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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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금융감독원은 내부회계관리제도 모범규준으로 자율 규정이던 자금 부정 통제를 법제화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태 평가보고서에 회사가 수행한 자금 관련 통제 활동을 명시해야 하며 이 규정은 2025년 1월1일 이후 사업연도부터 적용된다. 상장 기업뿐 아니라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을 표명하는 기업의 경우 종속 기업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조치다. 이번 법제화로 회사와 외부감사인의 자금 관련 통제 활동에 대한 의견 교환 등을 문서화해야 한다.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닌 자금 관련 통제 활동의 실효성 있는 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외부감사인도 더욱 면밀한 검토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사고는 감사의 고유 한계로 인해 발생한다. 전통적인 기법으로는 적발이 어렵다. 소액의 오송금이나 착오 송금을 가장하는 경우가 많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회사의 내부 통제가 미비한 경우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또 한 번 발생하고 사라지는 행위
스마트폰을 그저 '전화기'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시간보다 음악 감상, 금융거래, 건강 체크 등에 쓰는 시간이 훨씬 더 길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은 매년 100억 달러 넘는 스마트폰을 수출하며 혁신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88년 처음 무선전화기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발전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시 국내 제조사들은 기술력 부족으로 품질 논란에 시달렸고 소비자 신뢰를 얻지 못했다. 결국 1995년 삼성은 품질 혁신을 선언하며 불량 제품을 전량 소각하는 '애니콜 화형식'을 단행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한국 휴대폰 산업이 질적 도약을 이루는 상징적인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한국의 보험산업은 어떠한가? 보험은 여전히 '위험보장'이라는 전통적 역할에 머물러 있지만 변화와 혁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6%로 하향조정했다. 국내적으론 정치적 불확실성과 내수부진이 심화하는 데다 세계 경제 또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 경제는 수십 년간 빠른 산업화와 기술발전을 이뤘으나 기존 노동과 자본이란 생산요소 투입에 따른 성장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분야 등에서 신생기업의 진입과 비효율기업의 퇴출도 어려워지는 등 코로나19 이후 기업 생태계의 유연성도 저하됐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원인으로 시장의 과도한 규제, 비효율적인 금융지원, 기술혁신을 뒷받침하는 정책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주요국들은 반도체, 배터리, AI(인공지능), 바이오산업 등 미래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육성책을 추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한국 경제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20여 년간의 법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이맘때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변론에 임하면서 그 동안 법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법정 안팎의 모습들, 재판 내외의 사정들에 관해 단편적인 소소한 생각 몇 개 꺼내본다. #1. 형사법정은 검사석과 피고인석이 서로 마주보고 증인석이 그 가운데에 위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서증조사를 하거나 증인신문을 할 때 검사나 변호인이 실물화상기 등을 통해 자료를 제시하면 그 내용이 법정 내 큰 모니터에 현출되는데, 보통 법정에 한 대가 비치되는 그 모니터가 대체로 피고인석 뒤쪽에 놓여 있다. 검사가 제시하는 자료를 변호인과 피고인은 고개를 뒤로 빼고 확인해야 하고, 앉은 자리에 따라 피고인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형사법정은 코로나 시기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투명가림막이 유독 피고인석에만 남아있다. 안전을 위한 고려일까 싶기도 하지만, 변호인의 법정 내 의사소통에 가림막이 쳐져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법정의 작은 설비 하나도 어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의이지만, 법률의 실효성과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고려할 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대법원의 Nix v. Hedden(1893)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관세법상 '채소'와 '과일'의 정의 차이에서 비롯됐는데, 식물학적으로 토마토는 과일이지만 법원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채소로 인식한다는 점을 들어 채소로 분류했다. 이 단순해 보이는 토마토 분류 소송은 현재 가치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관세 차이를 발생시켰으며, 수년간의 법정 다툼과 법률 비용을 초래했다. 이는 법률 용어 하나의 해석이 얼마나 큰 경제적 비용과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다. 법률 문언이 명확하지 않거나 해석의 여지가 있을 때 소송은 불가피한 일이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에서도 법 조문의 해석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상법 개정 논의에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신설해야 한다는
-이일형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특허법의 기본 정신은 발명을 장려하고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개발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일정 기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업계는 특성상 기술의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특허'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특허권 기간은 출원일 기준 20년이고, 의약품의 경우 최대 5년 미만 연장이 가능하다(최근 특허법 개정으로 이와 관련한 이슈도 있다). IMS Institute for Healthcare Informatics에서 발간한 보고서(Price Declines after Branded Medicines Lose Exclusivity in the U.S)에 따르면, 모든 약제들은 독점권(특허)이 상실된 후 1년 이내에 약가가 51% 떨어졌다. 10년이 경과한 경우 최대 88%까지 폭락했다. 품목 허가 절차 강화, 신기술 경쟁 등으로 인해 신약 개발의 난이도가 증가하고 그에
