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성수 금융위원장을 위한 변명

[기자수첩]은성수 금융위원장을 위한 변명

권화순 기자
2019.12.20 04:24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오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 세종시의 본인 소유 아파트 세입자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전세계약이 만료되지 않았지만 집을 매물로 내놓겠다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고위 공무원 신분으로 부동산 대책까지 내놓은 입장에서 다주택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도 설명했다고 한다.

은 위원장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출을 금지하는 ‘초강력’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에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비서관급에게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고 홍 부총리가 “노 실장의 권고는 정부 고위공직자들에게도 적용된다”며 이어갔다. 은 위원장은 18개 정부부처 장차관 중 다주택자는 13명인데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나선 셈이다.

은 위원장이 다주택자가 된 사연은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 1990년부터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의 8억원짜리 잠원동 아파트에서 거주했는데 기획재정부 국장 시절, 세종시 아파트가 미분양 되자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집을 사면서 다주택자가 됐다.

해외 근무를 할 때 세종시 아파트를 팔려고 했지만 이 때는 집값이 너무 뛴 게 문제였다. 세종시 공무원의 ‘먹튀 논란’이 한창이라 집을 팔 수 없었다. 그렇다고 빈 집으로 둘 수 없어 전세계약을 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지난 8월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 때도 은 위원장의 다주택 보유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은 위원장은 “세입자가 입주할 집이 있는데 입주 시기가 남아 (편의를 봐주는 차원에서) 기다려 주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따지고 보면 은 위원장은 노 실장이나 홍 부총리가 지적한 다주택 보유 공무원도 아니다. 수도권내 2채 보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은 위원장이 세종시 집을 내놓기로 한 것은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동시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대책에 대해 일부에선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은 위원장의 ‘모범’이 확산하면 여론은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