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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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독일차 아우디 수입사 ‘위본’은 단독입찰을 통해 SH공사로부터 내곡지구 주차장용지(3618㎡)를 93억원에 매입, 그해 9월 서초구로부터 자동차정비공장 건립을 위한 건축허가를 받고 공사를 진행했다. 당시 서초구는 서울시로부터 해당 부지 내 자동차정비공장 설립은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질의에 대한 회신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대법원이 건축허가 무효 판결을 내려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해 10월 내곡지구를 찾아 “아우디공장을 이전할 대체부지 후보지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1년2개월이 지났다. 박 시장이 이전부지로 약속한 원지동 세원마을은 주민들의 반발로 대체공급이 무산됐다. 수의계약이 검토된 강서구 마곡지구 업무지원시설용지 역시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서만 매각하기로 결정됐다. 서울시와 서초구청의 잘못된 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위본에는 아무런 보상이 따르지 않게 됐다. 서울시는 ‘원칙’을 내세워 마곡지구 토지에 대해 수의계약을 할 수 없음을 통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실 계열사'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기 위해 3000억원의 사재를 털겠다는 '초강수'를 내놨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유상증자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자신이 일반 청약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것. 이 부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될 경우, 이번 유상증자 물량의 최대 25%를 개인 자격으로 떠안게 된다. 시장은 이 부회장의 이같은 '약속'에 크게 환호했다. 8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장중 20% 이상 급등했고, 차익매물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13.98%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거래량도 2002년 3월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실질적 지배주주인 이 부회장의 '책임감' 있는 유상증자 참여 약속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는 분석이다. 상징적 의미가 큰 이 부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책임 경영을 약속한 것은 미래 불확
"초반에 크게 투자 받은 스타트업도 대부분 시장 진입 문턱에서 고꾸라져요" 스타트 업계 전문가인 한 창업 멘토의 말이다. 그는 "제품 생산이나 연구 개발 등까지 정부가 지원해주지만 시장 진출에 필요한 마케팅이나 유통 지원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제품이 나올 때 까지 온갖 지원을 받아도 정작 시장 진입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부산 소재의 IoT(사물인터넷) 기반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적절한 유통망을 찾지 못해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과제 통과, 창업 경진대회에서 수상해 상금과 지원금 등으로 제품 개발을 끝마치고 시장 진입 길목에 서있지만 유통에서 막힌 것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납품 제의가 여러 번 들어왔지만 다 거절했다"며 "그간의 노력으로 키운 기술력과 아이템이 대기업 하청업체의 성질로 변질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절한 유통망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그는 제품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려면 대기업 하청업체로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최근 휴대전화를 바꾼 지인이 다짜고짜 열을 낸다. 휴일에 대리점에서 계약하고, 다음 날 휴대전화가 개통되자 쏟아진 문자메시지(SMS) 때문이다. 각종 부가서비스에 가입됐다는 통보였다. 대리점에 연락하니 '서비스' 개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3개월간 비용을 대리점에서 부담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3개월 후에 해지시켜주겠다고 설명했다. 대리점 직원의 '할당이 떨어졌으니 부탁드린다'는 거듭된 요청에 지인은 결국 그 서비스들을 쓰기로 했다. 이동통신사들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홍보하는 부가서비스가 '의무형' 서비스가 된 현실이다. 여전히 많은 대리점이 본사 할당에 치여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 없이 '한 번만 가입해주세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면서 크게 개선됐다고 정부가 자부하는 휴대전화 값도 예외는 아니다. 오픈마켓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샀다는 또 다른 지인은 대리점에
금융당국이 국책은행을 선두로하는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 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성과주의를 우선 적용할 금융공기업으로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기술보증기금 등을 언급했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성과주의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금융권이 다른 산업에 비해 호봉제 도입 비율이 높은 '철밥통'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호봉제 도입 비율이 전 산업 평균 60.2%인 반면 금융업은 92%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융 혁신의 확산을 위해서라도 입김이 세게 작용하는 국책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기업부터 먼저 손을 대고 점차 민간 은행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부응하듯 지난달 산업은행은 팀장급 이상 직원들의 올해 임금 인상분 전액 반납을 결정했다. 수출입은행도 연말 시간외수당과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가 내년 임금동결과 성과급 반납 등을 수출입은행에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책은행 내부 분위
20년 가까이 반목해왔던 제지업계와 폐지 등을 공급하는 원료업계가 마침내 손을 잡았다. 양 업계가 최근 ‘국내 제지산업 선진화’와 ‘상생 발전’이란 대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공식 협약을 맺은 것이다. 당시 협약식에는 양 업계 관계자와 대표 협·단체장은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와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까지 함께 했다. 이번 협약은 얼핏 성황리에 치러진 것처럼 보이지만 협약의 세부내용을 보면 실효성에 의문이 남는다. 이번 협약은 원료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제지자원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주도로 만들어진 재활용 제지원료에 관한 단체표준(이하 단체표준)을 원료 업체들이 준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원료업체들이 단체표준인증을 받아 일정 수준 이상의 원료품질을 담보할 수 있게 되면 제지의 품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국내 제지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협약의 취지는 좋다. 문제는 원료업체들이 단체표준 인증을 받아야 할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증을 받은 업체
