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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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숨은 돌렸습니다. 1년쯤 시간을 벌었네요." 5일 고위당정청회의 새 정부 조직개편안 소식을 접한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소감이다. 이날 발표된 개편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기술보증기금 관리 업무를 신설 중소기업벤처부에 떼 준 것 외에는 조직을 그대로 유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금융 공약 중 하나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의 분리'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금융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을 동시에 수행해 온 금융위의 분리 또는 해체는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당정청이 "6월 국회 통과"를 우선순위로 정부조직개편 폭을 최소화하면서 당분간 수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금융위의 여생도 '1년 시한부'일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새 정부 국정수행이 안정화되고 나면 내년 지방선거 및 개헌 추진 시점과 맞물려 더 큰 폭의 정부조직 개편이 뒤따르리라는 관측 때문이다. 여당도 이를 위한 정부조직법, 금융위 설치법 등의 개정안을 여러 건 발의했다. 정부·여당이 지
"국정 역사교과서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듯 성교육표준안도 전면 폐기돼야 합니다." 교육부가 1년여의 수정 끝에 내놓은 성교육표준안과 워크북 내용을 본 성교육 전문가가 한 말이다. 무엇이 심각한지 기사 작성 전 반나절동안 워크북 수정본을 들여다봤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리는 '피해자 유발론'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예컨대 중학생 워크북 30개 단원 중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법만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단원은 '성에 대한 자기주장과 거절 방법' 등 무려 5개다. 표준안이 제안하는 대처법은 실소를 자아낸다. 중학생 교사용 지도서에는 성적 강요 행동 시 '자기주장적 의사 표현'을 해야한다며 △눈을 맞추고 좋은 자세를 유지한다 △다정하면서도 조용한 태도를 갖는다 △명확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등의 행동법을 알려주고 있다. 미혼모·미혼부에 대한 폄하도 발견됐다. 중학생용 교육자료에는 피임이 필요한 다섯 가지 이유를 들면서 '미혼모 미혼부가 되지 않기위해서'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여성의 성역할을
중소기업이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드라이브의 중추로 떠오르면서 국책은행의 역할 재정립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로 지원해온 국책은행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을 댕긴 것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다. 그는 최근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과 만나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을 중소기업 전담기관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주장을 들어보면 일견 수긍이 간다. 그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대담에서 ‘공정한 시장경제’를 강조하면서 “대기업은 쉽게 돈을 빌리지만, 중소기업은 아무리 건실한 회사라도 쉽지 않다”며 “특히 국책은행들은 과거 대기업에 돈을 꿔주기 위해 차관을 빌릴 목적으로 만든 곳으로 목적이 달성됐으면 역할을 바꾸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산업은행의 기업대출채권 중 대기업 비중은 70%에 이른다. 반면 중소기업 비중은 17.6%다. 중소·벤처기업이나 미래신성장산업 육성
세금은 기준금액인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서 정해진다. 과세표준이 크면 그만큼 세금이 늘어난다. 과세표준을 구하는 방식이 꼬이면 납세자의 불만도 커진다. 펀드 투자자 A씨의 사례가 그랬다. 2015년 A씨는 보유하던 펀드에서 발생한 배당소득 등 이익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냈다. 이후 펀드를 환매하면서 손실이 나자 A씨는 "기존에 납부한 세금의 과세표준에서 손실을 차감한 금액이 과세표준이 돼야 한다"며 세금 일부를 환급해줄 것을 청구했다. "펀드에서 발생한 이익을 과세소득으로 삼는다면 발생한 손실도 과세소득에서 차감해야 한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이에 세무당국은 "손실이 발생할 때 이를 합산할지 말지는 입법정책의 문제에 불과하다"며 "현행 소득세법이 손실을 공제한 순이익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방식에 입각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세심판원 역시 "소득세법상 펀드 배당소득 과세표준을 '손익'이 아닌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등 이유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금융회사
우리는 이전 정부가 주장한 '낙수효과'는 사실상 없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기대했던 이윤→성장→투자→고용의 선순환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업은 성장했을지 모르겠으나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형 성장'을 꺼내 들고 나왔다. 실질임금 수준을 높여 소득 분배율을 개선하면 수요가 촉진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게 주요골자다. 높은 임금→가계 소득향상→수요 증가→생산증가→일자리 증가의 선순환 체제다. 소득주도 성장은 2010년대 초부터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 새로운 성장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방향이다. 새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과 소득 분배율을 높이는 가장 즉각적인 방안이다. 재벌 개혁과 조세개혁 등도 점진적으로 소득 분배율을 개선시켜 내수를 자극하는 큰 틀의 방향 안에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경제성장률, 특히 민간 영역에 주로 의존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낙후된 구도심 개발이 ‘전면철거 후 신축’에서 ‘도시재생’으로 전환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의 대안으로 출발한 도시재생은 서울 곳곳에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문재인정부도 ‘도시재생 뉴딜정책’으로 도시재생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의 긴밀한 공조로 도시재생 사업에 보다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과거 전면철거 후 개발은 원주민이 내몰리고 집값 상승을 기대한 투기세력이 득세하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도시재생은 원주민이 떠나지 않고 주거공간 개선에 직접 참여하는 주축이 된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도시재생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일대 주거환경 개선으로 땅값, 집값이 여지없이 상승한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구도심은 낙후된 저층 주거지지만 입지가 좋아 개발시 지대 상승 효과가 ‘억’ 단위에 이를 정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뉴타운·재개발 때와는 또 다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예외 없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도시재생 후
