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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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주권을 논할 때 우리는 흔히 영토, 군사력, 외교력을 떠올린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조용하면서도 치명적으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요소는 정보력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정보력이 약한 국가는 외부위협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능력을 상실하며 결국 주권국가로 존립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가 지난달 자국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정권유지와 반체제 세력통제를 위해 자국 정보기관의 핵심기능을 쿠바 정보기관에 의존해왔다. 양국 간 정보협력은 이전 차베스 집권기부터 시작돼 2013년 마두로정권 출범 후 본격화했다. 쿠바 정보기관(DI)은 오랜 기간 독재체제를 유지하며 축적한 정보·방첩역량으로 냉전기에는 '중남미 최정예'로 불렸다. 미국 CIA의 정권 전복시도를 지속적으로 차단했을 뿐 아니라 장기간의 기만공작을 통해 오히려 CIA를 농락했다. 1961년 CIA가 주도한 피그스만 침공을 사전에 탐지해 무산시켰고 수많은 암살시도를 막아내 피델 카스트로는 50년 넘는 장기집권 끝에 90세로 자연사했다.
지난 2월8일 일본에서 열린 총선에서 자민당이 역사적인 압승을 거두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사나에노믹스'에도 큰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이기에 부양책 역시 '아베노믹스'를 상당부분 계승할 수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금융시장의 반응이 크게 갈린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의 힘으로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재정지출이 크게 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일본의 재정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진행될 다카이치 총리의 정책은 몇 가지 면에서 아베노믹스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베노믹스가 시행된 당시와는 경제상황이 크게 다르다. 아베가 집권한 2012~2013년 당시 일본 경제는 장기침체로 디플레이션 불황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였다. 이에 아베 신조는 재정과 통화정책을 모두 동원해 전방위 돈풀기에 나섰다. 그 영향으로 자산가격이 크게 뛰어오르고 엔화는 기록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문제로 설전이 치열하다. 여당은 다주택자인 야당 대표를 공격하고 야당은 재건축이 확정된 아파트를 보유한 대통령을 공격한다. 가족을 이유로 다주택을 보유하거나 재건축을 노리고 아파트를 보유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것이 욕을 먹을 일인지 의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눈 속 들보는 보지 못한 채 상대방 눈의 티끌을 비판한다. 우리는 지도자들이 우리보다 더 나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기를 기대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우리보다 더 낮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지만 않으면 된다. 우리는 잘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민초들의 욕망을 조롱하지 않을 지도자, 자신들의 욕망이 민초들의 욕망보다 더 고상하지 않다는 점을 겸허히 인정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이런 지도자는 민초들의 욕망을 존중한다는 전제 하에서 정책을 펼칠 것이다. 경제정책이란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관한 것이다. 이때 정책당국자가 조심해야 할 것은 수요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대원칙은 가계, 기업들이 자신의 효용극대화 또는 이윤극대화로 가는 길을 가장 잘 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이야 대부분 단출하지만 많은 가족이 모이는 집이라면 가족 중 보험모집인이 있어 다른 가족들은 무언의 압박을 받기도 한다. 2023년 말 26만명이던 GA(독립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가 2025년 6월 말 30만명을 넘어 계속 증가하니 이런 상황이 단순한 가정만은 아니다. GA 소속 설계사가 늘어난 배경에는 모집수수료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제공한 자료를 인용한 한 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0조원 규모던 보험모집수수료가 2025년 32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보험설계사들의 수입증가로 직결된다. 그간의 물가상승이나 경제규모 확대 등을 감안하더라도 보험설계사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또 더 많은 보험설계사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보험모집수수료가 증가한 원인을 분석해보자. 모든 증가요인은 물량의 증가와 가격의 상승으로 나눌 수 있다. 보험모집수수료도 보험계약건수 증가와 보험모집수수료율의 상승 두 요인으로 분해 가능하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와 상장 손보사들의 IR 자료를 근거로 판단하면 2020~2022년 대비 2023~2025년 신계약 실적은 1.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격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은행이 될 것인지, 비은행까지 허용할 것인지, 빅테크의 참여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제도설계 논의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 논쟁은 산업경쟁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결승선은 아직 멀다. 진짜 싸움은 발행 이후에 시작된다. 그리고 그 전장은 분명하다. 바로 월렛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디지털화폐다. 하지만 화폐는 쓰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사용성을 결정하는 것은 발행구조가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로 접하는 월렛이다. 어디에 보관되는지, 얼마나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지, 결제와 투자·금융서비스로 어떻게 확장되는지가 스테이블코인의 생명력을 좌우한다.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발행주체간 경쟁이 아니라 월렛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시장은 이미 이 흐름을 보여준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보한 주체들은 발행사라기보다 월렛과 플랫폼을 장악한 사업자들이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별도의 상품으로 판매하지 않는다.
