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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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기술혁신을 이끌어 온 기업 연구자들의 노고를 기리는 '기술개발인의 날 기념식'이 9월 7일에 첫 법정 국가기념일 행사로서 개최된다. 기술개발인은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오직 연구개발 업무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연구전담인력을 의미한다. 2024년 기준, 그 규모는 무려 45만명에 달해 우리나라 전체 연구 인력의 7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들은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기술 주권을 수호하는 핵심 전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이 연구개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업부설연구소 제도'를 1981년에 처음 도입해, 일정한 연구 공간과 전담 인력을 갖춘 기업에 연구개발 활동에 대한 세액 공제, 국가연구개발 사업 참여 및 가점 부여, 전문연구요원 활용 등 전방위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민간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도 도입 첫해, 자동차·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등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기업부설 연구소 운영을 시작했다. 이 혁신의 불씨는 점차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되어 최근에는 7만여 개에 달하는 기업부설 연구소가 운영되고 있다.
경축순환농업은 양질의 퇴비와 액비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그 농산물과 부산물을 다시 축산에 활용하는 순환경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성공은 축산농가와 경종농가, 퇴·액비 생산업체와 살포대행업체가 서로 신뢰하며 협력하는 데 달려 있다. 이러한 협력은 상호신뢰와 경제적 이익이 함께할 때 지속될 수 있다. 우리나라 농경지 면적은 계속 줄어든 반면 가축분뇨 발생량은 크게 줄지 않아 퇴·액비의 소비는 정체되고 있다. 결국 축협 자원화시설에는 연간 생산량의 약 21%에 해당하는 퇴비가 재고로 남아 있다(2023년 한국축산환경학회 심포지엄). 퇴비 적체 문제를 풀고자 바이오차(Biochar) 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제성과 시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 이런 사업은 대부분 공급자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소비자인 경종농가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경축순환 사업은 수급 안정이 관건인 만큼 소비자인 경종농가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사업이 확대되어야 한다. 2025년 축산농가의 평균 소득은 8,838만 원으로 논벼 농가의 2.
30년 넘게 자본시장에서 일하며 수많은 상승장과 하락장을 지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성패의 핵심은 늘 비슷했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 한 걸음 물러서 기업의 본질을 살피는 일,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끝까지 책임지는 일이었다. 요즘 시장을 바라보면 오래된 원칙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옮겨가고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산업이 어느새 변화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금리와 유가,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투자자의 판단은 한층 어려워졌다. 이럴수록 무엇을 살 것인가만큼 무엇을 사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ETF(상장지수펀드)는 낮은 비용으로 시장의 성장에 동참하게 해준 효율적인 도구다. 그 장점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모든 기업이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 시장에서는 지수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질문이 남는다. 변화의 앞자리에 선 기업, 아직 숫자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을 가진 기업을 어떻게 골라낼 것인가. 액티브 ETF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다.
절세와 탈세 사이의 경계는 생각보다 모호하다. 올해 대법원이 선고한 취득세 부과처분 취소 판결(2025두34929)은 그 경계에 관한 이야기다. 갑(甲)은 자신의 부동산을 배우자 을(乙)에게 신탁하는 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한 후 그 위탁자 지위를 소액의 대금만 받고 자녀 병(丙)에게 넘겼다. 병은 위탁자 지위 승계에 따른 취득세를 납부했는데 과세관청이 병이 지급한 대금을 부동산 취득가액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시가를 기준으로 취득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병은 신탁계약이 애당초 무효라고 주장하며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은 신탁계약의 실질이다. 계약서에는 분명 '관리신탁'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수탁자 을에게는 신탁재산을 관리하거나 처분할 권한이 사실상 없었다. 을은 단순히 등기부상 명의만을 취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며 신탁 보수조차 받지 않았다. 반면 최초 위탁자 갑은 언제든지 위탁자 지위를 회복해 신탁재산을 자유롭게 회수하고 매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상품은 종합부동산세·재산세 절감을 목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홍보되고 있었다.
