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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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요즘 '죽일놈'이다. 국민의 '혈세'로 달러를 받았다. 정부의 지급보증까지 요구한다. "외환위기를 잊었나"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비판에 코너로 몰렸다. 국내 은행의 '달러가뭄'은 유난하다. 원인은 외화대출이다. 은행들은 외화대출과 수출입금융 때문에 달러가 필요하다. 한때 외화를 원화로 바꿔 대출을 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규제 때문에 쉽지 않다. 외화대출 붐이 일다가 글로벌 신용경색을 만나 '달러 가뭄'이 시작됐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당연히 은행탓이 크다. 정부도 한몫했다. 정부는 2001년 외화대출 용도제한을 폐지했다. 이후 외화대출 잔액은 447억달러에서 6월말 현재 889억달러로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실수요 목적으로 한정했다. 기존 운전자금대출의 만기 연장도 막았다. 선제적 조치였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중소기업의 요구가 빗발치자 올 1월말 비제조업체의 외화대출을 허용했고, 3월말 운전자금 만기 연장을 허용한다. 환율이 급등하자 27일
"언제가 바닥일 것 같아?" "뉴욕 증시가 언제쯤 반등한대니?" 국제경제부 기자로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3월 국제부로 발령난 뒤 베어스턴스가 무너지고 연이어 큼직한 회사들의 파산, 구제금융 소식들이 터져나왔다. 시장은 이제 '사상최저, 폭락, 패닉…' 정도의 단어로도 부족하다. 나름대로 해외 언론을 많이 접하고 해외 증시를 매일 봐야하는 직업인 만큼 어느 정도 들은 얘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묻는 질문들 일 게다. 그렇다면 머니투데이 국제부 기자들은 이 위기를 얼마나 피해갔을까. 한 선배는 올초 중국증시 상하이지수가 4000선일 때 중국펀드에 가입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금요일 1839.62로 마감했다. 이 선배는 매일 기사 한줄쓰고 한숨 한번 쉬고 그런다. 비단 이 선배뿐 일까. 국제부 명성에 걸맞게 '좋았던' 시절 러시아, 브라질 등 발품(?)도 많이 팔며 세계 도처에 '헤지'들도 많이 해 놓았다. 그런데 이제 미국, 유럽을 넘어 전세계로 번진 글로벌 위기
일사천리였다. 중대 사안을 놓고 마냥 '힘겨루기'를 했던 정치권의 옛모습은 없었다. 정부의 은행 대외채무 보증 동의안을 놓고서다.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기도 전에 여야는 조속한 처리를 합의했다. 말 그대로 초당적 협력이었다. 야당 내부에서 얻은 것 없이 쉽게 동의해줬다는 불만이 나왔을 정도였다. 이같은 정치권의 발빠른 행보는 반갑다. 금융위기의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는 때여서 더 그렇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의회가 제 때 구제금융안을 처리하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면 우리 정치권의 대처는 자못 대견하다. 헌데 뭔가 개운치 않다. 정부와 집권 여당의 모습 때문이다. 우선 동의안을 들고 온 정부의 태도가 너무 당당하다. "상황이 좋지 않으니 빨리 처리해 달라"는 식이다. 머리는 좀체 숙이지 않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구제법안 통과를 위해 15일 동안 14차례 회견과 연설을 했다", "미국 재무장관이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에게 무릎을 꿇고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는 지적이 나와도
영국 역사학자 아놀드 조셉 토인비는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미래학자 폴 케네디는 토인비의 명제를 바탕으로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명저를 쓰기도 했지만, 역사의 '발전론'과 '반복론'은 아직도 계속되는 고전적 논쟁거리 중 하나다. 과거 정부에서 축소돼 왔던 검찰의 공안부서가 현 정부 들어 확대될 예정이다. '공안의 부활'은 역사의 발전 혹은 반복이라는 해묵은 주제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대검찰청 공안수사 조직은 1.2.3.4과 체제로 운영되다 1998년 공안 4과가 없어졌고 2005년 공안3과마저 폐지됐다. 현재 남아 있는 1과는 대공과 선거사범 수사를, 2과는 학원 및 노동사범 수사를 전담하고 있다. 공안3과의 부활은 폐지 3년여 만으로 빠르면 내년 초 검사 1~2명을 포함한 10여 명의 수사 인력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신설될 3과는 촛불시위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집단행동 사범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 공안부서의 신설을 지켜
"누가 부도설을 유포했는지 반드시 잡아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겁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 대회의실에서 만난 이 회사 재무담당 상무는 화가 난 모습으로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증권사 애널리스트 초청 간담회를 차분하게 진행했지만 끝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는 회사에 누군가 갑자기 부도설이니 화의신청설이니 온갖 루머를 덮어씌웠는데 기가 찬다"며 "이번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현재 종로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이번 부도설과 관련,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대림산업은 이날 간담회에서 3/4분기 실적을 포함, 현재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등 자금현황을 공개하며 최근 증권가에서 돌고 있는 부도설이 사실무근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대림산업 주가는 부도설 여파로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 한 주 동안에만 25% 넘게 빠졌다. 이날 모인 50여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은 그동안
"우리가 찾아가면 인정하는 꼴이 되잖아요" 지난달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벤츠 최고급 모델 S600차량이 일으킨 '급발진' 의심 사고의 한 부상자가 한 달이 지난 후 벤츠코리아 측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급발진 논란 사고의 다른 관련자들도 한결같이 "벤츠가 묵묵무답이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고에 대한 해명은커녕 다친 데는 없는지 인사도 안 하더라"는 분노도 이어졌다. 일반인은 엄두도 못 낼 1억~2억원의 고가 자동차를 파는 회사답지 않다. 입장 발표가 있긴 했다. 이번 S600사고의 경우 벤츠코리아는 바로 다음날 "차량에는 이상이 없다"는 자체진단 결과를 내놨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사고 직후 해당 차량의 기어가 'P'에 있었고 운전석이 빈 상태에서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경찰조사에도, 전문가들의 급발진 가능성 제기에도 벤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건을 추적 보도하는 언론에게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벤츠가 보여준 일련의 태도에는 브랜드의 상징 '세 꼭지 별'이
