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4 건
#. 2016년 11월17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타워.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만났다. 미국 대선이 끝나고 불과 9일 만으로,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선 외국 정상과의 첫 만남이었다. 아베 전 총리는 골프광인 트럼프 당선인에게 7000달러 상당의 최고급 금장 일본 골프채를 건넸다.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와 지난 5일 사석에서 만나 나눈 이야기다. 예측불허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 신뢰관계' 구축에 사활을 걸었던 일본의 전략이었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은 3년8개월 동안 14차례 대면 정상회담과 37차례 공식 전화통화를 했다. 이후 일본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반도체 동맹의 주축이 됐다. 반면 트럼프는 한국에 대해선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며 방위비를 2019년 대비 5배 수준인 '50억 달러'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2020년 13% 인상안(1억 2000만 달러)을 제안하자 백악관은 "모욕적"이라며 거부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은 유럽 최대 R&D(연구·개발)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에 준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한다. 2027년까지 호라이즌 유럽으로 따낼 수 있는 연구비는 총 78조원. 이제 국내 연구자도 단순 과제 참여를 넘어 대규모 국제공동연구를 직접 기획해 이끌 수 있게 된다. 준회원국 가입 협상을 마무리 짓는 최종 서명일이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다. 과기정통부는 연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협상 기간 이뤄진 유럽의회 선거로 EC 집행부가 재구성된데다 외교행정적 수많은 절차로 일정이 지연된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왔다. 최종 서명일이 1월 1일을 넘길 가능성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다만 최종 서명과는 별개로 1월 1일부터 우리나라에 준회원국 자격이 생긴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연구비 78조원을 굴릴 공은 이제 연구자 몫으로 넘어간다. 한국 연구계는 '골인'할 준비가 됐을까. 양국 관계에 정통한 전문가 사이에선 우려가 크다. "한국 연구계가 유럽을 몰라도 너무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강행하는 게 맞겠습니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넉 달 넘게 이어진 내부 논란 끝에 결국 정부·여당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어렵고,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투자자들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상황 변화에 맞춘 실용주의적 태도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여의도에서 나왔다. 그러나 철학 없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란 비판도 함께였다. "눈앞의 표만 바라본 상인의 현실감각"(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책임정치의 모습이 아니다"(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라는 비판이 야권에서 쏟아졌다. 금투세는 민주당이 여당이던 2020년 입법을 주도한 정책이다. 2022년 한 차례 유예 결정을 거쳐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다. 진영의 원칙과 가치에서 벗어나 보더라도 이번 금투세 폐지 결정은 4년간 이어져
웹툰작가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다양성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네이버웹툰 등 메이저 플랫폼의 등장으로 웹툰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커져 마냥 행복한 줄 알았던 그들의 입에서 "아쉽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유는 더 이상 예전처럼 자유롭게 그릴 수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 플랫폼과 계약한 작가들은 안정적인 수입과 인기를 얻은 대신 인기 있는 장르, 유행하는 그림체로 웹툰을 그려야 한다고 말한다. 마이너 플랫폼에서 자신만의 길을 갈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웹툰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긴 어렵다고 한다. 획일화한 웹툰 장르는 한국 웹툰의 약점이 됐다. 전 세계에서 만화시장이 가장 큰 일본에서는 라인망가나 카카오픽코마에 대한 기사에 '표지만 봐도 한국 작품이라 뻔하다'는 댓글이 달린다. 올해 나스닥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실적부진의 원인을 장르 다양성 부족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장르와 스토리가 반복돼 신규 유입이 줄었다는 취지다. 다양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선 모두의 노력이 필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군 이래 최대 잡음이 많은 아파트로 기억될듯하다. 2022년 말 최초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미계약분 무순위 청약까지 나왔던 곳이 현재 2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조합과 시공단이 공사비 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6개월 간 공사가 멈추기도 했다. 정부의 '둔촌주공 일병 구하기'라는 말이 나올만큼 정책혜택도 받은 단지다. 오는 27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인데 잡음이 여전하다. 아직 준공승인이 나오지 않았다. 대출을 받고 잔금을 내야하는데, '변수'가 또 생기면 길바닥에 나앉을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나온다. 지난달 둔촌주공 정비기반시설 공사가 추가 공사비 지급 문제로 1주일 정도 멈추면서 준공승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공사들은 추가 공사비 약 210억원을 요구하며 공사를 멈췄다. 강동구청은 현재 상태로는 준공승인을 내줄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조합과 시공사들은 협상에 나섰다.
