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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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이 없던 시절, 대부분 가정에선 비디오를 빌려와 영화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로선 영화관에 가지 않고도 보고 싶은 영화를 여럿이 저렴하게 볼 수 있는 효율적인 문화생활이었다. 그런데 비디오를 보려면 어김없이 영화 전에 건전한 비디오 시청을 위한 캠페인 광고가 나왔다.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 어린이들은 무분별한 불법비디오를 시청함에 따라 비행 청소년이 되는…." 지금 생각해보면 한참 웃을 내용이다. 여기서 호환(虎患)은 호랑이에게 당하는 화다. 과거부터 우리나라엔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고려 고종 때 임금의 침전에도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엔 수많은 사람이 호랑이에게 희생됐으니 무서울 만하다. 그럼 마마는 무엇인가. 천연두의 별칭이다. 집집마다 다니며 천연두를 앓게 한다는 여신이다. 치료약이 없어 수많은 사람이 죽은 천연두를 특별히 최상의 존칭어인 '마마'라고 부른 것
지금까지 만나본 사기사건 중 가장 기상천외한 건은 각종 유명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었다. 한 유명 스포츠스타의 가족이 운영하는 업장에 전화를 걸어서는 "나 ○○○(해당 유명 스포츠스타)인데 지금 급하게 현금이 필요하니 내가 보내는 사람에게 돈을 줘라" 하고는 자신이 직접 가서 돈을 받아오는 수법이었다. 피고인이 사칭한 사람은 한두 사람이 아니었고 수법도 무척 대담했다. 누구나 알 법한 유명연예인, 스포츠스타를 사칭한 것도 대담했지만 그 상대가 그들의 가족인 점도 대담했다. 사건기록을 받아들고 가장 궁금했던 것은 피고인의 성대모사 실력이었다. 이 정도면 한국 최고의 성대모사 고수 아닌가? 접견 끝 무렵 조심스레 성대모사 한 번만 보여달라고 청하니 정말 성의없게 "안녕하세요 저 ○○○입니다"라고 할 뿐이었다. 전혀 비슷하지 않았다. 내가 해도 피고인보다는 더 비슷하지 싶었다. 제발 제대로 해달라고 간청하자 피고인은 정색하며 정말 이렇게 했다 . 피고인의 수법은 실로 간단했다. 전화를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를 포함한 정부 내 모든 부처가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제와 안보의 핵심자산인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려면 기술개발은 물론 인재양성에 올인해야 한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와 업계가 함께 총력을 기울인다면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산업은 매년 1600명의 인력(2020년 기준)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최소인력을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라 업계가 체감하는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매년 대학에서 배출되는 관련 전공 졸업생은 650명뿐이고 이중 석·박사급 인재는 150여 명에 불과하다. 소재·부품·장비업체까지 포함해 국내 반도체 관련 연간 채용규모가 1만명에 달한다고 볼 때 대학의 인력공급은 전체 수요의 7%에도 못 미친다. 이전 정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거하기 위한 금리인상이 본격화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인상한데 이어 이달에도 0.75%포인트 올렸다. 1994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다음달에도 0.5~0.75%포인트 수준의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지난 4월과 5월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인플레이션 추이에 따라 금리인상 랠리는 계속될 것이다.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주가는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단기간에 빠른 금리인상은 그냥 적당히 지나간 적이 없다. 특히 2007년 미국의 금리인상은 인플레 압력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한 고리를 노출해 더 큰 위기로 전이된 적이 있다.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빅스텝'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고 연착륙을 만들어낼지, 아니면 숨은 부실의 뇌관을 터뜨려 또다른 위기로 전이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빠른 시일 내 해소되지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자본에 외환위기는 축복이었다. 비정규직 도입, 자유로운 해고, 높은 환율과 낮은 금리 등 꿈조차 꿀 수 없던 숙원 사안들이 한꺼번에 해결됐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기업의 이익이 10배 넘게 늘어났다. 금융위기는 또 다른 형태의 축복이었다. 어지간히 쇼크에 단련됐다고 자신하던 사람조차 미국이 망할지 모른다는 사실 앞에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13년간 저금리가 이어졌고 돈이 세상에서 가장 흔한 존재가 되면서 자산가격이 상승했다. 혜택은 대부분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돌아갔다. 이렇게 자연재해나 경제적 충격으로 쇼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이용해 힘 있는 세력이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행위를 '쇼크 독트린'이라 부른다. 정부가 경제운용 방향을 내놓았다. 당면한 경제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저성장 극복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주도로 경제운용 기조를 바꾸는 걸 목표로 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고 종부세 인하를 통해 부동산 보유부담
석탄이 돌아오고 있다. 독일은 최근 가스부족에 따른 에너지 공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휴상태로 놓아두었던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키로 결정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매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던 흐름에서 벗어난 것이다. 녹색당 출신 로베르트 하벡 경제·기후보호부 장관도 현재 상황에서는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이야기했다. 비상사태 대비용이라는 명분하에 유휴상태로 관리되던 10GW 용량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독일의 석탄화력발전소 시설용량은 기존 31.4GW에서 30% 확대된 41GW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독일과 인접한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역시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는 결정을 내렸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2020년을 마지막으로 모든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는데 이를 다시 가동키로 했고 네덜란드의 경우 시설용량의 35%까지만 발전토록 법률로 규제하던 제한을 앞으로 2년간 폐지키로 했다. 독일의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에서 눈여겨봐야