100년 기업도 영원하지는 않다. 1892년 출범한 GE는 한때 미국 산업의 상징으로 세계를 호령했지만, 금융사업 확대와 대형 인수합병 등 자본배분의 판단 오류가 누적되면서 결국 사업 재편과 분할의 길을 걸었다. 기업의 흥망은 결국 자본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의 역사는 곧 '자본배분의 역사'다. 최근 한국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약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110조 원이 넘는 규모의 새로운 주주환원 프로그램과 FCF의 50% 수준을 환원하는 방안을 밝혔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은 이미 자본배분을 경영의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있다. 애플은 올해 1,000억 달러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한 분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102억 달러를 환원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도 사업 재투자, 배당, 재무건전성, 자사주 매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 자본을 배분한다.
최근 서울 재개발·재건축이 전월세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대규모 이주가 한꺼번에 발생하면 특정 지역의 전셋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은 충분히 경청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정비사업을 다시 늦추거나 멈추는 근거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2031년까지 22만여가구가 멸실돼 매년 4만~5만가구의 전월세 수요가 생긴다'는 계산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멸실 주택과 신규 전월세 수요는 같은 개념이 아니다. 이미 이주한 가구가 있고 정비사업 준공으로 새로 공급되는 주택도 있다. 서울시는 이를 반영한 실질 이주수요를 9만8000가구로 추산한다. 멸실 물량 전부를 신규 임차수요로 보는 계산보다 훨씬 현실적인 수치다. 연간 약 60만건인 전월세계약과 멸실가구를 단순 비교해 '수요가 8% 늘어난다'고 보는 것도 무리다. 계약 건수에는 신규 계약뿐 아니라 갱신계약도 포함된다. 최근 아파트 전세계약의 절반 이상이 갱신계약이다. 거래량을 추가 주거수요로 동일하게 간주할 수 없는 이유다.
'2050 탄소중립'의 핵심 경로 중 하나는 산업·수송·건물에서 화석연료를 전력으로 대체하고, 그 전력을 무탄소 전원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정유 등 제조업의 탈탄소를 위해서는 생산공정의 전력화 확대가 핵심 과제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전기요금의 가격신호가 올바르게 작동해야 한다.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합리적인 요금 수준, 투자의 예측 가능성을 지키는 안정적인 조정 속도,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계통 여력이 있는 지역으로 유도하는 지역별 가격신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수준과 상승 속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2022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은 일곱 차례에 걸쳐 약 70% 상승했다. 산업부문의 탈탄소를 위해 전력 의존도는 높아져야 하는데, 정작 전력가격은 단기간에 크게 오른 것이다. 이러한 요금 상승기에 포스코는 2023년 광양에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 신설을 의결해 올해 6월 준공했다. 이 전기로는 고로 대비 탄소배출을 약 75% 줄일 수 있지만, 투자와 건설이 진행되는 사이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며 전력비 부담도 커졌다.
