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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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한 경제연구소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을 조사해 발표한 적이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간 것은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부자'의 기준이었다. 조사대상을 자산규모 10억원 이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 부자의 최소자산규모는 평균 109억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난 사실이 하나 밝혀졌다. 부자들은 자기가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제 조사를 보면 10억~3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부자'의 자산은 평균 74억원 수준으로 3.7배나 높았다. 30억~50억원을 가진 부자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부자'의 자산은 129억원으로 3.2배나 높았다. 마찬가지로 50억~100억원 자산가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부자는 153억원이었으며 100억원 이상 부자들도 215억원은 있어야 진정한 부자라고 생각했다. 결국 한국 부자들은 스스로를 결코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2~3배 이상
지난달 말 2.6%까지 올라간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3%로 다시 떨어졌다. 금리에 대한 불안감이 약해졌지만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국내외 모두에서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11월에 또한번의 인상을 예고했다. 대선이 열리는 내년 3월 이전에 세 번째 인상을 점치는 사람도 많다. 미국도 12월에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월 150억달러의 유동성 공급규모를 줄여 내년 중반에는 자금공급을 완전히 끝낼 예정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기준금리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고용이 기대에 부합할 경우 정책변화를 생각해보겠다고 얘기했다. 하반기에 월별로 100만개 일자리가 늘어날 거라 전망한 것과 달리 실제 고용은 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도 금리인상을 거론하는 횟수가 늘었다. 자산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아직은
매년 한 해가 끝나간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정이 있다. 국내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고 국제적으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2021년 제26차 당사국총회는 예년보다 조금 빠른 11월13일 밤 10시(영국 현지시간 기준) 폐막했다. 당사국총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화석연료 감축, 특히 석탄화력 폐지를 둘러싼 국제적 합의 도출 여부였다. 많은 논란 끝에 당초 목표에서 일부 후퇴해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폐지가 아니라 단계적 감축으로 약화했지만 화석연료 사용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됐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중단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속도에 따른 이견은 있었지만 화석연료, 특히 석탄사용의 감축과 퇴출이라는 방향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까지 보령1·2호기, 삼천포1·2호기 등 석탄화력발전소 6기가 폐지되고 이후 2
4차 산업혁명의 확산과 함께 급격하게 성장한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핀테크·빅테크 기업들이 지급결제, 자금중개, 자산관리 등 각종 금융업에 진출하여 기존 금융회사들과 경쟁 및 협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를 포함하여 IT기업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세 개나 출범했다. IT기업들은 왜 금융업에 진출할까? 단순히 이익을 내기 위해서? 금융업은 규제산업이다. 마음껏 이익을 내기 수월한 업종이 아니다. 그런데 왜 IT기업들은 계속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을까? 그리고 왜 과거에는 진출하지 않다가 최근에 폭발적으로 진출하는가? 먼저 소비자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금융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지역, 예를 들면 인구 중 은행계좌나 신용카드 비중이 작은 지역 등에서 IT기업의 금융서비스가 크게 늘어난다. 즉 기존에 금융회사가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수요를 채워주는 측면이 있다는 것
지난달 말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디지털세와 최저한세가 추인됐다. 지난 6월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회담에서 기본틀을 만들고 7월에 130개국이 도입에 합의한 법안이 완성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이제 증세와 새로운 세금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다. 왜 이렇게 세금을 늘리는 것일까. 무엇보다 양극화를 해소할 필요가 있어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빈부격차가 커졌다. 역사적으로 시장의 기능이 많아지고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 때마다 빈부격차가 커졌지만 이번은 정도가 심하다. 세금과 정부의 이전소득을 제외하고 수정할 방법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자본이득세 최소세율을 20%에서 40%로 올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법인세와 소득세율 최고한도도 26.5%와 39.6%로 올리는 안을 내놓았다. 일본도 새로운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아베노믹스에 분배기능을 강화한 일본형 자본주의를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놓았다. 중국
요소수대란으로 비상등이 켜졌다.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정화물질인 요소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화물수송과 대중교통이 마비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심지어 비료생산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나비효과'랄까. 중국과 호주의 다툼에서 비롯된 소소한 문제가 엉뚱하게도 우리 경제의 동맥경화를 초래했다. 21세기 세계적으로 뒤얽힌 복잡한 공급사슬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제적 공급사슬의 부작용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누차 확인됐다. 마스크 확보를 둘러싼 혼선이 그랬고 반도체 공급부족이나 항만적체, 또 각종 원자재 및 식품가격 급등 등 한층 심각한 충격으로 이어졌다. 코로나 탓만도 아니다. 바이든 시대에 재부각된 미중분쟁을 비롯한 각종 지정학적 갈등이나 요즈음 최대 화두인 기후변화 대응 역시 이러한 공급사슬을 훼손했다. 그 여파는 세계적으로 물가불안과 성장정체라는 새로운 위험으로 반영됐다. 애초 공급차질은 코로나 충격과 맞물려 일시적 수급불균형 문제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제는 그 근저에