"마약을 싣고 가는 차량을 단속하지 못했다고 고속도로를 폐쇄해야 합니까?" 논란이 되고 있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열린 토론회. 비약일 수 있지만 저작권법이 담고 있는 딜레마를 그대로 보여준 표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온라인 불법 복제물에 대한 포털업체의 책임을 강조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포털업체들은 스스로 불법 복제물을 차단할 의무를 가지게 된다. 이를 어기면 최대 1년간 사이트를 폐쇄당할 수 있다. 당연히 포털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촛불정국'으로 불거진 정치적 의도가 묻어 있는데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만난 포털업체 실무자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개정안대로 법이 통과될 경우 저작권 침해 여부를 실무자들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며 "책임을 져야 하는 실무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침해 여부와 관련해 포털업체들은 지금까지 방통심의위원회에 최종 판단을 맡겨왔다. 문제의 소지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시황기자로서 최근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소리다. 국내증시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연일 미끄럼을 타면서 향후 증시가 어떻게 될 지 문의하는 일이 많아졌다. 증시에 직접 투자하지 않아도 주식시장을 기반으로 한 펀드투자자 등 간접투자자들 대부분이 적어도 20% 이상 손실을 입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장안의 '장삼이사' 가운데 증시와 연관되지 않은 투자자가 없다. "어떻게 될 것 같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은 "솔직히 저도 모르겠습니다"이다. 증시밥을 오랫동안 먹은 전문가들도 대답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증시가 활황일 때 기자도 펀드 몇개에 가입했다. 수익률은 물론 수십%의 마이너스다. 국내형 주식 펀드 2개와 해외펀드 1개를 볼 때마다 쓰려오는 가슴을 스스로 어루만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가지 믿음은 있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것이다. 가치투자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은 예전에 만난 자리에서 "딸이 '주식은 언젠가는 오
최근 외신과 금융당국이 맞붙었다. 외신이 국내 시중은행의 예대율이 높다는 점을 문제 삼자 화가 난 정부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항의하는 모양새다. 외신은 국내은행 예대율이 136%라며 건전성을 문제삼았고 금융위원회는 9월말 현재 예대율은 103%로 문제될 게 없다며 맞서고 있다. 예대율은 예금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 예대율이 높을수록 은행이 가진 돈보다 대출이 많다는 뜻이다. 은행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도 사용되는데 80%대가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하느냐 마느냐다. CD를 포함하면 예대율은 100% 초반으로 내려가지만 포함하지 않으면 124%로 올라간다. 금융위가 내놓은 수치는 CD를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대율이 높든 낮든 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있다. 어쨌든 100% 넘는 예대율은 건전성을 자신할 수만은 없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예대율이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했다는 것도 문제다. 예대율이 가파르게 치솟은 것은 과거 은행
'미국식 자본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이후 세계 패권을 거머쥔 미국식 자본주의는 △ 작은 정부 △ 적은 조세 △ 가벼운 규제를 기반으로 한 추진력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려왔다. 미국 경제의 우위가 장기간 지속되자 독자적인 사회복지국가 모델을 추구하던 유럽 각국도 결국 민영화, 세금인하 등 자유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미국식 자본주의는 세계 번영의 교범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1990년대초 냉전의 한 축이던 구소련권마저 사회주의 모델을 버리고 자유주의로 전환하자 미국식 자본주의는 완벽한 승리에 도취됐다. 이로부터 채 20년도 안된 2008년 지금 미국은 자유 방임과 방종에 따른 금융위기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국유화, 규제강화, 정부 자금투입 등 자본주의와는 동떨어진 사회주의 언어들의 물결이 미국 전체를 휩쓸고 있다. 특히 미국식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우던 투자은행의 몰락은 상징적 사건이다.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에 직면했을때 미국으로 대변되는 국제사회는 금융규제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렸다. 총회 화두는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였다. 선진국들의 모임인 G-7은 물론 신흥개발국가까지 포함된 G-20도 "세계적인 금융
지난 10일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사건'으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부분만을 일부 유죄로 인정하고 최대 쟁점이었던 불법 경영권 승계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내렸다. 특히 불법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을 둘러싼 배임죄 논란 에 대해서는 "주주들의 손해를 회사 손해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예상된 결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항소심을 진행한 서기석 재판장(부장판사)의 양형 이유였다. 그는 "여론의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으나 모든 걸 법리적으로만 따졌다"고 강조했다. 서 재판장은 이와 함께 "한쪽의 비난 여론과 다른 한쪽의 '사회적 기여를 감안해 달라'는 여론의 갈림길에서 결국 '법의 길'을 택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고 한다. 서 부장판사는 법조계에 꼬장꼬장한 강성 판사로 평판이 나있다. 유죄로 판단될 경우 가차 없이 실형을 선고, 1심 판결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해 왔다. 이러한 성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