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회장님의 만기출소

[기자수첩]회장님의 만기출소

박준식 기자
2016.10.11 05:34

지난주 방위산업체LIG넥스원(876,000원 ▼7,000 -0.79%)은 겹경사를 맞았다. 대표이사인 이효구 부회장이 연거푸 대외 수상을 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위상을 직간접적으로 알린 것이다.

이 부회장은 자랑스러운 방산인상을 받았고, 국가생산성대회 은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무기를 개발한 공로였다.

여기에 또 하나의 '경사'가 예정돼 있다. 2012년까지 경영을 맡았다가 수감됐던 구본상 전 부회장이 출소한다. 재벌 오너로는 최장기인 4년형을 모두 마치고 이달 29일 자유의 몸이 된다.

통상 대기업 오너 수감자들이 유죄판결을 받고도 집행유예로 수감되지 않거나, 가석방, 혹은 사면으로 풀려나오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추상같은 법의 처벌을 피해갈 길이 없는 일반인들과 달리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형기를 채우지 않는 '특권층'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떳떳하다는 말이 나온다. 구 전 부회장도 수감 중 모범적으로 형기를 보냈다 한다.

그러나 '경사'를 맞는 회사의 분위기는 한편으론 착잡하다. 4년이나 수감돼 있던 회사의 오너 최고 경영자를 맞는 회사 구성원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경영에도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다.

오너 경영자가 없는 동안 LIG넥스원은 본업에 충실하며 실적을 쌓았다. 지난해 IPO(기업공개)에 성공했고 해외 수출을 터잡아 매출을 두 배 가까이 올렸다. 오너는 건설업 등 이종사업을 벌이다가 경영 집중도를 분산 시켰지만 전문 경영진은 자원을 한 곳에만 집중해 성과를 냈다. 결과론이지만 '대리인의 순기능'이다.

LIG넥스원의 전문 경영진은 개인적으로 지난주부터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7만6000원에 상장된 주식이 약 13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8만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책임경영과 주가부양을 위해 당연히 할 일이지만 다른 한편에선 돌아오는 오너를 위한 '시장조성'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상의 성과를 낸 CEO라도 오너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오너 수장'의 공백을 잘 버텨낸 LIG넥스원이 '최장 수감'이라는 수행의 세월을 보내고 돌아오는 이를 맞아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시장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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