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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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물가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이른바 빅스텝, 자이언트스텝, 심지어 울트라스텝까지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렬이 이어진다. 25bp의 점진적 금리인상, 즉 베이비스텝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물가불안이 그만큼 커진 탓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6.3% 급등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런 추세에 대응해 한국은행도 사상 최초 빅스텝에 나섰다. 그렇다면 금리인상은 물가안정에 얼마나 효과적일까. 물가는 국민의 생계비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금리인상은 오히려 이자비용 상승을 통해 생계비 부담을 가중한다. 거기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이나 고용감축까지 감안하면 민생 측면에서 고통은 배가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물가급등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지원하기보다 자칫 인플레이션 불안만 더욱 자극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지금의 공세적 금리인상은 경기침체를 유도해 물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코로나 충격과 러시아 전쟁으로 공급에 제약이 큰 상황에서 소비나 투자 등의 수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들에서 자본유출과 통화가치 하락을 유발하면서 국내 인플레이션은 물론 외환시장 변동성마저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으로서도 올해 들어서만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지만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충분치 않은 형국이다. 최근 그 기세가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외환보유고는 연초 대비 245억달러 가량 급감해 왔고 원달러 환율은 10% 상승한 131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전문가들의 논평을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게 된다. 지난달 당정 협의회를 통해 여당은 정부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공식적으로 주문하기도 하였다. 외환시장 안정성을 염려하는 그들의 우국충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크다. 현재 외환보유고 규모를 고려하면 한미 통화스와프가 과연 필수적인지,
2분기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9%를 기록했다. 1분기 -1.6%에 이어 두 분기째 역성장이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그때를 '경기침체'(recession)로 본다. 해당 기준에 맞아떨어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미국 정부에서는 아직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온 단어가 '기술적' 침체다. 숫자상으로는 침체인데 내용을 보면 침체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는 건 '경기침체' 때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가 나빠지면 실업이 증가한다. 기업이 신규 인력을 뽑지 않는 건 물론 기존에 채용하고 있던 인력도 정리하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가계소득이 줄고 소비가 약해져 결국 경제가 다시 나빠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지금 미국은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 수준이
1997년 '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인 육성이 시작된 우리나라의 친환경 농업은 그동안 우리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농업환경 보전이라는 2가지 과업을 달성해나가면서 성장해왔다. 관련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친환경인증 농산물의 출하량이 2000년 3만5000톤이던 것이 2021년에는 51만7000톤으로 약 15배 증가했는데 이제는 대부분 소비자가 친환경 농업이 무엇인지를 알고 친환경인증 농산물을 시장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학자들은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이 이미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전술한 통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친환경인증 농산물의 출하량이 2000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2009년 236만톤까지 증가한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현재와 같은 50만톤에 머물고 있는 것이 벌써 5년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친환경인증 농산물의 출하량 감소는 친환경인증이 유기농인증과 무농약인증으로 줄어든 데 대한 영향이 있기도 하지만 유기농인증과
2명의 남녀가 만나 2명 정도의 자녀를 낳아야 현재의 인구가 유지된다. 그래서 인구대체수준인 2.1명(유아사망 포함) 이하의 출산율을 보이는 국가를 저출산국으로 분류하곤 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83년부터 인구대체수준 이하로 내려갔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1년엔 0.81명으로 추락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초등학생이 줄어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초등학생 감소 추세와는 어울리지 않는 또 다른 흐름이 있다. 초등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가 늘고 있다는 얘기가 의아할 수도 있겠다. 시골마을 폐교가 방치된 상태로 버려져 있고 일부는 예술가들의 작업장이 되거나 캠프장, 학생수련장, 혹은 미술관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오지 않았던가. 지난 20년간의 통계를 보자. 2001년 409만명 수준이었던 전국 초등학생은 2021년 267만명으로 34.7% 정도 감소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동안 전국 초등학교는
1592년 음력 7월8일, 삼복더위 속에 한산도 앞바다에서 임진왜란의 승패를 바꾼 대역전이 펼쳐진다. 이른바 한산도대첩이다. 한국 전쟁사에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강감찬의 귀주대첩과 함께 3대 대첩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전투는 백척간두에 서 있던 조선을 구해낸 쾌거였다. 당시 조선은 전쟁이 시작된 지 20일도 안 돼 한양을 내주었고 선조는 평양을 거쳐 의주로 피란을 가는 상황이었다. 한산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은 적의 함선 73척을 침몰시켰고 북진하는 왜군의 보급로 차단은 물론 적의 사기를 떨어뜨려 임진왜란 초기 크게 불리하던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쟁에만 역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유사 이래 신분역전을 위한 끊임없는 투쟁이 지속됐다. 언제부터인가 지배, 피지배계층의 분화와 갈등은 신분역전의 본질적인 동인이 됐다. 프랑스 대혁명이 그랬고 미국 노예해방운동이 그랬다. 고려 말 최충헌의 노비였던 만적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느냐"고 했듯이 신분역전은 인간의 가장