여야 대선후보가 결정됐다. 각 후보에게 바라는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한다. 먼저 한국은 내수규모가 작은 개방경제고 대외 의존도가 높아 해외시장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가경제를 운영해야 한다. 한국은 기축통화국도, 안정적 대외채권국도 아니다. 빚을 감당할 수 없다고 세계가 인지하는 순간 국제신용도가 추락하므로 국가채무 비중이 중요하다. 문재인정부에서 예산을 무려 200조원 이상 늘렸고 각종 추가경정예산으로 국가채무는 1068조원을 넘어서 처음으로 GDP(국내총생산)의 절반 이상으로 과거 정부가 애써 유지한 재정건전성이 심하게 훼손됐고 국민 1인당 빚 부담은 매년 134만원이 늘었다. 공기업부채도 2023년 GDP의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돼 내년 공공기관에 세금 108조원을 부어야 한다. 다음 정부는 부실화한 국가재정을 정비해야 한다. 둘째, 경제문제는 선한 의도나 왕성한 의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올려 저소득 근로층을 돕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우리의 아픈 상처와 책임에 대해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5·18 광주 유혈진압 책임과 관련, 노 전대통령은 아들 노재헌씨를 통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유서를 공개했지만 5·18단체는 "시민을 학살한 책임을 덮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 전대통령에게 부정적 감정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는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력진압한 신군부 2인자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반란수괴·내란목적 살인 등 죄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아픈 과거사를 치유하고 미래로 가자고 수없이 외쳤다. 가해자의 사과와 피해자의 용서를 통한 양자간 화해라는 '회복적 정의관'을 이상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복수와 보복을 전제로 책임을 물어 과거사를 청산하는 '응보적 정의관'이 주류였다. 이번 장례식은 이례적으로 회복적 정의관의 실현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5·18 당시 최후의 항전
2008년 출범한 MB(이명박)정부는 우리 농업에 큰 전환기를 마련했는데 농림부를 농림수산식품부로 확대 개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주무부처의 정책대상을 1차 산업인 농업에서 2차 식품가공산업과 외식 등 3차 식품서비스산업까지 확장해 산업간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를 극대화하는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산업의 육성이 국산 농산물의 소비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당시 정책들을 보면 외식업체와 식품가공업체의 국산 농산물 사용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발표됐고, 식품산업과 농업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식재료산업에 대한 논의도 상당기간 진행됐다. 1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 관련 정책의 성과를 보면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음식점 원산지표시제도를 도입해 식당에서 주문하는 음식재료의 원산지를 속이는 일이 없도록 하고, 외식업체의 국산 농산물의 원료 사용을 촉진하는 지원책을 통해 외식산업에서 국산
우리나라는 먹거리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2019년 기준 45.8%에 불과하고 농산물 무역적자는 전체 무역적자의 3분의1에 이른다. 만년 농업 수입국인 한국이 최근 K농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소식을 연이어 전해와 놀랍고 반갑다. 우리 농식품 수출은 한류 확산에 따른 해외 소비자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고인 75억7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농업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격인 종자, 농약, 비료는 소수 글로벌 농화학기업이 세계 매출의 70%를 점유할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최근 들어 우수한 기술력으로 틈새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올해 9월 말까지 농기계, 종자, 비료, 농약 4대 농투입재 수출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1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제 카자흐스탄과 홍콩 농가는 우리 토종감자 '탐나'와 딸기 '싼타' 종자를 재배하고 중국과 동남아 농장에서는 한국산 친환경 비료와 바이오농약을
"지방이 왜 이리 어려워지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강연할 때 청중에게 종종 이 질문을 던진다. 다양한 답변이 돌아온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떠난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들었다.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이 제공하는 문화적 기회가 지방에 없기 때문이란 의견을 밝힌 이도 많다. 최근 집값이 폭등하자 심지어는 부동산으로 자산을 늘리려 서울로 이동이 많아졌다는 대답도 있었다. 여러 가지 다른 답변이지만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젊은이들이 도시적 환경과 일자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유는 '대학진학'과 '일자리'로 압축된다. 하지만 대학진학의 경우도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자리와 무관하지 않다. 청년들은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면 수도권 기업에 취업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 여기서 하나 추가 질문을 해보자. 왜 수도권에 일자리 기회가 더 많은 것일까. 이유는 명백하다. 산업구조의 변화가 수도권에 유리
내가 변호한 형사사건의 결과가 심심찮게 뉴스에 나오곤 한다. 무죄를 받은 날이면 혹시라도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나)를 칭찬하는 댓글이 있을까 싶어 열심히 찾아보곤 하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악플이다. 대체로 '이게 왜 무죄냐'로 시작해 '이런 걸 변호한 변호사도 똑같은 일을 당해봐야 한다' '판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해야 한다'로 끝나곤 한다. 직관에 반하는 무죄판결을 이끌어내는 것이 변호사로서는 꽤나 영광스러운 일이라 나를 향한 악플은 그닥 아프지 않다. 하지만 재판부를 향한 험구는 과하단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나라 형사재판의 무죄율은 대체로 5%를 밑돈다. 재판부가 호락호락하게 무죄판결을 내주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무죄판결에 인색한 재판부에 화가 날 지경이다. 재판부가 고민고민 끝에 내린 무죄판결일 텐데 무죄판결 기사의 댓글란엔 왜 분노가 넘쳐나는 걸까. 판결에 관한 뉴스는 대체로 불성실한 요약본이다. 보도가 된 내 사건들을 예로 들자면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한 기자는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