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10월 한 동물용의약품 제조업체가 중국으로 돼지써코바이러스백신을 첫 수출하는 선적식을 열었다. 중국은 세계 동물용의약품 원료의 80%를 생산하는 나라로 낮은 인건비와 대량 생산체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떄문에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수출시장 확보가 어렵다. 당시 업체의 선적물량이 많지 않았지만 우리 동물약품산업의 잠재력을 보여준 성과로 기록될 만 했다.
가축사육 규모와 반려동물 서비스시장 확대로 세계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약 8%의 성장세로 2022년 61조원에서 2032년에 129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2023년,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된다.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국, 태국 등 신흥국가들도 이미 산업제도를 선진화하고 연구개발, 생산기반 확충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약품산업 시장은 축산업과 함께 꾸준히 성장해 2024년 1.4조원 규모에 이르렀으나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우리나라 동물약품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내수 관급시장 위주 성장에서 탈피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산업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동물용의약품의 해외시장 개척은 다른 공산품이나 농식품에 비해 어려움이 더 많다.
의약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각 국가마다 안전성·유효성을 까다롭게 평가하고 제조‧품질관리(GMP) 기준에 맞춰 인허가를 받는데 적게는 3년, 길게는 10년까지 소요되기 때문이다.
우리 동물약품산업은 이제 다품목 소량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고품질과 가격경쟁력 확보할 수 있도록 근본적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안전성·유효성 관리의 기본이 되는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국제표준에 발맞추어 선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신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하고 산업화해 나가는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 수의연구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산업체와 공동개발한 구제역 신속 항원감별키트가 2023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 인정하는 구제역 진단키트로 유일하게 지정됐고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전세계 1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 2월 장기간 지속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차세대 동물백신 면역증강제 연구성과를 산업체에 이전해 세계 면역증강제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질병진단 기술과 백신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산업계와 협력성과를 높이고 차폐연구실 개방등 연구지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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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동물용의약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동물용의약품 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산업계의 의지가 담겨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산업 규모를 3배(4.0조 원), 수출 규모를 5배(1.5조 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하에 동물약품 연구개발(R&D) 강화, 규제 혁신, 수출지원 프로그램 확대, 품질 및 안전성 강화를 4대 전략방향으로 설정했다. 향후 연구개발(R&D) 혁신 프로젝트 추진, 신속 허가(패스트트랙) 체계 구축, 동물약품산업육성법 제정,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선진화, 백신시드로트 도입 등 10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등 세계적으로 시급한 재난형질병 백신개발, 난치성 종양등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 등 중점분야 R&D 투자계획을 마련하고 공공 바이오파운드리와 동물용의약품 클러스터를 구축해 신약 핵심기술 확보와 전략품목 산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동물용의약품산업은 동물의 건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나아가 국가 보건 안보를 지키는 데 필수적인 기반이다. 대한민국 동물용의약품산업이 글로벌 100조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 산업계, 학계가 기민하게 협력해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