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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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식 모기업 없이 기업들에 이름을 빌려주고 후원을 받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016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스폰서로 J트러스트와 계약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J트러스트가 일본계 회사인데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2곳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장사를 한다는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일본에 대한 반감이 결합돼 히어로즈 구단과 J트러스트의 스폰서 계약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렇듯 일본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국내 시선은 차갑다 못해 냉기가 돌 정도다. 탄탄한 자금력과 초저금리로 무장한 일본계 자금이 국내 대부업에 이어 저축은행업까지 손을 뻗치면서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일본계 저축은행은 SBI홀딩스(SBI저축은행
#1.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하려면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하므로 임기 중 실현으로 목표 수정 필요. #2. 공공일자리 81만개를 늘려 공공부문 고용 비율을 3%포인트 올릴 경우 100%(전체 일자리 수)는 2700만개가 됨. 이 숫자는 경제활동인구, 취업자, 임금노동자 모두 존재하지 않는 수치. 일자리 81만개 도출 근거가 모호. 비판 소지가 있는 수치 활용 피해야.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일자리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 중 일부다. 이 보고서는 문재인 대통령 업무지시 1호로 설치된 일자리위원회의 뼈대가 되는 조직 운영방안과 일자리 창출 핵심과제가 담겨 있다. 여당 스스로 선거 과정에서 일자리 공약을 정교하게 설계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최저임금 3년 내 1만원 달성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선거 전부터 제기됐다. 박근혜정부 최저임금 인상률(7.4%)을 고려하면, 급격한 인상은 최저임금 종사자가 많은 중소
"우리 사회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취업할 때까지 소위 '정답 고르기'만 시키며 붕어빵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현 아주대 총장)는 22일 지명 이후 첫 번째 공식 석상인 아주대 열린 특강에서 우리교육의 현주소를 이렇게 평가했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인식은 재계나 산업계가 그동안 꾸준하게 요구해온 '교육혁신'과 궤를 같이한다.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오로지 대학입시 하나만 바라보는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경쟁력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는 설명이다. 아직도 중학교 교과서에는 '깍두기를 담글 때 반드시 2㎝로 썰어야 한다'는 게 정답으로 정해진 것이 현실이다. 이런 고질병은 고등교육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심지어 공학교육도 단순정보나 지식습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산업계의 판단이다. 지난해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계를 중심으로 산업계 등에서 터
"제도 마련에 필요한 구체적 통계를 경찰청이 주지 않아서 유관부처 담당자에게 요청했더니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구체적 통계를) 받을 생각을 왜 하세요. 그러려니 하고 되는대로 일하세요'라고 하더군요." 정부부처와 함께 일하는 한 민간 전문기관장 A씨의 박근혜 정부 시절 경험이다. 사업은 하자면서 기본 정보도 공유하지 않는 꽉 막힌 모습, 그리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태도에 기가 막혔다고 한다. A씨는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태도를 공무원 조직 문화 탓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공공·민간 기관을 가리지 않고 정부와 일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을 겪어본 사람들이 많다. 어떤 문제든 현황 파악은 해결을 위한 첫 단추다. 관련 통계는 당연히 구체적일수록 좋다. 정부가 통계조차 안주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답시고 용역공고를 내거나 지원금(결국 세금이다)을 주는 게 정상적 상황은 아니다. 공직사회의 부처 칸막이, 폐쇄적 문화는 고질적이다. 새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박근혜
최근 청와대가 새로 출범한 정부 명칭을 따로 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 정부’ 정도로 부르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소식을 듣고 지난 연말쯤 평소 친분있던 민주당 관계자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뒤여서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흘러갔다. 그 관계자는 탄핵의 공신으로 강기정 전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다소 뜬금없는 주장을 했다. 강 전 의원이 주도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당시 집권세력 내부의 균열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됐고 그 결과 탄핵소추안 의결에서 예상보다 많은 여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여야 원내대표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개혁안에 합의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합의의 한 주체인 여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다. 그 여당 원내대표는 그 다음해 교섭단체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증세없는 복지'를 비판했다가 박 전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인'
"매장에 직원들보다 많은 로봇 점원들이 쫙 깔릴 뻔 한거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 꾸려진 팀에 소속된 한 유통업계 직원으로부터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기업명을 밝힐수는 없지만 글로벌 업체로부터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 도입 검토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 '딥러닝'을 통해 점점 진화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지닌 이 로봇을 도입할 경우 화제성은 물론 서비스 개선도 기대할만하지만 초기 계약물량을 수천여대로 제시해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인류가 로봇과 '일자리 경쟁'을 하는 미래가 이미 성큼 다가왔다는 생각에 놀라움이 컸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스를수 없는 시대적 화두, '메가트렌드'에 직면한 유통업계는 대응에 분주하다. 저마다 4차 산업혁명 대응과 관련한 팀을 구축하고 외부 기술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는 제법 본격적인 '작품'들도 나온다. 