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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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하다는 생각은 들지만...동시에 변화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반갑죠."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 적용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반도체 특별법' 공방과 관련, 반도체 업계만 대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현실에 대해 한 부러움과 타 산업군 적용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교차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작은 기대조차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17일 여야가 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반도체 특별법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동시간 유연화에 공감한단 취지의 발언을 해 기대감이 높아졌던 만큼 실망감 또한 컸다. 우리나라에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건 전쟁 중이던 1953년 5월이다. 부산 조선방직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일으킨 이른바 '조방쟁의'가 도화선이 됐다. 1970년 서울 평화시장에서 전태일 열사가 자신을 희생하며 부르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는 '2024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AC) 및 초기투자 생태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업계 종사자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2024년 초기투자 생태계에 대한 평가와 함께 2025년 전망이 담겼다. 우선 응답자의 절반은 2024년 초기투자 생태계가 1년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스타트업 투자환경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타트업 사업환경 등 항목별 생태계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가장 박한 점수를 줬다.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 10%에 그친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6%에 달했다. 정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관련 세부 질문 중 '정부사업 수익구조(사업성)'에 대해 전체 74.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정부사업 수주 가능성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든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후 돌아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홍 전 차장의 증언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고 쟁점 중 하나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하지만, 그의 상사인 조태용 국정원장은 홍 전 차장의 진술이 허위라고 주장한다. 진실게임이 치열해지며 맥락과 관계없이 메신저의 과거 비위를 공격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출석한 이번 탄핵심판에는 14명의 증인이 나섰지만 진실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회·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의도와 정치인 체포 지시 여부 등 논점은 명쾌한데 어느 하나 말 하기 쉬워 보이는 이는 없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킨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의 말도 엇갈린다. 조 단장은 상관인 이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 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4월초 맞춤형 '상호 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상호관세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지난 4일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데 이어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는 소액면세제도를 폐지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는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테무와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는 그동안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왔다. 특히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는 소액면세제도는 C커머스가 미국 시장 내에서 더욱 빠르게 자리 잡도록 도왔다. 지난해 테무의 미국 매출은 150억~200억달러(약 22조~36조원)로 추정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관세장벽
2025년 대한민국은 암울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적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우리나라는 1%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물론 국내외 기관 전망이 엇비슷하다. 가뜩이나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는 2023년(1.4%)과 지난해(2%)에 이어 3년 연속 잠재성장률(2%)을 밑돌거나 턱걸이하는 수준에 머물게 된다. 문제는 위기 대응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글로벌 통상 규범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전략은 안 보인다. '회의를 위한 회의' '협의를 위한 협의'만 난무한다. 'AI 기술 경쟁'에서도 한국은 뒤처진다. 전세계는 AI(인공지능)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은 '정쟁'(政爭)에만 몰두 중이다. 뒤늦게나마 AI 혁명 시대에서
"정부가 뭘 하겠다고 발표해도 지금처럼 (정책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움직이기 쉽지 않아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기업 관계자는 요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들도 기업들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에서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기 힘든 이유가 '예측하기 힘든 규제 환경'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국가의 리더십이 부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국회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과연 그런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지난해 말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을 포함해 190개 안팎의 법안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여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는 바람에 비쟁점 법안들까지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옆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옆에 섰다. 이들은 5000억달러(730조)를 AI(인공지능) 인프라에 투자하는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13일 후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태평양 건너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스타게이트를 논했다. 다음날 두 사람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두시간 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는 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인 Arm의 르네 하스 CEO도 참석했다. 이날의 주된 논의도 스타게이트와 AI였다. 미국과 일본의 AI산업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서초사옥 방문은 AI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보여준다.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한 종합반도체회사이자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를 AI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두 사람의 방한이 '비공개 회동'으로 끝난 건 뒷맛