10월15일 유명 아이돌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팜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및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한 것은 이번 환노위 국감의 최대 화제였다. 하니의 일거수일투족은 매스컴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생중계 수준으로 다뤄졌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하니의 사진을 찍기 위해 로비에 모일 정도로 국회가 술렁였다. 국회는 인파가 몰려 사고가 날 것에 대비해 방호처 직원들을 통해 근접 경호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출석은 안호영 환노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안 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하이브에서 따돌림 논란이 불거진 하니를 참고인으로 요청했다. 높았던 관심만큼 적잖은 비판이 뒤따랐다. 고소득 아이돌 멤버가 노동 현안의 중심에 선다는 것이 국민들이 보기에 납득이 가겠느냔 비판이 뒤따랐다. 안 위원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까지 이런 문제의식을 드러낼 정도였다. 그렇다고 하니의 국회 방문
"정의선 회장이 토요타 아키오 회장을 만난다고? 왜? " 지난 4월,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완성차 기업 총수들의 비공개 만남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총수들끼리 회동을 한다니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 궁금증은 반년이 지나 열린 양사의 첫 협업 행사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야 비로소 해소됐다. 어느 행사장에서 조우한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협업을 제안한 게 이번 페스티벌의 발단이 됐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아닌 토요타가 먼저 이 같은 제안을 했다는 사실을 놀라워한다.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완성차 업계는 일본을 따라 하는 아류 취급을 당해야 했다. 실제 정몽구 명예회장 시대만 해도 현대차그룹 최대 목표는 '토요타 따라잡기'였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는 어느새 글로벌 1위 자리를 놓고 토요타와 경쟁하는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글
'대기업들이 KB금융지주에게 밸류업 기초부터 배워야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지난 24일 KB금융이 발표한 밸류업 방안에 대해 내놓은 논평이다. 시장도 반응했다. 밸류업 방안이 발표된 다음날 KB금융 주가는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말 5만11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른셈이다.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은 파격적이다. 연말 CET1(보통주자본)비율 13%를 넘는 잉여자본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고, 누적되는 자본으로 연중 CET1비율이 13.5% 넘어서면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는 방식이다. KB금융의 지난 3분기 말 CET1비율은 13.85%로 이 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되면 이론적으로 약 2조9000억원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 순이익 규모에 따라 주주환원율이 50%에 육박할 수 있다. 하나금융도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밸류업 방안을 29일 공시했다. 3분기까지 소각한 3000억월 포함해 올해 총 4500억
'9.8% vs 24%'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와 배달 플랫폼 업체의 간극을 보여주는 숫자다. 배달플랫폼들이 부과하는 수수료는 주문액의 9.8%이지만 점주들은 평균 24%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주문 요금에 따라 최대 46%까지 배달 수수료로 나간다고 호소하지만 배달의민족은 매출 중 배달 수수료 비중이 평균 약 3% 정도라고 반박한다. 배달 수수료를 둘러싼 논의는 3개월째 제자리 걸음이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지만 오는 30일 9차 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정부의 권고안 대로 배달 수수료가 책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배달비를 정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의견 조율이 필요한 두 산업 간 중재에 나서는 것과 구체적인 수수료까지 정하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당장의 논의는 일단락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배달 수수료가 업계간 협상의 산물이 아니라 소모적 전쟁터
미국, 유럽연합 등 전세계 중앙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됐다. 한국도 기준금리를 낮춘다. 이와 반대로 금리를 올려야 할지 홀로 고민하는 나라도 있다. 바로 일본이다. . 일본은행은 오는 30~31일 금융결정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전망은 '동결' 쪽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금리동결을 시사했다. 일본은행은 오랜기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내수 등 장기 침체에 빠진 경기 회복을 유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저물가의 상징과도 같던 일본에 고물가가 찾아오면서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2024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신선식품 제외)을 2.5%로 전망했다. 물가관리 목표치(2%)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가 관리 필요성이 커졌음에도 일본은행이 금리를 섣불리 올리지 못하는 속내에는 국가부채가 있단 분석이다. 지난 8월 마감된 일본의 2025년도 일반회계 예산 요구액은 117조엔(약 10
지난 21일 수출입은행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는 단연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이었다. 국정감사 첫 질의에서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25명의 의원 중 1~2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의원들이 체코 원전 사업을 언급했다. 체코 원전 수출은 수주액만 2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가 때론 속 빈 강정이었던 일이 없지 않았던 만큼 국회의원들이 해당 사업의 채산성과 금융지원 여부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 집중도가 과했다는 점이다. 수은은 수출입과 해외투자, 해외자원개발 등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에서 체코 원전 이외에 지적할 문제가 없었을 리 없다. 체코 원전 문제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90% 넘는 질의가 해당 이슈에 집중되는 게 정상적이라 보긴 어렵다. 게다가 이날 국감은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한국원산지정보원, 한국통계정보원 등도 대상이었으나 이들은 거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피터 곽(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아디다스)대표의 증인 출석이었다. 캐나다 국적의 곽 대표는 이날 통역사를 데려와 의원들의 질문을 영어로 통역받고 답도 영어로 했다. 문제는 곽 대표가 지난해 국감에서는 물론 평소 사업장에서도 한국어 소통에 문제가 없었단 점이다. 곽 대표는 부정확한 한국어로 답할 경우 위증 위험이 있어 통역을 썼다고 해명했지만 의원석에서는 "작년엔 한국말 하던 분이 올해는 못하나"란 질타가 쏟아졌다. 언어나 태도 논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곽 대표가 같은 문제로 2년째 국감장에 섰다는 사실이다. 2022년 아디다스는 전국 120곳 넘는 대리점 중 19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된 가맹점주들은 아디다스의 '갑질'이라고 호소했다.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나온 아디다스 전국점주협의회 회장은 "지난 1년간 회사 측과 상생에 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했다. 문제 해결이 전혀 안 된 채 1년의 시간만 흐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