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알바생이 사라졌다

[기자수첩]알바생이 사라졌다

김남이 기자
2017.07.24 07:59
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세븐일레븐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 오픈식에서 한 직원이 정맥의 굵기와 모양을 레이저로 인식하는 '핸드페이'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세븐일레븐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 오픈식에서 한 직원이 정맥의 굵기와 모양을 레이저로 인식하는 '핸드페이'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아르바이트생이 사라진 일을 경험했다. 며칠 전 서울 광화문의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있어야 할 자리에 무인계산기 3대가 놓여있었던 것. 손님들은 무인계산기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문과 계산을 하고 자신의 음식을 기다렸다. 생각보다 편했고, 이질감도 적었다.

패스트푸드 업계를 중심으로 무인계산기가 설치된 곳이 늘고 있다. 영화관은 이미 발권기가 보편화됐다. 예전엔 모두 사람이 하던 일이다. 기계의 설치비와 운영비가 인건비보다 싸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16.4%의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속도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무인계산기 설치와 셀프주유소 전환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인 ‘알바천국’에 따르면 최근 고용주의 79.8%가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것이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진은 미국의 일자리 중 47% 가량이 20년 내에 컴퓨터로 대체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이미 2013년에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새로운 인력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등장과 창구담당직원(teller)의 고용이다. ATM의 등장이 창구직원의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1995~2000년 미국 창구직원의 고용은 더 늘었다.

하지만 ‘정형화’된 일자리의 경우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어떤 조건을 어떻게 처리한다'는 식의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는 업무들은 디지털 기술로 쉽게 대체가 가능하다. 단순 출납원과 텔레마케터 등 서비스 분야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선 대부분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자리다. 높아진 최저임금이 개인의 소득수준을 늘릴 수는 있지만 일자리 창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지금 겪고 있는 디지털 혁명은 영향력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미리 정부의 지원책이 일부 위원들에게 전해진 것은 문제다. 그만큼 인상안 결정에 대한 부담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일본은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통상 사업의 임금지불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국내 상황에 접목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사업자들의 임금지불능력이 제대로 고려됐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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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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