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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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이 시급하다. 지난달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가 0.88배로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PBR가 1배보다 낮으면 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는 의미다. 고령화로 은퇴자금을 위해 안정적인 수준의 수익을 요구하는 시점에 일반투자자들은 국내 주식보다 일본·미국 주식을 선호한다. 원화 변동성, 낮은 배당성향, 불공정거래, 취약한 지배구조 등으로 한국 증시가 아시아 주요국 대비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주식시장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주주보호제도를 시행해왔다. 2022년 물적분할시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2023년 배당절차 개선, 2024년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 등 다양한 조치가 그것이다. 또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마련해 공시하도록 유도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 신뢰도는 낮다. 미흡한 주주환원과 공정한 가치이전을 어렵게 하는 지배구조가 주요 원인이다. 주주친화 정책(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경영투
가끔 일본 출장을 갈 때마다 보게 되는 부러운 모습이 하나 있는데 그 나라 전통주인 사케(청주)가 주류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는 점이다. 물론 일본 또한 우리처럼 젊은층은 주로 맥주를 마시지만 편의점이나 마트는 물론 식당에서도 다양한 사케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해 우리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사케의 일본 주류시장 점유율은 전통주가 우리나라 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10배 정도로 많은데 최근 엔저와 술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기회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사케의 규모가 급증했다. 관련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케 수입액은 지난해 2635만달러(약 360억원)로 집계됐는데 이는 사상 최대치로 기록된 2023년 2475만달러를 넘어선 수치로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주의 바람이 크게 분 적이 있다. 지금부터 15년 전 농업의 6차 산업화와 함께 전통주 육성정책이 집중적으로 추진돼 전통주 생산 및 소비가 급증했고 막걸리가 한류와 함께 인기를 끌어 일본 수출이 크게 늘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다. 10년 후에도 "우리가 현재와 같은 수준의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뒤처진다는 불안감, 변화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진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잘하던 패턴에서 멀어진다는 느낌이 불안감을 키운다. 대한민국은 변화와 적응에 능숙한 국가였다. 1960년대 초반 다른 신생국가와 마찬가지로 수입대체 공업화 전략을 채택했지만 곧 한계를 인식하고 공산품 수출을 통한 산업화라는 개발도상국으로선 유례를 찾기 힘든 전략을 채택했다. 저렴한 인건비에 기초한 경공업 제품의 수출이 경쟁국의 등장과 관세와 쿼터 등 수출환경 악화에 직면하자 중화학산업으로의 구조전환과 해외 공장건립이란 전략으로 맞섰다. 1990년대 냉전붕괴 직후부터 대한민국 기업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에 대거 진출하면서 무주공산이던 시장을 공략하
2024년을 마감하면서 눈에 띄는 지표가 가계대출 증가액이 4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는 것이다. 2020~2021년의 대출증가율도 연평균 7.5%에 이를 정도로 높았으나 윤석열정부 3년인 2022~2024년의 대출성장률은 -0.5%, 0.6%, 2.6%로 3년 연속 명목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이 정도면 크게 하회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대출증가율이 낮은 만큼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충분히 들어갈 수 없었고 3년 연속 부동산 시장은 실거래지수로 보면 상당히 하향안정세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은 초고가 하이엔드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모습을 보여 시장이 양극화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으나 지수 전체로 봤을 때는 3년간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일부 기간에만 과열양상을 보였다. 윤정부의 부동산 시장을 향한 거시정책은 단순하다. 그것은 명목GDP 성장률보다 가계부채 증가율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가계부채의 GDP 비중을 지속해서 낮추겠다는 것이
1964년 18세 소녀가 성폭력을 당할 위기에서 자신을 지키려고 가해자의 혀를 1.5cm 물어 끊어낸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가해자는 여러 친구와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피해자의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피해자를 중상해로 고소했고 피해자는 가해자를 강간미수, 특수주거침입 및 협박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가해자를 강간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은 가해자를 석방한 후 강간미수혐의는 불기소하고 특수주거침입 및 협박죄만으로 기소했으며 오히려 피해자를 중상해죄 혐의로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관이 조사받으러 온 피해자를 아무 설명도 없이 독방에 구금하고 수갑을 채운 다음 검사의 신문을 받게 하는 등 위법수사가 자행됐고 법원에서도 피해자가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정당방위와 별다른 관계가 없는 성관계 경험 유무에 관한 감정이 진행되는 등 부당한 재판이 이뤄져 피해자는 끝내 중상해죄의 처벌을 받게 됐다. 60여년이 지나 피해자는 재심을 청구했다. '원
우리가 아는 많은 문제가 용어와 개념의 혼란에서 발생한다. 때로는 대중을 혼란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용어와 개념을 섞어 쓰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용어와 개념만 엄밀히 사용한다면 많은 문제가 허깨비처럼 펑하고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물론 이후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지만 용어와 개념의 혼란을 끊어내야 진짜 문제와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사주'라는 단어가 그런 혼란을 가져온다. 자사주, 혹은 자기주식이란 '특정 기업이 자신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뜻하는데 영어로는 'share buyback'이다. 그런데 '자사주 매입'이라고 검색하면 '○○○ 회장, 자사주 ○○○주 매입. 책임경영 실천'이라는 기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경영진이 근무하는 회사의 주식을 개인적으로, 혹은 특정한 계획에 따라 매입한 경우인데 영어로는 'bought their own companies' stock'으로 buyback과는 전혀 다르다. 양자 모두 회사, 혹은 내부자가 주가