"우리 보건의료 관리체계의 민낯이 드러난 한 해였습니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문득 이렇게 말했다. 의료 해외진출 지원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의료 해외진출을 준비하기에 앞서 '안방 의료'의 기본적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요지였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부터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까지, 올해는 우리 보건의료 관리체계의 허점이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난 한 해였다. 국민의 뇌리에 가장 강하게 남은 사건은 메르스 사태일 것이다. 지난 5월 첫 확진자 발생을 시작으로 지난 달 국내 마지막 환자 사망에 이르기까지 메르스는 반년동안 감염자 186명, 사망자 38명, 치사율 20.4%의 피해를 남겼다. 해외 관광객 유입 감소와 내수 위축 등 보건의료의 테두리를 넘어 국가 경제 전체에 끼친 영향도 상당했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는 메르스 사태가 수습되던 지난달 발생했다. 작은 동네의원 한
"이런 기막힌 반전은 처음이네요." 11월 어느날,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폭스바겐 영업사원의 들뜬 표정이 눈에 선하다. 지난 9월 말 미국 정부가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발표한 뒤 10월 국내 판매는 평상시의 3분의 1 토막으로 곤두박질쳤다. 처음엔 다들 왠지 꺼림직하다는 반응으로 폭스바겐 차의 구매를 꺼렸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폭탄 세일' 덕분에 판매가 살아났다. 전차종 60개월 무이자와 보증기간 연장 등의 초강수가 먹힌 것이다. 아직 공식 집계는 안났지만 11월 판매량은 평월(3000여대) 수준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에서 11월 폭스바겐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4분의 1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법인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스스로 '신의 한수'였다고 자평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여론이 이 결과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시선에는 "환경 문제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의 상품을 가격이 싸졌다는 이유로 덥석 사는 게 적절한지
"이미 중국의 태양광 기술이 훨씬 앞서 있는데 중국이 사려고 하겠어요. 국내 업체는 인수할만한 여력이 안 되고요." 지난달 18일에 진행된 태양광업체 넥솔론의 예비입찰 결과를 두고 M&A(인수·합병)업계 한 관계자가 내놓은 관전평이다. 국내 태양광업체는 물론 넥솔론을 인수할만한 후보로 거론됐던 중국의 태양광업체들마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데 대한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사업의 여러 분야에서 이미 중국이 국내 기술 수준을 추월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태양광 웨이퍼(태양전지를 만드는 기판) 생산력 1위였던 넥솔론도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별다른 매력이 없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기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거의 없는데다 태양광시장 자체가 공급 과잉 상태이고 넥솔론의 4700억원대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로 부채를 떠안고 넥솔론을 인수해봤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 넥솔론이 이처럼 찬밥 신세가 된 것은 중국 영향이 크다. 넥솔론은 태양광 웨이퍼와 이를 만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중FTA(자유무역협정)의 국회 비준을 얻어냈다. 성과이득공유제의 치환 격으로 여야가 합의한 농어업상생협력기금의 '준조세' 논란은 여전하지만 비준에 영향을 줄 수는 없는 문제다. 본회의 의결 순간 파안대소하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의 사진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퍼져나갔다. 정부세종청사에서 바로 담을 이웃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시선에는 부러움이 가득하다. 고용부는 노동개혁의 핵심 쟁점인 비정규직법(파견법·기간제법)을 포함한 이른바 노동개혁 5대입법을 국회 상정한 상태다. 고용부 사상 최대 프로젝트가 바로 노동개혁이다. 연내 처리되지 않아 자칫 19대 국회 회기를 넘길 경우 다시 법을 만들어야 한다. 무산된다는 의미다. 한중FTA는 만약 비준이 11월을 넘겼다면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을 수 있다. 행정절차 상 한달여가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연내 비준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연내 비준을 약속한 중국과 외교 갈등을 빚을 수 있음은 물론 2016년이 비준 1년차가
대부업 상한금리가 더 인하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대부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회에서 종전 계획한 상한금리(29.9%)보다 2%포인트 더 내린 27.9%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대부업계는 상한금리가 내려갈수록 서민들에 대한 신용심사가 더 깐깐해지고, 결국 대출을 못받은 어려운 서민들이 불법사채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말이다. 하지만 국민과 금융당국, 국회에 이르기까지 대부업계의 이 같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만큼 대부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상한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대부업 상한 금리를 더 내려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치밀하게 계산한 결과까지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대부업과 다른 대우를 받으려고 하면서 대부업과 비슷한 상한 금리를 적용해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판만 저축은행일 뿐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서 고금리에 대출해주는 비즈니스 모
30일 오후 진통 끝에 한·중 FTA 비준 동의안이 통과됐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여야는 쟁점법안 및 예산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4년 전이라면 과반의석을 차지한 다수당이 '직권상정', '날치기' 등을 통해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쟁점법안은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동의해야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국회 과반(157석)을 차지한 여당이 법안을 강행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법안은 최루탄 투척사건 이후 폭력국회를 막기 위해 여당 쇄신파 및 야당 온건파 의원들이 뼈대를 만들었다. 이 법은 통과 직전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2년 4.11 총선 직전까지 압승을 예상한 야당은 법안 처리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당초 선진화법 처리에 적극적이던 여당은 반대로 총선 승리 이후 입장을 바꿨다. 원칙보다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오락가락했다. 법이 적용된 19대 국회에서도 선진화법으로 인한 공방은 계속됐다. 여당은 쟁점법안 처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