지난 7월18일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무려 109시간40분 만에 완진됐다. 소방청은 화재 발생 8시간 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력 845명과 장비 239대를 투입해 진화에 전력을 다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6층 메자닌(복층 적재 구조) 2층에는 충전식 배터리를 포함한 생활가전이 다량 적재돼 있었으며 화재 진행 중 강한 복사열로 방화셔터가 손상돼 방화구획 기능이 상실됐다. 이는 랙크식 고층 적재 구조에서 화재하중이 집중될 경우 기존의 설계기준으로는 화재 대응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물류창고는 일반건축물에 비해 층고가 높고 무창층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랙크식 적재로 화재하중이 수직 집중돼 화재 시 화염이 급속히 확산될 위험이 크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창고 화재는 7353건, 사망 27명, 부상 282명에 달했다. 최근 5년간 대형화재 20건의 재산피해도 1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기존 물류창고는 2021년 강화된 성능위주설계(PBD)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번 쿠팡 물류센터도 규제 적용 시점 이전인 2020년에 준공 허가를 받아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지 않았다.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올해 상반기 K뷰티 수출액이 70억달러(약 10조원)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27. 3% 늘어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이다. 그런데 실적이 오를수록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이 호황이 한때의 유행은 아닐까. K뷰티가 이미 정점에 다다랐다는 회의론도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 위에 올라선 단계에 가깝다. 다만 이 흐름을 이어가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제품력과 고객 관계다. 뛰어난 제품력은 K뷰티의 근간이자 협상 불가능한 전제지만, 제품만으로는 부족하다. 알고리즘과 할인으로 데려온 고객은 더 새로운 유행을 좇아 쉽게 떠난다. 지난해 PwC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의 52%는 한 번의 나쁜 경험 이후 그 브랜드를 다시 찾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영진의 약 90%는 고객 충성도가 높아졌다고 봤지만 동의한 소비자는 약 40%에 그쳤다. 이 간극을 메우는 길은 분명하다.
기상기후데이터의 활용 측면에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자. 과거 기상정보는 '오늘 우산이 필요한가'를 판단하는 단순 일회성 소비에 그쳤다. 그러나 기상정보의 활용 가치 향상과 사회 각 분야에서의 이용 활성화, AI(인공지능)와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상기후데이터는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재활용되는 정보로 진화했다. 기상정보는 배달·물류 플랫폼, 스마트쉼터 냉난방, 실외 광고판 등 생활·편의시설을 좌우하는 '도시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됐다. 폭염 속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버스정류장 스마트쉼터, 건물의 냉방 자동 조절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기상청이 날씨를 알려준다'가 아니라 '기상기후데이터가 세상 곳곳에서 일한다'는 표현이 더 알맞다. 기상청이 지난해 공공데이터 개방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 기상정보 API 이용 건수가 50억건을 돌파했다. 공공기관, 기업, 개인 등 사용자 유형도 다양하다. 레고 블록처럼 같은 데이터를 각자의 방식으로 융합해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민법에 유류분 반환 제도가 도입된 것은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던 1977년쯤이다. 부모들이 맏아들 위주로 재산을 물려주자 효도를 다 하고서도 아무것도 받지 못한 딸들에게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만이라도 유류분으로 인정해 주기 위한 배경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유류분 반환 제도는 고인(피상속인)이 생전에 특정 또는 일부 상속인에게만 재산을 남겼더라도, 남은 법정 상속인이 최소한의 상속재산을 받도록 법률로 강제해 보장하도록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이르러선 상속의 양상이 매우 달라졌다. 부모들도 단순히 성별에 따라 증여나 유증을 결정하지 않는다. 누가 나를 돌보았는지, 누가 내 사업이나 가계에 보탬이 됐는지, 누가 효도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한마디로 부모는 부모에게 잘 한 사람에게 증여나 유증을 한다. 부모도 패륜적인 행동을 하거나 연락을 끊고 사는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 상속의 추세가 바뀌었음에도 그동안 유류분에 관한 민법 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개정된 민법에 따르면 유류분 제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잘못이 없더라도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AI 등을 활용해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일반 국민이 피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피해자를 보다 신속하고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금융회사 역시 이상거래 탐지와 지급정지 등 피해 예방과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다만 금융소비자 보호의 궁극적인 목적은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는 것 자체가 아니라 피해자를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구제하는 것이다.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법이 금융회사 중심의 '무과실 책임' 제도여야 하는지, 아니면 보다 지속가능한 피해구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별개로 검토해야 한다. 보이스피싱은 금융회사만의 노력으로 막을 수 있는 범죄가 아니다. 사기범은 전화·문자·메신저·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피해자를 속이고, 마지막 단계에서 금융계좌로 피해자금을 빼낸다. 통신망과 플랫폼은 범죄가 이루어지는 경로이고, 금융회사 계좌는 자금의 이동 통로이며,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와 수사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