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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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이 진행된 지난 25일 홍익대 세종캠퍼스. 120명의 민주당 의원 중 114명이 모였다. 이들 앞엔 ‘민생, 아픈 곳이 중심이다’란 자료가 놓였다. 집권여당의 100일(8월17일)을 돌아보는 자리였기도 한 이날, 의원들은 그간 내놓은 민생 정책을 하나하나 살폈다. 비공개 토론과 만찬 자리 등에서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100일간 열심히 달려왔다"며 서로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런 가운데 눈길을 끈 건 이날 워크숍 분임토론 등에서 일부 의원들이 낸 자성의 목소리다. 당 내부의 소통과 비전에 대한 아쉬움이 담겼다. "지난 100일 집권여당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하며 국민이 체감하는 비전을 보여줬느냐"고 자문해 봐야 한다는 게 골자다. '민생정당'이란 구호만 외쳤지, 구체적인 실행보다 잡음이 많았다는 거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과정과 최근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 출범 과정에서 나온 불협화음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00일이 지나면서
“은행 앱은 왜 카카오톡처럼 편하게 쓸 수 없을까.” “계좌이체할 때 왜 공인인증서가 필요할까.” “계좌를 개설할 때 왜 은행 지점에 가야 할까.” 지난달 27일 카카오뱅크(이하 카뱅) 출범식에서 이용우 카뱅 공동대표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카뱅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기존 은행 거래의 불편함이 카뱅을 탄생시켰다”는 설명이었다. 카뱅은 편리하다. 로그인할 때 아이디와 패스워드조차 필요 없다. 패턴과 지문인증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드래그만으로도 계좌에 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다. 카카오톡 친구라면 계좌번호를 몰라도 송금이 가능하고 입출금계좌 개설은 10분 이내에 대개 가능하다. 카뱅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한 달 만에 300만명 넘는 고객이 몰렸고 맡긴 예·적금만 해도 1조9580억원에 이른다. 대출은 1조4090억원, 체크카드 발급 신청은 216만건에 달한다. 대출한도 조회 지연과 상담전화 ‘먹통’이 논란거리지만 이마저도 이용자
"진짜 계란을 먹어도 되나요? 정부는 괜찮다고 하는데 어떻게 사흘만에 조사를 끝낸건지…기한도 너무 짧고 조사방법도 못 미덥네요." 정부가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 18일 지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받은 질문이다. 확실히 정부의 대처는 유례없이 민첩했다.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검출된 지 사흘 만에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모든 사태를 마무리짓는 듯 했다. 그러나 기한을 정해둔 '몰아치기'식 조사는 곧 한계를 드러냈다. 첫 전수조사 결과 발표 당시 정부는 전체 산란계 농가 1239개 중 49개 농장(약 4%)을 뺀 나머지 계란은 안전하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이내 검사항목을 빠뜨린 부실검사 농장 420곳이 드러났고 이중 3개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추가 검출됐다. 정부의 '기민한' 대응은 독성 결과 발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1일 성인의 경우 살충제 계란을 평생 하루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생리대 유해성 논란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한 대학 연구진이 시중 생리대를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등 유해물질 22종이 전 제품에서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시험군 중 가장 많은 양의 TVOCs가 검출됐다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제품은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릴리안 제품을 쓰고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들이 확대·재생산되고 이들 사용자가 주축이 돼 깨끗한나라를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전 제품 환불에 이어 생산 및 판매 중단이란 결단을 내리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부도덕한 기업’이란 낙인만 찍혔다. 그러나 이번 생리대 사태는 깨끗한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생리대 안전성 검사를 진행한 대학 연구진이 시험의 재료로 사용한 생리대 제품은 다수 제조사의 10종이다. 연구진은 검사결과 이들 제품 모두에서 정도
지난 2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성애는 하늘의 섭리에 반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동성애를 헌법 개정하면서 허용하려는 시도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며 “우리당 헌법개정심의위원들이 이런 시도를 적극적으로 막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TV토론회에서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동성애에 반대하냐”고 물어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에는 합법화 여부를 넘어 “동성애는 엄벌해야한다”고 까지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알고보면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을 받는 것에 반대하는 정당이다. 지난 1월16일 제정된 한국당 윤리규정 20조를 보면 “당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나이, 종교, 출신지, 국적, 인종, 피부색, 학력, 병력(病歷), 신체조건, 혼인·임신 또는 출산 여부,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정치적 견해, 실효된 전과,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아니한다”고 돼있다. 홍
"피의자(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위와 같은 발언('야 이 XX야' 등)은 고소인(당시 종근당 과장 A씨)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저속한 표현이다." 최근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7월15일 서울서부지검이 이 회장을 모욕 혐의로 수사한 결과 내놓은 문서 중 일부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1년 전에도 최근 불거진 것과 비슷한 이 회장의 '갑질' 사건이 있었다. 당시 검찰은 4개월가량에 걸쳐 이 회장, A씨, 함께 있었던 임직원(10명) 등을 집중 조사했다. 관련 보도를 한 기자에게 진술(사실확인서)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갑질을 인정하면서도 재판에 넘기지는 않았다. '야 이 XX야'라는 욕설에 모욕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이 회장이 공개적으로 XX가 아닌 개XX라고 했고 이는 모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증거가 부족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간신히 형사처벌을 면한 이 회장은 세상에 알려진 대로 '갑질'을 하다 또다시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맞춰 진행합시다.” 