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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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서울대 나왔는데, 왜 떨어진건가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성균관대학교와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7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를 준비한 공무원들의 전화통에 불이 났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녹색기후기금(GCF) 등 9개 국제기구에서 서류심사를 통해 심층인터뷰 대상자를 선발했는데, 거기서 떨어진 학생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친 것. 설명회를 주최하고 진행한 기획재정부와 부산시청 공무원들은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많은 전화를 받았다"며 "우리 소관이 아니라 어떻게 해드릴 수 없어서 답답했다"고 하소연했다. 서류 심사는 각 국제기구 인사담당자들의 권한이었기 때문이다. 명문대학교 재학, 높은 학점과 영어 점수 등 좋은 스펙을 지녔는데 왜 서류부터 떨어졌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부모의 이야기. 하지만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국제금융기구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한국과 다르다. 그들은 기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을 원했다.
지난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그의 정치 인생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주로 민주화와 개혁에 대한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지만 '삼김(三金)정치'로 상징되는 계파 정치, 이른바 '보스 정치'는 시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분명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 이회창 전 신한국당 총재가 짧은 정치권 경력에도 단숨에 국민적 지지를 얻고 1997년과 2002년 두 번의 대선에서 당선 턱밑까지 득표할 수 있었던 데는 'YS'와 'DJ'로 대표되는 계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한몫했다. 계파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특정 인물에 대한 추종으로 모일 뿐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화합과 발전'의 정치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 역시 이 같은 계파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고 그 후유증을 남긴 '과'가 분명하다. 김 전 대통령은 다른 어떤 정치인보다 다양한 인재들을 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자 '상도동계'는 김 전 대통
"저는 OO관광 직원이 아닙니다. 저한테 말씀하셔도 소용 없으니 같이 움직이기 싫은 분은 한국 여행사에 직접 연락하세요." 지난 9월 추석 연휴 중국 베이징으로 3박4일 패키지 여행을 갔을 때다. 호텔 로비에서 한국인 관광객들과 현지 가이드가 선택관광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 가이드는 중국 베이징 여행사가 고용한 직원으로 사전에 관광객들이 계약한 일정과 달리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선택관광을 진행하려고 했다. 관광객 중 일부는 이 선택관광에 찬성했지만 일부는 항의하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또 당초 한국에서 계약한 일정대로 관광을 진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누가 봐도 선택관광을 반대한 관광객들의 주장은 타당했다. 그렇다면 이 관광객들은 한국 여행사에 연락해 도움을 받았을까. 결과는 불행히도 아니었다. 몇몇이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현지 가이드와 불편한 상태로 남은 기간 여행을 해야 했다. 현지에서 여행사로 전화 연결이 아예 안되는 것은 아
최근 경기도의원들이 발의한 '저소득층 학생 정보화 지원 및 역기능 예방에 관한 조례안'(최종환 의원 대표발의)에는 희한한 조항이 담겼다. 경기도교육감의 인터넷 및 게임 중독 예방·관리 의무를 규정한 해당 조항은 일일 최대 이용시간, 심야시간 이용제한 등 기술적 안전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했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야간 게임 이용(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을 금지한 '셧다운제'보다 규제를 강화해 일일 최대 이용시간까지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인터넷 강의 수강 등 학습권을 24시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인터넷과 게임 시간은 제한해야 하고 공부는 밤새워 해도 된다는 의미다. 게임을 중독유발물질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을 제외하더라도 해당 조례안은 많은 허점을 안고 있다. 우선 청소년들이 손에 쥔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및 게임 이용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게임, 앱 개발 등 IT 진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의 이용시간에 제한을 둘 것인지, 학습권으로 인정할지 역시
"독일 정부는 상속세를 물리지 않는다. 가업승계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오너일가의 경영상 책임은 확실히 가려낼 수 있는 제도도 공존한다. 가업 승계 후 최소 8년 이상 비즈니스를 이어가야 하고, 경영책임자를 외부에서 고용해야한다. 그리고 직원들의 고용승계도 지켜져야 한다." 2013년 독일 뒤셀도르프 인근의 소도시 '본'에서 만난 필립 클라이스 대표의 말이다. 그는 독일에서 130년 넘게 세계 최고의 파이프오르간을 만드는 기업 '클라이스'를 4대째 이어가고 있다. 필립 클라이스는 회사 곳곳을 소개하며 마이스터들은 30년 이상 이 곳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작업장에 나와 뛰어놀 때부터 일하던 분"이라며 "지금은 저 마이스터가 대여섯명의 직원을 직접 가르치며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독일과 같은 '아름다운 가업승계'와 '명문장수기업 육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명문장수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IS(이슬람국가)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얼굴을 감추고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예고없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불법·폭력' 시위에 대한 엄단 의지는 기존 박 대통령의 발언들과 다를 것 없지만, 시위대의 마스크를 세계적인 테러조직 IS에 비유한 대목은 올해 말 국회 회기가 마무리되기까지 줄곧 회자될 전망이다. 여당에서 이른바 '복면금지법'으로 불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일부 개정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복면금지법은 지난 17대와 18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지만 인권침해 논란 속에 법제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언급 후 정부·여당의 입법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복면을 쓴 시위대가 폭력시위를 주도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경찰은 이날 '폭력·과격행위가 확인된 시위대 4명 중 3명이 복면이나 마스크를 썼다'는
