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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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이 안타깝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유럽 원정 2연전에서 2연패했다. 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안방에서 열린 러시아전에서는 2-4로 패했다. 0-4 완패 직전, 2골을 따라붙어 겨우 영패를 면했다. 이어 10일 스위스에서는 모로코 대표팀에 1-3으로 패했다. 이 역시 0-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손흥민이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었을 뿐이었다. 결과는 하나다. 두 경기 모두 부끄러운 '졸전'이었다. 사실상 이건 축구가 아니었다. 이렇게 쉽게 실점을, 그것도 초반부터 해서 언제 쫓아가고 언제 역전을 해 이길 수 있겠는가. 축구는 그렇게 골이 쉽게 터지는 경기가 아니다. 예전에 한국 대표팀이 약체였을 때 늘 실점을 쉽게 허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골은 정말 천신만고 끝에 어렵게 넣을 때가 많았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모두의 '1승 제물'이었다. 한국은 늘 세계축구에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2017년 한국 축구는 왜 암흑기로 접어드는 걸까. 2
300만원대 청소기, 400만원대 다리미, 600만원대 공기청정기…. 드라마 속 얘기처럼 들리는가. 아니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소위 글로벌 ‘명품’ 생활가전 브랜드업체들이 제시한 출시 가격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국산 브랜드 제품이라고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내로라하는 국내 생활가전업체들도 저마다 기존 제품보다 차별화한 기능 한두 가지를 추가해 프리미엄 라인을 론칭하고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고가정책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100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국산 냉장고가 출현한 지도 벌써 몇 해 전 일이다. 이쯤 되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가전제품이라는 뜻을 담은 ‘생활가전’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이같은 고가정책을 놓고 해당 생활가전업체들은 ‘수요와 공급’ 법칙의 논리를 편다. 아무리 비싸더라도 찾는 사람이 있으니 만들어서 출시한다는 것이다. 과거 일부 상위계층에게만 국한된 프리미엄 고가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일반으로 확대되는 추세고 그 속도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청와대가 당분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길게는 김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 헌재의 '임시 선장' 체제가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월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헌재소장 공백이 이미 8개월을 훌쩍 넘긴 터다. 지난달 뒤늦게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랐지만 표결 끝에 부결됐다. 어찌보면 헌재소장의 공백은 큰 문제가 아니다. 김 권한대행이 임시직이나마 소장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외국 기관과의 교류 등에서 의전상의 어려움이 있지만 치명적이진 않다. 진짜 문제는 헌법재판관의 공석이다. 헌재의 완전체인 '9인 체제'가 붕괴되고 '8인 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다.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정 변호사가 '주식 재테크'에 발목 잡혀 중도 낙마한 결과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려면 6인 이상이 위헌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바로 위헌정족수다. 재판관 수가 8인 또는 사건 심리 최소 숫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나 방위사업청, 이것도 아니면 대체 어느 쪽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지 모르겠습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보도된 '40년된 코브라보다 못한 국산 공격헬기'라는 기사에 대한 방산업계의 반응이다. 보도의 내용은 이렇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 KAI가 공동으로 1조6000억원을 들여 개발 중인 소형 무장헬기(LAH)가 정작 도입한 지 40년이 지난 코브라 공격헬기보다 무장 능력이 떨어져서 군과 민간 모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보도는 우선 개발 중인 국산 소형 무장헬기가 코브라를 대체한다고 명시한 점에서 오류가 있다. 국산 소형 무장헬기는 본격 공격형 헬기 코브라보다 가벼운 기체로 높은 기동성이 특징인 500MD 헬기를 대체한다고 보는 편이 맞다. 우리 군은 지난 40여년간 주력 코브라와 이를 보완하는 500MD를 운영 중이다. 500MD는 연락 및 정찰용으로 사용되지만 기체 양쪽에 기관총이나
“매장면적 기준으로 규제대상을 확대해도 이케아를 비롯한 대형 가구업체들이 의무휴업을 피할 수 있는 ‘꼼수’는 여전히 있습니다. 전시된 가구에 가격표를 떼고 판매장이 아니라 전시장이라고 하면 면적 제한에 걸리지 않습니다.” 최근 만난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에 허점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와 정부가 대형마트에 이어 복합쇼핑몰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현행법하에서 단순히 영업규제 대상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가구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는 제재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매장면적이 3000㎡ 이상인 대규모 종합유통사는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이 제한되고 매달 일요일 2차례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 이케아는 가구뿐만 아니라 식기, 조명기기, 생활용품, 음식, 식자재 등 2만여개에 달하는 제품을 함께 팔지만 업종을 전문유통사(가구전문점)로 등록해 영업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이케아 광명점의 연면적은 13만1550㎡로 전세계 매장 가운데 가장 크
지난달 1일부터 닭고기 원가가 공개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동안 내가 사 먹었던 2만원 짜리 치킨의 원가에 대해 지속적인 의구심을 가졌던 터에 닭고기 한 마리당 납품원가가 2500원 뿐이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니 자신이 ‘호구’가 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물론 인건비, 가게 임대료, 배달비와 기타 재료비 등을 포함하면 2만원에 가까운 치킨값이 결코 비싼 가격만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닭고기 원가 인상 운운하며 치킨값을 올려 왔던 것을 생각하면 원가공개를 통해 소비자들이 느끼게 된 배신감이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치킨뿐 아니라 최근엔 통신요금부터, 커피, 빵, 담배에 이르기까지 각종 재화에 대한 원가공개 목소리가 높다. 내가 소비하는 제품이 어떤 원료로 얼마에 만들었는지 아는 것이 소비자의 권리라는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아파트 분양가 역시 원가를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치킨