"글쎄요. 믿을 수 있을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보이는 '우클릭' 행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가 사석에서 한 말이다. 그의 실용주의적 발언들이 진심인지, 선거용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취지다. 만약 조기대선이 현실화된다면 선거는 '이재명 대 반(反) 이재명'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이 대표의 우클릭을 믿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조기대선 결과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아직 유권자들이 이 대표의 진심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속도가 붙긴 했지만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하루 아침에 나온 건 아니다. 지난해 당대표 연임 도전 당시 이 대표는 이미 '먹사니즘'이란 신조어를 꺼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이념보다 우선하겠다고 선언했다. '에너지 고속도로'와 같은 성장 전략도 내놨다.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1가구 1주택에 한해 종합부종산세(종부세) 완화가 필요해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당내 일부 반
서울경찰청이 지난 8일 텔레그램 성범죄 조직 '자경단'을 이끈 김녹완(33)의 신상을 공개했다. 올해 첫 피의자 신상 공개다. 김녹완 등 조직원 14명이 5년간 저지른 이번 범죄의 피해자는 234명이다. 텔레그램을 통해 벌어진 사이버 성범죄 중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다. 미성년자 피해자는 159명으로 68%에 달했다. 피해자 10명 중 4명은 남성이었다. 대부분 여성을 타깃으로 했던 기존 사이버 성범죄와는 다른 양상이다. 경찰이 "대상이 다양해졌고 무차별적"이란 설명을 달았던 이유다. 김녹완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겉모습과 달리 악랄한 범행 행태를 보였다. 자신을 '목사'로 부르며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 등 계급을 두는 조직 체계를 갖췄다. 지인 딥페이크 합성물 등을 미끼로 피해자를 협박해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조직원이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피라미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국을 돌며 미성년자 여성 10명을 강간하고,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며 조직원끼리 유사강간 등 성적
'강사의 정치적 중립'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일타 강사'의 정치적 발언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공무원 입시 학원에서 한국사 과목을 가르치는 전한길(본명 전유관) 강사 때문에 불거진 논란이다. 이에 전씨는 "정치를 하려는 의도는 없다"면서도 "강사 연봉 60억원 포기할 각오했다"고 말한다. 보는 사람들에 따라 평가는 엇갈린다. 전씨는 지난달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는 제목의 부정선거 음모론 영상을 게시하고 보수 진영으로 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전씨는 최근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참석했고, 지난 5일에는 윤 대통령의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가 만든 '국민변호인단'에 가입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침몰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의 만행을 봤다"고 말했다. 반대로 진보 진영으로부터 전씨는 거센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동작경찰서를 찾아가 급기혀 협박 메일이 쇄도한다며 신변 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씨의 행보를 두고 같은 일에
금융감독원이 개인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현재 70%로 규정된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폐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퇴직연금 저수익의 가장 큰 원인인 원리금보장형 상품 쏠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퇴직연금 가입자들과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투자 한도가 폐지되면 가입자들은 국내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퇴직연금 계좌에 담을 수 있고, 금융사들은 다양한 투자 상품을 만들 수 있어서다. 한편으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원금 손실을 두려워하는 가입자들이 많은 만큼 단순히 운용 규제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테마 위주의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경우 오히려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두 의견은 언뜻 상충돼 보이지만 해법은 사실 동일하다. 바로 잘못된 투자 문화를 고치고,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퇴직연금 맞춤형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금융
'챗GPT'(ChatGPT) 등장 당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업계를 휩쓴 자체 LLM(거대언어모델) 구축 열풍은 2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 사그라졌다. 조단위를 쏟아붓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와의 '쩐의 전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LG·네이버(NAVER)를 제외하면 자체 LLM을 연구는 하되 주력 서비스는 해외 LLM을 활용하는 멀티 LLM 전략을 펼친다. 검증된 LLM을 쓰는 게 서비스 안정성, 비용효율성 모두 높아서다. 고래 싸움에 끼어들어 등이 터지느니 고래 등에 올라타겠다는 셈법이다.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본격화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은 '고래 등에 올라타는' 전략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챗GPT만큼 똑똑한 딥시크가 유독 중국 정부에 불리하거나 민감한 질문엔 즉답을 피하는 모습은 특정 국가에 편향된 AI의 위험성을 드러낸다. 대만·홍콩 독립 관련 질문에 "중국 정부는 어떠한 형태의 분열활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