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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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수기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체별로 정확한 판매량은 파악하기 힘드나 정수기 렌털 가입자만 10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게임업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정수기 시장의 성장성을 보여준다. 잘 나가는 정수기 업계에 '곰팡이 논란'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일부 대기업이 출시한 '직수형 정수기'를 포함한 정수기에서 내부에 열을 차단하기 위해 삽입한 스티로폼에 곰팡이가 발생한 것이다. 제조업체는 '제품 자체에 이상이 없다', '모든 정수기에서 발생하는 공통된 현상'이라며 리콜 등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한국소비자원에 국내 주요 정수기 곰팡이 민원 자료를 정보공개 청구했는데, '기업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어서 정보공개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소비자원은 최근 일부 업체의 '의류건조기 콘덴서 먼지 논란' 때 각종 민원 자료를 공개한 전례가 있다. 소비자원이 이번에는 어떤 이유로 소비자 민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후 지난달 15일까지 33개월간 1만1390건의 트윗을 올렸다. 하루에 11~12건 꼴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889건(51.7%)이 남을 비난하는 글이었다. 이러한 트럼프의 '남탓 정치'는 반대편에 서있는 민주당도 물들였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얼마전 유세현장에서 "당신의 삶이 산산조각나 있다면, 그건 대기업과 부자들 탓"이라고 했다. 이를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워런 후보도 트럼프와 몇 밀리미터 떨어져있을 뿐"이라면서 '피장파장'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인들은 '남탓'이 낳은 편가르기와 극단주의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달 미 조지타운대 정치·공공정책연구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4%는 '남탓 정치'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은 미국 사회가 현재 내전과 다름없다고 봤다. 굳이 미국인이 아니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탓'한 일들은 쉬이 떠오른다. 그는 취임 직전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대선을
“권용원 회장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 아닌가. 기업 회장들도 갑질 논란이 터지면 자리를 내려놓는데, 선출직인 권 회장은 대체 무슨 낯으로 자리를 지키는지 알 수가 없다. 여기에 ‘열심히 하라’고 면죄부만 던져준 이사회를 보면 아직도 시대는 바뀌지 않은 것 같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갑질과 폭언 논란에도 자리를 지키겠다고 한데 대해 증권업계의 논란이 뜨겁다. 특히 젊은 증권사 직원들은 권 회장의 무책임함과 금투협 임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분노하며 ‘변한 게 없다’며 이같이 성토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란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거나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거부할 수 없는 지위를 이용한 권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은 이 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 논란의 여지가 강한데도 “(이사회에서)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이번 사
"뭔가 새로운 일을 하기 어려운 환경". 올들어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을 펴는 게 힘들다는 취지의 언급이었다. 그만큼 현재 청와대는 경직돼 있다. "그동안의 레거시(legacy·유산)에 대한 집착". 역시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했던 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등 올들어 나온 실책·실수·오판 등의 배경이 '기존 방식 고수'에 있는 게 아니냐는 반성이었다. 그만큼 현재 청와대는 폐쇄적이다. "비서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다". 마찬가지로 청와대 내에서 연초부터 나오는 말이다. 특정 인사를 지칭하기보다, 총선을 앞두고 전체 분위기가 그렇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만큼 청와대 내에 대통령 보다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인사들이 적잖다는 지적이었다.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청와대의 확장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인식이다. 그동안 레거시에 빠져 새로운 일을 하기 힘든 폐쇄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기 정치 욕심이 강한 이들도 적잖은 상황.
"우리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은 올해도 해를 넘길 것 같네요" 대우조선해양 임단협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난 1일,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발언이다. 노조의 '총선' 격인 집행부 선거가 이달 말 예정돼 그렇지 않아도 난항을 겪는 교섭이 탄력을 받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3대 조선사 중 현대중공업만 임단협 단추를 채우지 못한 채 연말을 맞게 됐다. 올해 선거는 '강성'대 '실리'의 대결이다. 강성 집행부는 6년간 철옹성이었다. 불황을 타고 구조조정과 회사분할 등 '투쟁 동력'이 발생하며 강성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2년 임기 집행부는 3연속 강성이 선출됐고 1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냈던 현대중공업은 6년 연속 파업으로 돌아섰다. 그랬던 노조에 올해 선거를 앞두고 '실리'의 목소리가 나온 배경은 조합원 피로감 누적이다. 지난 5월 최고조로 치달은 대우조선 합병 반대 투쟁이 상징적 사례다. 과격한 '울산 농성전'을 벌이고 여론 질타를 받았지만 정작 합병을 향한 시계추
“문제가 터질 때 까지 아무도 ‘벨’을 울리지 않았다.”(금융감독원 직원) 지난달 두 차례 진행된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 이후 금감원 내부에서도 주요국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책임론’이 흘러 나온다. 금융회사의 내부 ‘경고음’이 울리지 않은 것 만큼이나 금융감독원의 상시감시에도 구멍이 났다는 얘기다. 최초에 금감원 민원센터에 DLF 민원이 제기된 것은 지난 4월이었다. 5월과 6월에도 1건, 3건이 들어 왔다. 우리은행이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를 집중 판매한 시점과 겹친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5월에도 DLF는 계속 팔렸다. 그렇지만 해당 민원이 윤 원장에게 보고된 시점은 7월 16일이었다. 첫 민원부터 원장 보고까지 석 달이 걸렸다. 그 사이에도 DLF는 판매됐고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물론 금감원에 접수되는 민원은 하루 평균 300건에 달한다. 1건의 민원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여유가 없었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게 금
