용상의 평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입법권자에게 정의와 형평의 원칙에 합당하게 합헌적으로 법률을 제정하도록
현재 이혼율이 증가하고 재혼부부가 늘어가고 있다. 이제는 이혼 및 재혼에 대한 과거의 부정적 시각은 상당부분 없어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혼 및 재혼가정의 자녀들을 학교와 사회에서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는 불편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8년 민법개정에 따라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게 됐다. 개정법은 우리사회의 이혼율 증가 및 재혼가정의 증가, 그리고 재혼가정의 자녀들이 계부와 성이 다름에 따라 학교생활 및 사회생활에서 겪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강구된 것이다. 이제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8년 탤런트 최진실의 자녀들이 최씨 성으로 성본을 변경했다. 또 재혼가정의 자녀들의 성과 본의 변경신청이 법원에 폭주했고, 가정법원은 성본변경신청에 대하여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주고 있다. 그러나 개정법이 발효된 지 7년 가까
구글의 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 뷰'를 이용하거나 들어본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 지도 거리뷰, 다음 지도 로드뷰 등이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7월22일 '스트리트 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이 베데리(Vederi)라는 업체의 미국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미국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구글이 처음부터 패소했던 것은 아니었다. 1심에서는 구글이 이겼으나, 2·3심에서 연달아 패배하게 된 것이다. 1심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베데리는 2010년 자사의 미국특허 4건을 구글의 스트리트 뷰가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4건의 미국특허는 미국등록특허 723만9760, 757만7316, 780만5025, 781만3596이다. 대표적으로 미국등록특허 723만9760의 가장 중요한 내용인 청구항 1의 내용을 살펴보자. 본 특허는 전형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특허다. 청구항 1은 △사용자로부터 지도 상의 제1 위치를 입력받는 단계 △제1 위치와
얼마 전 찾아온 A할머니는 '20년 세월이 너무 억울하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올해 70세인 A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쳐 가며 털어놓은 사연은 이렇다. A할머니는 50세 때 자녀가 없는 B씨를 만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20년 동안 부부로 살았다.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가족이나 친구, 이웃들은 모두 두 사람을 부부로 알았다. 두 사람은 명절이나 제사, 결혼식, 장례식 등 서로의 집안 행사에도 배우자로 참여했다. 동거 후 두 사람은 함께 장사를 시작해 10년 넘게 돈을 벌었다. 두 사람 모두 부지런한 성격인데다 돈을 벌겠다는 목표가 뚜렷해 장사에만 매진한 결과 거의 무일푼에서 시작한 두 사람은 10억원 넘는 재산을 모았다. 이 재산으로 B씨 명의로 집과 상가를 샀고 A할머니 명의의 재산은 없었다. 문제는 B씨가 뇌줄중으로 쓰러지며 불거졌다. B씨 수명이 얼마 남지 않자 시동생들이 A씨에게 '혼인신고를 안 했으니 상속권이 없다'며 빈손으로 나가라고 한 것이다. B씨는 선순
사람을 기망(欺罔)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이 사기다. 여기서 '기망'은 남을 속이는 것을 뜻한다. 사전적으로는 기만(欺瞞)과 같은 뜻이다. 이렇게 사기죄에 해당하면 형법에서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기죄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그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면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형법과 특경법의 형을 비교해보면 이런 추론도 가능하다. 특경법에서 사기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되고, 5억원 미만이면 형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중 3년 미만의 징역에 해당돼야 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그러나 실무는 그렇지 않다. 특경법이 아닌 형법에 따라 선고하는 경우에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한다. 형법이든 특경법이든 모두 사기가 되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과거 부동산거래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속칭 다운계약서는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실제 거래금액보다 낮은 가격을 매매가로 정해 세무서 등에 신고하기로 합의한 후 작성하는 계약서를 말한다. 이러한 다운계약은 양도세와 취득세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세법 등 강행법규에 위반하는 계약으로서 무효로 볼 수 도 있다. 그러나 매매계약 당사자간에는 계약자유의 원칙상 유효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에 따라 다운계약서와 관련한 분쟁은 양도소득세를 포탈하기로 하는 매매당사자간의 약정이 유효한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하는 약정을 당사자 일방이 거절하였을 경우 그것이 계약위반이 되는지 그리고 위반자에게 대하여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한 최근 대법원 판례가 나와 관심을 끈다. 실제 매매대금은 1억5000만원인데 거래신고가는 7400만원으로 하는 다운계약서 작성의 특약을 한 후 매수인인 계약금 4
