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증시 이곳저곳에 상처를 냈다. 표적이 된 롯데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면세점, 항공, 여행, 화장품주 등이 특히 하락 폭이 컸다.
문제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이 실체보다 과도하다는 점이다. 중국이 사드 보복 강화 차원으로 한국행 관광을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일, 장 시작과 동시에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발표한 건 지난해 7월이다. 반년 넘게 중국의 '사드보복'이 증시를 흔들고 있다. 사드 배치에 의한 불확실성은 이미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지만,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관련 업체 주가가 급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주가는 기대감에 오르고 불확실성에 떨어진다. 주가를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는 센티멘트(감정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기본은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 이라지만, 증시에선 '보이는 게 다가 아닌'게 분명하다.
주가는 기업 실적과 항상 정비례하진 않는다. 특히 중소형주 주가는 때에 따라 개별 기업 실적과 별개로 업황이 좋아서 주가가 치솟기도, 업황이 나빠 바닥을 치기도 한다.
일부 투자자들이 종목에 대한 이해 없이 시장 흐름에 따라 부화뇌동하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부추긴다. 이 때문에 중국 관광객과 실적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도 '피해 업종'이라는 틀에 묶여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기업들은 그저 '시간이 약'이라는 심정으로 사드 한파를 견디고 있다. 최근 상장한 기업 대표는 "사드가 올해 목표 매출액에 타격을 주는 것도 아닌데,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가 빠지고 있다"면서 "이슈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국 관광객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면세점이나 카지노 등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화장품, 항공, 여행 업종 중에서도 영향이 미미한 일부 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면서 "심리적 이유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예측할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유치한 보복조치에 냉철하게 대응하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