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90 건
19대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아침부터 치킨 생각이 났다. ‘5‧9 대선’ 개표 방송을 보면서 먹고 싶은 음식 1위로 치킨이 꼽혔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흔한 마케팅 업체의 '얼치기' 조사결과가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이같은 자료를 냈다. 전국 성인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고 인구비례에 맞춰 보정도 이뤄졌다. 선거법에 따른 합법적인 보정이다. 무선(80%)과 유선(20%)을 혼용했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대상만 늘리면 일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와 큰 차이가 없다. 이 정도면 싸게 해도 150만~200만원은 든다. 왜 이런 조사를 진행했을까. 리얼미터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의뢰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디오를 통한 공표 형식을 취했을 뿐 사실상 리얼미터의 자체조사라는 게 중론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와 선거 여론조사 관련 기구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껄끄러운 관계가 눈에
"중국과 가까운데 물류비는 더 들어요." 새만금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전북 군산의 새만금이 직선거리로는 중국과 가까운데도 관련 물류가 다른 지역 항구를 거쳐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토로한 것이다. 실제로 입주 기업 대부분은 제품을 새만금에서 부산항으로, 다시 부산항에서 중국으로 내보내고 있다. 새만금을 개척한 정부가 무역에 필수적인 도로·항만 등 입주 수출 인프라를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탓이다. 새만금 신항만 건설도 현 정부가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2년째 발이 묶였다. 게다가 서해안은 기본적으로 수심이 얕아 대형선박이 드나들기 어렵다. 인근 군산항 역시 수심이 5m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심이 깊은 새만금에 신항만을 건설하는 게 유일한 해답이다. 정부는 2020년이 돼야 1단계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적어도 3년이 더 남은 것이다. 새만금과 경북 포항을 잇는 동서횡단 고속도로 사업은 계획조차 지지부진하다. 국토교통부는 무주~성주 구간 등 일부 구간에 대해 사업
"6년 안에 신약을 만들어내라는 것 아닙니까." 최근 '제 2차 코넥스 활성화 펀드' 조성 소식에 일부 바이오 기업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오 기업이 코넥스 기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민감도는 크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SBI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600억원 규모의 '제 2차 코넥스 활성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넥스 시장이 2013년 출범한 후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 3039억원의 19.7%에 달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만기다. '제 2차 코넥스 활성화 펀드'는 2014년 조성된 '제 1차 펀드'와 동일하게 투자 기간 4년에 만기는 6년으로 설정됐다. 4년 안에 투자를 마치고, 이후 2년 안에 자금 회수까지 마치라는 얘기인데, 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제약산업연구개발백서 2015'에 따르면, 전임상과 임상 1·2·3상 시험, 품목허가 등 국산 신약 평균 연구개발 기간은 9.1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정상화." 유력 대권 주자 중 하나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 중 하나로 LTV·DTI 정상화를 공약집에 담았다. 가계대출 규제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방안인 LTV·DTI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9월 경기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대폭 완화됐다. LTV·DTI 완화 후 2014년 6.7%였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5년과 2015년 각각 11.0%, 11.7%로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문 후보가 말한 '정상화' 공약에 대해 LTV·DTI를 2014년 이전 수준으로 돌려 놓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정상화는 다른 의미로도 읽힌다. LTV·DTI는 사실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불과하다. 경기 조절 수단이 아닌 금융회사 건전성 규제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경기가 부진하거나 부동산 경기가 조짐을 보이면 손쉽게 LTV·DTI 규제를 완화해 경기 부양의 지렛대로 활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금융안정의 최후 보
"본보기로 검찰 수사를 받고도 또 그래요?" 최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황당해했다. 검찰 집중 수사를 받은 대표적 재건축 사업장 '가락시영'에서 또 비리를 의심할 만한 정황(중복해 협력업체 선정 시도·특정 업체에 유리한 입찰조건 제시 등)이 발견됐다고 전하자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직접 점검에 나설지 검토해야겠다"고도 말했다. 취재가 더 진행되자 조합장(직무대행)은 "비리를 저지르려 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며 해당 입찰을 중단했다. "무심코 예전 조합장(구속기소)이 하던 대로 하다가 실수했다"는 해명이다. 해명을 선뜻 믿기는 어렵다. 관련 보도 직후 조합장은 내부 게시판에 '기자가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썼다'는 식의 글을 올렸다가 항의를 받자 또 다시 공개 사과하는 소동을 벌였다. 한 사업장의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뒷맛이 쓰다. 재건축 업계의 비리, 운영 미숙 등 고질적 병폐가 얼마나 뿌리 뽑히기 어려운지 엿볼 수 있는 사례다. 다
새정부 출범을 목전에 두고 힘겨루기를 벌이는 곳이 많다. 박근혜정부와 함께 탄생한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을 두고 미래창조과학부와 소상공인단체간의 갈등은 이런 사례 중 하나다. 지난 2일 한국자영업자총연대가 "미래부는 더 이상 희망재단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말라"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갈등은 표면화됐다. 소상공인단체에서 추천한 인사가 이사진에서 탈락한 반면 미래부 출신은 포함됐다는 것이 연대가 기자회견을 연 이유다. 이들 단체는 승인권자인 미래부의 승인 거부로 현행 7명으로 구성된 2기 이사진에 소상공인을 대변할 인물이 없다고 토로했다. "희망재단 때문에 중소상공인의 희망이 사라진다"는 말도 나왔다. 미래부가 발끈한 지점은 연대가 "미래부가 재단을 낙하산·관피아의 놀이터로 악용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양쪽 출신 인사가 이사진에 1명씩 포함돼있는 상황에서 연대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또 취임승인을 거부한 이사 후보 4명은 희망재단이 자체 구성한 심의위원회의 서류심사 과정에서 탈락
