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솔직한 펀드'가 필요한 때

[기자수첩]'솔직한 펀드'가 필요한 때

한은정 기자
2016.01.19 17:10

"최근 투자자들은 공모펀드보다는 사모펀드를 찾습니다. 어떤 펀드매니저가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 알 수 없는 펀드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투자자들은 철저하게 자신에게 맞는 상품에 투자하길 원한다"며 최근 재테크 트렌드를 설명했다. 실제로 공모펀드의 경우 대개는 몇 페이지에 불과한, 분기에 한 번씩 날아오는 운용보고서만 봐서는 펀드매니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펀드를 운용하는지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다. 반면 사모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어떤 업종에 특화돼 있고,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철학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를 상대적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수년간 공모펀드에서 급격히 빠져나간 돈은 사모펀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200조원을 돌파해 2008년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7년여만에 2배로 불어났다. 반면 공모펀드는 2009년 3월 277조원대에서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180조~230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다만 공모펀드 정체에도 지난해에만 1조3000억원의 자금을 빨아들인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20페이지에 달하는 상세한 자산운용보고서만 봐도 돈을 끌어모은 이유를 충분히 짐작케 한다. 또 최근 단기성과 둔화에도 '3~5년간 장기투자 한다'는 철학을 지키자 투자자들은 자금을 계속해서 넣으며 믿음을 보내주고 있다.

올해 취임한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솔직한 펀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솔직한 펀드는 고객이 가입할 때 약속한 운용원칙을 철저하게 지켜 장기적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펀드다. 단기수익을 좇다보면 자금이탈이 나오게 되고, 운용에 지장이 생기고, 펀드매니저가 빈번하게 교체되고, 소규모 펀드가 양성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트렌드만 쫓는 새로운 펀드가 출시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오랜기간 이 과정을 겪으면서 손실을 겪었고 공모펀드 시장을 떠나고 있다. '시장이 어렵다고? 업황이 힘들다고?' 돈 벌고 돈 들어오는 (사모)펀드가 있는데 파리만 날리는 상품이 있다면 누구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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