여러 연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영향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엔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란 가능성을 제기한다. 세계 최저수준의 출생률은 단기간에 크게 반등하기 어렵고 저출산은 선진국 전반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흐름이기도 하다. 경제성장을 전제로 설계된 연금·의료·국방 등 사회·경제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물론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제도를 개편하는 논의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급격한 제도조정은 사회적 저항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제도개혁과 병행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완화하거나 반전할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핵심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 산업 전반의 AI(인공지능) 전환이다. 제조업 AI 전환(M. AX)을 비롯해 각 산업에서 AI를 활용한 공정혁신과 비용절감, 품질개선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성장전략의 또 다른 축은 자원의 효율적 재배분이다.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인력과 자본이 이동해야 경제 전체의 효율이 개선된다. 우리 경제는 기업의 규모에 따른 생산성 격차가 여전히 크다.
과거 국가안보가 영토와 국민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개념이었다면 오늘날 안보의 본질은 핵심기술의 선점과 보호에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경쟁이 격화하며 전 세계가 '소리 없는 전쟁'에 돌입한 지금 우리 연구현장이 이러한 현실에 걸맞은 보안체계를 갖췄는지 냉정히 점검할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의 연구보안 제도는 구조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현행 체계가 국가 연구·개발과제를 국방·안보 중심의 '보안과제'와 그외 '일반과제'로 이분법적으로만 구분했기 때문이다. 보안과제로 지정되면 엄격한 관리가 적용되지만 일반과제로 분류되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전략기술조차 사실상 보안의 보호망 밖에 방치되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수백억 원 규모의 국책과제가 단지 안보와 직결된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반과제로 분류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연구 자율성 존중이라는 명분 아래 보안관리가 느슨한 틈을 타 고도화한 해외 기술탈취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는 연구보안을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격상한 주요 기술선진국들의 행보와 대비된다.
2026년 CES는 로봇산업이 단순한 기계제조를 넘어 AI와 데이터를 결합한 '지능형 가치사슬'로 진입했음을 알린 분기점이었다. 로봇은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자동화 장비에서 현실을 인식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진화했다. 이 변화 속에서 한국·중국·일본 3국의 경쟁 역시 각자의 강점을 내세워 새로운 삼국지 구도를 형성했다. 이번 CES에서 한국의 기술적 존재감은 뚜렷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아틀라스는 관절가동 범위와 균형제어 능력이 크게 개선돼 휴머노이드가 실제 제조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에 근접했음을 보여줬다. 한국은 근로자 1만명당 1012대의 로봇을 운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밀도를 바탕으로 로봇을 실험의 대상이 아닌 생산수단으로 활용하는 기반을 이미 갖췄다. 이는 로봇 하드웨어와 제조기술 측면에서 한국이 세계 정상급 역량을 보유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경쟁력은 속도와 공급망에 있다. 선전과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는 부품조달부터 시험생산, 대량생산까지를 하나의 도시권에서 해결한다.