“어떤 형태로든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봤다. 그렇다고 우리가 먼저 말할 이유는 전혀 없다.” 통상당국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끔찍한(horrible) 협정이다. 재협상(renegotiate)하거나 폐기(terminate)할 생각”이라 평가한 데 대한 속마음이다. 후보 때부터 한·미 FTA를 ‘일자리 킬러’에 빗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순간 한·미 FTA 재논의는 기정사실이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정부가 이를 모른 것은 아니다. 다만 국익과 앞으로 이어질 재논의 과정을 고려하면서 함구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발언은 그의 전형적인 협상 스타일을 드러내고 있다. 그가 1987년 펴낸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 따르면 협상이란 먼저 ‘강한 어조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고 ‘판을 흔들며 위협’한 뒤 ‘새로운 조건을 앞세워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비리 없는 재건축을 위해 신탁사업 방식에 표를 던졌습니다.”(서울 여의도 재건축 단지 주민 A씨) “신탁 방식 재건축은 제도 도입 초기여서 사업이 완수된 사례도 없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해 신탁 방식에 반대합니다.”(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주민 B씨) 최근 각지에서 신탁 방식 재건축 주민 동의서 징구나 설명회가 활발하다. 신탁 방식 재건축이란 조합 대신 신탁사가 토지 등 소유자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조합 방식과 달리 초기 행정절차가 생략되기에 재건축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 조합 방식보다 투명할 것이란 기대도 모인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신탁 재건축 계약 방식에 따라 해지 조건이 까다롭거나 소중한 재산이 처분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한 법무법인은 국내 유명 신탁사의 계약은 사실상 해지가 불가능한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해당 신탁사는 토지 등 소유자 전원이
IT(정보기술)업계가 ‘오징어 잡이 배’ 논란에 빠졌다. 사무실에 불이 꺼지지 않는 야근 상황을 밤새 불빛을 뿜어내는 오징어잡이 배에 빗댄 이 논란은 게임 개발사 위메이드 아이오가 ‘크런치 모드’를 가동하면서 촉발됐다. 크런치 모드는 게임 출시를 앞두고 개발팀이 막판 고강도 근무체제에 돌입하는 것을 말한다. 위메이드 아이오의 크런치 모드는 평일 밤 9시까지 의무 근무, 저녁 시간 30분 제한, 토요일 정상 근무를 강제했다. 그 기간도 4~11월, 무려 8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크런치 모드가 국내 IT 개발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무여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계기로 칼퇴근을 강제하는 등 사업자 규제 방안 논의가 한창이다. 하지만에 IT 서비스 개발 및 출시 프로세스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정량기준으로 근무여건을 강제하는 건 바람직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크런치 모드와 비슷한 업무환경이 존재한다. 세계 최대 SN
흔히 '선거는 구도 싸움'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 좋은 정책을 들고 나와도 성공하기 힘든 현실을 빗댈 때 이 말이 인용된다. 실제 기존 정치권은 이념, 지역, 세력 등 구도를 짜고 선거를 주도한다. 무소속이나 소수정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절감하는 벽도 바로 구도다. 이번 대선에서도 구도의 위력이 확인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선거 막판 지지율 급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 반문(반문재인)과 문재인 등 다양한 구도를 만들면서 자신에게 모일 수 있는 표를 최대한 짜내고 있다. 반면 나름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 했던 후보들은 구도의 덫에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그랬다. "보수의 나라도, 진보의 나라도 아니다"고 포효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주전 지지율의 절반을 까먹었다. '가짜 보수'와 함께 '기호 2번'까지 버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국산맥주는 수입맥주에 비해 좀 싱겁다고 할까. 소맥(소주+맥주)용으로만 먹게 되더라. 종류도 많지 않고."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지인이 한국맥주에 대해 아쉽다며 털어놓은 얘기다. 그는 국산맥주를 주로 파는 식당 외에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맥주를 살 때는 국산맥주보다 수입맥주를 고른다고 했다. '맛없는 맥주'라는 편견은 국산맥주와 관련한 오해 중 하나다. 한국맥주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은 두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맥아햠량(맥주 주원료인 중보리의 비율)이 낮아 밍밍하다는 것. 두번째는 제품 종류가 적다는 것이다. 이 중 맥아함량이 낮다는 것은 오해로, 주세법상 맥주의 맥아함량 기준이 1999년 66.7%에서 10%로 낮아지면서 이같은 오해가 빚어졌다. 수입맥주가 본격 한국에 들어올 당시 맥아함량이 66.7% 이하인 제품들이 상당수여서 정치권은 수입산에 대해 세금을 거두기 위해 제도를 보완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이를 '국산맥주의 맥아함량이 낮아진 계기'로 받아들였다. 실제 국산맥주
"형사재판 판결문 중 재미있는 점은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 무죄임을 판시할 때 결코 '죄가 없다'고 말하지 않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한다는 점이다." 형사재판에서 구체적 증거가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법조계 관계자의 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한창이다. 지난 7일 첫 공판을 시작한 이래 매주 강행군이다.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던 특검 측은 재판이 시작된 이래 종종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측 변호인단이 '정황만 있고 증거가 없음'을 지적해 나가자 특검 측은 "특검 입장이 지라시인가?"라며 불편해 했다. 특검은 또 '짜맞추기가 아니다' '선입견을 갖고 수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는데, 방청석에 앉은 기자에게는 모종의 '조급함'이 느껴졌다. 아직 남은 공판이 많지만 '증거가 없다'는 변호인 측 지적은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일례로 특검 측은 삼성이 삼성생명의 금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