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글은 포털이 아니다?

[기자수첩]구글은 포털이 아니다?

정현수 기자
2008.12.17 09:11

16일 7개 포털업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포털 자율규제협의회 출범과 관련해서다. 포털업체들은 이를 통해 인터넷 악성댓글·저작권 침해 등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거대 인터넷기업 '구글'은 그 자리에 없었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구글은 포털이 아니라 검색엔진이기 때문에 포털 자율협의회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시판이나 뉴스 댓글 서비스 등 포털 업체들에서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동종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검색서비스 외에도 메일·블로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은 사실상 포털이라는 것이다. 물론 포털업체를 규정한 법은 따로 없다. 설령, 법적인 규정이 있다고 해도 포털사업자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구글이 포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사업자로서 책임을 소홀히 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구글은 현지법인인 구글코리아를 통해 한국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변변한 '고객센터'도 없다. 때문에 구글서비스를 이용하다가 문의할 사항이나 불편한 사항이 생기면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내 영토확장을 노리고 있는 모습과 아주 대조적이다.

더구나 구글은 최근 들어 국내 포털 초기화면과 유사한 형태의 '한국형 아이구글'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난관에 부딪혔던 지도서비스도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한국적 서비스를 좀더 많이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다. 그런데 구글은 "우리는 포털이 아니다"라며 한 발짝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포털처럼 변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구글의 변명치고는 아주 궁색하기 짝이 없다. 구글이 스스로 포털임을 부정하는 의도가 일각의 우려처럼 '포털법'의 규제를 받지 않기 위한 꼼수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내년에 한국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글이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구글은 좀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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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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