오헨리의 소설 '양배추와 임금님'에는 '바나나공화국'(Banana Republic)이라는 나라가 나온다. 이 가상의 나라는 한 세기 전 중남미의 국가들을 풍자한 표현으로 바나나 등 단일 작물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한 국가를 말한다. 바나나공화국에는 국기가 있었고 정부도 존재했지만 국가의 핵심자산인 토지와 항만, 통신 등은 '유나이티드프루트컴퍼니'(United Fruit Company) 같은 초국가적 기업이 장악했고 정치는 그 소유구조를 유지하는 장치에 불과했다. 중요한 점은 바나나공화국의 본질이 빈곤이나 후진성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핵심은 경제가 소수의 지대(rent)에 종속되고 그 지대를 둘러싼 자본과 엘리트가 정치를 포획하는 구조다. 바나나는 상징일 뿐 본질은 언제나 지대였다. 이 오래된 구조가 이제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자본주의의 정점인 미국에서 다른 형태로 관찰되기 시작했다. 바나나는 사라졌지만 지대는 더 정교해졌다. 먼저 우려스러운 것은 다양성의 위축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신규 FDI(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은 2021년 팬데믹 이후 반등했지만 2023~2024년 들어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
옛날이야기다. 내 고향은 하루에 두 번 버스가 드나드는 시골이었다. 이런 시골에 가끔 서울에서 친척이 내려올 때가 있었다. 또래의 친척 아이들도 부모 따라 같이 내려왔다. 서울 사람들이 머무는 며칠간 온 우주가 그들을 중심으로 돌았다. 갑자기 우리 시골아이들은 2등 국민이 됐고 안 보이는 존재가 됐다. 서울 아이들의 뽀얀 얼굴, 세련된 말씨,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아는 지식과 교양 모두 부러웠고 시샘이 났다. 훗날 대학에 들어가서 목격한 장면. 추석을 앞두고 서울 친구가 부산 친구에게 "추석 때 시골 내려가지"라고 묻자 부산 친구는 "부산은 시골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그러자 서울 친구가 "경향이라는 단어가 있다. 서울 경(京)이 아니면 다 시골 향(鄕)이라는 거지"라고 설명해줬고 부산 친구는 입을 다물었다. 한국은 수백 년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나라님과 나라님을 모시는 중앙관료들이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좋은 것은 서울에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미국엔 워싱턴 '특별시'(DC)보다 크고 좋은 도시가 많다.
바야흐로 '자유무역의 이상'이 저물고 '중상주의적 편향'이 국제질서의 전면에 등장했다. 2025년 기준 중국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파상적 관세압박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아시아로 수출노선을 다변화하며 무역흑자 1조2000억달러(약 1740조원)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세계의 부를 훔쳐가고 있다"며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를 맹비난하고 신중상주의(neo-mercantilism) 정책기조를 더욱 강하게 몰아붙인다. 얼마 전 한국에 보편관세 25% 인상을 압박한 것 역시 이러한 정책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을 추동하는 3개 기제는 지정학(geopolitics) 지경학(geo-economics) 그리고 기정학(techno-politics)의 삼위일체인 '지정경기'(地政經技)로 규정된다. 지정학이 안보구조를 흔들고 지경학이 부의 흐름을 뒤바꾸며 기정학이 기술주권을 압박하는 전방위적 격랑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첫째, 지정학(地政學)의 귀환이다. 냉전종식 후 '탈지정학'의 달콤함에 젖었던 세계 시장은 미중 패권경쟁과 함께 다시 지정학적 논리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1월30일 미국 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값이 폭락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은값은 고점인 트로이온스당 121달러에서 78달러로 35% 넘게 폭락했다. 가격이 하락하는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종일 변변한 반등 시도조차 없이 수직낙하했다. 미디어는 폭락의 이유를 은값의 가파른 상승에서 찾았다. 지난해 말 온스당 72달러로 마감한 은값이 올해 들어서만 68% 급등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지명이라는 매크로 쇼크가 가세해 하락폭이 가팔라졌다고 봤다. 자동주문 시스템을 갖춘 퀀트 헤지펀드의 개입도 거론된다. 지지선이 붕괴할 때마다 선물 매도주문을 내 끊임없이 가격을 떨어뜨리는 캐스케이드 효과를 일으켰다. 가격하락은 손절매를 불렀다. 손절매에 알고리즘 매도가 가세해 1980년 이래 최대 은시세 폭락을 연출했다. 은 시장이 가격급등에 이어 적정선을 찾아 조정을 보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폭락을 설명하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