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투자조합 감사, 투명성 높이는 계기로

영상투자조합 감사, 투명성 높이는 계기로

정호창 기자
2008.12.23 09:13

[thebell note]창투업계 잘못된 관행 바로 잡아야

이 기사는 12월18일(09:42)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창투업계가 영상투자조합을 운용하는 일부 창투사들이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것이란소문 탓에 뒤숭숭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감사 대상 업체명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고, 이들 중에는 실제로 감사에 대비해 서류준비를 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창투업계에서는 '감사설'을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창투업계 '감사설'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가 발단이 됐다.

당시 국감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 정책자금 출자를 받은 영상투자조합의 조합원들이 조합자금을 '나눠먹기'식으로 조합원 본인 또는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위법행위와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정부자금을 '눈 먼 돈' 취급해,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의 '5%이상 지분소유 조합원에 대한 투자금지' 규정을 어기며 함부로 운용했다는 주장이다.

문제업체로 거론된 창투사는 "5%이상 지분소유 조합원에 대한 투자금지 위반에 대해감독기관인 중소기업청에 질의해 프로젝트 투자는 위법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창투업계 관계자들도 "개별 영화제작 프로젝트 투자를 위법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치며, 국내 영화시장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국내 영화투자조합이 결성되는 과정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영화투자 시장에는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 등 정부기관을 제외하면 마땅한 민간투자자가 거의 없다. 고작해야 배급사, 대형 연예 매니지먼트사, 영화제작사 등 영화산업과 직·간접 이해관계를 가진 몇몇 기업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창투사들이 영상투자조합을 만들 때, 정부기관을 제외한 이들 기업들은 조합원(LP)으로 참여하는 대신 본인들과 관련된 영화제작 프로젝트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줄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일종의 관행이다.

이렇다보니 일부 영화사들은 빚을 얻어 정부출연 영화투자조합에 참여하기도 한다.

결국 국내 영화투자조합 일부는 펀드를 운용해야만 운용보수가 생기는 창투사와 제작비 조달에 목을 멘 영화제작 관련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인 셈이다.

조합 자금을 개별 영화제작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조합원 본인에 대한 직접투자가 아니고, 중기청의 유권해석을 거쳤기에 창투업계의 입장처럼 표면적으론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제작 프로젝트의 주체가 조합원인 영화사나 배급사들이므로 실질적으로는 '특수관계투자'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특히, 조합 결성 때 이런 투자방식을 미리 약속받고 조합원으로 참여했기에 도덕적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자금을 '눈 먼 돈' 까지는 아니더라도 손쉽게 이용하려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자금이 투자수익보다는 국내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마련된 돈이고, 이를 국내 영화제작에 사용한 일이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투자금이므로 수익률은 중요하지 않다. 손해를 봤더라도 정책 목표에 충실히 사용돼 소기의 목적을 거뒀다면 문제 삼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 자금의 사용기회를 영화업계의 일부만이 독식했다는 것이 문제다. 또 그 돈으로 만든 상업영화들이 정말 국내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한 영화들인지도 의문이다.

아무쪼록 이번 '감사'가 국내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정말 필요한 '쓴 약'이 되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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