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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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로 삼성그룹이 외통수에 몰렸다. 지난 3일 보도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땡큐 삼성'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선빵'을 맞았다"고 했다. 난처한 표정만큼이나 거친 표현이었지만 상황이 딱 그랬다. 미국 현지공장 건설은 아직 검토 단계의 계획이다. 트럼프의 앞질러 간 감사 인사가 겉보기만큼 공손한 표현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만한 대목이다.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에 세운 트럼프의 당선 이후 삼성전자의 미국공장 추가 건설 가능성은 그동안 수차례 제기됐다. 반도체공장에 비해 무게감이 적은 가전공장이 주로 거론됐다. 가전공장은 착공부터 가동까지 1년이면 가능하다고 알려진다. 문제는 적잖은 공장건설 비용과 높은 인건비다. 삼성이 첫 보도 이후 이틀이 지나도록 긍정도, 부정도 못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감사 인사를 물릴 묘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 현지공장을 세울 때 감당
"자산운용사들은 유행에 따라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그때그때 내놓기 바쁩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를 맞춰주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자산운용사에 맞춰 투자하도록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공모펀드가 신뢰를 되찾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자산운용사의 '한우물 파기 마케팅'을 꼽았다. 운용사는 자신의 철학에 따라 몇몇 상품만 출시해 장기간 운용하고 투자자는 자신의 성향에 맞게 각 운용사의 상품을 골라 투자하면 된다는 지적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고객의 성향대로 주문한 펀드를 만들고 운용했을 때 성공적인 수익률을 거둔 적이 많지 않았다"며 "펀드매니저 마다 타고난 투자성향이 있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고객이 왔을 때 좋은 수익을 내고 고객은 다시 찾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철학을 지키며 투자를 해왔던 운용사들은 대체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또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뒤처진다 해도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
서른이 넘어가고 하나둘씩 결혼한 친구들이 늘어가면서 전세금은 자연스레 주된 화제가 됐다. 주택가격은 떨어져도 전세가는 오른다며 '깡통전세' 처지에 빠질까 걱정이 적지 않다. 확정일자를 받고 전세권을 설정하는 것은 전세금을 보장 받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전세금보장보험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 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보장보험은 보장 전세금의 제한이 없다.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부쳐져도 전세금을 전액 보전할 수 있다. 이사해야 하는 날까지 집주인이 전세금을 주지 않으면 서울보증보험에서 일단 전세금을 지급해준다. 하지만 전세금보장보험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실제로 당장 결혼을 앞두고 전세금에 관심을 보이던 친구조차 전세금보장보험에 관심이 없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보장보험 가입건수는 1만1982건, 1조7640억원(전세보증금 기준)에 불과했다.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세가구가 296만1000가구, 월세가구가 436만8000
"신재생에너지에 부정적인 트럼프 정부 출범 후에도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미국 시장 영업력을 강화하고, 신규고객도 늘릴 겁니다." 태양광업체 한화큐셀 관계자의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비판하고, 화석연료의 상징인 미국 석유업체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 회장을 새 정부의 국무장관에 앉히며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른 행보다. 한화큐셀은 이달 미국 넥스트에라 자회사에 37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 침체 우려를 씻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큐셀의 자신감을 트럼프 정부가 막을 수 없는 것은 거세지는 신재생에너지 바람 탓이기도 하지만, 이 회사가 대체 불가능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말 기준 5.7GW(기가와트)의 태양광 셀 생산 능력을 보유해 전세계 1위다. 시장에서 한화큐셀 외에는 대안이 없다. 사드 배치문제로 중국 정부의 한국 기업 압박이 심화되는 와중에도 한화첨단소재는 여유롭다.
“평소 재무상황을 점검하지 않는다” “미래보다는 현재를,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호한다” “돈 관리나 대출 등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의존한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OECD 평균에 비해 응답률이 높았던 문항들이다. 정부가 빚을 권하면서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넘어섰지만 국민의 절반 가까운 47.7%는 금융 이해력에서 OECD가 정한 최소목표점수에 못 미치는 ‘낙제점’을 받았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라는 우리 국민 금융 이해 수준의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가계 신용위험은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최악이다. 합리적 금융 행위를 하지 않을 경우 개인과 사회가 어떤 처지가 되는지 우린 이미 경험해 알고 있다. 2003년 카드 사태,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는 금융당국의 부실한 관리와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였지만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기 위해 몰려든 맹목적 투자자들의 책임도 한몫했다. 그래서 교육을 통해 올바른
