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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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의 낭만을 꿈꾸는 대학 생활은 이미 사라진 것 같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과 심화되는 취업난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힌 대학생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헬조선'과 '다포세대(다포기하는 세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등 각종 신조어와 함께 금흙수저 계급론까지 생겨나면서 요즘 대학생들은 '금수저 못 물었으며 스펙이라도 쌓아'라는 식의 몸부림이 처절하다. 전국 대학을 취재하면서 만난 대학생들은 사는 곳, 나이, 학과 다들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고민은 진로였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이 아닌 취업스펙을 쌓아 취업만 준비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입시 준비에 열을 올려 목표 대학에 진학한 뒤 연애, 캠퍼스의 낭만, 대학생활도 잠시. 학년이 올라갈수록 각박함과 취업고민뿐이라는 것은 사회구조적 문제가 아닌가 반문해본다. 올해 무더위에도 학생들은 취업 걱정에 토익 학원과 도서관, 스터디 룸을 돌아다니며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토익과 각종 자격증 학원이 빼곡한
여야가 조선·해운산업 부실의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를 이달 말 열기로 확정했다. 이번 청문회에선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대책회의인 ‘서별관 회의’에서 지난해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데 대한 책임이 집중 추궁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청문회가 이처럼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책임을 묻는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지금까지 대우조선 사태로 치른 ‘수업료’의 상당 부분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대우조선은 한 때 조선업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던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공기업의 자회사가 된 지 15년만에 수 조원을 수혈받지 못하면 독자생존이 불가능하게 됐다. 청문회는 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규명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4조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원인을 파악해야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대우조선 전직 경영진과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조선 지원을 결정한 정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줄곧 비판해 오던 고용노동부가 청년들에게 ‘취업수당’을 주기로 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한정해 차별성을 뒀지만, 유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되고, 서울시는 안 되느냐”는 비판이다.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특히 ‘취업수당’의 재원이 정부 예산이 아닌 민간에서 충당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고용부는 협약을 통해 이번 사업의 재원 전액을 청년희망재단의 기금에서 마련했다. 2만4000여명에 60만원의 교통비, 면접비 등을 지원하는데, 연간 72억원이 들어간다. 정부 사업이 민간 재원으로 이뤄지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전체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의 10%만을 대상으로 하는 현재 사업만으로 재단 기금 전체의 5% 이상이 쓰여진다. 내년, 내후년에도 취업수당이 주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는다. 서울시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정책이라면, 사회보장위원회 논의 등의
동양매직의 지난 2년은 시험대였다. 동양그룹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섰고 주인은 사모펀드(PEF)로 바뀌었다. 회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었다. 2년 만에 또다시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국내외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탐내는 알짜 기업으로 거듭났다. 국내에선 CJ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AJ네트웍스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대만 홍하이그룹, 중국 메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그룹 등도 도전장을 냈다. 10여곳의 국내외 후보가 동양매직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이다. 동양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동양매직은 2014년 7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NH-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사모펀드의 품안에서 동양매직은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이는 수치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903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013년
“누진제 완화는 1%를 위한 부자감세가 될 수 있다. 가격을 낮춰서 과도한 수요를 유발하게 되면 정부가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지난 8일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의 말이다. 누진제를 완화할 경우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들의 요금은 오르고 많이 사용하는 사람의 요금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 얘기다. 또 ‘전력 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여름철에 에너지절약 유도’라는 누진제 도입의 목적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누진제 개편에 강경하던 산업부의 입장이 불과 이틀만에 번복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새 대표가 “누진제 개선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둘 중 하나다. 산업부의 입장변화는 에너지소비의 변화상을 읽지 못하고 국민적 불만이 쌓여온 누진제에 대해 합리적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거나 당과 청와대가 요구하니 마치못해 ‘코드맞추기’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어느 쪽이든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201
기자가 사는 집 앞 아파트 상가에는 이디야, 탐앤탐스, 쥬씨 등 10여 개 커피 프랜차이즈가 들어차 있다. 길 건너까지 합하면 커피전문점 15곳이 지척에서 치열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 이곳에 희한한 풍경이 생겼다. 아메리카노의 1500원화(化)다. 상권 특성상 저가 커피브랜드가 많았는데, 어느샌가 1500원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진짜 저가 커피전문점이 들어섰다. 견디다 못한 주변 커피숍들도 하나둘씩 '한정이벤트'를 내세워 아메리카노 가격을 1500원으로 낮췄다. 점포가 2곳 있던 이디야커피 중 한 곳은 아예 간판을 타 저가 프랜차이즈로 바꿔 달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가커피 유행이 반갑다. 불황 속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에게 1500원 커피는 한턱 낼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가 커피전문점 열풍 이면에는 퇴직자들의 팍팍한 삶이 숨겨져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2014년 현재 1만2000여개로 전년대비 42% 증가했다. 특히 '빽다
