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옆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옆에 섰다. 이들은 5000억달러(730조)를 AI(인공지능) 인프라에 투자하는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13일 후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태평양 건너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스타게이트를 논했다.
다음날 두 사람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두시간 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는 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인 Arm의 르네 하스 CEO도 참석했다. 이날의 주된 논의도 스타게이트와 AI였다.
미국과 일본의 AI산업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서초사옥 방문은 AI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보여준다.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한 종합반도체회사이자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를 AI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두 사람의 방한이 '비공개 회동'으로 끝난 건 뒷맛이 씁쓸하다. 두 사람과 자리를 함께 할만한 대상이 그만큼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국가를 이끄는 인물의 옆에 섰지만 탄핵 정국에 빠진 한국에서 이들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
사법리스크라는 족쇄를 찬 이 회장도 경영활동에 자유롭지 못하다.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의 짧은 방한이 한국의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며 "탄핵 정국을 겪고 있고, 대표 기업의 CEO는 10년째 사법리스크에 묶여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회동 전날 '삼성바이오 분식 회계 의혹'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사흘 뒤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19개 혐의 모두에 무죄였고,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유 불문하고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한번 정하면 멈추지 않는다는 관성적 행위가 이어졌다.
시기가 너무 좋지 않다. '딥시크'로 중국이 쫓아오는 상황에서 AI 패권을 향한 글로벌 합종연횡이 진행 중이다. 트럼프 정부는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시작했다. 대만의 TSMC는 창사 후 처음 미국에서 이사회를 열며 대응 중이다. 정치의 빈자리가 큰 지금, 기업가의 활동은 더 중요하다. 더 이상 무분별한 경영 활동 제약은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