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홈앤쇼핑 '용두사미'로 끝나나

[기자수첩]홈앤쇼핑 '용두사미'로 끝나나

전병윤 기자
2016.10.04 05:00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중소기업청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홈앤쇼핑이 어김없이 도마에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 자회사인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판로지원이라는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할 만큼 중소업체에 민간 홈쇼핑 못지않은 높은 판매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목 좋은 방송시간대를 대기업이나 수입제품 위주로 편성하는 전략도 고쳐지지 않았다.

홈앤쇼핑에 대한 국감 레퍼토리는 식상할 정도다. 오죽했으면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을 왜 반복해야 하냐"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은 중기중앙회 등을 통해서 홈앤쇼핑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중기청을 또 몰아세웠다.

중기청이 뒷짐만 진 건 아니다. 중기청은 올해 중기중앙회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주 타깃은 홈앤쇼핑이었다. 중기청은 홈앤쇼핑이 중소기업 면세점 사업자 취득 후 지분을 전량 매각, 주주에 손실을 초래한 점 등을 들어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중앙회에 통보하는 강수를 뒀다.

통보 후 1개월 반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없다. 중기중앙회가 중기청의 강남훈 대표 고발 요구를 묵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송재희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국감에 출석해 "(고발 여부를)검토 중인 단계로 현재로서는(강남훈 홈앤쇼핑 대표의) 당시 경영적 판단이 옳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되레 자회사 홈앤쇼핑을 두둔했다.

중기청이 복마전 같은 홈앤쇼핑을 대상으로 현미경 감사를 단행한 건 이처럼 중앙회에 대한 불편한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많다. 300만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인 중기중앙회의 회장은 부총리급 대우를 받는다. 중앙회는 수장의 위치가 차관급인 중기청장보다 한 수 위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중앙회를 때로 상전 모시듯 한 중기청의 감정이 좋을 리 없다. 이런 가운데 국감 때마다 불거지는 홈앤쇼핑 문제가 중기청을 곤혹스럽게 만들며 그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중기청이 사실상 칼을 처음 빼들었는데 용두사미로 끝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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