은마아파트 소유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최근 게재된 글이다. 이곳에는 지난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가 은마의 49층 정비계획안에 ‘미심의’ 처리로 퇴짜를 놓은 이후 사업방향을 재검토하자는 글이 계속 올라온다. 은마는 1979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8년 넘겼다. 노후화가 심각해 배관을 하루에도 몇 개씩 수리하고 녹물이 흘러나오는 등 정비사업의 필요성이 높은 여건으로 알려졌다. 학군이 좋아 선망하는 입지지만 주거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곳은 49층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은마의 행보에 다른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그러나 이같은 희망은 최상위 법정 계획인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이 규정한 35층의 최고 층수를 크게 웃돈다. 은마는 특혜를 바랐거나 사업성 좇기에 급급해 초고층 재건축에 나선 게 아니라고 한다. 추진위 관계자는 “후대에 남겨줄 랜드마크
“박근혜정부나 문재인정부나 ‘먹거리 행정’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만약 전 정부때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졌으면 촛불시위는 물론이고 ‘이게 나라냐’라는 소리도 나왔을 겁니다.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높으니 관료들도 그냥 묻어가는 거지요.” 이른바 ‘살충제 계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들은 식품전문가의 말이다. 살충제 계란 사태는 정권의 철학이 없어 생긴 게 아니라고 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관료와 일처리 관행은 그대로인 게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장은 문재인 정부 사람으로 교체됐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한 수습, 정확한 발표를 수차례 지시했지만 손발이라 할 수 있는 정부조직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소용이 없었다. 관료들은 다급하기만 했다. 엉터리 전수조사가 단적인 예다. 검사를 위해 필요한 시약도 확보하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 주먹구구식 검사를 했다. 이 때문에 420개 농장에 대해 재검사를 해야 했고,
지난 16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갑자기 이동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공동회동을 제안했다. 정부가 통신비 절감대책 중 하나인 선택약정할인율 인상(20%→25%)안을 이통사에 최종 통보하기 직전이었다. 이통사들이 할인율 인상 조치에 반대 의견을 내놓으며 행정소송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업계를 설득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통사 CEO의 휴가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사전 일정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회동을 추진한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정부의 ‘일방통행’ 소통 논란만 키웠다. 해프닝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사실 통신비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과정이 주로 그랬다. 의견을 듣거나 상의하기보단 일방적인 발표와 통보만 있었을 뿐이다. 단적인 예로 정부는 지난 3년간 할인율을 12%에서 20%, 25%로 두차례나 인상할 당시 산정 기준인 기본적인 수치 데이터를 공개한 적이 없다. 당사자들에게 의견을 내라면서도 왜 할인율을
대한민국이 '계란파동'으로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가 판매한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자 각 사는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3개사는 지난 16일부터 차례로 자사 제품에 살충제 성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기업마트에서 안전이 검증된 신선한 제품만을 팔 것이라고 생각했던소비자들은 아연했다. 수만여건의 계란 환불요청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다수 농가들로부터 대체로 인증된 제품을 판매해왔는데 설마 우리 마트에서 파는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발견될 것이라고생각지 못했다"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마트들이 계란을 납품받는 거래농가 수는 50여곳 안팎. 오랜기간 거래를 해온 곳도 다수다. 이마트는 대부분 직거래, 롯데마트는 중간유통상을 끼고 납품받는 구조라고 한다. 어찌됐든 대형마트 자체의 안전성 검증 시스템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다. 민간 인증기관의 친환경인증 제품 등을 중심으로 납품받고, 일부는 그마저도 인증이 없는 제품들이었다.
"본인이 외국인 투자자라고 생각해보세요. 잘 모르는 나라인데 주요 매체들이 '전쟁 시나리오'까지 내놓고 있어요. 그 나라 주식을 살 수 있겠습니까." 최근 북한 리스크로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외국인의 심리에 대해 한 증권사 전략가가 한 말이다.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8월 들어 뚜렷한 조정을 겪고 있다. 그동안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외국인이 IT(정보기술)주 차익실현에 나선 탓이 크지만 북한 리스크는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자금에 따라 시장은 울고 웃는다. 외국인의 막대한 자금력을 방어할 만한 수급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2차 시험 발사에 성공한 이후 지난 18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360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차익실현은 이해하지만 북한 리스크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게 한
"한국이 IT(정보기술) 강국이라고요?" 최근 개업한 A변호사가 비웃듯 말했다. 판결문 검색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그는 "주요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상대적으로 많이 공개돼 있지만, 1·2심 등 하급심 판결문은 거의 공개돼 있지 않다"며 "하급심 결과를 확인하려면 법원도서관의 판결문 검색대를 찾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판결문 검색대는 서울 서초동 법원도서관에 마련돼 있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최소 2주일 전엔 예약을 해야 한다. 검색대가 단 4대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한달 전 예약이던 게 지난 4월부터 '2주일 전 예약'이 가능해졌다. 변호사들은 검색대의 수를 늘리거나 주요 지방변호사회에 검색대를 설치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법원 측은 예산 문제를 거론하며 난색을 표해왔다. 판결문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단지 변호사들의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에게 소송을 맡긴 국민들도 효율적으로 재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판결문은 유사 재판의 가이던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