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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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얼마 전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뺨을 맞았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 계획 발표에 대한 미국의 첫 반응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바이든 부통령이 자국을 방문 중이던 9일 동예루살렘 라마트 슈로모 지역 유대인 정착촌내 주택 1600채를 신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중동평화에 대한 논의를 갖은 지 불과 몇 시간 뒤의 일이다. 이스라엘의 한 마디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정상회담은 전격 결렬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공들인 이-팔 평화 정착 노력도 일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속된 말로 이스라엘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미국은 바이든 부통령에 이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까지 나서 이스라엘의 신뢰 없는 자세를 강하게 힐난했지만 돌아온 말은 "발표 시점을 고려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무늬뿐인 사과가 전부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술 더 떠 15일 "미안하지만 정착촌 건설은 강행한다"고 쐐기를 박기
성원건설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오너인 전윤수 회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급여를 8개월이나 받지 못한 직원들과 피와 땀의 대가를 돌려받지 못한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아우성이다. 월급을 받지 못해 수백만 원을 대출받은 어느 직원은 노조 홈페이지에 "오너가 대출금 이자를 대신 갚으라"며 참담한 심경을 남겨놓았다. 노조는 회사 부실의 탓을 전 회장 일가에 돌리고 있다. 족벌경영과 독단적인 경영으로 회사의 부실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지난 2월 성명에서 노조는 "성원건설은 무모한 해외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사업 실패와 비전문 가족 경영에 의한 경영 오판의 심화로 인해 자력 회생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이 좌초 위기를 맞을 때 최고경영자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CEO의 경영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실패만으로 그에게 비난이 쇄도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그의 무책임한 태
"(의원들이) 앞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주문하면서도 돌아서면 비과세 및 세제 감면을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정치인들의 현실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다만…"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은 푸념의 말이다. 그는 "일을 제쳐두고 직접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이러한 법안은 이래서 안 됩니다'라고 완곡하게 거절하고 설득하기 바쁜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의회에서 매년 200건이 넘는 감세 요구 입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지난 2월 국가채무 논란이 한창일 때 정부 관계자들에게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느냐. 균형재정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막상 뒤돌아서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감세 요구 입법안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한 달간 제출된 각종 세제 감면 입법안만 30개에 달할 정도다. 물론 모든 감면 입법안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은 아
15일 오전 9시 서울 논현동 극동아이앤디빌딩 8층. 카지노 업체인 티엘씨레저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8층 건물이지만 엘리베이터 운행은 7층까지로 제한됐다. 주주들은 7층에서 비상계단을 통해 8층으로 걸어 올라가야 했다. 한 층을 올라가는데 20분이 넘게 소요됐다. 회사측이 검은 양복의 건장한 남성들로 계단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티엘씨레저의 최대주주로서 표결을 통해 경영진을 교체하려던 CTL네트웍스 관계자들은 계단에서부터 진을 뺐다. 육두문자가 오가는 위협적인 분위기가 주총장을 감쌌다. 계단 중간에선 주주 신원과 의결권 위임장 등에 대한 확인이 이뤄졌다. 휴대폰을 들고 갈 수 없다는 티엘씨레저의 '규칙'에 의해 다수의 사람들이 휴대폰을 놓고 들어갔다.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총장 안에 들어서자 건장한 남성 30~40여명이 앉아있었다. 몇몇은 휴대폰으로 바둑을 두거나 통화를 했다. 이들은 주총 중간 중간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는 주주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부었다. 휴대
지난달말 세계적으로 촉망받던 한 물리학자가 자택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했다. 그는 초전도체 기술을 개발해 한국 초전도분야의 위상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성익 서강대 교수였다. 이 교수의 죽음에 국내 과학계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개발한 초전도체 기술은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되면서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과학계는 그를 노벨상 후보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유능한 과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던 그가 왜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까. 연구성과에 대한 압박감, 이 교수 영입을 두고 벌인 포스텍과 서강대 사이의 다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연구비 유용의혹 및 경찰 수사.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연구에만 몰두하던 한 과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연구성과에만 몰두하는 대학, 결과에만 환호하는 사회적인 풍토 속에 이 교수가 설 자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교수의 자살소식이 전해진 뒤 박찬모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또 난리법석이다. 여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법무부도 복역 중인 사형수 57명에 대한 형 집행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도 성범죄자 전자발찌 소급 적용 방안 등 다양한 법안들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이는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론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대처에 썩 믿음이 가질 않는다. 과거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이나 '조두순 사건' 때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냄비 끓듯 법석거리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이내 식어버리는 모습은 '호들갑'에 비유해도 과하지 않다.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많이 잃었다. 불과 수개월 전 '조두순 사건'과 관련해 각종 성범죄 예방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고작 1건뿐이다. 이번 사건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는 '특정강력범죄의 처
