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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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20대 남자)'와 "엄마 나 잘보여?" 2019년 마지막 주말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인재 2호', 원종건 씨(26)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대표(67)가 원 씨와 나란히 앉았다. '마흔한살' 차이의 두 남자가 서로를 쳐다봤다. 관록의 여당 대표와 평범한 20대 남자의 콜라보레이션. 민주당의 현재와 미래가 함께 한다는 의도였다. 이 대표는 원 씨를 소개하며 '이남자'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을 대변할 20~30대 정치인이 별로 없었는데 원종건님의 과감한 도전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남자'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내년 4월 총선, 민주당의 목표는 과반 이상 의석 확보다.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영입인재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관련 질문을 할 때마다 "이 대표에겐 계획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민주당은 20대, 그중에서도 남성 지지율을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왔다.
'해외여행 자유화 30주년'이라는 희망찬가로 시작한 2019년 여행업계의 한 해는 기대만큼 녹록하지 않았다. 국내외 여행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쳤고, '일본여행 보이콧'과 '헝가리 다뉴브강 참사' 등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주요 여행사들은 '실적쇼크'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많은 이들이 일본시장의 침체가 올해 여행업계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일본여행 불매는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30년 동안 쌓아온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즉, 패키지(PKG) 중심의 여행 생태계가 종언을 고했다. 국내 여행산업보다 늘 한 발 앞서 흘러온 글로벌 여행시장으로 눈을 넓히면 이는 명징하게 드러난다. 1841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 여행사 '토머스 쿡'이 올해 파산했다.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까지 거느리며 거대한 몸집을 자랑했던 '여행 공룡'은 트렌드에 어두웠고, 변화를 좇는 데 민첩하지 못해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이 지난 27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차기 행장 선임 작업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3번 연속 내부인사가 은행장에 오르면서 이제 더 이상 기업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관치금융’ 논란은 없을 것이란 금융권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역대급’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청와대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자 기업은행 직원 1000여명은 지난 27일 퇴근 후 광화문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어야 했다. 논란을 자초한 건 결국 제도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른 은행과 달리 임원추천위원회 등의 제도가 없어 정부 발표 전까지는 ‘깜깜이’ 인사가 불가피하다. 제도를 손보지 않는 이상 ‘낙하산’ ‘관치금융’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기회는 있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업은행 이사회 내 임추위 설치를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임원자격 요건에
정부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뜨겁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24일 월성원전 1호기 영구정지를 결정한 게 부채질을 했다. 한쪽은 정부가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해 경제성을 고의로 조작해 영구정지를 밀어붙였다고 반발한다. 다른 쪽은 안전성을 고려했을 때 영구정지가 불가피하다고 맞선다. 날선 공방에 정작 에너지정책 본질에 대한 고민은 빠져있다. 에너지정책의 뼈대는 수급 안정성(안보)과 지속가능성이다. 원전이 값싸고 안정적일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녹색에너지라고 인정해도 초점을 월성 1호기로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초 예정됐던 계속운전 시한인 2022년은 불과 2년 남았다.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5900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안정성을 보강했다지만 앞으로 강화될 안전규제를 고려하면 추가 설비투자가 불가피하다. 설비용량 678㎿의 월성 1호기를 계속 돌려야 할 만큼 전력수급 상황이 곤궁하지도 않다. 더 큰 문제는 사후관리다. 월성 1~4호기는
입신양명(立身揚名). 예로부터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출세해 이름을 세상에 드날리는 것을 일컫던 말이다. 사농공상으로 직업의 높낮이가 갈렸던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판검사라는 직업은 자수성가의 표본이다. 이런 직업군에서 이름을 드날릴 기회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직업인이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승진이다. 판사든 검사든 크게 다를 리 없다. 고위 공무원에 해당하는 검사들이 승진하기 위해선 단순히 능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정 직급 대상자부터는 인사 검증이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올해 3월부터는 차장검사 보임 대상자까지 법무부의 검증을 받았다. 내년 1월 실시 예정인 간부 인사에서는 부장검사 보임 대상자에 대해서도 인사와 재산 검증이 실시된다. 대검찰청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개혁안이 처음 실시되는 까닭이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인사 검증에 동의하지 않고 차라리 승진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승진
“노(No) 아베는 아니다. 아베가 없으면 (한일관계가) 잘 될 것이란 생각은 오해다. 아베가 없어도 큰 차이가 없다.” 지한파로 꼽히는 마이니치신문 중견 언론인이 지난주 한일기자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마치며 강조한 말이다. 일본에서 만난 여러 한국 전문가들의 분석도 비슷했다. 최근 강제징용 문제로 한일갈등이 극단화·표면화됐지만 그 기저엔 일본의 쇠퇴·한국의 부상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있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 일본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한일관계를 설명하며 공통적으로 ‘일본의 경쟁심·방어기제· 피해의식’이란 단어를 썼다. 일본 내 반한(反韓) 기류가 2010년대 들어 본격화했는데 일본이 중국에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 자리를 내 준 시점(2010년)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고노 담화·무라야마 담화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 태도가 자취를 감춘 것도 그래서라고 봤다. 지난 7월 역사와 경제를 엮은, 일본의 전례없는 결정도 ‘여유를 잃은’ 일본의 견