“A동만 해도 주민 대상 행복주택 설명회를 벌써 3차례나 했는데 달라진 게 없어요. 오래 전부터 활용되지 않는 사실상 버려진 땅에 행복주택을 짓는 것인데도 ‘공공임대’라는 말만으로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입니다. 젊은 신혼부부 대상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침체된 인근 상권에 새로운 활기도 생기고 지역주민이 공유하는 편의시설도 늘어나고 좋을 것 같은데 정작 동네 분들은 무조건 반대라네요.” 공공임대주택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시 한 공무원의 푸념이다. 그에 따르면 요즘 서울시 직원들 사이에선 임대주택 관련부서가 기피부서가 됐다고 한다. 매번 계획단계부터 막히고 시청 내부는 물론 주민들에게도 좋은 얘기를 듣는 일이 없다. 전·월세가격 급등과 취업난 속에 주거 취약계층은 늘어만 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임대주택사업은 주민 반대에 밀려 곳곳에서 표류한다. 일단 ‘공공’ ‘임대’라는 말만 붙으면 반대부터 나온다. 사실 공공임대주택을 기피시설로 여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공공임대주택
오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를 앞두고 온실가스 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수단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 개설된 배출권시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12일 배출권시장이 개설된 이후 24일까지 216거래일 동안 배출권거래가 성사된 날은 단 12거래일에 불과했다. 거래된 온실가스 배출권도 이산화탄소 규모로 환산했을 때 96만1500톤에 불과했다. 2012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6억8830만톤)의 0.14% 수준이다. 배출권시장에는 배출권 할당 대상기업 505개사와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 3곳 등 총 508개사가 참여할 수 있다. 할당 대상기업은 한국전력, 포스코, GS칼텍스, S-Oil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이다. 할당 대상기업은 올해 할당받은 감축 목표량을 기준으로 자사 사정에 따라 시장에서 배출권을 사기도 하고 팔 수
최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용지(用地) 논쟁'이 벌어졌다. 대형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입찰 과정에서 맞붙은 SK주식회사 C&C와 LG유플러스가 당사자다.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경기도 판교에 들어선 SK주식회사 C&C 판교캠퍼스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이유는 SK주식회사 C&C가 건물 용지를 '일반 연구용지'로 분양받아 놓고 '연구 지원용지'에서 가능한 데이터센터와 같은 상업적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SK주식회사 C&C는 일반 연구용지 주요시설에는 수익활동을 할 수 있는 업무용시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업무를 할 수 있고, 위법이라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한다. 판교캠퍼스에서는 현재 IT아웃소싱,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상업 목적의 업무를 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질문 없으신가요?” “...” “투자자들께서 더 질문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 지난 2분기, 3분기 LG전자의 기업설명회(IR)에서 일어난 일이다. 휴대폰 사업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지, 새로운 성장엔진인 자동차부품 사업은 어떻게 될지 질문이 쏟아져야 했다. 그러나 정작 투자자들은 ‘냉담’했다. 행사가 끝나고 투자자들에게 '질의응답 시간이 원래 이렇게 조용하냐'고 물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상당히 추상적으로 답변을 이어갔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물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내수경기 침체,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부 환경이 어려워 실적이 안 좋다는 얘기를 하는데 LG전자가 제대로 현실 인식을 하고 있는지부터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상황 파악이 안 돼 있고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없으니 더 이상 묻지 않았던 것이다. 3분기 영업이익의 80%가 가전사업부에서 나온 데서 보듯 아직 신사업인 자동차부품이 단기간 내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30년 이상 아파트에는 단지가 지어질 때부터 함께 자라온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5층 이하 저층 단지의 경우 아파트 높이보다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재건축할 때 이 나무들은 어떻게 처리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특별한 일이 없다면 모두 버린다. 비용이 많이 들고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상 단지 내 나무들은 관리가 잘 안돼 상태가 부실하거나 수관(원 몸통에서 나온 줄기)이 적어 볼품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재활용하기 위해 나무를 옮겨 심더라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나무를 옮길 땐 뿌리를 잘라 분을 떠야 하는데 수령이나 상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수령이 오래된 큰 나무를 이식하면 남은 수령이 짧아진다고 지적한다. 버려지는 나무가 아까워도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재건축때 버려지는 나무를 재활용하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하겠다고
"오히려 '노세일(No Sale) 브랜드'라 반응이 더 좋아요" 서울 명동 일대 백화점의 한 여성화 브랜드 직원이 한 말이다. 다소 비싼 브랜드라 고객들이 세일 여부를 자주 물어보는데, "연중 세일을 하지 않는다"고 답하면 오히려 쉽게 구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직원은 "심지어 '저희(직원)도 제 값을 주고 산다'고 강조하는 것도 일종의 마케팅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물건 값을 깎아주지 않는다는데 오히려 반색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세일이 워낙 잦다보니 발생하는 촌극이다. 어쩌다 정가로 물건을 사는 고객은 '호객'이 된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공교롭게 세일 하루, 이틀 전에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세일 여부를 물어보면 "오늘 구매하시고 이틀 뒤 오시면 세일 가격으로 다시 재결재 해 드리겠다"는 '수상한 멘트'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하나, 둘 세일을 진행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