물가가 난리다. 'D(디플레이션)의 공포'라는 말이 일상어가 됐고,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숫자로 보이는 물가는 확실히 낮다. 낮은 물가가 문제라면, 답은 물가를 올리는 것일까.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이 생긴다. 먼저 저물가의 원인이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017년 실업률이 낮음(경기호황)에도 물가 상승률이 낮은 상태로 제자리걸음하자 '미스터리'라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대부분이 겪는 문제다.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 간 역의 관계를 나타내는 필립스 곡선이 무너졌다는 주장이 나온 지 오래다. 한국은 좀 더 복잡하다. 정부가 가격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관리물가 때문이다. 학교납입금이나 병원진료비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복지정책을 확대하면 물가상승률은 하향 압력을 받는다. 한은이 '물가상승률이 낮지만 낮은 게 아니다'라고 했던 이유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글로벌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서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전방위로 수사하는 것처럼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을 수사하라." 고발인 10여명, 취재기자 4명, 촬영기자 10명 정도. 10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엔 30명도 되지 않는 인원이 모였다. 200만 넘는 인원이 꽉 채웠던 주말의 광장들과 대조적이었다.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시민사회공동대책위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하기 위해 왔다"며 이같이 소리 높였다. 이들은 "줘야 할 월급의 절반만 주면서 언제든 계약을 해지해 해고하는 회사에 대해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니까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판결해도 검찰은 불기소처분을 내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열심히 일했는데 월급을 못 받고,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평범한 사람들 편이 아니라 권력의 편"이라며 검찰개혁을 외쳤다. 대법원은 지난 8월29일 도급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368명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도로공사의 불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공천룰이다. 인적 쇄신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 누구도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쇄신에 앞장서겠다며 나서는 의원은 없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 빼고 쇄신’이다. ‘조국 사태’를 겪으며 여당에선 스타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당 흐름은 반대다. 기존의 불출마 선언마저 슬그머니 주워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상직(부산 기장)·정종섭(대구 동갑) 의원 등 공식·비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던 의원들이 “중진들이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선다면 동참하겠다는 의미였다”며 한 발 물러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친박계(친박근혜계)로 분류되던 이들은 탄핵 당시 ‘탈당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쇄신의 칼을 간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은 정반대의 입장이다. 당내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인적쇄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정치혁신특별위원
“한국 바이오업계에 ‘임상시험은 실패했지만 신약개발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란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20여년간 신약개발에 매진한 한 바이오벤처기업 대표의 말이다. 신약개발에 실패했음에도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고 책임회피에 급급한 일부 기업을 향해 내뱉은 쓴소리다. 신약개발 성공은 전세계 제약·바이오기업의 꿈이다. 그러나 개발에 성공한 것보다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신약후보물질 확보부터 출시까지 성공할 확률은 0.02%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 신라젠, 헬릭스미스, 강스템바이오텍 등 ‘K-바이오’ 대표주자들도 좌절을 맛봤다. 글로벌 기업들도 신약개발 도중에 많은 실패를 경험한다. 올해 초 로슈와 제넨텍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크레네주맙’ 임상3상을 중단했다. 분석결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로슈는 ‘크레네주맙’ 개발 실패를 발표한 뒤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같은 실패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달랐다. 로슈는 임상 중단 발표 당시 ‘중
"국토교통부가 항공사에 관심이 있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최근 만난 한 저비용항공사(LCC) 임원은 이렇게 푸념했다. "항공업계 미래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불편한 속내를 털어놨다. 항공사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대형항공사(FSC)와 LCC 구분할 것 없이 위기다. 해외여행객은 늘지만 고객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세계 경기 부진에 화물 실적도 부진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 원·달러 환율 등 대외변수 역시 비우호적이다. 일본 여행객 감소는 항공사에 직격탄이 됐다. 항공사들은 앞다퉈 '돈 되는' 일본 노선을 없앴다. 대신 중국, 대만, 베트남 등으로 기수를 틀었다. 비행기를 비워 둘 수만은 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항공사들이 같은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니 '항공권 가격'은 떨어졌다. 이렇다 보니 항공업계가 생존에 나섰다. 대형항공사는 수익성이 떨어진 국내선 화물 운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희망퇴직, 단기 희망
'전자담배에 관한 확실한 정보제공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가라면.' '대한민국은 어째서 전자담배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아닌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인가요?' '액상형 전자담배 대처 강력 지시 이유가 무엇인지,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사용자 입장에서 묻고 싶습니다.' 최근 일주일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자담배 관련 3건의 게시물이 올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달라는 요구다. 또 정부가 뚜렷한 근거를 대지 못하고 사용을 금지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 내용이었다. 흡연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냄새도 안 나고, 목도 칼칼하지 않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액상형 전자담배에 만족감을 표했던 일부 흡연자들도 다시 궐련 담배를 집어들었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 질환 간 명확한 인과관계가 나온 건 아니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서 "피우지 말아달라"고 발표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찝찝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통·제조업계도 혼란스럽긴 마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