오는 13일 토요일에 전북·광주 출장 결정을 통보하자 아내는 주말 출근의 연유를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 취재라고 말하자 눈을 크게 떴다. 지금 더민주 전당대회(이하 전대)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과 함께. 성급한 일반화일수 있지만 평소 정치에 관심이 적지 않은 정치부 기자 가족도 인식하지 못할 만큼 현재 더민주의 전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히 진행 중이다. 물론 전대 흥행저조가 더민주 만의 일은 아니다. 9일 끝난 새누리당 전대는 '사상 최초 호남 출신 대표 탄생'이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흥행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선거인단 사전투표율은 20.7%(지난 7·14전대 29.7%)에 불과했고, 전국 대의원 9135명 중 5720명(62.6%)만 투표에 참석해 지난 전대(74.5%)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핵심 지지층 호응조차 얻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거대 양당의 전대 흥행 저조를 '올림픽'과 '무더위' 때문이라며 스스로 자조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있다. 하지만 여
"투자금 회수는 가능한가요?" 영국 창업기업이 밀집한 테크시티에서 액셀러레이터(창업 보육·투자기관)를 운영하는 교포 A씨는 현지 투자자에게 한국의 벤처기업 투자를 권유할 때마다 듣는 반응이라고 한다. 대다수가 투자를 결정할 때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따진다는 것이다. 언제 휴지조각으로 변할지도 모를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적어도 투자금을 언제쯤 거둬들일 수 있는지 정도는 확신이 서야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A씨의 난감함은 여기서 시작된다고 한다. 실리콘밸리 등 외국의 대형 벤처캐피탈이 한국 정부와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 국내 벤처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외자유치펀드'의 결성액과 투자실적을 아무리 홍보해도 반응이 시원찮다는 것이다. 역시 벤처펀드를 청산한 후 얼마나 벌었는지 드러낼 만한 실적이 별로 없어서다. 주변에 있는 경쟁 벤처캐피탈이 한국의 벤처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망설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퇴로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포켓몬 고’ 열풍이 빠르게 사그라지고 있지만 “우리는 왜 저런 게임을 못 만들었냐”는 의문은 여전하다. 이미 널리 쓰이는 기술들을 활용한 게임이라면 한국 게임사들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혁신적인 제품을 먼저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한 질책은 당연하다. 다만 한국에서 ‘포켓몬 고’가 탄생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너 나 할 것 없이 증강현실(AR) 게임 개발에 뛰어들기에 앞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의 ‘포켓몬스터’라는 지적재산권(IP)이 없었다면 이 정도 흥행을 거두긴 어려웠을 것이다. ‘포켓몬스터’는 게임에서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문화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1996년 등장한 이후 20년째 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 ‘포켓몬스터’와 같은 콘텐츠가 존재할까.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 콘
"덩치를 키우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느냐를 먼저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요. 초대형IB로 허용되는 업무나 규제 완화가 대규모 증자를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당근일까요" 정부가 증권사 자기자본 기준 3조원, 4조원, 8조원으로 초대형IB 기준을 두고 신규업무 등 단계별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한 데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시장에서 언급됐던 법인지급결제 허용이나 예금자보호상품 허용 등의 규제 완화는 빠져 기대치에 못 미친데다 대규모 증자를 할 만큼의 메리트 있는 규제 완화책인지도 의문이란 지적이다. 다자간 비상장주식 매매, 중개업무나 부동산 담보 신탁 등 신규 업무의 경우 추가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대규모 자본을 확충할만큼의 인센티브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증권사들의 대형화나 증권업계 구조 개편 등의 영향은 분명 나타날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가 충분히 드러났고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위헌'결정을 내심 바랐던 이들도 이에 대비하느라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김영란법은 국민 일반의 지지를 강하게 받고 있다. 반면 소위 오피니언 리더라고 불리는 이들은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과연 사회 지도층 등이 그간 접대를 많이 받고 청탁을 해오던 관례가 아쉬워 반대하는 것일까. 그렇게만 본다면 우리 사회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게 아닐까. 전원책 변호사는 최근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김영란법에 대해 ‘3류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취지는 좋으나 입법만능주의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에 동감한다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부정청탁은 사라져야 한다는 당위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잘못에 형벌을 규정할 순 없다. 법은 도덕의 최소화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포털 댓글에서 흔히 보이는 ‘모든 위법에 사형이 답’은 그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사시스템은 어느 조직, 어느 기관을 막론하고 그 조직과 기관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요소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여기에서 연유한다. 하물며 한 회사의 수장을 결정하는 일은 그 회사의 생사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궁극적으로 회사를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도록 하는 출발점이 바로 '사장 인사'인 것이다. 우리나라 주택공급 1위, 시공능력 4위의 건설사로 총자산과 연매출이 각각 10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차기 사장 선임과정을 보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규정과 절차가 오락가락했고 납득하기 어려운 의사결정이 반복됐다. 지난 5일 대우건설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이 내정됐다. '해외건설 경험이 전무하다' '유력 정치인이 밀고 있다' 등의 논란이 일었지만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끝까지 박 고문을 밀어붙인 결과다. 박 고문은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영업본부 개발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