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총 4,091 건
2024년 전세계 펀드 시장에서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패시브 자금이 처음으로 액티브를 넘어섰다. 역전된 흐름은 멈추지 않았고 그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시장을 이기려는 돈'보다 '시장을 그대로 사는 돈'이 주류가 된 것이다. 저비용·분산·편의성을 앞세운 패시브의 부상은 투자자 입장에서 분명한 진보다. 하지만 그 성장의 이면에서 가격을 만드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는다. 패시브 자금은 기업의 '가치'를 묻지 않는다. 지수 안에서의 '비중'과 '가격'만 보고 기계적으로 사고판다. 그래서 패시브가 커질수록 가치가 가격을 만들기보다 수급이 가격을 만드는 구조가 강해진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하루 거래가 장 마감 동시호가로 쏠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시장에서는 하루 거래량의 3분의1이 종가에 몰린다.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종가에 맞춰 기계적으로 체결되면서 그 기업이 싼지, 혹은 비싼지와 무관하게 가격이 결정되는 구간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국은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미래 산업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에는 기술력 못지않게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으로, 이제 전력은 단순한 기반시설을 넘어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 역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전력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주요 발전설비는 비수도권 지역에 분산돼 있어 전력계통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전력계통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발전설비 부족이 아니라 송전망의 부족이다. 발전소를 건설하더라도 이를 수요지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할 송전망이 부족하면 산업 성장 역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성국씨(가명)는 1주택을 보유한 채 직장 문제로 전셋집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주택 1채를 상속받아 갑자기 2주택자가 됐다. 과세관청은 과세기준일(매년 6월 1일) 현재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종합부동산세 2000만원을 부과했다. 유성국씨는 "상속 주택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라며 이의신청을 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어느 주택에도 거주하지 않았고 상속 주택 특례 적용 신청도 하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연 유성국씨는 구제받을 수 있을까? 종합부동산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함께 부동산 보유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인별(人別)로 전국의 부동산 가액을 합산해 일정 기준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재산세보다 높은 누진세율로 과세한다.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 다주택자는 9억원을 공제한 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다주택자가 되면 공제액이 적을 뿐만 아니라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그뿐 아니라 최대 80%에 이르는 연령별·보유 기간별 세액공제도 받을 수 없어 부담이 한층 무거워진다.
지난해 가을부터 산업 현장의 화두는 하나로 수렴되고 있다. '생성하는 AI'에서 '행동하는 AI'로의 전환이다. 챗봇이 답을 내놓던 시대를 지나, 이제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호출하며 업무를 완결한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33% 이상이 에이전틱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했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향후 5~6년간 연평균 45%를 웃도는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 변화의 본질을 'LLM(거대언어모델)의 또 다른 진화'로만 읽는다면 절반만 본 것이다. 필자는 지난 10여 년간 제조·금융·보험·유통 등 다양한 산업의 AI 도입 현장을 지켜봐 왔다. 그 경험에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에이전틱 AI의 진짜 시험대는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도메인 깊이로의 침투'에 있다는 점이다. 범용 LLM은 잘 만들어진 도구지만 산업 현장 그 자체를 알지는 못한다. 제조 라인의 공정 파라미터, 보험사의 언더라이팅 규칙, 호텔의 객실 운영은 인터넷에 공개된 텍스트로 학습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시대 교통안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사고 발생 뒤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AI가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위험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대다. 데이터에 AI가 접목되면서 데이터는 단순히 정보의 집합체가 아닌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기반이 되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교통안전 분야는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 안전관리 체계를 요구받고 있다. 도로 위 위험 요소와 운전 행태, 운행 기록, 기상환경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 정책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은 각종 교통분야 데이터를 보유·관리하는 기관으로 머물지 않고 이를 국민 안전을 위한 정책과 공공서비스로 연결하는 데 집중해 왔다. 대표 사례가 AI 기반 교통사고 위험도 예측모델인'K-Safer'다. 교통사고 건수, 운행기록, 도로환경, 기상정보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사고 위험도를 예측하고 명절처럼 교통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고위험 구간을 사전에 파악해 선제적 안전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준비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연금을 많이 모으는 것을 넘어 건강과 소비, 사회활동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생애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병장수 시대, 은퇴 인구의 깊어지는 고민을 '마이데이터'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의료 정보를 활용한 수명 예측을 바탕으로 정교한 연금 수령 및 건강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금융·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정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교육·고용 정보를 연계한 맞춤형 사회활동 제안도 가능하다. 여기에 복지와 문화 데이터를 토대로 한 맞춤형 노후 혜택과 여가 활동 추천까지, 마이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은퇴 솔루션'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에서 시작된 마이데이터는 데이터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정부는 자신의 정보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제도를 의료와 통신에서 에너지, 교육, 고용, 문화·여가 등 실생활과 밀접한 영역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정보주체가 본인의 정보를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인간에게 한계란 없다. " 마라톤의 전설 엘리우드 킵초게의 말이다. 