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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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포괄적 규율을 담은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클래리티법)'이 최근 상원의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스테이블코인 보상과 은행 예금 유출, 정치인의 이해상충 등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를 미국의 디지털자산 정책이 후퇴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와 별개로 이미 제정된 지니어스법을 토대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산업 확장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금융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은행, 도이체방크, UBS 등 글로벌 기업들은 공동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은행이 독자적인 코인을 발행하기보다 여러 금융회사가 함께 신뢰와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이 발행 기술 자체보다 얼마나 많은 금융회사와 기업, 이용자가 같은 결제수단을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다. 은행의 블록체인 선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내부통제가 쉬운 폐쇄형 네트워크가 선호됐지만, 최근에는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기존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위험관리 및 내부통제 체계를 결합하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이버보안 특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이른바 '보안 독파모' 사업의 주인공이 지난 3일 정해졌다. 우리 기술로 보안에 특화된 AI 기반을 만든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제 관심은 어떤 모델을 만들 것이냐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만들어진 모델이 실제 산업현장의 보안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보안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말을 잘하는 AI가 아니다. 매일 쏟아지는 위협정보를 분석하고, 수많은 로그에서 이상징후를 찾아내며, 취약점을 점검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을 지원하는 AI가 필요하다. 결국 보안 독파모의 성과는 모델의 크기나 벤치마크 점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현장의 보안업무 속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여러 산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통의 보안서비스가 필요하다. 악성코드 분석, 취약점 점검, 위협 인텔리전스, 이상행위 탐지, 보안관제, 사고대응 등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기능이다. 이런 기능을 공통 기반으로 제공한다면 대기업뿐 아니라 보안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금리가 어느 정도로 올라오면 시장이 크게 흔들리게 될까요?" 같은 질문을 한다. 예를 들어 현재 10년 미국 국채 금리가 4. 7% 전후로 형성되어 있는데, 5. 0%까지 오르면 실제 시장이 긴장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다. 오랜 기간 금융 시장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시장을 흔들어놓는 특정 레벨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5. 0%까지 오른다"와 같은 어떤 정해진 숫자가 충격을 주기보다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레벨을 크게 뛰어넘는 레벨로 금리가 뛸 때 시장 참여자들은 크게 당황하게 된다. 5%의 금리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일지라도 시장이 최대 5%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 그 레벨 자체가 문제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특정 금리의 레벨보다는 되려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더 영향을 크게 주곤 한다.
"그 정도 깎아줘가꼬 고객한테 돈이 됩니까?"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양철 회장 캐릭터를 패러디한 어느 온라인유통사의 '한가위 빅세일' 캠페인 광고 멘트다. 그만큼 할인폭이 압도적이라는 과장인데, 그래도 밑지고 팔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과당경쟁을 막으려는 감독당국의 노력이 현실화하고 있음에도 보험사들이 앞다퉈 우회로를 찾아 더 많이 주려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 정도 퍼줘가꼬 GA(법인보험대리점)한테 돈이 됩니까?"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고객도 아닌 유통채널에 더 많이 주는 목적과 명분이 고객서비스'마진'을 더 많이 확보하고 회사 운영에 필요한 외형을 더 키우기 위해서라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본질적으로 푸쉬영업 속성이 있는 보험업의 특성상, 고객 접점인 판매채널에 지급되는 모집수수료는 늘 주시의 대상이었다. 보험사와 판매채널 간에 팽팽하게 유지되던 힘의 균형이 IFRS17으로 회계기준이 변경된 2023년부터 급격히 판매채널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미실현이익을 앞당겨 인식하는 IFRS17의 구조도 영향을 미쳤지만, 경직적으로 이루어지던 비용집행에 대한 통제가 신제도 하에서 상당부분 느슨해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아마존은 250억 달러의 대규모 장기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최장 만기 40년의 채권에는 국채 수익률에 더하여 0. 7% 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었다. 3월 370억 달러의 채권 발행에 이어 4개월 만에 시장에 복귀했지만, 연이은 발행으로 투자자의 피로감은 상당했다. 공급 물량 누적으로 채권발행 초과 청약배수가 과거 3~4배 수준에서 1 배수 중반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아마존은 AI 데이터선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 등 2000억 달러 규모 자본지출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강행하고 있다. 빅테크의 대규모 채권발행은 아마존에 그치지 않는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은 2024년 연간 200억 달러로 전체 투자적격등급 채권 발행의 2%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격화한 2025년 5개사의 채권발행은 940억 달러로 급증했다. 증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금년 7월까지 이들의 채권 발행 총규모는 1320억 달러였다.