"스타트업 생태계 측면에서는 상당히 기쁜 소식인데... 여론을 보면 억울한 측면도 있죠."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에 대한 여론에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이 토로했다. "우리가 게르만족이 됐네" "돈이면 다 팔아 치우는 민족이냐?"는 등 부정적 여론에 이번 매각이 평가절하될까 하는 우려에서다. 특히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창업가가 이윤에 눈이 멀어 회사를 외국자본에 팔았다는 지적이다. 토종 브랜드가 외국계 회사가 된 것이 아쉬울 수는 있으나 '먹튀' 비판은 과도하다. 매각은 창업과 투자유치, 회수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절차 중 하나여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업가들의 목표는 회사를 삼성·현대 같은 대기업으로 만드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기술이나 발상의 전환으로 창업하고 해당 기술·서비스를 전문적이고 큰 회사에 매각하는 것도 최근의 추세다. 창업의 노력을 보상받고 매각 뒤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정부까지 나서서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개방형 혁신'을
KT 차기 회장을 뽑는 선정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번 차기 KT 회장 선정작업은 현 회장 재임기간에 정한 룰과 원칙에 따라 공식적으로 후임자를 정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초 일찌감치 정관 개정을 단행해 회장 선임절차를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주주총회로 단계화했고 사내외이사들의 회장후보 추천권한도 이사들 스스로 내려놨다. 그래서일까. 회장 선출과정 중간에 심사를 받게 될 후보자 명단을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KT 회장 선임과정을 두고 끊이지 않은 불공정·불투명 논란을 이번만큼은 불식하겠다는 KT와 이사회의 의지로 풀이된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CEO(최고경영자) 선임과정에서 정치권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령 회장 선임절차 중 석연치 않은 이유로 후보를 추가하는 등 절차적 문제가 적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과정이 겹치면서 KT 회장이 되려
"너희는 한 번이지만 우리는 매일이다." 21일 시각장애인 학부모들이 현수막을 들었다. 청와대 앞 집회·시위 단체를 향한 외침이다. 이들은 무분별한 집회 소음으로 소리에 의존해 걷고 배우는 맹학교 학생들이 이동권과 학습권을 침해받는다고 호소했다. 두 달여 전부터 국립서울맹학교 아이들의 등굣길에 날마다 욕설과 노랫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맹학교에서 500m 떨어진 청와대 사랑채 옆 도로를 점거한 단체의 집회소음이다. 보수단체나 진보단체나 마찬가지다. 확성기와 대형 스피커를 동원한 자극적 연설과 합창은 밤낮으로 이어진다. 청운·효자동 주민에게 이런 불편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효자동 자하문로 대로변 인도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대로에서 집회 행진이 있는 날에는 장사를 포기한다"며 "행진하던 사람들이 길가에서 피워대는 담배 연기가 가게 문 앞, 인도를 가득 메워서 사람들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걸어가는 지경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은 내년 1월 4일부터 청와대 인근 주민
최근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지원펀드 사업에 대해 일부 시장 관계자들에게서 단기성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나무(부분)에만 집중할 뿐 숲(기업 생태계 전체)은 못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일본과 무역갈등이 심화된 후 소부장 업종의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자본시장에서도 각종 지원책이 제시돼 왔다. 자본시장의 자금이 소부장 업종에 보다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해 기업의 성장과 투자자의 수익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고위 당국자들이 '소부장 전용펀드'를 잇따라 제안했고 한국거래소도 소부장 업종의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업종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대의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다. 다만 당국과 시장기구의 대응책이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이벤트성으로 나온다는 데 아쉬워하는 것이다. 기업환경은 생태계와 같아서 어느 한 부분만 키운다
“현재 퇴행적 부동산 공화국 현상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시절 ‘빚 내서 집 사라’면서 정부가 부채 주도 성장을 주도한 결과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정부의 18번째 부동산 규제 대책인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후 언론에 밝힌 내용이다. 박 시장은 이런 주장을 펴면서 “시내 주택공급은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최근 서울 아파트값 급등현상을 분석한 결과를 반박한 것인데 이 발언부터 논쟁거리다. 서울시의회가 최근 발간한 ‘서울시 정비사업 출구전략의 한계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시가 시내 총 393개 정비구역을 해제하면서 착공하지 못한 아파트는 24만8893가구로 집계됐다. 연평균 약 3만가구의 신축 아파트 공급이 끊긴 셈이다. 박 시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뉴타운 개발’을 전면 백지화했다.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원주민들을 보호한다는 취지였지만 전임자의 흔적 지우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오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 세종시의 본인 소유 아파트 세입자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전세계약이 만료되지 않았지만 집을 매물로 내놓겠다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고위 공무원 신분으로 부동산 대책까지 내놓은 입장에서 다주택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도 설명했다고 한다. 은 위원장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출을 금지하는 ‘초강력’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에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비서관급에게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고 홍 부총리가 “노 실장의 권고는 정부 고위공직자들에게도 적용된다”며 이어갔다. 은 위원장은 18개 정부부처 장차관 중 다주택자는 13명인데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나선 셈이다. 은 위원장이 다주택자가 된 사연은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 1990년부터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의 8억원짜리 잠원동 아파트에서 거주했는데 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