"그나저나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은 맞지?" 집안 어르신, 친지들과 함께 한 이번 설 연휴 밥상의 핫한 대화주제가 ‘정치’였다. 어느 명절 밥상이건 정치 얘기가 오가곤 했지만 조기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이번 설 연휴 '밥상 정치 토론'은 더 생동감이 묻어났다. 여야와 지지율 순위를 넘나드는 격정의 정치 토론 중에 유일하게 목소리가 작아지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탄핵의 끝'이었다. 탄핵은 모든 대선 논의의 시작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을 예측할 수는 있어도 아직 단언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설 직전 박근혜 대통령이 한 인터넷TV와 인터뷰를 갖는 등 정치적 행보를 재개하고 있는 것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탄핵 기각, 정치 불안, 국정 공백 등 모든 걱정이 또 펼쳐진다. “대통령이 물러나는 게 맞냐”고 묻는 질문은 같은 맥락에 있다. 다시 대선주자들로 화제를 돌이면 토론이 치열해진다. 정치 문법에 맞는 출마선언, 색다른 접근 등 활동 얘기가 오간다. 설날 밥상 토론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에는 금붙이를 파는 손님이라도 있었지. 이제는 (물건이)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팔지도 않아. 사는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없고”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금은방 상인) “어렵다고 어렵다”고 하기도 지쳤단다. 서울 시내 전통시장 11곳을 돌며 만난 상인들은 이런 경기 침체가 20년은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싸늘한 밑바닥 경기는 썰렁해진 서민들의 지갑 사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소비 여력이 줄어든 단골손님들은 전보다 시장을 덜 찾고 덜 산다. 자양시장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IMF 때보다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온기가 사라진 전통시장에는 얼음장 같은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가 집약돼 있었다. 고령화와 노인빈곤 현상이 대표적이다. 상인도 손님도 가난한 노인들이다. “손님들이 대부분 노인이라서 카드를 쓰지도 않아. 얼마나 쓰겠어. 2000원어치, 5000원어치 사는게 전부지. 상인들도 대부분 60대, 70대가 많지. 신식
국내 중소기업 A사 대표의 집무실 앞. 낡은 양복 차림에 백발이 성성한 80대 독일 노인이 A사 대표를 만나기 위해 두 시간째 기다리고 있다. A사 대표는 밖에 기다리는 손님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서두르는 기색 없이 업무를 계획대로 다 마친 후에야 비로소 노인과 마주앉아 얘기를 나눈다. 그는 도대체 무슨 큰 잘못을 했기에 이역만리 타지까지 날아와 노구(老軀)를 혹사시켜야만 했을까. 사실 노인에겐 죄가 없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강소기업'의 나라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B사를 설립한 오너 2세이기도 하다. B사의 수많은 해외법인 중 한 곳인 A사를 둘러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어떠한 의전도 거부한 채 A사를 홀로 방문했다. 그리고 A사 대표의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가 업무를 마칠 때까지 사무실 앞 소파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국내 기업에서였다면 불가능했을 법한 이 광경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A사의 대표는 "독일 본사의 오너 일가는 절대 회사에서 자신들만의 특권
올해 첫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 찾은 명동예술극장은 추운 날씨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연일 매진행렬을 기록하는 고선웅 연출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때문이다. 2년 만에 무대에 오른 '조씨고아'가 인기를 끄는 건 뛰어난 작품성 덕이 크다. 희극과 비극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연출, 주연 하성광을 포함한 배우들의 몰입감 높은 연기, 오브제를 활용한 간결한 무대 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연극은 권력에 눈이 먼 장군 '도안고'가 사사건건 눈에 거슬리는 적수인 '조순'의 가문을 처단하면서 시작되는 복수극이다. 도안고는 왕인 '영공'에게 조순을 모함한다. 영공은 그의 간언을 곧이곧대로 듣고 조순의 일가 300명을 모두 죽인다. 마지막 남은 조씨 가문의 후손 '조씨고아'의 목숨까지 뺏기 위해 전국의 한 살배기 아기들을 색출해내기도 한다. '조씨고아'를 거둬 기른 '정영'은 20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도안고를 향한 복수에 성공한다. 도안고의 탐욕을 알게 된 영공은 다시 명령
의뢰인의 이익에 눈이 멀어 진실을 외면하는 변호사의 모습은 영화 속 '클리셰(Cliché)'다. 뻔하고 진부한 이 장면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그대로 연출되고 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공언해놓고 호시탐탐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8회 변론기일에선 고영태씨의 범죄경력을 조회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줄줄이 들고일어났다. "고영태 사람들의 진술이 조작됐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 "고영태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범죄경력이 유력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아직 법정에 나오지도 않은 고씨를 '범죄자'로 만들어 증언의 신빙성을 깎아내리겠다는 전략이다. 차은택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1시간 20여 분의 신문 시간 중 상당 부분을 고씨와 최순실씨가 내연관계였는지를 들춰내는 데 할애했다. "고씨가 최씨와 성관계를 해야 하는 고역에 대해 토로하지 않았느냐"와 같은 자극적인 질문의 연속이었다. '언론 플레이'는 덤이었다.
“제도가 갑작스럽게 바뀌었으니, 적응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미분양 우려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같이 말했다. 1순위 청약 자격 강화와 재당첨 제한 등 11·3 대책이 소비자들에게 큰 혼선을 일으켰지만, 시간을 두고 보면 지나친 비관은 시기상조란 것이다. 최근 미분양은 아파트 분양 과정에 ‘부적격 당첨자’들이 다수 등장한 것과 관련돼 있다. 1순위 청약 자격이 강화된 걸 모르고 청약했다, 나중에 ‘부적격 당첨자’ 판정이 난 청약자 당첨자가 무려 전체의 4분의 1에 달했다. ‘착각한 청약자’들로 인해 최근 분양 시장은 빠르게 냉각한 것처럼 보인다. 브랜드 아파트들도 미분양 우려를 낳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브랜드와 입지가 뛰어난 아파트에도 미분양 현상이 있지만, 변화한 청약 요건 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시장은 관망세”라고 밝혔다. 과도한 공포감에 젖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가격이 크게 올랐던 곳은 과도하게 상승한 측면도
지난해 12월21일 현판식을 내걸고 공식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총 70일간의 수사기간 중 절반을 채웠다. 첫날 국민연금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불을 댕긴 특검팀은 화력을 삼성에 집중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핵심사안으로 꼽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하는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강요에 의해 지원한 돈'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특검팀은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기소하고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등을 잇따라 소환한 데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속도감 있는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 이를 기각할 때까지 매스컴을 장식한 것은 특검과 삼성의 대결구도여서 사실상 '삼성 특검'이라는 이야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