산업혁명이 이끈 도시화는 인구와 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반면 그 그늘도 대단했다. 공장과 주택이 혼재된 밀집 시가지의 거리와 강물엔 오물이 넘치고, 악취가 만연했다. 심지어 감염병 창궐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 도시공학 발달의 계기가 돼 기성 도시를 대개조하고, 교외 지역 전원도시를 만드는 등 획기적인 시도로 이어졌다. 그 핵심은 공원, 도로 등 기반 시설의 대폭 확충과 접근성의 획기적 확대에 있다. 오늘날 세계인이 즐겨 찾는 뉴욕, 런던, 도쿄, 파리 등 대도시는 센트럴파크와 같은 오픈스페이스와 가로망 자체가 그 도시의 상징이자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경제 활력의 원천이 됐다. 서울은 한강이 가로지르고 산지로 둘러싸인 천혜의 입지를 갖췄다. 급속한 도시화 시기 접근도 어렵고 여력도 없어 치수공간에 그쳤던 한강은 이제 시민 최애 여가공간으로 변모했다. 늘 익숙한 산지도 세계 도시 서울에 걸맞게 재탄생이 절실하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명동역 200m
국세청이 올해 예산 50억원을 투입해서 초고가 주택들의 시장가치를 더 정확히 계산하겠다고 공언했다. 1조원 이상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필자는 갸우뚱했다. 과연 초고가 주택들의 시장가치만 부정확할까. 그럼 50억원을 더 쓴다고 정확하게 산출할 수는 있을까. 게다가 1조원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노린다는데 그렇다면 여태까지 예산 부족으로 1조원 이상의 세수를 그냥 흘려보냈다는 것인가. 초고가 주택은 거래량이 드물어 시장가치를 정확히 산출해 봐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거래가 드문 재산은 초고가 주택만이 아니다. 공장 내 기계설비,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 않은 가상자산, 점포 권리금 등 선뜻 얼마라고 말하기 어려운 재산들이 부지기수다. 거래량이 문제면 이들의 시장가치도 공시가격 정하듯 과세 관청이 나서서 일일이 다 정확하게 산출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처럼 유독 초고가 주택만 수십억원을 들여 정확한 시장가치를 산출해 내겠다고 하면 그 자체로 조세 형평에
디지털 환경의 보안은 필수다. 인공지능(AI)까지 발전한 디지털 기술은 누구에게나 '디지털 일상화'의 시대를 열어줬다. 하지만 복잡해진 네트워크 환경이 다양한 기기로 연결되며 이를 악용한 해킹, 피싱, 사이버 사기 등의 공격이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한 디지털 기술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이같은 부작용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보안 기업은 산업 전반과의 협력 등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 글로벌 보안기업은 다각적인 보안 기능을 통합한 일명 '통합보안' 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M&A(인수합병)와 기술제휴 등을 통해 보안기술을 통합하는 공격적인 전략적 통합을 펼치고 있다. '통합보안'의 이점은 명확하다. 고객 관점에서는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보안, 위협 탐지와 같은 개별 보안 솔루션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 비용절감의 효과가 있다. 단일 시스템에서 내외부의 모든 위협을 통합 관리해 효율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통합보안'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
경제가 어려운데, 열심히 일하겠다는 기업의 발목을 제도가 잡고 있어 안타깝다. 극적으로 처리될 것 같던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52시간제 적용 제외 법안은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노사가 동의하면 법으로 허용된 연장근로 총량을 늘리지 않는 선에서 '주 단위' 연장근로를 풀어달라는 중소기업계의 호소는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경직된 '주 단위' 연장근로를 푸는 법 개정에 시간이 걸린다면 근로기준법상 '특별연장근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하면 기업은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인가를 받아 연장근로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소기업은 특별연장근로를 통해 신속하게 마스크를 생산해 성공적인 초기 방역에 톡톡한 공을 세운 경험이 있다. 그런데 특별연장근로가 경직된 주52시간제 보완책으로 효과를 보려면 개선이 필요하다. 핵심은 특별연장근로 인가요건 완화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요건이 까다롭고, 서류 준비와
2025년 신학기에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가 학교 현장에 도입돼 활용된다. AIDT 도입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교육 현장을 변화시킬 중요한 전환점이다. 오랜 기간 제기돼 온 교육의 난점은 교사 한 명이 많은 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니 학생 한 명 한 명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평균 학생의 수준에 맞춘 교육'을 진행해 왔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성취수준이 낮은 학생은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지고 성취수준이 높은 학생은 수업을 쉽게 느껴서 수업에 흥미를 갖지 못하게 되는 등 수업의 효과성이 저해돼 이른바 '잠자는 교실'이 나타났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능력과 수준에 적합한 교육을 통해 잠자는 교실을 깨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교육부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개별 학생의 역량과 특성을 분석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AIDT 도입을 추진했다. 교육부는 2023년 AIDT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발행사별로 AIDT를 개발했다.
조세는 공평과세 원칙에 따라 납세자의 경제적 능력에 비례해 부담 금액이 결정된다. 이를 위해 세법은 재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둔다. 특히 공개되지 않은 비상장법인 주식과 같이 거래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자산에 대해서는 법에서 정한 평가 방법을 적용한다. 여기서 현행 비상장주식의 평가 방법이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치와 같은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의 가치는 두 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하나는 회사의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한 순자산가치고, 또 최근 3년간 평균 순이익을 반영한 순손익 가치다. 이 두 가지를 법정 비율에 따라 가중평균해 주식 가치를 계산한다. 평가액의 70~130% 범위에서는 일부 시장에서 사용되는 다른 평가 방법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이 '제3자 간 거래에서 적용될 수 있는 가격'이라고 볼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 비상장기업 M&A(인수합병) 거래에서는 미래현금흐름할인법(DCF) 등 보다 현실적인 평가 방법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