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찾은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 '팍슨-뉴코아몰'은 그야말로 쇼핑객들로 문전성시였다. 신발 2켤레를 50위안(한화 9100원)에 판매하는 신발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슈펜'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매장에서 만난 루샤오지엔씨(가명·23)는 "가격이 저렴하고 예쁜 한국 물건이 많아 꼭 서울에서 쇼핑하는 것 같다"며 "상하이에서 뉴코아몰처럼 세련되고 실속있는 쇼핑몰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팍슨-뉴코아몰은 중국에서 유통업에 진출한 이랜드그룹의 첫 작품이다. 중국 백성그룹과 합자해 선보인 이 쇼핑몰에는 이랜드그룹 산하 패션·잡화.외식 브랜드를 비롯해 '파리바게뜨'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한국 브랜드가 다수 입점했다.
이랜드는 불과 5개월만에 이 쇼핑몰 문을 열었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여느 기업들처럼 직접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지었다면 어림도 없는 기간이다. 하지만 이랜드는 현지 유통기업인 백성그룹과 손잡고 이랜드 간판을 달았다. 백성그룹이 4년여간 보유했지만 실적이 좋지 않았던 백화점은 이랜드와 만나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연내에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도심에 이랜드의 뉴코아 쇼핑몰 10여개를 추가로 더 연다는 계획이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중국에서 한국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백전백패"라며 "이랜드는 중국 기업이 보유한 건물에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도맡아 운영하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유통몰과 달리 임대수수료를 받지 않고 이랜드가 직매입해 직접 운영한다는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건물을 직접 짓지 않는 대신 운영 비용에 투입해 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다. 브랜드 입장에선 초기 투자 리스크가 적으니 중국 뉴코아몰에 입점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랜드는 유통사업을 확장해 오는 2020년까지 중국에서 25조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는 지난해 이랜드 중국 매출의 10배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수치다. 하지만 22년전 중국에 진출해 77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이랜드의 영향력만은 인정해야 한다. 롯데, 신세계,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등 국내 굴지의 유통·패션기업들이 이랜드의 사업방식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