복지포인트는 근로소득세 과세대상이란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기업들이 임직원 복리후생의 일환으로 도입한 선택적 복지포인트란 임직원이 각자에게 배정된 복지포인트 한도에서 사전에 설계된 다양한 복리후생 항목 중 개인이 원하는 복지항목 및 수혜 수준을 선택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임직원은 매년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부여받는다. 복지포인트에 대한 과세논란이 촉발된 것은 2019년 8월22일 대법원이 선택적 복지포인트는 근로제공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면서였다(대법원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납세자들은 위 판결에 기초해 복지포인트가 근로제공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근로소득에도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근로소득세 역시 과세되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총 4건의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왔는데 하급심까지는 2대2로 박빙이었다. 대전고등법원과 광주고등법원은 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본 반면 서울고
"다른 건 몰라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다. 파인만은 1981년 양자컴퓨터의 기초작동원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 파인만의 말처럼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는 용어부터 어렵다. 실제 물리학에서 말하는 양자(量子·quantum)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다. 기존 컴퓨터는 비트(bit·0 또는 1로 표시)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0과 1이라는 2개 큐비트(Qbit)를 쓰면 모두 4가지(00, 01, 10, 11) 상태로 표시할 수 있다. 3개 큐비트로는 8가지 상태를, n개 큐비트로는 2의n제곱 수만큼 표현이 가능해져 일반 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비유하자면 '홍길동의 전화번호'를 찾을 때 기존 컴퓨터는 '종이책 전화번호부'를 들고 한 줄씩 읽으며 찾는 방식이라면 양자컴퓨터는 '
'정치란 친구와 적을 나누는 것이다.' 독일 사상가 카를 슈미트의 유명한 말이다. 그는 이른바 결단주의 법사상으로도 유명한데 그의 세계관이 어쩌면 한국 사회를 분열로 몰아넣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단주의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자. 국가의 법체계에는 '옮음' 외에 '결단'의 요소가 분명히 있다. 예컨대 자동차가 좌측통행을 할지 우측통행을 할지에 특정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권위 있는 존재가 어느 쪽이든 하나를 선택(결단)해주고 모두가 따르면 법이 된다. 결단의 주체는 한 명일 수도 있고 집단일 수도 있다. 집단의 결단을 이야기하는 사상을 사회계약론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하는데 루소 이후 사회계약론은 자연권 같은 '옮음'에 무심해지며 결단적 성격이 강해진다. 즉 결단주의의 일종이다. '옮음'을 법도(또는 자연법)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옮음'의 요소를 무시하고 결단만 강조하는 것은 질서의 '성립'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좌측통행, 우측통행 하나 못 정해 자동차들이 충돌하는 무정부
"기억하라, 민주주의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자신을 곧 소모하고, 탈진하며, 파멸시킨다. 자멸하지 않은 민주주의는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Remember, democracy never lasts long. It soon wastes, exhausts, and murders itself. There never was a democracy yet that did not commit suicide.) 미국 제2대 대통령 존 애덤스가 자정능력과 복원력을 상실한 민주주의에 대해 내놓은 비관적 전망이다. 남 얘기가 아니다. 현직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 해소와 반국가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비상계엄을 발동하면서 메마른 정치판에 불씨를 댕겼고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을 넘어 내란죄와 외환죄의 광풍을 불러일으켰다. 불씨와 바람이 만나면 불길이 번지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수사권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직 대통령 체포를 강행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무리수는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새해가 밝았지만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물가 상승률이 꺾이는 디스인플레이션의 진행은 지지부진하다. 노동시장의 고용도 예상보다 강하다. 인플레이션과 실업전망이 모두 불확실성을 부채질한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금융시장은 갈팡질팡한다. 연초부터 불확실성 확산을 주도하는 요인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정책이다. 트럼프는 관세를 폭넓게 활용하면 많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관세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에 직접 타격을 입히는 뜨거운 감자다. 우선 관세부과는 수입물품의 가격을 올린다. 미국처럼 대부분 물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는 물가상승 압박을 더 크게 받는다. 미국이 수입한 제품의 가격이 시장에서 올랐다고 해서 이를 수출한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관세부과로 상승한 가격분은 수입국가의 세수가 돼 정부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출기업은 제품가격 상승이 초래한 매출감소로 안절부절못한다.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미국 기업의 입장도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가 생산 증가세 둔화와 대외 및 국내 불확실성의 확대 속에서 경제심리가 위축되며 경기하방 압력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경제심리라는 용어가 경제동향에서 핵심 키워드로 부각된 점이 눈에 띈다. 경제심리 위축은 민간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의 민간소비는 GDP(국내총생산)의 약 50%를 차지한다. 따라서 경제심리 변화가 소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핵심요인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될 때 가계는 지출과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경향을 보인다. 소비감소는 곧 기업의 매출감소와 투자축소, 연기로 이어진다. 이러한 투자감소는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실업률 상승과 소득감소로 이어져 소비가 더욱 위축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결과적으로 경제심리는 소비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결정에도 중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