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해 큰 돈을 벌었던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의 채찍효과(bullwhip effect)에 대한 트윗이 주목을 받았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많은 언론이 그의 언급에 대해 해설 기사를 내면서 주의를 환기시켰다.
소매상과 도매상, 제조업체와 원재료 공급업자로 이루어진 서플라이 체인에서 소비자의 실수요에 대한 예측이 오류를 일으키고 그 오류가 증폭되는 현상이 채찍효과다.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의 미세한 증가가 재고의 거대한 증가로 이어지는 일종의 승수효과를 가리킨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채찍효과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붕괴와 재고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각국 정부는 각종 긴급 재정 프로그램을 편성해 전례가 없는 규모의 현금을 가계에 투입했다. 가계는 크게 늘어난 현금을 활용해 온갖 구매 계획을 집행했다.
커피에 설탕이 풀리듯 매출 급증이라는 달콤한 결실이 소매상에게 나타났다. 매출 증가가 지속되자 소매상은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평소보다 크게 증가한 수량의 주문을 도매상에게 냈다. 그러자 매출 급증의 달콤함이 도매상에게도 전해졌다.
또한, 도매상도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대폭 증가한 수량의 주문을 제조업자에게 냈다. 제조업자도 부랴부랴 인력을 확충하고 원자재의 구입량을 늘였다. 그러나 코로나 영향으로 인력과 원자재의 공급은 극히 불안정했다.
서플라이 체인에 병목현상이 일상화하면서 공급 부족이 만연했다. 결국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앙은행은 고강도 긴축정책에 나섰다. 연준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금리를 올렸다.
그런데 엔데믹 상황을 맞으면서 서플라이 체인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연준은 고강도 금리 인상을 통해 경제 내 총수요를 낮추고자 한다. 그렇게 된다면 제품에 대한 가계의 수요도 크게 약화될 것이다. 수요가 약해지면 그간 크게 늘어난 재고가 더 이상 팔려 나가지 않게 된다.
채찍효과로 인한 재고의 역습이 시작되는 것이다. 마이클 버리는 결국 소매상이 재고 소진을 위해 제품 가격을 크게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로 인해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 봤다. 재고 누적으로 오히려 경기가 안 좋아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최근 상품시장(commodities)에서의 큰 폭 가격 조정도 그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정책과 효과 사이의 시차이다. J-곡선(curve)은 그 시차를 시각화해 보여준다. 시차로 인해 정책 시행의 초기에는 오히려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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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두둑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가계의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의 정상적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결국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연준 정책의 J-곡선이 역전되고 평탄화하면서 긴축이 지속돼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가능성이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