지난 17일에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기술·인력유출’ 사건이 교육업계에서 재연됐다. 경찰은 최근 A사의 대외비 자료를 경쟁사 B사에 넘긴 혐의(저작권 위반 등)로 ‘일타강사’이자 A사 이사였던 박모씨(42)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로 인해 자연계 교육시장에서 3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던 A사의 영업전략이 담긴 자료와 교재 등이 B사로 흘러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B사는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3개월여 후인 2015년 11월 비슷한 자연계 교육브랜드를 출시했다.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이 이 같은 범행에 공모했다는 의혹도 기존 기술·인력유출 사건과 유사하다. B사는 설립 후 수차례 자금조달과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연매출 3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하며 일명 ‘교육업계 M&A 공룡’으로 불렸다. B사의 매출규모는 수능 교육시장 1위 업체 이투스교육(2401억원)보다 크다. B사 공동대표 이모씨(44)는 이 같은 범행과 A사에 대한 M&A 공모 등의 대가로 박씨 등에
법정에 빈자리가 점차 늘고 있다. 최순실씨를 비롯한 국정농단 장본인들의 재판 얘기다. 높은 국민적 관심으로 150석 규모의 대법정을 배정했다는 법원의 취지가 무색하다. 지난 15일 최씨 재판이 열린 법정은 텅 비었다 해도 무방했다. 방청객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원래 재판이라는 게 다 그래요. 처음에만 떠들썩하지 금방 잊히거든…"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농단 재판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자 돌아온 한 변호사의 말이다. "검찰이 수사할 때 반짝, 첫 재판이 열렸을 때 반짝, 1심 선고가 났을 때 반짝"이라고 했다. 큰 주목을 받으며 수사가 시작된 사건도 막상 재판에 넘겨지면 시나브로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는 설명이다. 정말 그랬다. 최씨가 처음 검찰에 출석하던 지난해 10월 31일 청사 주변은 마비될 정도였다. 최씨의 일거수일투족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첫 재판의 방청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했을 때 경쟁률은 2.7대 1이었다. 호기심 어
"이제는 드라마에서도 중간광고를 하네." 지상파 수목 드라마를 보던 아내가 혀를 끌끌 차며 던진 말이다. 이 날 70분짜리 드라마를 35분씩 1, 2부로 나눠 중간에 광고 영상이 방영됐다. 최근 MBC, SBS 등 지상파방송사들이 '프리미엄 CM'이라는 이름으로 시행 중인 편성 방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유사 중간 광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프로그램 사이에 광고를 방영하는 '중간광고'가 금지돼 있다. 프로그램 편성시간을 쪼개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SBS가 인기 예능인 'K팝스타'를 1,2부로 나눠 방송하면서 시작된 프리미엄CM은 지상파 간판 예능프로그램에 이어 최근 드라마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측은 "새로운 편성전략일 뿐 중간광고가 아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프리미엄 CM을 케이블방송을 중간광고로 여기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실제 케이블방송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사이에 1분씩 방영되는 중간 광고와 지상파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일주일이 지났다. 문 대통령의 이른바 '사이다 행보'를 지켜보며 현 정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특히 의식주(衣食住) 중의 하나인 '주거 문제'는 국민들에게 가장 피부로 와 닿는 부분이다. 한국의 주거 비용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4억2153만원이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과 비교하면 7.9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다.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는 '탈서울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집값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꺼린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롭지 않다. 20대 후반에 어렵게 취업해 학자금 대출을 갚더라도 결혼을 앞두고 집 장만을 위해 또다시 적지 않은 금액을 빚져야 한다. 부부가 대출을 갚기 위해 출산을 늦추는 일도 흔하다. 한국보건사회원구원이 발간한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를 보면 2010~2014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150여 국가에서 20만 건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은 그동안 전세계를 긴장시켜왔던 대규모 사이버 공격과는 차이가 있다. 전세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그간 사이버 공격은 대부분 단순히 네트워크를 마비시키거나 교란하는 악성코드 공격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PC 속 주요 파일들을 암호화해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제적 해킹이다. 여기에 이메일 첨부 파일을 실행하지 않아도 인터넷에 접속해 있다면 감염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OS)의 신규 취약점을 유포경로로 활용했다. 단기간에 걸쳐 피해가 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격 시점이 주말이었던 데다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초동 대처로 피해규모가 크지 않았던 게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는 우리에게 적잖은 교훈을 남겼다. 무엇보다 정보보호의 생활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여실히 보여줬다. 사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례없는 사건과 짧은 대선 기간 속에서 또다른 정권이 들어섰다. 그렇다고 청년취업난, 열악한 노동시장,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가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공채를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회사 입사와 동시에 40대쯤 퇴직과 함께 창업 준비를 같이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만큼 취업난 뿐만 아니라 취업을 한다해도 정년수명이 짧아지는 고용불안도 심각하다는 의미다. 실제 정년을 채우지 않고 제2의 직업을 찾아 이른 퇴직을 하는 '반퇴세대'가 신조어됐다. 청년들이 당장의 취업보다 공무원 시험에 목메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청년이 '고용시장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다'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것도 청년 취업난의 원인이다. 정권교체 후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언하고, 고용시장의 변화를 위한 대대적인 손질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임기 내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