이 한 마디는 최근 런던 마라톤에서 기록으로 실현됐다.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 선수가 1시간59분30초를 기록하며 공식 대회 최초로 '서브 2'(2시간 이내 완주)의 벽을 허물었다. 종전 기록을 1분 이상 앞당긴 놀라운 질주 뒤에는 선수의 투혼과 함께 '97g의 특허혁신'이라 불리는 초경량 마라톤화가 있었다. 개방형 탄소프레임과 최첨단 신소재 폼을 적용한 이 신발은 발을 디딜 때 스프링처럼 강한 지면 반발력을 제공해 달리기 효율을 극대화했다. 기술적 도약은 특정 스포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존 던롭이 발명한 공기타이어는 기존의 쇠 바퀴를 대체해 자전거를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속도를 즐기는 스포츠로 바꿔 놓았다. 오늘날 초경량 탄소섬유 프레임은 기존의 강철 프레임을 대체해 경주용 자동차의 가속 성능과 곡선 주행 속도를 끌어올리며 기록경쟁의 지평을 열고 있다. 기술혁신은 정체된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기술혁신이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시장 경쟁력으로 안착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1분기 실질 국민총생산(GDP)이 전기대비 1. 8% 성장했다. OECD 주요국 중 압도적 1위다. 1%가 넘는 유일한 국가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9. 2% 증가했다. 사상 최고치다. 1분기 명목 GDP와 명목 GNI도 전기대비 각각 10. 5%, 11%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5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한 마디로 역대급 성장이다. 예상대로 반도체가 성장을 견인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 위주로 수출이 5. 9%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6. 6% 성장률을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지난 5년간 최고 성적이다. GDP 성장률에 순수출(수출-수입)은 1. 1%포인트, 설비투자는 0. 6%포인트 기여했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당초 1% 후반에서 2% 중반대로 상향 조정했다. OECD는 성장률을 1. 7%에서 2. 6%로 0. 9%포인트 올렸다. 반도체산업의 슈퍼사이클 진입에 의한 수출 호황으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주식시장도 장밋빛이다. 지난 1년간 코스피지수는 3배나 상승했다.
지방의원은 흔히 '걸어 다니는 콜센터'라 불린다. 현장 곳곳을 누비며 주민을 만나고 민원을 듣고 풀어내는 일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해서다. 밤낮없이 울리는 전화와 메시지는 지방의원에게 맡겨진 '소명'(Calling)을 거듭 일깨운다. 얼마 전에도 양재천 인근 주민과 상인들로부터 민원 메시지를 받았다. 빗물펌프장 지하화 문제로 시청과 구청을 오가며 호소했지만, 번번이 벽에 가로막혔다는 내용이었다. 여러 기관을 거친 사안이 서울시의회로 향한 이유는 메시지 마지막 문장에 담겨 있었다. 그들이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서울시의회에 연락해 보셨나요. 최호정 의원에게 말씀해 보시면 길이 보일 겁니다. "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2년 전 제11대 서울시의회 의장에 취임하며 품었던 다짐이 다시 또렷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지방의회는 여전히 시민에게 가깝고도 먼 존재다. 지난해 실시된 '지방의회 대국민 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지방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미리 재산을 증여하면 상속세를 피할 수 있다"는 통념은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러나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은 상속개시 전 일정 기간 내에 이루어진 증여재산을 상속재산에 합산하기 때문에 사전증여로 인해 오히려 세부담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상증세법 제13조는 피상속인이 상속개시일 전 상속인(배우자·자녀 등)에게는 10년 이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는 5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의 가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자녀에게 9년 전에 증여한 재산이라 하더라도 피상속인 사망 시 상속재산에 포함 상속세 산출의 기초가 된다. 이때 합산되는 증여재산은 상속개시일이 아닌 증여일 현재의 시가에 따라 평가한다. 이 규정의 취지는 상속에 임박해 재산을 분산·이전함으로써 누진세 부담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행위를 방지하는 데 있다. 사전증여 후 10년 이내에 상속이 개시되면 상증세법 합산 규정에 따라 증여재산 가액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된다. 상속세 산출세액은 합산된 전체 금액에 누진세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선물을 했어. " "아니, 누구 선물을 얼마나 비싼 걸 산 거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선물 투자로 손실을 본 상우와 주인공 기훈이 나눈 대사다. 한때 파생상품은 일반인들에게 매우 낯설고 어려운 금융상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중문화 속 대사 한 줄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웃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한 개념이 됐다. 올해는 우리나라 장내 파생상품시장이 출범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거래소는 1996년 5월 3일 코스피200 선물 상장을 시작으로 코스피200 옵션, 금리선물, 통화선물 등 다양한 상품을 도입해 왔다. 현재는 거래량 기준 세계 10위권의 대표적인 파생상품 거래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 개설 초기인 2000년대 들어 우리 파생상품시장은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를 구가한 적도 있다. 2010년대 이후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가 도입되면서 거래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파생상품이 지닌 높은 위험성과 투기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시장 규모 축소를 감수하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최근 우리 수출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경계가 함께 한다. 4월까지 반도체 수출은 148% 늘었고, 전체 수출도 41% 증가했다. 금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 7%로 반등한 데에도 반도체의 힘이 컸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숨통을 틔웠다. 그러나 온도 차도 분명하다. 미·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자동차·철강 등 일부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다. 내수 회복도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반도체 홀로 달리는 호황이라고 부른다. 일정 부분 타당한 우려다. 다만 반도체를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대전환이라는 렌즈로 바라보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세계 경제에서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부품이 아니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전력망을 함께 움직이는 거대 인프라의 핵심이다. 특히 AI 패러다임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장될수록 데이터 처리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고성능 메모리의 위상은 더욱 커진다. 반도체 호황은 수출 증가 이상의 차원에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