새 출발을 상징하는 3월에 한해를 마무리하는 성적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다. 금융권으로 따지면 3월 결산법인 보험사들이 대표적이다. 은행계열 보험사들은 더 특별하다. 회사 차원의 3월 결산뿐 아니라 지주사를 위한 연말 기준 결산으로도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터다. 이익이든 덩치든 금융지주사들의 맏형은 은행이다. 지주사 실적발표는 자연스레 은행 쪽으로 관심이 쏠린다. 은행 계열 보험사라면 4월쯤 자체 연간 실적 발표를 하더라도 지주사(주로 은행)의 1분기 실적에 치인다. 은행 계열 금융사들은 성적표만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반장(해당 금융사 사장) 선거도 쉽지 않다. 반장 후보는 대개 상급 학교나 고학년(은행)에서 내려온다. 애써 뽑은 반장이라도 학년을 못 채우는 일도 많다. 상급학교 회장님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탓이다. 회장들은 하급학교의 반장으로 함께 일한 부회장이나 임원들을 앉히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신에 대한 반감을 누르고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한국과 너무 다르다. 대기업의 경우 끌어가기 위해 우대해주는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차별한다. 전력 부족하면 중소기업 위주로 끊는다." 최근 중국 장쑤성(江蘇省)에 공장을 짓고 있는 전자 부품 중소기업 사장은 오랫만에 기자와 전화하면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에 있는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현지에 공장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막상 공장 건설에 나서보니 걱정부터 앞선다고 한다. "현지인을 고용하려면 한국과 동일한 4대 보험에 2가지 보험을 추가로 가입해야하고 추가 보험에는 직원이 업무와 상관없이 재해를 입어도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도 포함돼 있어요. 논리가 맞지 않는 거 아닌가요?" 그것만이 아니다. 일정기간 이상 고용하면 종신고용을 보장해야 하고 잦은 정전, 지방정부의 텃세 등 중소기업을 옥죄는 요소가 즐비하다고 하소연한다. 까다로운 기업철수 절차도 문제다. 공장설립 시 제공받은 법인세 혜택을 모두 환급하지 않으면 세무기록 상 말소되지 않고 계속 세금이 부과된다. 경
수입차를 산 뒤 결함이 발견되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최근 BMW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구입한 뒤 엔진소음 문제로 판매 딜러사와 한국법인에 항의서한을 보낸 A씨는 BMW코리아로부터 내용증명 통고서를 받았다. BMW 코리아는 해외에서 생산된 차를 수입해 각 딜러에게 판매하는 도매업체여서 구매 후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계약 당사자인 딜러와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브랜드를 믿고 차를 산 것이지 딜러를 보고 차를 구매한 게 아니었다"고 항의한 뒤 딜러와 협상하고 있다. 아우디를 산 B씨의 경우도 처지가 비슷하다. 소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차량) 모델인 'A3'의 열선시트와 독서등과 같은 사양이 새 모델에는 없는데 홍보책자 등에는 장착된 것으로 잘못 표기된 것을 믿고 구입했다가 뒤늦게 알았다. 이에 대해 아우디 코리아측은 "해당 딜러와 소비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라는 입장이다. 이럴 때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자동차 소송 전문 변호사는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7월 제주도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이 열렸다. 정부, 재계, 학계의 전문가들이 금융위기로 닥쳐올 기업환경의 변화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위기는 기회'라는데로 모아졌다. 특히 M&A 비용이 크게 떨어지는 이 시기에 M&A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거나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2009년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매물로 나왔다. 9월 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뛰어들었다. 효성그룹 주가는 급락했다. 시장에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두 달여를 버티던 효성은 결국 손을 들었다. 이후 LG, GS, 한화그룹이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시장에서 난타를 당했다. 또 STX그룹은 얼마 전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했다는 소식에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시장의 평가'라고 설명한다. 기업들도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시장의 평가'는 정말 항상 옳을까. 대형 M&
더벨|이 기사는 03월08일(10:4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를 대비하느라 기업들이 난리다. 자칫 잘못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면 주요 펀딩 통로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발도 못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대비하고 있고 발 빠른 곳에서는 이미 자산재평가 결과 얼마의 이익이 났다고 공시까지 하고 있다. IFRS의 핵심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부채를 합리적으로 재산정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합리적으로 재무 정보를 정리·공시하지 않았다면 일이 커지고 또 불편해질 건 뻔하다. 그 중 한 업종이 바로 건설업이다. 건설회사 입장에서 IFRS 이슈를 요약하면 이렇다. 미리 받은 선수금은 부채로 잡히는데 준공이 완료되기 전까지 건축물은 자산으로 잡히지 않게 된다. 사업
기획재정부는 9일 벌집을 쑤셔놓은 듯 격앙된 분위기였다. 한 외신 기자가 경제 수장 윤증현 장관에게 한국을 비하하는 노골적 질문을 한 것도 모자라 정부 대변인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퍼부은 것. 윤 장관은 전날 서울외신클럽 간담회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람스타드 기자로부터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룸살롱 때문이 아니냐. 재정부 직원들도 접대를 받아 룸살롱에 가는데 기준이 있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 윤 장관은 "근거 없는 정보"라고 차분하게 응답했다. 하지만 간담회를 마치고 돌아서는 윤 장관의 속내는 부글부글 끓었다고 한다. 윤 장관은 이날 저녁 일부 기자와 만나 "외신 간담회 때 참느라 혼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외신들이 그런 수준 낮은 질문으로 한국을 비하하고 깔보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그런 말이 아예 못나오게끔 국력을 키워야 한다"고 토로했다. 윤 장관은 특히 람스타드 기자가 간담회 직후 질문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한 박철규 재정부 대변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