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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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초 빌 게이츠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발간해 전세계에 기후위기에 대해 큰 경종을 울렸다. 성공한 억만장자 기업가로서 자신의 사업영역이 아닌 글로벌 공공영역에서 현황파악과 문제점 제시까지 했으니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최근 우연히 기후위기와 관련해 빌 게이츠가 세운 연구기관인 브레이크스루에너지(Breakthrough Energy·이하 BE)의 보고서를 보고 그의 진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BE는 빌 게이츠 주도로 2015년 설립된 단체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고 온실가스 배출감소를 위한 기술혁신 가속화가 목적인 연구·투자기관이다. BE는 글로벌 넷제로 달성을 위해 '5가지 그랜드 챌린지'를 정의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정책솔루션을 '플레이북'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했다. 핵심만 추려보면 크게 4가지로 요약되는데 첫째가 '성과 중심의 지원체계 강화'다. 기존 취약계층을 위한 보조금 체계에서 벗어나 탄소감축 잠재력이 높은
지난달 정부가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의 일부 수주(3조원)를 공식 발표했다. 핵심설비 수주가 아니어서 다소 아쉽지만 조단위 원전수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이후 처음이어서 크게 축하할 일이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일감이 없어 고사 직전이던 우리 기업엔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고 새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첫 성과를 낸 데 박수를 보낸다. 다만 13년의 수주공백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원인분석은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UAE 원전수주 직후 당시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1년에 4기 이상 수출한다는 계획이 무산된 가장 큰 원인은 2011년 초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이다. 원전에 대한 불안감과 반감이 전세계로 확대돼 원전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 여파로 베네수엘라와 필리핀은 원전도입을 포기했고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등은 재검토, 혹은 폐지를 결정했다. 신규 원전사업이 아예
기업평가는 재무제표를 통해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는가'를 따지는 형태로 진행돼왔다. 그래서 투자 대비 이익의 비율이 높은 곳은 좋은 회사로, 그렇지 못한 곳은 나쁜 회사로 분류된다. 최근에 평가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기업가치 평가에서 재무제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된 대신 '비재무적'인 지표가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달라진 경향을 대변하는 단어가 ESG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인데 기업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요소를 뜻한다. ESG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 정점에 도달하면서부터다. 신자유주의로 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다른 쪽에서는 빈부격차 확대 같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1997년 아시아에서 외환위기가 터지고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힘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이라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남쪽에는 눈덮인 흰 산들이 이어지는 특이한 국립공원이 있다. 미국의 알프스라 불리우는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이다. 근처 휴양도시인 잭슨홀의 유서깊은 숙소인 '잭슨 레이크 로지'에서 바라보는 그랜드티턴의 눈덮인 산맥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에서 매년 여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움'이 열린다.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지난 8월 26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전 세계 금융시장 참여자들과 정책 당국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요약하면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제에 부담이 되더라도 금리를 계속 올려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이 말이 나온 8월 26일부터 9월 6일까지 무려 1,100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세계의 경제대통령이라는 연준의장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
지난달 중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서명하였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한 법안처럼 들리지만, 법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당장의 인플레이션 억제와는 크게 상관없는 의료, 복지 및 기후변화 대응 정책들로 채워져 있다. 그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명분으로 도입된 전기차 보조금 관련 항목들은 자국 중심의 산업정책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의 형태로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해당 법안이 한미 FTA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그간의 산업 및 무역정책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선진국들은 산업정책의 폐해를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산업정책을 시도하는 일부 국가들에는 직접적인 경고를 숨기지 않는 등 반(反)산업주의 기조를 공고히 해왔다. 자유시장경제