경제가 어렵다. 경제가 어렵지 않았던 적이 없었지만 이번엔 진짜다. 물가가 치솟고 기업실적이 나빠지면서 주요 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당장은 인플레와 경기침체가 문제지만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드리운 커다란 먹구름이 있다. 저출생 문제다. 그냥 놔두면 우리 경제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태풍이 될 것이다. 1992년 73만 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21년 26만 명으로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었다. 약 30년 만에 거의 3분의 1이 되었다. 특히 2016년까지는 40만 명 대가 유지되었으나 이후 급속히 추락했다. 합계출산율도 2021년 0.81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은 세계적인 관심사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5월 한국의 낮은 출산율에 대해 "한국과 홍콩은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인 경제잡지인 이코노미스트지도 지난 5월 아시아 선진국들의 낮은 출
투자가 곧 성장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은 규제개혁으로 민간주도 혁신성장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여러 차례 규제개선을 각 부처에 주문했다. 10대 대기업도 이에 발맞춰 앞으로 5년간 10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당정협의회에서 여당도 규제개혁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고 각 부처 장관도 이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정부는 에너지 신소재, 무인이동체, ICT융합, 바이오·헬스케어 등 6대 신산업 분야에서 33건의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제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하는 방법상의 문제가 남았다. 역대 정부는 모두 규제개혁을 외쳤다. 김대중 정부는 1998년 대통령직속으로 규제개혁위원회를 꾸렸다. 그 결과 1998년 1만185건이던 규제를 2002년 7724건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대부분 정부는 실패했다. 2003년 노무현정부도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신설하고 민관합동 규제개혁기획단을 설치해 규제총량제를 추진했으나
1998년부터 올해 5월까지 293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은 시간은 71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의 4분의1 정도다. 그 사이 외환위기로 국가가 부도 직전에 몰렸는가 하면 미국 금융위기와 코로나같은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IT버블 붕괴로 단시간에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고 국내에서는 카드채 사태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뻔하기도 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를 벗어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원화가 이렇게 강한 복원력을 발휘한 것은 해당 환율대가 우리 경제펀더멘털에 부합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안정세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연초 다시 1200원을 넘었다. 지난달엔 한때 1280원까지 올랐는데 최근 다시 안정을 찾았지만 시장은 고환율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원화약세는 달러강세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지난해 6월 90에서 지난달 105까지 17% 상승했다.
지난달 미국 증권감독기구인 SEC는 BNY멜론은행의 투자부문에 150만달러(한화 19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촉발됐는데 그 이유는 바로 동은행이 ESG 투자정보를 허위로 기재하고 일부 누락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미국 증권 역사상 그린워싱으로 벌금을 부과한 첫 사례라고 한다. 그 내면을 살펴보면 2018년 7월부터 약 3년간 BNY멜론은행은 해당 펀드 내 모든 투자가 ESG 품질적격 심사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SEC 조사결과에 따르면 185건의 투자 중 67건이 ESG 품질적격 기준에 미달했다고 한다. 심사 부적격 투자액 규모는 2021년 3월 기준 펀드 순자산의 4분의1에 육박했다는 것이 SEC의 발표였다. 이외에도 최근 그린워싱 규제 사례가 여럿 발견됐다. 2022년 4월 SEC는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브라질의 베일(Vale)을 기소했다. 2019년 1월 댐 붕괴로 270명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베일은 댐 안전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선거패배로 위기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이 우상호 의원이 이끄는 새 비대위를 출범했다. 우상호 비대위는 8월 전당대회 관리, 대선·지선평가, 팬덤정당 개혁, 공천개혁이라는 중대과제를 안게 됐다. 시급한 것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아전인수식 대선평가에서 벗어나 유권자의 시각에서 패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일이다. 우선 이재명 후보의 리더십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숙의민주주의 관점'에서 선거란 후보와 유권자 간에, 후보와 후보 간에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정운영의 정책과 비전이 무엇인가를 숙의하기 위한 '공감과 약속의 과정'이기에 포퓰리즘 경쟁이나 네거티브 캠페인이 아닌 정책토론이 중요하다. 과연 이재명 후보가 숙의민주주의에 충실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대선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그 어느 때보다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았다는 점에서 윤석열 후보의 자질과 캠페인이 좋아서 이재명 후보가 졌다기보다는 반대로 이 후보의 포퓰리즘과 네거티브 캠페인이 중도층 흡수 등 국민적 공감에
한국은행이 최근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코로나 충격으로 3년 만에 재개했는데 세계적 통화정책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주제는 아무래도 최근 부상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의식한 모양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방불케 하는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통화정책이 본연의 역할, 즉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문제의식이 커진 것이다. 1970년대는 오일쇼크도 문제였지만 그 이상으로 닉슨의 금태환 중지에서 시작된 금환본위제 폐지, 또 전후 자본주의 세계를 지탱한 브레튼우즈체제 붕괴가 쟁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으로 기업 수익성 및 생산성 하락과 맞물려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경고가 확산했고 OPEC 금수조치와 맞물린 인플레이션 충격은 그 연장선이었다. 결국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필두로 주요국이 고강도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안정화) 처방, 곧 대규모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실업률이 치솟고 경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