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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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청소기와 스팀다리미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성벤처 1세대 기업 미래사이언스(옛 한경희생활과학)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에 들어갔다. 한경희 미래사이언스 대표는 평범한 공무원과 주부로 생활하다 뜨거운 물로 걸레질을 해보자는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했다.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 스팀청소기시장 점유율 90%를 달성했고 2009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한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명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하지만 주방가전, 가구, 홈케어서비스 등 새롭게 시작한 사업에서 잇따라 실패하면서 결국 사명까지 바꾸게 됐다. 미래사이언스 추락의 원인을 인기상품의 부재만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오히려 중소·중견 가전업체가 살아남기 어려운 가전유통시장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중소 가전업체가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으면 한 달 만에 더 싼 중국산 제품이 출시되고 시장성이 확인되면 대기업이 더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으로 뛰어드는 게 다반사다. 최근 에어워셔와 제습기
"거래는 물론 문의조차 뚝 끊겼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의 부동산 현장에서 들리는 곡소리다. 시장 과열을 우려한 정부가 연이어 내 놓은 규제 대책으로 거래가 사라지고 분위기도 꽁꽁 얼어붙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부터 규제는 연달아 나왔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처음부터 나눠서 갚도록 했다. 집단대출 심사도 엄격해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 한도와 횟수에도 제한이 생겼다. '11·3 대책'은 서서히 약해지던 부동산 열기를 확실하게 꺼트린 결정적 계기였다. 일부 과열지역에선 아파트 분양권을 입주할 때까지 사고 팔 수 없도록 전매제한을 강화했다. 이에 청약경쟁률과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은 뚝 떨어졌다. 물론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렸던 투기수요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규제 이후 전개된 상황을 보면 그 동안의 호황에는 어느 정도 '거품'이 끼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지난 2014년 3월 일반고 내신 평균 3등급인 하모씨가 부산교대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입학했다. 하씨는 그해 합격생 중 최하위에 가까운 내신 성적에도 면접점수를 잘 받아 거뜬히 합격권에 안착했다. 심지어 수능 최저 적용을 받지 않는 우선선발로 합격했다. 하씨의 합격은 '필기시험 순으로만 학생을 평가하지 않겠다'던 학종의 장점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하지만 '총장 아빠'라는 변수가 끼어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씨의 아버지는 부산교대 총장이자 하윤수 교수다. 오랫동안 부산교대 입학 업무를 맡아왔던 동료교수 A씨는 하 총장 딸 입시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 했다. 하 총장은 명예훼손으로 A교수를 고소했다. 관련 보도가 나가자 다양한 교육계 인사들이 기자에게 의견을 밝혀왔다. 한 야당 국회의원 비서관은 "대학 교직원 자녀가 입학 과정에서 알게모르게 가산점을 받는다는 제보를 받았다. 교육부에 자료를 요구해 하 총장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더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부진한데 솔직히 매력적이죠. 하루만에 주가가 20~30%씩 오르는데요." 테마성 급등 종목에 투자한다는 개인투자자 A씨의 말이다. 이는 기업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IR 임원 B씨의 고민이기도 하다. 투자자나 기업 모두 호재성 테마에 엮여 급등하는 '테마주'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를 모른척하기가 쉽지 않다. 올해도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테마주의 등락 강도가 테마에 대한 관심도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인한 조기대선 정국에 전국민적인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도 특별 감시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유력 대권주자들이 물 위로 떠오르면서 코스닥 시장은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조기 귀국을 공식화한 9월에는 상위 정치테마주 15개가 코스닥 전체 거래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11월까지 정치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은 32.3%로 시장 평
"승무원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기에 정기 훈련 등을 통해 비상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습니다","사실 일등석 승객의 무리한 요구에는 강경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아요","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말하지만 처벌 기준 자체는 높은 수준이라 사법당국에서 처벌을 강하게 해야 합니다" 이는 최근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과 관련, 대한항공·항공업계 관계자·국토교통부가 각각 한 말이다. 한마디로 시스템은 있으나 현실에선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내 난동이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 경우 과연 이 같은 이유로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항공기 내 불법행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적항공사 7곳에서 발생한 항공기 내 불법행위는 △2011년 152건 △2012년 191건 △2013년 203건 △2014년 354건 △2015년도 460건 등으로 나타났다. 흡연행위가 가장 많았으며 폭언 등 소란행위, 폭행 및 협박, 성희롱, 음주 후 위해행위 등이 주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
아마존의 완승이었다. 8일(현지시각)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쇼 CES2017에서다. 삼성·LG전자를 비롯해 월풀, 레노버, 제너럴일렉트릭(GE) 심지어 포드까지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자사 제품에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하나씩 품고 나타났다. 정작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나 직원들은 행사장 어디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지만 아마존의 존재감은 올해 전시회를 압도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인 ‘알렉사’는 대표적인 음성비서 스피커다. 출시 3년 만에 50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알렉사가 ‘알파고’ 하나로 세계 프로바둑기사들을 평정한 구글을 꺾고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되짚어 보면 결국 아마존의 ‘선택’과 ‘집중’에 있다. 아마존은 애플이나 구글과 어깨를 견주며 IT트렌드를 이끄는 거인이 됐다. 기술 기반 회사가 아님에도 이 같은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4차 산업혁명의 게임체인저가 뭔지를 정확히 집어냈기 때문. 아마