그동안의 특허컨설팅은 기업체가 개발하는 것과 유사한 선행 특허가 있는지 조사한 뒤 존재하지 않으면 특허를 출원하고, 선행 특허가 존재하면 개발 중인 기술을 다소 변경하는 절차(회피설계)로 진행됐다. 물론 이 같은 기존 특허 컨설팅도 방향을 결정하고 분쟁의 소지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체에 매우 도움이 되지만, 최근에는 다소 다른 개념의 특허 컨설팅 방법이 나오고 있다. 바로 기업체가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자체를 특허 컨설팅을 통해 완성하는 개념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예를 들어 어느 기업체가 타사의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제품을 개발해야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어떤 식으로 제품을 개선할지 막막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해결책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존의 선행 특허들이다. 다시 말해 선행 특허로부터 우리 제품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차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뽑아내 활용하자는 것이다. 다만, 선행 특허를 활용하면 특허
얼마 전 사무실에 방문한 R씨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그가 한숨을 쉬며 털어놓은 사연은 이랬다. 평소 유흥업소 출입을 즐기던 R씨는 부인에게 출장 간다는 핑계를 대고 친구들과 동남아로 골프와 매춘을 겸한 관광을 다녀왔다. 문제는 '매의 감각'을 가진 부인이 이상한 낌새를 채고 R씨의 동남아 여행이 출장이 아니고 다른 목적이 있었음을 밝혀낸 것. 그때부터 R씨의 수난이 시작됐다. 부인은 '당신처럼 불륜을 저지른 사람과는 도저히 못 살겠으니 이혼하자'며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 버렸고 R씨는 부인을 달래기 위해 장인·장모와 부인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으나 요지부동. R씨는 어쩔 수 없이 '전 재산을 부인에게 주고 이혼한다'는 각서를 써주게 됐다. 각서를 썼지만 R씨는 진짜 이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부인과 아이들을 사랑하고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이혼당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두렵다고 했다. "제가 실수한건 맞지만 다른 여자를 사랑하진 않았고, 돈을 주고 산 것뿐인데, 이건 불륜
로마의 법언 중에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백번 천번 맞는 말이다. 그런데도 계약을 했다고 이를 모두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가. 당사자 사이에 계약은 있었지만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면 정의에 반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도 있다. 흔히 도박하면서 빌린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도박하면서 주고받은 돈을 빌린 것으로 해서 법적으로 이를 갚게 한다면 정의에 어긋나는 결과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지방에서 수십년간 작은 건설회사와 레미콘회사를 운영하면서 건실하게 영업을 하고 있었다. 중도에 외환위기를 맞았으나 성실한 일처리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사업을 잘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사에는 부침(浮沈)이 있는 법. 박 사장도 골프장 공사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믿고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이는 바람에 결국에는 건설회사가 부도에 직면하게 되었다. 박 사장은 건설회사의 채무를 재조정하고, 변제기한을 유예받아 재기를 하기 위해 법인회생절차를 법원에 신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SF 영화에나 나옴직한 디스플레이 기술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그 중 최근에 주목을 받는 기술 중에는 소위 에어 터치(air touch) 기술이 있다. 에어 터치 기술은 근접 터치라고도 불리는데, 쉽게 설명하면 터치스크린에 사용자의 손가락 등이 직접 닿지 않아도 소정의 거리 이내에 근접하기만 하면 터치스크린을 통하여 입력된 것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에어 터치 기술은 특히 병원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비치된 디스플레이 장치에 대한 위생 등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에어 터치 기술 분야의 전체적인 특허 동향을 살펴보면,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특허출원 활동이 시작된 이후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점차 특허출원 건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전 세계의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서 특허출원 활동을 활발하게 함에 따라 미국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에어 터치 기술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