대통령 지지율이 화제에 오른 지 한참됐다. 6·1 지방선거 직후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다 30% 선에 붙어섰다. 이런 까닭에 신문 오피니언란에는 현 상황에 대한 각양각색의 진단과 해법이 연일 쏟아진다. 진보적 입장과 보수적 입장, 이삼십대의 입장과 육칠십대의 입장, 노동자의 입장과 기업인의 입장이 각각 넘쳐난다. 다 일리가 있는 말이겠지만 솔깃한 것을 골라서 따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선 정치를 잘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를 잘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국민만 바라보고' '이념보다 실용에 우선하여' '무엇보다 경제를 우선시하고' '쓴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등의 매뉴얼이 있긴 하다.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는 건강하게 사는 법을 안다. 좋은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된다. "누가 그걸 모르느냐"는 험한 말 듣기 딱 좋지만 원래 그렇다. 유클리드로부터 기하학을 배우던 파라오 프톨레마이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해 큰 돈을 벌었던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의 채찍효과(bullwhip effect)에 대한 트윗이 주목을 받았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많은 언론이 그의 언급에 대해 해설 기사를 내면서 주의를 환기시켰다. 소매상과 도매상, 제조업체와 원재료 공급업자로 이루어진 서플라이 체인에서 소비자의 실수요에 대한 예측이 오류를 일으키고 그 오류가 증폭되는 현상이 채찍효과다.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의 미세한 증가가 재고의 거대한 증가로 이어지는 일종의 승수효과를 가리킨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채찍효과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붕괴와 재고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각국 정부는 각종 긴급 재정 프로그램을 편성해 전례가 없는 규모의 현금을 가계에 투입했다. 가계는 크게 늘어난 현금을 활용해 온갖 구매 계획을 집행했다. 커피에 설탕이 풀리듯 매출 급증이라는 달콤한 결실이 소매상에게 나타났다. 매출 증가가 지속되자 소매상은 재고를 확보하기
경찰은 힘이 아주 센 조직이다. 인원이 13만명으로 육군 다음으로 많다. 해공군보다 큰 조직이다. 군대처럼 탱크, 전투기는 없지만 권총, 소총으로 경무장된 무력집단이기도 하다. 게다가 한국 경찰은 세계 최고급으로 촘촘히 설치된 감시카메라로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수 있다. 사람들의 얼굴을 식별하는 정보통신 기술이 나날이 발달해 조만간 감시카메라와 컴퓨터로 각 개인의 일상적 움직임을 모두 분류, 저장해두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우린 부처님, 아니 경찰 손바닥 위에 있게 된다. 동아시아 경찰의 원조격인 일본 경찰을 창설한 가와지 도시요시(川路利良)는 "보이지 않게 보고 들리지 않게 듣는 것"을 경찰의 핵심기능으로 봤는데 그만큼 경찰의 핵심기능은 감시, 즉 정보수집이고 정보계통이 경찰의 출세코스다. 경찰은 역시 '찰'(察)하는 기관이다. 우리 정부의 정보수집 기능은 크게 경찰과 국정원에 나눠져 있었는데 국정원의 국내정보 기능이 경찰로 이관될 예정이다. 정보가 얼마나 큰 힘인지는 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 우리 제조업체들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기업은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기능을 갖춘 인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청년들은 전례 없는 취업난에 시달린다. 청년들은 각종 자격증에 해외연수, 인턴경력 등 스펙도 훌륭한 인재인데 기업들은 왜 뽑을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칠까. 전문 기술인력 수급의 미스매치(Mismatch)가 이처럼 심각해진 것은 산업현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데 직업훈련은 20년 전 모습에서 탈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직업훈련법(1967년) 제정 이후 정부는 직업훈련의무제(70년대) 직업능력개발제(90년대) 등 직업훈련제도 전반을 주도해 왔다. 그 과정에서 정부 승인을 받은 직업훈련기관이 배정된 물량 안에서 훈련과정을 개설하면 여기에 등록해 훈련받는 공급자 중심 시스템이 자리잡았다. 정부가 제시한 틀 속에서 훈련기관이 교과과정을 만들고 훈련생을 교육하면 기업은 수동적으로 입사자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직업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넘었다. 상반기에만 103억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외환위기 직전과 비슷한 모습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환보유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82억달러다. 2021년 9월 4692억달러를 최고로 9개월 동안 7% 가까이 줄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감소세다. 우리나라만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게 아니다. 2019년보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나라가 많다. 홍콩, 프랑스, 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이 6~7% 줄었고, 뉴질랜드는 절반이 됐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무역적자로 달러공급이 감소한 상태에서 석유수입 등으로 많은 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기간이 많지 않았는데 올 상반기에 적자가 집중되면서 외환사정이 나빠졌다. 원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시장에 푼 것도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원인
러시아 가스프롬이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물량 일부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공급계약을 이행해야 하지만 전쟁이나 재난 등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계약이행 의무를 준수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유럽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설마 하던 러시아의 가스수출 중단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불안감이 확산한다. 러시아로서는 전체 천연가스 수출물량의 70%를 유럽에 공급하므로 러시아가 이런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많은 이가 예상했지만 러시아로서는 천연가스 판매액은 GDP 대비 2%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10%에 이르는 석유보다 훨씬 부담 없이 전략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러시아의 불가항력 선언에 따른 가스공급 중단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1950년대 시작된 독일과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통한 화해협력은 막을 내리게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관계개선을 추진한 서독은 1950년대 후반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