"기술유출 우려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입니다." 최근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설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화제에 오르자 업계 한 관계자가 보인 반응이다. 당장 기술이 유출되면 가장 타격을 입을 LG디스플레이가 그런 고려 없이 투자를 결정했겠냐는 지적이었다. 그는 "1~2년 장사하고 말 게 아닌데 기술이 유출될 게 뻔하다면 수조원을 들여 공장을 지을 기업인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LG디스플레이가 산업부에 제출한 투자 계획을 보면 실제로 단기간에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LG디스플레이는 투자 계획서에서 OLED 핵심기술과 관련된 설계는 국내에서 하고 중국공장에선 주로 생산과 운영 관련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지 생산라인을 엿본다고 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다면 애초에 기술 격차가 존재할 리 없다. 업계에서 더
“규제를 풀어달라.” 산업통상자원부 간담회가 열리면 기업들의 요구사항 1순위는 늘 ‘규제 완화’다. 기업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그치질 않는다. 정부는 이에 “노력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면 조세 감면, 현금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당근책’을 내놓는다.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책은 일자리 늘리기에 맞춰져 있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되고, 일자리 효과가 큰 사업에 더 많은 예산이 배정된다.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세제 등 각종 혜택을 주겠다는 약속도 쏟아냈다. 모든 정책의 중심에 일자리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주는 ‘당근’보다 현장에선 ‘채찍’ 효과를 더 절감한다.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이 한 예다. 오염물질 배출 총량제 적용, 먼지 배출 규제,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 제도 도입 등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기업이 생산 공정을 개선하거나 저감 장치를 신설하는데 202
"5년간 대형마트 규제가 골목상권을 살리기보다 소비자 불편만 초래해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익은 '휴일없는' 온라인 업체들이 다 가져갔습니다"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 유통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며 업계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의무휴업제' 실효에 대해 말들이 많다. 최근 의무규제의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다. 소상공인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21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과 대기업 마트들이 속해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골목상권 활성화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5년 전 의무휴업 규제를 강하게 추진한 소상공인들이 "휴무 외의 다른 방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며칠 뒤인 지난 26일엔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가 "의무휴업을 월 4회로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금력의 차이가 큰 대기업과 소상공인 사이 최소한의 '출발선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의무휴업제 실시의 취지라
여의도 중식당에선 점심시간에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기업인의 프리젠테이션을 자주 볼 수 있다. IPO(기업공개)를 진행하는 기업이 개최한 기자간담회 현장이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오랜 시간 여의도에 머문다. 주관사와 한국거래소, 기관투자자 미팅, 언론 인터뷰 등이 여의도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본사가 지방인 기업의 경우 IPO 과정에서 대표와 임원, 실무자가 여의도에서 일주일 이상 숙박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들은 여의도에서 회사의 가치와 매력을 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공모과정에서 흥행을 이끌어내야 높은 공모가를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공모가를 받아야 조달하는 자금 규모가 커진다. 회사 지분을 보유한 주주의 지분가치도 그만큼 높아진다. 상장하는 기업의 최대주주는 대부분 회사 대표다. 문제는 상장 이후다. 상장 절차가 완료된 뒤 많은 기업이 여의도를 피한다.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는 건 다반사다. 회사 실적이나 주가 변화, 사업 전략 등에 대해 물어보면 '그걸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최대 난제였던 금호타이어 정상화 방안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권은 물론 우선매수권까지 포기하면서 결단을 내리도록 잘 설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2월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 후 1년7개월간 끌어온 문제를 취임 보름만에 매듭지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성과는 더욱 묵직하게 느껴진다. 신임 이 회장의 업적은 자연히 '구걸', 즉 이동걸 전 산은 회장과 비교로 이어진다. 공교롭게도 산은 전·후임 회장이 동명이인인 탓에 전 회장은 구걸, 현재 회장은 '신걸'로 불린다. 신걸은 과감하게 문제를 마무리한 반면 구걸은 오랜 기간 박 회장측과 갈등하며 끝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혹자는 '구걸이 박 회장에게 끌려다녔다'는 비판도 한다. 그러나 산은 내부의 평가는 조금 다르다. 산은 한 관계자는 "전·후임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의 성격이 달랐다"고 평가했다. 구걸은 금호타이어의 매각이 지상 과제였던 반면 신걸은 매각 무산 후 수
관료들은 '정책은 타이밍'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적절한 때'에 사용하지 못하면 그 효과가 반감된다는 경험이 담겨 있다. '적절한 때'를 맞추기 위해 깜짝 정책을 내놓기도, 미리 발표 시점을 알리기도 한다. 효과를 극대화하거나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경우 정책 발표는 예고 없이 이뤄진다. 발표 시점을 먼저 공개할 때도 있다. 정책 주목도,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관계부처 간 협업이나 준비가 많이 필요한 경우 이 방법을 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주관·관여하는 정책이 연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 내놓겠다고 한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 시점이 9월 중→10월 추석 후→10월말로 옮겨진 게 그 중 하나다. 기재부가 이달 발표하기로 한 사회적경제 활성화대책도 아직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공개는 당초 8월말~9월초에서 이달 말로 밀렸다. 정책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인 줄은 안다. 그렇더라도 정책 공개 시점을 경솔하게 밝히는 대신 좀 더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