일부 봉사단체 예산 담당자들이 최근 대기업 CSR(사회공헌활동) 부서와 새해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접촉하면서 당혹감이 커지고 있다. 매년 진행해오던 활동들도 올해부터 지원 불가 방침을 통보하고 있다. 한 대기업 CSR 담당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에 기업의 정상적 지출 내역에도 외부세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는 분들이 많다"며 "국내 재단에 출연하는 것보다, 정치권 등이 개입하기 어려운 해외 봉사활동 및 다문화가정 지원 쪽으로 방향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미르·K스포츠 재단의 대기업 강제 모금 과정이 드러나면서 불거진 일들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꾸준히 환원해온 자금에 정치권과 주변에 기생하는 '날파리(?)'들이 꼬이면서, 관행적 사회공헌 활동마저 숨죽이게 됐다. 공적 역할을 담당하는 재단들에 대한 지원액 축소에 이어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위해 CSR에 참여하는 외부 인원들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나 작년에 준비하던 작품 있잖아. 대본 다 쓰고 캐스팅까지 끝났는데 갑자기 정부지원 취소돼서 돈도 못 받고 엎어졌던 거. 대신 듣도 보도 못한 업체가 들어와서 다들 황당했었는데, 알고 보니 우리 쪽에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사람이 있어서 그랬던 거래." 작가로 일하는 지인의 말이다. 공연기획자로 일하는 친구도 비슷한 말을 해줬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문화계 정부 지원 사업들이 유난히 이상하게 돌아갔단다. 처음 들어보는 업체들이 생소한 사업 명목으로 수억 원대 정부지원을 따내고, 약속했던 지원은 예산이 부족하다며 갑자기 끊기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는 것이다.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분분했지만, 그 '뭔가'가 무엇인지 현장에 있는 이들은 알지 못했다.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며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부에 비판적인 일명 '좌파'로 낙인찍힌 인사들 1만여명의 이름이 적인 명단이 있다는 것. 여기 이름을 올린 이는 어떤 정부지원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소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옷·신발을 만든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17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둘째날인 지난 6일(현지시간)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의 CEO(최고경영자) 케빈 플랭크는 언더아머 엔지니어들에게 이같이 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기업의 규모로 의류를 혁신하길 원한다"며 자는 동안 숙면과 세포 재생을 돕는 '스마트 잠옷'과 착용자의 몸 상태를 수치화하는 '스마트 신발'을 소개했다. 국내 패션업계도 이같은 첨단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첨단기술이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패션업계는 성장보다 생존이 중요했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대기업들도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었다. 수십년간 운영해온 브랜드 사업은 접거나 해외 기업에 매각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매장은 가차없이 문을 닫았다. 직원들은 구조조정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하루
연말에 만난 동국제강 대외관계자들이 손목에 붉거나 검은 최신형 스마트밴드를 차고 있었다. 전자회사도 아닌 철강사 40~50대 '아재'들이 지나치게 최신형인 기기를 두른 게 이채로워 "유행을 선도하신다"고 농을 던지니 "선물"이란다. 장세욱 부회장이 개당 20만원짜리 밴드를 고생한 팀장들에게 하나씩 돌렸다고 한다. 이 밴드는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건강 관리에 유용하다. 최근 동국제강은 오너 사재가 아니라 회사비용으로 임직원 건강을 관리해야 할 만큼 고난사를 겪었다. 팀장급들은 3년 전부터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낸 적이 없다. 오너가 영어의 몸이 되어 리더십이 사라진 것도 모자라 비슷한 시기에 을지로 본사 페럼타워를 잃었다. 고(故) 장경호 창업주가 작고하기 1년 전에 산 땅이었다. 이 수하동 터는 장세주 회장이 부친 뜻을 거스르고 사옥으로 건축해 100년 대계를 세웠다던 빌딩 아니던가. 동국제강은 이후로도 많은 걸 내줬다. 포항 후판공장을 폐쇄했고 계열사 국제종합기계를 팔았다. 당진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화가에게 작품은 핏덩이같은 자식이자, 분신이다. 고 천경자 화백(1924~2015)의 미인도 위작시비를 둘러싼 사연은 90년대 중반에 나온 이 소설의 제목과 꼭 같은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달 미인도를 고 천경자 화백이 그린 진품이라고 발표했다. 검찰이 선정한 전문가의 안목 감정 및 미인도 위작 시비 관계자 진술, 대검찰청 등 과학 감정 결론을 종합해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 프랑스 감정단의 위작 결론은 배척했다. 작가 본인인 천 화백이 아니라, 화상이 다수 참여해 내린 26년 전 감정 결론이 옳았던 셈이다. 1991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 감정 의뢰를 받은 한국화랑협회 산하 감정위원회 7명 가운데 4명이 화랑 대표였다. 한국화가는 2명, 미술평론가가 1명 감정위원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국내 미술품 감정은 여전히 화랑 관계자의 의견이 영향을 강하게 미치는 구조로 볼 수 밖에 없다. 화랑협회 제휴기관으로 2003년 감정 업무를 개시한
2004년의 소버린과 SK, 2015년의 엘리엇과 삼성물산. 그 가운데 끼어든 국민연금. 60년 정치사에 두차례밖에 없는 국회의 대통령 탄핵. 공교롭게 그때에 해외 펀드의 대기업 공격도 나타났다. 이때마다 국민연금의 캐스팅보트 역할도 부각됐다. 최근 상황을 두고서는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까지 거론된다. 특검 주변에서는 국민연금에 장관 이상 고위층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 증거가 흘러다닌다. 이를 의식한 듯 박근혜 대통령은 단호한 해명을 내놓았다. "헤지펀드의 공격을 삼성 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이 공격을 받아서 이런 것이 무산된다든지, 하여튼 이렇게 되면 이것은 굉장히 국가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그런 생각을 국민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고, 또 우리나라의 증권사가 20여 개, 거기에서도 거의 한 군데, 두 군데 빼고는 이것을 다 해 줘야 된다 그런 분위기였거든요" (1일 박근혜 대통령의 출입기자단 간담회 중) 직무정지 중 모처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