"기생충 정당 양산하는 국고보조금 폐지하라. " 6년 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했던 말이다. 2020년 2월 14일 그는 "국고보조금을 노린 기생충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 용 후보자는 장관이 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고 국고보조금과 의원실·보좌진 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다. 과거에는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을 '기생충'이라 부르던 그가 이제는 국고보조금과 정당의 존립을 이유로 의원직을 붙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겸직 논란을 넘어선다. 지난 7일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논란과 인사청문회 완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소득당을 '사실상 용혜인 1인이 지배하는 가족정당'이라며 "하나의 의원과 가족, 보좌진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독식하는 정당이 있었느냐"고 직격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공당을 가족 기업처럼 주무르며 배우자와 함께 임금, 상여금, 공천권까지 결재해 온 '사당화' 행태"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영국 재무부는 디지털 전환과 경제 위기 속 소외계층의 경제 참여와 금융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20년만에 '금융포용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 금융위원회 역시 올해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을 출범하고 '포용금융 최고책임자' 도입을 논의하였다. 두 나라 모두 금융소외를 개인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영국은 재무부·금융감독청(FCA)·의회가 역할을 나눈 삼중 구조이다. 재무부는 '설계자'로서, 경제적 학대·정신건강·접근성을 축으로 은행 접근, 저축, 보험, 신용, 채무지원, 금융교육이라는 6개 우선과제(신분증 없는 계좌개설 시범사업, 금융허브 350곳 설치 등 포함)를 제시해 FCA와 업계에 실무를 위임했다. 집행자인 FCA는 이미 2024년 9월부터 현금접근성 규칙을 시행해 은행이 지점·ATM을 폐쇄할 경우 석 달 안에 지역 현금 접근성을 재검토하도록 의무화했다. 감시자 역할을 하는 의회 재무위원회는 이 전략을 검토한 뒤 '누가, 어디서, 왜 배제되는지' 정량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기준선, 목표, 담당자, 기업 단위 데이터, 정기 보고체계가 없다면 활동 나열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는 인공물의 공간이다. 사람들이 만든 건물과 도로로 가득찬 도시는 답답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원을 만들고 자연을 도시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나라나 성장이 일단락되면 거주환경을 챙기게 되고 쾌적함을 원한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공장이 떠나고 난 지역과 거대한 아스팔트 공간들이 공원이 되었다. 작은 땅이 있으면 나무를 심었다. 30년의 세월이 지나자 가냘파 보이던 나무들은 굵은 둥치의 나무가 되었고 도시 이곳저곳은 숲으로 우거지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하천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단, 엘리베이터 등이 여기저기 만들어졌다. 녹색의 공간들이 많이 생겼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며 즐거워한다. 문제는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도로들을 다니다보면 과도하게 자란 나무들이 종종 눈에 띈다. 교통 표지판을 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 위험한 곳에 자리잡은 나무들도 점점 많아진다.
일은 하지만 노동법의 보호를 온전히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에게는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등 근로기준법의 일부 핵심적인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프리랜서 중에는 어디까지가 근로관계이고 어디부터가 독립된 계약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노동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보호는 경계에서 멈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자 추정제는 바로 이 문제에서 출발한다.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상대방이 그렇지 않음을 입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업무 지시와 평가, 보수 결정에 관한 자료에 노무제공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실제로 근로자처럼 일하면서도 도급·위탁계약을 맺거나 '3. 3% 사업소득자'로 처리해 노동법 적용을 피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근로자 추정제를 곧바로 도입해야 한다는 결론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현행법 아래에서도 계약의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면 근로자로 판단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발생주식의 1% 미만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797만명, SK하이닉스는 346만명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1140만명이 넘는다. 따라서 이 두 기업의 주가와 주주환원 정책은 일부 대주주나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들 자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되었다. 최근 두 기업의 주가는 전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AI 산업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점도 있지만, 막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영향이 있다. 이론적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은 경영진이 미래 현금흐름에 자신 있을 때 자본시장에 보내는 신호이다. 또한,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에서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을 불필요하게 현금으로 보유하는 대신 주주에게 돌려줌으로써 대리인 비용을 낮추는 장치이기도 하다.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은 경우 자사주를 매입하여 소각하면 지분가치와 주당이익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중국 첨단과학기술 발전의 비결을 묻는 논의에서 '엔지니어링 국가 중국, 변호사적 사회 미국'(댄 왕, '브레이크넥')이란 대비가 자주 소환된다. "중국은 만들고 미국은 가로막는다"는 표현으로 종종 소개되지만, 사실 저자인 댄 왕의 의도는 서로 너무 다른 미국과 중국이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상대의 미덕(장점)으로 자신의 과잉(단점)을 교정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을 우리에게 옮겨보면 어떨까. 우린 상대의 어떤 장점으로 우리를 교정해야 할까? 댄 왕이 보기에 미국은 다원주의와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미덕을 갖지만, 법과 절차·심사와 이의제기가 거부권 체계로 굳으며 주택·철도·전력망과 공장을 실제로 건설하는 능력을 약화시켰다. 그사이 중국은 미국과 서구가 축적해온 산업적·기술적 성취, 산업적 야망을 자기 방식으로 흡수해 일부 전략 산업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중국의 방식은 사람과 사회까지 설계 대상으로 삼으면서 한 자녀 정책과 제로 코로나 같은 폭력도 낳았다. 중국의 힘은 공학자 출신 지도자 몇 명에게만 있지 않다.
최근 적발된 중국인들의 군사기지 정탐 사건은 우리 방첩 체계에 심각한 경고다. 경찰이 지난 11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인 2명이 한미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방식의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60대 중국인은 올해 4월 한미 공군 전력이 운용되는 군산공항 인근 호텔에 머물며 안테나, 수신기, 노트북을 이용해 전투기와 관제실 간 교신을 불법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한미 공군의 훈련 시기에 맞춰 여러 차례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고 한다. 당국은 2024년부터 관련 교신을 수집한 혐의와 자료의 전달 대상이 누구인지 조사 중이다. 또 다른 40대 중국인은 평택 주한미군기지 주변에서 군용품점을 운영하며 기지 근무 한국인 여성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한미 연합훈련, 무기 이동, 미군 지휘부 인사 등 정보를 수집한 혐의다. 전자는 군사시설 주변에서의 신호정보(SIGINT) 활동, 후자는 내부자를 포섭한 인간정보(HUMINT) 활동으로 분류될 수 있다. 얼마 전 부산 해군기지와 수원 비행장에서도 드론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한 중국인들의 영상정보(IMINT) 활동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