좋은 정치는 무엇인가. 강한 정당은 무엇인가. 누구나 대답할 수 있지만 아무도 정확히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나쁜 정치, 약한 정당에 대한 대답은 좀 더 쉽다. 좋고 강한 것은 추상적이지만 나쁘고 약한 것은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다. 좋은 정치, 강한 정당을 주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모든 정치인, 지지자, 유권자들이 좋은 정치와 강한 정당을 희망하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는데 결과가 영 좋지 않다. 더 좋은 단계, 더 강한 단계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나쁜 정치, 약한 정당을 구현한다. 정치부기자, 참모, 보좌진, 컨설턴트까지 출마 빼고는 정치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해봤지만 필자 역시 좋은 정치, 강한 정당이 구체적으로 뭔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건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쁜 정치, 약한 정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좀 안다. 선한 의지나 힘이 부족해서? 그건 아니다. 오히려 선한 의지나 힘이 넘쳐서, 작용이 반작용을 불러일으켜서 그러는 경우가 많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으로 조정을 받았던 주가가 저점 대비 20% 가까이 반등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어 가던 주식시장의 거품이 다시 커졌다. S&P 500 지수의 10년 평균 주가수익비율도 장기 평균 대비 50% 이상 높은 상태로 복귀했다. 이런 높은 주가를 정당화한 것이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다. 그런데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의미하는 골디락스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물가가 2%대에서 안정되어야 하고, 경제가 장기 평균 근처에서 꾸준하게 성장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이 조건이 충족되려면 몇 가지 선결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다. 첫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물가 하락이 지속돼야 한다. 둘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셋째, 경제가 신속하게 성장세를 재개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 선결조건은 상호 충돌한다.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물가를 하락세로 전환시키려면 실물과 자산시장에 동시에 충격을 줄
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이 또다시 난관에 부딪쳤다. 핵심 기반시설인 공업용수 문제를 놓고 취수원인 여주시가 기존 합의를 뒤집고 추가 상생협력 방안 없이는 관로설치를 허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클러스터 조성계획이 발표된 지 3년이 지나서야 겨우 착공이 눈앞에 와 있는데 지자체의 변덕으로 새로운 요구사항에 대해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여의도의 1.5배 규모 부지에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일자리 3만개, 생산유발효과 513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8조원에 달할 만큼 경제효과도 상당하다. 새 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목표로 기업투자를 총력지원하기 위해 내세운 첫 사업이지만 지자체의 갑작스러운 입장변화로 착공도 미뤄지게 됐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 속에서 경쟁국 기업들은 막대한 지원을 받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지자체의 전향적 협력이 아
"나는 완전히 붕괴됐어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서 남자주인공이 그동안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한 위험과 그 결과에 대해 던진 말이다. 붕괴는 한 번에 오지 않는다.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온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아니 이미 붕괴 수준으로 가는 느낌이다. 45억년 전에 만들어진 지구는 5차례에 걸쳐 생물체의 대멸종을 겪었다. 2억5000만년 전 고생대 페름기 말에 일어난 3차 대멸종으로 지구상의 생명체 95%가 사라졌고 2억년 전 4차 대멸종으로 생물의 80%가 사라졌다. 6600만년 전 백악기 말 5차 대멸종에선 전체 종의 75%가 사라졌는데 그 직전에 크게 번성한 공룡 등 파충류가 대부분 멸종했다. 이후 신생대로 넘어오면서 종 다양성이 크게 늘었고 현생 인류 호모사피엔스는 600만~800만년 전 침팬지와 공동조상에서 분화해 현존하는 동물의 단일종 중 가장 큰 집단이 됐다. 최근 기후변화가 극단으로 치달아 과학자들 사이에서 6차 대멸종에 대한
지난 8월23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샌드박스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는데 전문성·객관성에 기반한 신속 과감한 판단이 가능하도록 심사체계를 개선하고 제도운용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제고 및 지원체계를 보완·강화하되 사후책임성 확보를 기도한다는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일정 조건하에서 상용화해 검증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제의 전부 또는 일부 적용을 배제하는 것을 말한다. 2016년 6월 영국이 도입한 후 현재 50여개국이 운용한다. 국내 금융분야는 2019년 4월 도입 이후 올해 7월 기준 211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과 135건의 서비스 출시로 총 3조7000억원의 투자유치 등 핀테크산업의 저변확대에 기여했다. 금융과 IT의 융합은 금융소비자의 편익제고와 합리적인 금융생활을 돕는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출현기회를 제공하는 이점도 있지만 신상품과 서비스가 시장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혁신금융서비스의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테스트기회
어디서나 제일 많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택시기사와 IT 개발자 부족 상황은 언론을 통해서 많이 언급됐지만 사실 모든 분야에서 인력확보는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이 돼가고 있다. 공장이나 농·어업현장뿐만 아니라 식당, 건설현장, 간병, 교육 등 거의 모든 곳에서 인력부족은 상시적이다. 급여 수준이 높은 곳 역시 마찬가지다. IT 개발자뿐만 아니라 반도체, 의료기관, 로펌 등도 인력부족을 호소한다.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공무원 역시 경력 5년 미만 직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퇴직이 반복되고 있다. 인력부족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인구구조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노동시장은 연령에 따라 은퇴와 진입이 이뤄지는데 현재 은퇴연령에 이른 만55~59세의 경우 423만명인 데 비해 진입이 시작된 20~24세의 경우 339만명이기 때문에 단순계산으로 앞으로 5년 동안 약 80만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문제는 더 커진다. 5년 후
금리가 오른다. 예금금리도 오르고 대출금리도 오른다. 돈 많은 사람은 환호하고, 빚 많은 사람은 죽을 맛이다. 뉴스에서는 빅스텝이니 자이언트스텝이니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 난무한다. 집 장만하느라 무리하게 받은 대출 이자가 폭증해 허리가 휜다. 시장금리인 국고채 3년물 월별 금리 추이를 보자. 지금 보면 놀라 쓰러지겠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4월에 17.13%까지 올랐다. 이후 다소 굴곡은 있었지만 2020년 7월 0.83%를 기록할 때까지 대체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그래프를 보면 마치 산꼭대기에서 하산하듯이 내림새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런 금리 하락세, 그에 따른 저금리 세상은 여기서 끝난다. 이후 2022년 6월 3.48%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그래프 모양이 마치 하산하다가 갑자기 절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다. 시장금리가 약 2년 만에 4배가 넘게 올랐다. 저금리 세상에서 고금리 세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과거의 달콤했던 저금리 세상은 떠나버린 첫사랑처럼 다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