"정부에서 짓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조차 사후 관리·감독이 제대로 안되는 실정인데 민간 건설사는 더 말할 것도 없죠." 최근 만난 한 중소 건축자재업체 대표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친환경 주택 보급을 위한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개정돼 오는 2018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건강친화형주택 건설기준'을 놓고 한 말이다. 아무리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 수준을 높여나간다고 해도 실제 현장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새집증후군 등 사회 문제로 비화한 환경성 질환이 상당 부분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TVOC) 등 유해물질에서 기인한다는 점에 착안해 유해물질 방출량 기준을 마련했다. 실생활에서 유해물질을 가장 많이 내뿜는 품목으로 가구, 건축자재를 꼽고 이들 제품의 품질 기준을 정해 규제에 들어간 것. 일명 '건축자재 친환경 기준'으로 건강친화형주택 건설기준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업계 안팎의 의견을 꾸준히
“ICT(정보통신기술)은 새 정부에선 찬밥 신세입니다. 새 정부와 공유할 ICT 전략은 불투명하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ICT 조직은 커녕 현안을 아는 전문가를 찾기도 어렵네요” 한 ICT 업계 관계자가 내뱉은 자조적인 말이다. 업계에선 비슷한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ICT 분야가 소외되고 있다는 건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흘러나온 우려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중요성만 강조했지 실천과제는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같은 포퓰리즘적 공약이 강조되면서 신사업에 대한 투자나 진흥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취임 초 청와대 조직개편에서도 미래전략수석실이 사라진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ICT 산업 정책이 홀대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새로 신설될 과학기술보좌관이 4차산업혁명과 과학기술 정책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래전략수석에 비해 영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ICT 정책이
"초도 물량을 줄이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추가 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더니 재고가 줄었고 악화된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습니다."(A 패션업체 관계자) 장기 소비 침체로 불황의 연속이던 패션업계에도 조금씩 빛이 비치고 있는 분위기다. 몇 년 전만 해도 패션 대기업들도 적자에 허덕였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개선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업체들이 늘었다. 사업 다각화·효율화 작업·재고 관리 등 저마다 자구책으로 각고의 노력을 행한 결과다. 특히 수요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초도 물량을 줄이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추가 생산을 진행하는 '반응 생산' 방식을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팔지 못한 상품이 재고로 쌓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안으로 들어가 보면 어두운 그림자를 만나게 된다. "상품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국내 원사·원단·임가공 등 모든 의류 생산 단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부 영세 업체들은 기계를 돌리지 못해 곧 문을 닫아야 할 지경입니다."(B 원단생산업체 관계자
"심사제도를 도입하면 결국 수수료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던 '금융수수료 적정성 심사제도'를 두고 한 금융업계 종사자가 한 말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제도 도입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은 수수료 심사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실화할지 불확실하지만 실제 도입된다면 은행이 새로운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수수료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 제도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불법적으로 인상된 수수료를 찾아내는 역할만 한다면 다행이지만 금융회사의 수수료 자율화에 역행하는 제도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권, 특히 은행 서비스는 공공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 결과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표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각종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제는 은행이 공공기관이 아니고 수수료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라는 점이다. 수수료는 서비스 가격인 만큼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다. 경쟁시장인 은행 서
“세상이 변했다는 게 실감이 난다” 요즘 세종 관가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지난 2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각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대략적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공통적인 경향은 지난 정권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추진했던 정책들은 모두 배제되는 것이다. 특히 지난 정부의 핵심 정책이던 ‘노동개혁’은 180도 달라졌다. 노동계와의 극한 갈등을 불사하면서 추진되던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양대 지침’은 폐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공부문 파업 등을 불러일으킨 성과연봉제 역시 후퇴하는 양상이다. 대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정권에 따라 정책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공무원의 태도는 ‘돌변’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부족하다.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은 그동안 목이 터져랴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리나라 산업과 노동시장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문재인 정부로 공이 넘어온 경유세 인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 경유값이 휘발유의 85% 수준인데,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유발하기 때문에 경유세를 올려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를 퇴출시키겠다는 강경책도 내놓았다. 마스크를 쓰는 풍경이 일상이 된 것을 감안하면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해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공감이 된다. 하지만 실제 경유세 인상이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경유차를 모는 서민들과 관련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유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소형 화물차 연료로 많이 쓰인다. 생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경유 화물차 333만여대 중 유가보조금을 받는 화물차는 운송 영업용 화물차 38만여대(11.4%)에 불과하다. 나머지 생계형 화물차 295만여대(88.6%)는 경유세를 올릴 경우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 같은 생계형 화물차의 월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